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제도는 세대간 연대에 기반한 세대간 계약을 구체화한다. 지난 두 차례의 국민연금 개혁은 수익과 부담을 둘러싼 세대간 공평성에 주목하여, 보장성을 낮추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세대간 형평성을 강조한 개혁의 결과, 국민연금은 세대간 연대 확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세대간 계약의 내용 변화를 살펴보고, 좁은 의미의 세대간 형평성이 아니라 포괄적인 시각에서 사회적 연대에 기여하도록 세대간 계약을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즉, 연금제도를 통한 사회적 계약은 세대간 공평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속성의 관점에서 세대간 연대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후세대에 대한 사회투자 강화를 제안하였다. 이는 세대간 자원 분배의 갈등적 요소를 줄이는 동시에 인구, 고용 부문의 변화를 통해 재정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 수단 중 하나일 것이다.
본 연구는 베이비붐세대의 노후준비 특성을 다층구조의 틀로 분석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분석결과 첫째, 베이비붐세대의 공적연금가입율 59%, 개인연금가입률 11.5%, 퇴직연금가입률 1.5%로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째, 교육수준이 낮고, 여성 베이비부머일수록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어서 교육수준이 낮은 여성들의 노후빈곤 가능성이 컸다. 셋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서 의료비 지출이 염려되는 베이비부머가 노후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서, 이들이 노후에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컸다. 넷째, 경제수준이 낮은 베이비부머일수록 노후준비를 잘하지 못해서 빈곤노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불완전 근로와 조기퇴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이비붐세대를 위한 노후준비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교육과 경제수준이 낮은 계층, 여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베이비부머를 위한 공적연금 가입지원제도를 실시하고, 보편적인 노령수당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부유층 기초연금 수급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7월부터 6억 이상 자녀명의 주택 거주노인에 대해 소득인정액 산정 시 무료임차추정소득을 부과하고 증여재산 산정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혁안의 효과성과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복지패널(7차자료)'을 활용한 가구별 소득인정액을 산출하여 부유층 노인의 수급실태와 재정소요규모를 추정하고, 정부안의 모의분석을 통해 수급자격 변동 등 정책효과를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첫째 기존 연구경향을 반영하여 부유층의 기준을 소득상위 10%로 설정할 경우 부유층 노인수급가구의 규모는 전체 수급가구의 2.9%이며, 이로 인한 재정지출규모는 총 급여지출액의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가처분 소득, 부채, 사적이전을 고려할 때 정부안이 적용되는 가구의 경제수준은 정부안이 적용되지 않는 유사 경제수준의 가구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보기 어려우며, 실제 정부안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수급권 조정이 발생되는 가구는 극소수(약 0.7%)에 불과하였다. 셋째, 정부의 대책은 노인부양 가구를 차별할 뿐 아니라, 전체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선정기준액을 새롭게 설정하지 않는 한 단순 급여삭감 조치에 불과하여 기초연금제도는 전반적으로 후퇴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정부의 개혁방안이 과학적 예측과 진지한 토론이 부재한 상태에서 일부 부유층 노인의 급여수급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편승하여 개인 노후소득보장제도인 기초연금에 사실상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제도를 잔여화하고 향후 복지삭감에 유리한 정책환경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적-체계적 복지축소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더욱 우려할만한 점은 이러한 정부안이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제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적대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초연금 논의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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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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