• 제목/요약/키워드: 제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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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北布)의 내력과 제섬(製纖) 기술의 변천 (Bukpo's History and Transition of the Hemp Fabric Production Technique)

  • 공상희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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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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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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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베 한필이 작은 대통이나 여인들의 식기인 바리 안에 들어간다 하여 '통포', '발내포' 등으로 불리기도 한 '북포'는 조선시대 함경도 육진 지역에서 생산하던 올이 가늘고 고운 삼베이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인해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이에 북한 지역의 생활 관습이나 전통 기술 등, 그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그 지역의 삼베 제작 기술 또한 전해지고 있지 않다. 이 논문에서는 조선 후기 북포 제작 공정이 기록된 유일한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통해 북포 제작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근대기 문헌 기록과 비교하여 기술의 변천과 그 의의를 짚어보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19세기 함경도 육진 지역의 제섬 방식이 유럽 및 중국 묘족의 제섬 기술과 유사성이 있음을 발견하였고, 19세기 중반 이후에서 20세기 이전 사이, 함경도 지역의 제섬 기술에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포 제섬 기술 변천은 기술사적 맥락에서 전통공예기술의 선후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조선 후기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기록된 자연건조쇄경식 제섬 기술 재현 실험 연구 (A Study on the Reproduction Experimental of Breaking of dried stalks technique of Recorded in Oju-Yeonmunjang jeon-Sango in the late Joseon Dynasty)

  • 공상희;이지원;김하진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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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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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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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제섬(製纖)이란 원료에서 섬유를 갈라내거나 뽑아내는 일로 식물의 섬유질을 추출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용어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제섬은 식물 재료에 행해지는 1차 재료 가공 기술로 인피 섬유가 발달한 식물에 행해진다. 대표적인 인피식물로는 모시풀(苧麻), 삼(大麻), 아마(亞麻), 닥나무(楮) 등이 있는데 그 중 삼은 재배의 역사가 길고 분포 지역도 광범위하여 인류의 생활과 문화의 재료로서 매우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식물이다. 본 연구는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기술되어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 전승되고 있지 않은 자연건조쇄경식 제섬 기술을 재현 실험하여 기술의 이행 가능성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문헌에 기록된 방식으로 인피를 채취하고 실험한 결과, 실제로 삼 섬유를 얻을 수 있었다. 삼 줄기에서 속대와 껍질을 분리하기 위한 요인은 변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조의 정도였으며, 완전히 누렇게 변색된 면적에 한해서 속대와 껍질을 분리할 수 있었다. 일조량과 기온은 건조를 보다 가속시키는 조건이었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되기만 한다면 일조량과 기온에 상관없이 인피를 채취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리깨질의 물리적 힘을 이용하는 자연건조쇄경식은 함경도 육진 지역 제섬 기술의 핵심 공정으로 여겨진다. 삼의 껍질과 속대는 두드릴수록 분리되었고, 인피는 가늘게 쪼개지며 외피는 벗겨져 실로 채취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되었다.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섬유를 채취하는 방식은 섬유에 잔털이 피는 현상을 유발하는 탓에 인피섬유직물인 삼베나 모시제작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양되었다. 그러나 함경도 육진의 제섬법은 이 원리를 역이용하여 섬세한 직물을 만드는 방식에 적용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 안동 지역에서 확인되는 증열식 피마 제섬법과는 구분되며, 삼을 방적하여 직물을 제작하는 서양의 사례와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