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개체 분할은 비디오를 구성하는 영상 프레임 각각에 대해 관심 개체 분할을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비디오를 구성하는 프레임 시퀀스 전체에 걸쳐 개체들에 대한 정확한 트래킹을 요구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특히 드라마 비디오에서 인물 개체 분할은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에서 상호 작용하는 복수의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확한 트래킹을 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드라마 비디오 인물 개체분할은 주연 인물들과 조연 혹은 보조 출연 인물들 간의 등장 빈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일종의 클래스 불균형 문제도 있다. 본 논문에서는 미생 드라마 비디오들을 토대로 구축한 인물 개체 분할 데이터 집합인 MHIS를 소개하고, 등장인물 클래스 간의 심각한 데이터 불균형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비디오 데이터 보강 기법인 CDVA를 제안한다. 기존의 비디오 데이터 보강 기법들과는 달리, 새로운 CDVA 보강 기법은 비디오들의 시-공간적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서 목표 인물이 삽입되어야 할 배경 클립 내의 위치를 결정함으로써, 보다 더 현실적인 보강 비디오들을 생성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비디오 데이터 보강 기법인 CDVA는 비디오 개체 분할을 위한 심층 신경망 모델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MHIS 데이터 집합을 이용한 다양한 정량 및 정성 실험들을 통해, 제안 비디오 데이터 보강 기법의 유용성과 효과를 입증한다.
본 연구는 도시화 과정에서 간과되었던 우리의 일상문화로서의 도시정원가꾸기(Urban Gardening)를 재발견하는 과정으로, 자생적 도심주거지 해방촌에서 나타나는 도시정원가꾸기의 이해와 장소적 특성 고찰을 통해 현대적 의미의 도시정원이 단독주택지 주민들의 삶과 연계하여 물리적 환경 개선과 지역 주민들간 관계 형성을 견고하게 하는 매개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파악하였다. 연구대상지인 해방촌(解放村)은 자생적으로 형성된 단독주택지지역으로, 1940년대 후반 도시빈민의 임시 정착지로 형성되었으나 '60년대 주거지 양성화와 '70년대~'90년대 자력 재개발사업에 의한 현지 개량을 거치면서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지역은 용산 미군부대와 남산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존재하는 지리적 여건을 지니며 주거지 개발의 붐에서 비켜 있었으므로 다른 도심주거지에 비해 물리적 환경변화가 적고 주민들 역시 오랜 시간동안 지역에서 거주해온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해방촌을 크게 3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도시 조직과 주거형태 변화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도시정원가꾸기의 특징과 일상문화를 면밀히 관찰하였다. 서울민의 대중적 삶이 적층되어 있는 해방촌의 도시정원가꾸기는 근 현대 주거사의 변천과 생활상 변화에 따라 다양한 공간과 속성으로 변용, 진화해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장소는 고밀화 된 주거지에서 발현된 자연-정원에 대한 주민들에 욕망의 표현이며, 가꾸기를 통해 드러나는 참여의 장, 실천적 행위의 장소이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양식이 누적된 독특한 일상생활문화로서 지역 고유의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주거와 마당-정원의 원형적 관계가 남아있는 단독주택지에서 도시정원은 반사적 공간의 공공적 공유가 발생하는 특성이 나타나며, 중층적 공간 구조 사이에서 창조적인 공간 사용을 발견한다. 협소한 대지의 효율적 공간 활용으로 나타나는 도시정원은 지역 주민들의 교류를 촉발하는 역할로서 마이크로 규모의 녹지 공간일 뿐만 아니라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진 정원의 도시 이미지를 형성한다. 도시정원에 대한 관심은 도시에서의 먹거리 생산이라는 역할을 넘어 건강과 취미, 교육, 공동체 회복 등 도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과 닿아 있다. 일상문화로서의 도시정원가꾸기는 사소한 다수가 발휘하는 고유한 역량과 독특한 특성에 대한 재발견으로 일상생활문화로서의 공간 활용과 장소에 내재된 가능성,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한다.
구곡시가는 구곡원림을 연구하는 중요한 소재이다. 특히 시가에서 출현하는 경물은 그 장소성과 원림의식을 표출하는 중요한 소재이다. 그러나 자연에 대한 인식 태도나 미적 형상화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식물 소재에 대하여 다수학문들은 소극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구곡원림문화의 연구 소재를 확장하기 위해 구곡시가에 출현한 식물에 관한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발굴하고 그 맥락을 밝히고자 한다. 연구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나는 총 18구곡처 25개의 관련 시가를 수집하였고 총 20종의 식물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는 구곡 시가와 그 해설문을 R-program을 사용하여 수목의 의미를 도출하였고 상호텍스트성에 의한 수목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연구결과, 20종의 식물은 신선계, 청빈, 향수, 군자의 품격, 진락, 절개, 강학, 태평성대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였다. 다수의 종은 '신선계'에 상징성을 집중하였고 다음으로 '군자의 품격'에 대한 싱징 빈도가 높았다. 복사나무, 느티나무, 떡갈나무 등을 제외한 다수의 수종이 다중적 의미를 갖추고 있었다. 그 중 소나무와 연꽃이 상징적 의미의 폭이 넓었고 주변 경관의 특성에 따라 의미도 달랐다. 일반적으로 구곡문화는 자연경관을 대상으로 하지만 용산, 퇴계, 덕산, 주산구곡은 인위적인 배식 및 정원 행위를 통해 상징적 의미를 강화 또는 재생산하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우리 구곡시가는 무릉도원을 상징하는 복사나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풍나무와 갈대를 대체 수종으로 활용하였다. 이상의 맥락에 따라, 구곡시가에 출현하는 수목은 전통적인 의미를 고집하기보다는 해당 구곡의 경물, 행위 그리고 의도에 따라 그 상징적 의미를 다르게 표출하였다.
산업단지는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정에서 기업의 공간적 집적을 통한 수출선도와 산업경쟁력강화에 큰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노후산업단지가 증가하였고, 이에 산업단지의 효율적인 재생을 통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구로공업단지는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을 통하여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국지적인 변화속에서 이루어진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은 산업단지와 주변지역을 유리시키게 되었고, 건축적 공공성 확보 측면에서 산업단지는 도시에 속하지 않는 외딴 섬처럼 보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구조고도화사업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산업단지와 접해 있는 연접지역을 대상으로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고, 도시 맥락적 측면에서 내재되어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방안으로 이질적 도시공간 조성을 지양하고 도시맥락적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서 경계에 대한 장소만들기적 접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하여 지구단위계획 관련 법제적 개선을 통해 산업시설구역을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하는 것을 제시하였다.
This study places a great emphasis on the approaches to the space environment we inhabit, which I hope will contribute to generating a number of creative possibilities. Looking into 'site-specificity' which is characteristic by public art in public space method based on Daniel Buren's works 'in situ', this study analyz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ublic space and works of art as a perspective of public art. The characteristics of his 'in situ' works that intervened works exist as space consisting of serial factors not simply art-object, and they suggest 'site Is a work'. The case study of Daniel Buren's public art project represented the results, the site marketing and serves as a guideline for the future of true Art/Space experiments. This study verifies the need for the arts and the space to work together in order to develop more creative and conceptual approaches to innovation and presentation. This cooperation is the continuation of space design by other means.
순례는 거의 모든 주요 종교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전통적으로 외적으로는 성스러운 장소로, 내적으로는 정신적인 목적과 내적 이해를 위한 종교적 여행으로 정의되어왔다. 하지만 오늘날 순례와 종교 관습 간의 관계는 추상적 차원의 거의 모든 종류의 여행, 심지어는 연차휴가와 같이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여행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의 순례자들은 많은 다양한 이유로 여행을 시작하므로, 순례는 사실상 역사적인 성소에 신앙을 목적으로 한 방문으로 그 의미를 제한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순례를 관광의 일부로 간주하려는 시각이 문화콘텐츠나 관광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실용학문 분야에서 대두하고 있다. 순례를 종교적 제의로서가 아니라 종교관광으로 분류하려는 시도가 빈번한데, 그것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순례를 경제적 가치의 측면에서 바라보려는 시각은 결과적으로 종교를 세속주의(secularism)의 조류 속에 포함하는 행위이며 한국에서 걷기 열풍을 타고 유행처럼 번져가는 '길'의 경험과 순례를 동일 선상에 놓음으로써 순례길의 경험이 던져주는 종교성(religiosity)을 포함한 고귀한 인간 정신은 자칫 길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 논문은 순례의 내적 의미를 추구하고 변화와 개인적 성장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정신의 이동 통로이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대순진리회의 지고신인 강증산의 순례길 개발을 제언하고자 한다. 증산 순례길은 단순히 장소의 성스러움을 만나기 위한 여행으로, 그리고 종교적 기억과 회상의 공간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성지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거나 분류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도시 노인들이 우울을 겪을 때 어떤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지, 그 이유와 맥락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적으로 탐색하는 것이다. 연구 참여자는 서울시 소재 한 노인복지관의 60세 이상 이용자와 미 이용자이며, 이 중 우울을 경험한 34명의 응답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수집한 자료는 내용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이 사용했던 우울 대처 전략은 크게 6가지 영역과 11가지 하위영역-건강 행동(의료적 접근/운동 및 섭식), 가족 및 사회적 접촉(사회적 교류/외출 및 여행/가족과 소통), 종교 활동(종교 활동), 평생 교육(취미 활동/교육 활동), 생산적 활동(노동), 건강 위험 행동(음주 및 도박/체념)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우울 대처 전략과 그 맥락에서 나타난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울에 대처하기 위해 노인들은 문제 중심(problem-focused)의 대처 전략들을 사용하였다. 둘째, 다양한 대처 전략을 함께 고려하고 동시에 사용했다. 셋째, 노인을 위한 시설공간은 쉼터 혹은 피난처로서 기능하였다. 넷째, 의료적 접근을 사용한 사례도 있으나 재이용 의향은 매우 낮았다. 이 연구를 통해 노인들이 우울에 보다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첫째, 다양한 대처 전략의 접근성을 증진해야 한다. 둘째, 노인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정신건강 치료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환경갈등은 지역주민들의 장소 경험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의 핵심 사건이며 로컬리티 기록화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영역이다. 이 연구는 밀양 고압 송전탑 건설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주민이 10년에 걸쳐 경험한 환경갈등을 기록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갈등사건의 기록화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관점에 대한 이해 없이 추진하기 어려우며, 기록의 수집 기술이 갈등의 내러티브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프레임을 고려한 동적 내러티브 구조를 제안하였다. 먼저 환경갈등의 특징을 조사한 후, 환경갈등 기록화의 원칙과 절차, 내러티브의 구조와 개발 절차가 포함된 모형을 설계하였다. 갈등 기록화 원칙은 복합적 기록화, 프레임 적용, 동적 내러티브의 구현으로 설정하였다. 동적 내러티브가 형성될 수 있는 기록화의 구조는 ISO 23081의 메타데이터 영역을 응용하여 설계하였으며, 내러티브 설계 절차를 제시하였다. 이 모형을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사례에 적용하여 그 유용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갈등사건의 전개과정, 쟁점, 이해관계집단, 갈등의 성격 등을 분석한 후 갈등의 전체 내러티브 및 프레임을 설정하였다. 기록생산 맥락에 대한 기술(사건, 법규, 이해관계자)과 기록 기술을 연계하고 각 사건 기술에 사건을 둘러싼 대립되는 프레임을 추가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중층적 내러티브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이 모형의 장점은 사건, 이해관계자, 법규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함으로써 기록 생산 맥락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다중 개체를 이용한 동적 기술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서 정보의 갱신과 추가, 연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식의 환경갈등 기록화는 공동체의 집단기억 형성을 지원하며 비선호시설의 입지 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민의 가치와 인식을 고려한 거버넌스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촉구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발표된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1970"은 바흐찐이 말하는 서사 속 시공간의 결합관계, 크로노토프의 중첩을 살필 수 있는 서사다. 이 영화는 또한 강한 야망과 폭력으로 부와 권력을 이루려는 개인의 서사와 1970년대 서울 강남개발을 둘러싼 비리와 폭력, 한국 사회의 변동사, 그리고 그것을 회고하는 현재의 시각이 어우러진 서사이다. 본 논문은 이 영화가 폭력을 휘두르며 범죄를 일삼는 주인공의 행보를 경제개발 시대 변화에 참여하여 그 이익을 향유하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성취로 받아들인 70년대 일반인들의 욕망의 맥락 속에서 제시하고 현재 한국 최고가 부동산 지역으로 여겨지는 강남에 대한 다수의 선망에 기대어 관객의 공감을 얻고자 했다고 본다. 서사의 중심이 되는 강남은 관객의 시공간에서 한국 현대의 변화를 집약하는 실제 장소이며 한국 사회의 욕망을 대변하는 상징적 장소다. 한국인들은 경제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상황에서 경제적 성취를 향한 비교와 경쟁에 익숙해졌고 도시화된 삶에서 자본주의가 생산해내는 상품과 새로움의 환상의 악순환에 묶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한국사회의 집단적 감정으로서 선망에 기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남1970"은 그러한 한국인의 욕망의 양상을 조폭영화 서사로 풀어나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야망과 폭력으로 급격하고 막대한 부의 성취를 하려는 개인의 모습이 그 시대 보통 사람의 욕망으로 치환되고 막대한 부에 대한 강한 야망,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정서가 거리감 없이 공유된다면 문제가 된다. 역사적 집단적 회고나 현재 사회적 정서가 선망으로 채색되는 것은 그 집단, 사회가 심리적 분열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가 될 수 있다.
사회과학계에서 '산(山)'은 환경 및 생태와 주로 연관되어 사회와 문화의 외부에 존재하는 객관적인 '자연'의 일부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진 한반도에서 산은 자연과 사회집단이 교류하면서 형성하는 '사회적 자연'이며 이러한 산지들로의 여행은 한국인들에게 있어 자연의 사회화 및 문화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여러 명산들 가운데 왜 금강산은 유독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전승되어 왔으며 수많은 예술창작의 원천이 되어 왔는가? 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하여, 조선시대 금강산의 여행 지리를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한국인의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서 금강산이 지닌 장소신화에 관하여 고찰하고자 하였다. 조선시대의 금강산 여정은 당시의 교통 여건에서 한계에 달하는 체력소모와 장기간의 불편 및 위험에의 끊임없는 노출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도착하여 극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금강산의 경관은 더욱 더 아름답고 신비롭게 기억되었다. 금강산 여행을 필생의 소망으로 여기고 성취하려던 이유는, 선대 여행자들의 기록과 예술작품을 통해 금강산은 당시 최고의 '여행 로망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며, 따라서 그토록 아름답다고 알려진 금강산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순수한 동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소망의 실천은 개인의 미적 향유와 즐거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연감상을 도덕적 책무 및 학문적 이상을 실천하는 일과 동일시하는 유교적 자연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한편, 금강산 여행자들은 각종 기행문학과 회화 등 예술작품으로 금강산 여행을 재현하여 기억하였는데, 이 또한 개인적 차원의 문화예술 행위를 넘어서서 가보지 못한 사람들과 후대인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즉 여행 경험의 적극적인 사회적 기록이자 문화정치적 재현의 과정이었다. 이는 금강산 여정의 종료가 결코 여행의 끝이 아니었음을 의미하며, 여행의 기억과 재현을 통해 상상의 지리로 새롭게 재생산되어,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금강산이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는 독보적인 장소신화를 형성하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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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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