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여헌의 "역학도설"이 사실은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것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저술이라는 점을 논증한 것이다. 그 논증의 방식은 공자로부터 송대로 이어지는 위기지학의 개념화 과정, 그리고 특히 남송 시대의 주희와 그의 문인들에 의하여 시도된 위기지학의 체계화 과정을 논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헌의 "역학도설"이 그러한 위기지학 전통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는 것이었다. 위기지학은 공자 이래로 유학의 맥락에서 유학적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 개발하고 전승하면서 체계화하여 온 실학적 방법론이라는 관점을 채택하였고, 여헌의 "역학도설"은 바로 이러한 실학적 방법론을 발전시켜서 더 실현력이 높은 방법론으로 발전시킨 것이라는 관점을 취한 것이 본 연구이다. 특히 그가 "역학도설"에서 성현의 사업 내지 우주 사업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그렇게 볼 수 있는 점이다. 이러한 논의는 아직까지 위기지학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더 많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통해서 제시하고자 했던 여헌의 "역학도설"의 저술적 지향성이나 학문적 내용의 특성에 대해서는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역학이라는 경학적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차별화된 관점을 제시하는 데에는 작은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된다. 여헌의 "역학도설"은 따라서 역학의 원리와 체제에 근거하여 설계한 위기지학의 교과서로서의 성향과 구도를 두드러지게 갖추고 있는 저술이다. 중국 송대부터 이어지면서 발전해온 위기지학이 여헌의 단계에 이르러서 역학의 방식에 의하여 재구성되었다는 점에 중요한 발전이 있는 것이다. 즉 여헌의 "역학도설"은 경학과 위기지학을 통합하고, 비로소 경학의 지혜를 우주 사업의 역량으로 내면화하고 양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세웠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것은 중국의 송대의 유학자들이 위기지학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경학의 숲에 매몰되어서 경학과 위기지학의 병행상태에 있었던 것과 다르다. 그리고 조선의 유학자들도 성학의 명칭을 사용한 저술로써 위기지학을 체계화하였지만 그것들이 입문의 방법을 제시하는 점에서는 과거 선유들의 언급을 되풀이하는 것과도 다르다. 여헌은 그가 터득한 역(易)의 이치와 그것을 다루는 역학(易學)의 이치(易簡)를 매우 간결하게 요약하였고, 동시에 천지의 도에 두루 통할 수 있도록 인간사의 다양한 과정과 변수들을 통괄하여 섭렵하고 통달할 수 있는 공부의 과정을 설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헌의 "역학도설"이 위기지학의 전개과정에서 중국의 전통을 잘 발전시켜서 완결된 체계를 구성했다고 평가된다.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유(儒)=인(人)+수(需)=수(須))을 교(敎)-학(學)하여 인간의 자기정립의 길을 제시하여 상장(相長)의 방법을 모색했던 유교(儒敎)(학(學))은 인문주의를 표방하였다. "논어(論語)"에서 공자가 제시한 유자(儒者)의 길이자 인간의 길은 다름 아닌 호학(好學)을 통한 성인(聖人)에 대한 희구(希求)로서 성학(聖學)의 이념과 방법론이었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유가철학에서 철학의 정신인 지혜사랑의 이념은 성인(聖人)을 목표로 학문을 좋아하는 군자(君子)(호학자(好學者))의 자기정립의 학문(위기지학(爲己之學))에 그 전형이 잘 나타나 있다고 판단하고, 그 이념과 실현의 방법론을 기술하고자 하였다. 필자는 먼저 '자기정립의 이념'에서 공자가 말한 소인(小人)과 군자(君子)의 구분에 관한 언명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삶을 영위하는 일상적 평균적 인간인 소인(小人)의 태도와 그 삶에서 회향하여, 자기정립과 자기완성을 기도하는 군자(君子)에로 의지를 정향하여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이어 '철학적 인식'이란 궁극 근원인 형이상자인 천(天)과 천명(天命), 그리고 천명(天命)의 본성(本性)을 통찰하고, 천명으로 주어진 인간 본성으로 자기 정립을 이루고, 마침내 존재와 당위가 온전히 일치하는 경지에 도달해야 함을 기술하였다. 다음 장에서는 공자가 제시한 인간 본성의 구현으로서 자기실현의 방법을 기술하였다. 공자에서 인(仁)한 본성을 구현하는 자기실현의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애인(愛人)'과 '충서(忠恕)'로 요약할 수 있는 데, 이는 인간관계에서 동등고려와 역전환성(보편성)을 그 원리로 한다. 그리고 동등고려와 역전환성은 보편성의 원리와 자기목적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으로, 이는 윤리학의 학적 토대와 가능근거를 제공한다. 이러한 자기실현은 유교에서 내성(內聖)과 표리를 형성하는 외왕(外王)의 이념으로 구체화-현실화되었다. 결론적으로 지혜사랑으로서 철학은 "완전한 정신을 향한 불안전한 정신의 자기초월적 귀향에의 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공자의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이념과 방법론을 성찰한다면, 유가는 그 어느 학파보다도 지혜사랑의 이념과 방법을 충실히 제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 교육과정의 변화 가운데, 현 지리교육과정의 기본 구조를 결정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은 교수요목기에서 제1차 교육과정기로 이해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1차 교육과정기에는 이전까지 '자연환경과 인류생활', '인문지리', '경제지리'의 3과목이었던 고등학교 지리과목이 '인문지리'라는 1개의 선택과목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과거 지문학의 일부 내용인 천문, 지질, 생물 관련 일부 내용이 교수요목기의 지리영역에는 포함되어 있었지만, 제1차 교육과정기의 '인문지리'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지리영역의 축소는 당시 교육과정에서 '지학' 과목이 신설되었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지학'은 원래 '자연지리'로 기획된 것인데, 공식적인 시간배당기준표가 공표되기 10개월 전인 1953년 6월에 공개된 문교부 시안에는 '지학' 대신 '자연지리'라는 과목이 나타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자연지리'라는 이름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과학과의 하위 과목인 '지학'으로 과목명이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지리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의 기저에는 이러한 제1차 교육과정기 자연지리 영역의 축소 및 지학의 등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현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지리가 축적해온 자연 및 인문 환경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과 학문적 소산을 바탕으로, 현재보다 더 많은 교육적 의미를 가진 교과목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지리교육계의 노력이 요구된다.
구암(龜巖) 김경장(金慶長)(1597~1653)은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의 문인으로서 매우 덕행이 뛰어난 학자였지만, 그의 문집과 저술은 최근에 이르러 간행되었다. 이 글은 구암의 행적과 학문의 내용이 아직까지도 고찰되고 발표된 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차적으로 그의 문집을 근거로 생애와 학문의 대강을 정리하여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둔다. 고찰 내용은 그의 가계와 생애, 및 저술 등을 먼저 살피고, 이어서 그의 위기지학적 지향성과 그 구체적 내용을 재구성해보고, 아울러 그가 남긴 저술들 가운데 역학과 예학과 관련된 학문적 내용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역학에 관해서는 그가 남긴 도상들을 그의 전후로 등장한 타 유학자들의 도상들과 비교함으로써 그의 역학 도상의 표현적 특징을 살펴본다. 본고에서 특히 초점을 맞춘 것은 그의 학문적 과정을 위기지학으로 규정하고, 그 성취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소개하는 일이다. 이는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이지만, 앞으로 유학자들의 학문세계를 더 진실에 근접하여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기업복지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연구들(1990년대 초 중반)의 전망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결과, 외환위기를 전 후로 한 노동력 유연화의 결과 기업복지는 축소되었으며 비용통제가 가능하고 비용효율적인 선택적 복리후생제도의 도입, 고정비용적이기보다는 성과배분적인 사내근로복지기금출연금의 성장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지국가 위기 이후 국가복지 축소/기업복지 확대의 경로를 보인 국가들도 있지만 국가복지확대/기업복지 축소의 경로를 보인 국가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복지확대/기업복지 축소의 한 경험적 사례로 제시될 수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 자살 사후 학교중심 위기개입 프로그램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청소년 자살 사건이 발생한 7개교의 전교생, 학급생,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위기개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세부프로그램별 참여자 집단을 대상으로 폐쇄형 개방형 설문지를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혼합 평가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들을 살펴보면, 위기개입이 이루어진 2개 학급은 사후 위기개입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고 친구를 애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다른 4개 학급은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형 질문에 대한 응답을 범주화하여 분석한 결과에서는 생명존중의식 변화 및 재인식, 심리 정서적 안정등의 의미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자살 발생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위기개입 매뉴얼 개발의 필요성 등을 제언하였다.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의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으나, 청년층의 노동시장 경험에 관한 연구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본 연구에서는 노동경력을 단순한 일자리 이동과 달리 노동지위의 연속적 배열과 순서적이고 위계적인 변화과정으로 개념화하였으며, 배열분석을 활용하여 외환위기 전후 청년층의 노동경력을 노동지위의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외환위기 이후 첫 일자리로의 이행기간이 장기화되고 고용형태와 사업장 규모 면에서 첫 일자리의 질적 저하가 발생하였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청년 코호트는 미취업형과 실업형, 비대기업형, 비정규직형 및 이동형 특성을 갖는 경력유형에 속할 상대적 위험률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전반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청년층의 고용불안정성이 더 커졌으며, 내부노동시장형에 비해 외부노동시장형 경력유형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실직자를 위한 위기개입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그 효과를 분석하였다. 재가 실직자와 가출 실직자 두 집단에 위기개입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실직에 대한 자신의 감정 이해, 가족관계의 변화 이해 및 가족 관계 개선, 인지 재구조화를 통한 우울 감정의 감소, 이를 통한 자신감 고취, 자기주장 훈련, 구직 기술 습득 등이었다. 자기주장 정도, 가족관계, 우울정도에서의 변화를 사전 사후 검사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재가 실직자 집단에서는 자기주장 점도에 있어서 사전 사후 검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가출 실직자 집단에서는 가족관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됨을 보여 주었다. 집단 과정에 대한 질적인 분석도 행해졌다.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과 프로그램의 개선점이 논의된다.
성인기에 발생하는 중도장애나 이혼과 같은 생애위기는 당사자의 독립성이나 상호의존성에 대한 도전을 수반하여 그러한 자기인식과 해석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생애위기 경험자의 그와 같은 자기해석이 복합적일수록 긍정적인 자기특성이 양성되어 심리적 안녕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자기해석의 복합성과 심리적 안녕 간의 관계가 자기긍정성을 구성하는 세 요인, 즉 관점의 다각화, 자기수용, 자기조절에 의해 매개되는 경로를 조사하였다. 편의표집에 의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중도장애인, 이혼인, 일반인 비교집단 총 359명을 조사한 결과, 생애위기 경험집단이 평균적으로 일반인 비교집단에 비해 독립적 자기해석이 높았고,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이 낮았다. 복합적인 자기해석은 예측대로 의미 발견과 의미 부여를 돕는 관점의 다각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었고 이를 통해 자기수용, 자기조절과 같은 긍정적 태도에 기여하였으며, 이 중 관점의 다각화와 자기수용을 통한 경로로 생애위기의 경험여부와 상관없이 응답자들의 심리적 안녕, 즉 긍정적 정서의 경험과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의 감소를 도왔다. 관점의 다각화가 우울을 직접 낮추는 효과는 예측대로 생애위기 경험집단에서만 나타났고, 긍정적 정서를 양성하는 직접효과는 모든 집단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관점의 다각화가 생애위기의 경험자들 사이에서는 의미 발견과 긍정적 태도 양쪽에 탄력을 주어 적응과 심리적 안녕을 돕는 반면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우선적으로 긍정적 태도, 긍정적 정서 등 긍정성을 키워 심리적 안녕에 기여함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관점의 다각화와 복합적인 자기해석이 역경극복에 동력이 되는 의미 찾기를 도우며 긍정적 태도를 양성하여 생애위기 경험자의 심리적 안녕에 기여하는 기제와 심리적 자원으로 각각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여, 이를 토대로 사회복지실천을 위한 함의를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학교위험요인이 어떠한 경로 구조를 통하여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Baumeister(1990)의 '도피이론(Escape Theory)' 모형에 기반하여 확인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08 경상북도청소년위기실태조사' 자료를 활용, 경북지역 중 고등학교 청소년 2,335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학교위험요인 중 교사와의 관계위기는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직접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부정적 자아존중감과 우울, 회피적 대처를 거쳐,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직접효과가 간접효과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교사와의 관계가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중요한 변인임이 확인되었다. 반면 학교성적위기와 친구관계위기는 자살생각에 대한 직접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부정적 자아존중감과 우울, 회피적 대처 등의 변인을 거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별로 중학생과 고등학생 집단 간에 이러한 경로에서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의 함의를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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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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