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아카이브는 공동체가 생산하거나 수집한 기록이며, 축적된 기록은 공동체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원이 된다. 이러한 기록 중 어떠한 기록을 남길지는 평가를 통해 결정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그 사회가 어떤 기억을 남길지를 정하는 정치적인 행위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동일한 역사적 경험을 하였다고 해도 관점이나 입장에 따라 이에 대한 기억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는 자신들의 기록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남겨지기를 원한다. 이 연구는 기존의 기록평가론이 공동체 아카이브의 평가에 있어서 갖는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지 분석하고 공동체 아카이브를 위한 평가 방향을 제안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공동체가 자신들의 기록의 수집하고 보존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공동체가 아카이브가 공동체는 물론 사회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제시하기 위하여 정체성, 기억투쟁, 가치의 개별성, 기억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공동체와 사회에서 공동체 아카이브의 의미 설정은 기록평가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기록평가론의 흐름을 패러다임별로 살펴보았다. 기존의 기록평가론이 대부분 정부기록, 공식조직의 기록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법이 비공식조직 및 개인이 주로 생산하는 공동체 아카이브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동체 아카이브 평가론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지, 평가론의 흐름상 어떤 지점에 위치하게 될지를 생각해본다는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이중 사회적 접근법을 응용하되 공동체 아카이브를 위한 새로운 평가모형을 평가의 목적과 대상, 원칙과 기준, 주체와 협력을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평가의 목적을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두 개의 국면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다양성을 중심으로 원칙을 제시하였으며, 평가 주체와 관련하여 공동체와 주류 문화기관의 협력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는 '로컬리티 기록화'를 통해 축적된 다양한 소규모의 '공동체에 관한 아카이브'들을 '공동체 아카이브' 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록관리 전문가집단과 공동체 구성원들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를 모색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1999년 1월 29일 제정된 공공기록물관리법 정수점검 관련 조항에 따라 기록관, 특수기록관,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은 '매2년 전수1회' 주기로 정수점검을 실시해 왔다. 특히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은 그 동안 적극적인 수집활동을 통해 보존기록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기존 정수점검 관련 법령 조항으로 인해 정수점검 수행 시 많은 문제점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었다. 본고는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의 정수점검 업무에 대해 새롭게 제 개정된 법령의 개정사유, 내용, 목적 및 입법취지 등을 소개하고 기존 업무의 문제점과 변경된 업무의 개선사항을 분석하였다. 필자는 다년간 정수점검 업무를 담당하면서 발견된 문제점과 근본적 해결을 위해 시행규칙 제 개정 작업에 착수하여 초안 및 최종안 작성과 법제처 법률검토를 거쳐 2016년 8월 29일부터 새로운 정수점검 관련 법 조항을 제 개정하였다. 제 개정된 정수점검 관련 법조항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최소 매4년 전수1회'라는 탄력적 정수점검 주기적용과 '사후조치 의무화' 규정이다.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역 문화가 깃든 공동체가 온전히 보존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적 특색이 강한 로컬리티 기록물을 활용하여 공동체 활성화 방안으로 기록물 수집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구 약전골목을 대상으로 하여 골목의 역사와 현황 및 문제점을 알아보았으며 약전골목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유형 및 약전골목을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요소를 정리하였다. 수집 방안으로는 시흥 바라지 아카이브 사례와 정릉 마을 기록 사례, 오텐센지구 아카이브를 참고하여 단계별 수집정책을 개발하였다.
최근 박물관 분야의 변화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흐름은 박물관이 역사적 가치를 가지는 자료의 수집과 보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활용과 재창출이라는 역할로의 영역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물관데이터 관리 및 활용을 위한 아카이브 개념의 도입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대학박물관 체험프로그램에서 생성된 자료는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기록물관리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운영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대학박물관 체험프로그램 기록관리 방안을 위해 국내외 대학박물관 체험프로그램의 운영 현황 조사와 체험프로그램 담당자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된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학박물관 체험프로그램 기록관리 방안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역사기록서 분석을 통해 조선시대 518년 동안 산불발생 및 특성에 관한 기록을 고찰하였다. 본 연구에 활용된 역사기록서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국역비변사 등록, 각부청의서존안, 철종행장 등으로 조선시대 왕조별로 산불이 기록된 문헌을 조사, 분석하였다. 역사기록문헌에서 기록된 산불 내용은 발생 개요, 산불 종류, 산불피해 등에 관한 사항과 함께 송전(松田)의 산불예방 조치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다. 조선시대 역사기록서를 분석한 결과, 산불발생건수가 많았던 왕조는 현종(14건)과 순조(13건)로 강풍으로 인한 산불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기록되었고 최대 산불피해는 순조 4년(1804)에 발생한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사망자 61명, 민가 2,600호가 소실되었다. 또한 최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산불은 현종 13년(1672)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65명이 사망하였다. 조선시대 산불 발생 원인은 원인미상(42건)>실화(10건)>방화, 낙뢰(3건)>수렵입화(2건)>어린이 불장난, 논밭두렁소각, 가옥화재(각 1건)로 나타났으며 지역별 산불발생은 동해안 지역이 39건(56 %)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산불발생은 봄철기간 산불이 46건(73 %)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간은 4~5월로 현재의 산불위험시기와 유사하다. 산불관련자에 대한 처벌의 경우, 방화자 및 실화자에 대해서는 유배, 관직박탈, 효시 등의 처벌기록과 관리지역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기록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조선시대의 경우에도 산불 위험성과 심각성에 대해 여러 문헌에서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현재 우리나라 산불발생 기간 및 지역 패턴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밀양송전탑반대투쟁에 참여한 여성주민들의 구술생애사를 분석해, 분단으로 인한 이념 대립 속에서 일어난 국가폭력의 체험이 환경운동 참여의 생애사적 맥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의 사례자들은 사회운동 참여를 통해 가족이 경험한 국가폭력과 그것으로 인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드러냄으로써 가족의 삶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간다. 강요된 침묵을 깨고 상처를 드러내 치유하는 힘은 사회운동 속에서 발견한 연대의 힘이다. 이 연구에서의 이러한 발견은 한국의 다양한 사회운동의 형성과 전개에 국가폭력의 체험이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사회성원들의 기억속에 은폐되고 억압되어 있을,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더 많은 민주주의와 연대의 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이 연구는 구술생애사 기록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구술생애사 기록은 공식 역사에서 배제된 사람들과 문자문화에 편입될 수 없었던 사람들의 행위와 역사를 기록함으로써 그 사회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공적 기록만으로 역사적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다양한 주체들의 기록을 모으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 중요하다. 공적 기록은 사건의 진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대립이 있었던 사건의 경우 남겨진 기록만으로는 균형 잡힌 이해에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생산한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참여 여성들의 구술생애사는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행위에 대해 풍부하고 균형 있는 맥락을 제공한다는 의의를 갖는다.
시조 <삼동에 베옷 입고>는 30여 종의 가집에 수록되어 있고 10여 종이 넘는 문집류 문헌에 시조 원문 한역시, 작가, 창작 배경 둥에 관한 기록이 들어있다. 오랫동안 조식의 작품으로 알려져 온 이 시조의 작가가 김응정이라는 주장이 제기었으나 일부 학술논저와 대부분의 교양도서 및 학습참고서류에서는 조식의 작품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작가 시비가 논의되고 있다는 이유로 교과서에서 삭제되었다. 가집류의 대다수에 이 시조의 작가가 조식으로 표기되어 있고 일부에 양응정으로 나오지만 이를 객관적 자료로 삼기는 어렵다. 문집류 문헌에는 길재(吉再) 김인후(金鱗厚), 이몽규(李夢奎), 김응정(金應鼎), 김령(金玲) 등이 작가로 나오는데, 저마다 해당 인물의 생애와 창작 배경 등을 제시하며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서 혼란스럽다. 가집류의 경우는 원작자 김응정이 양응정으로 잘못 기록되고. 행적과 명성이 (삼동에 베옷 입고)의 내용과 배경에 가까운 조식으로 바뀌어 전승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집류 문헌의 경우는 대상 인물의 생애와 행적, 일화와 명성, 시문 창작, 시대 배경과 역사적 사건 등이 (삼동에 베옷 입고)의 내용 및 배경과 쉽게 결부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행적이나 일화가 전승되면서 이 시조의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시조의 작가로 내세워진 인물의 가문의 후손, 향리 후배, 학파나 정파의 후진 등이 선조나 선배의 절의를 드러내기 위해 집안이나 향리, 학파 등에 전승되던 (삼동에 베옷 입고) 창작설을 특정 기록으로 정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관련된 문헌자료를 광범위하게 검토한 결과 이 시조는 김응정이 명종의 승하시에 지었다는 사실을 구체적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삼동에 베옷 입고)의 원문 표기 창작 배경 어휘 풀이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시조 (삼동에 베옷 입고)와 관련된 다양한 문헌자료의 전승은 해당 시조 뿐 아니라 시조문학의 수용과 전승양상을 보여주는 자료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1960년대의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출발한 지역사 연구는 국가사 중심의 역사를 지양하고 다양성의 주체인 지역에 주목하였다. 지역화가 사회의 주요한 현상으로 등장하면서 지역사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이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러한 지역사를 콘텐츠화 하는 사업에 비해 지역사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콘텐츠 개발은 미흡한 상태이다. 본 연구에서는 역사학습의 기본 도구인 기록물(사료)를 활용한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 해외사례분석,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통하여 기록물을 활용한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였다. 문헌 연구에서는 지역사, 지역사 학습, 교육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검토하고 정리하였다. 해외사례분석에서는 지역사 교육콘텐츠를 활발하게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 영국, 호주의 주립기록보존소들의 지역사 교육콘텐츠를 분석하여 그 특징을 도출하였다. 이들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부산 지역의 중학교 역사 교사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에 반영되어야 할 14개의 범주와 35개의 하위범주를 추출하였다. 이론적 토대와 사례분석, 면담을 통하여 지역사 교육콘텐츠의 개발 원칙과 절차를 제안하고 이 절차에 따라 부산의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였다.
Hooking 기법은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된 기법으로 기원전에 이미 에집트 및 스칸디나 반도의 국가들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본격적인 발전은 19세기 초반을 전후하여 미국의 서민층에서 수직양탄자를 제작하는데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hooking기법은 근래에 들어 섬유계에서도 특수한 목적으로 가끔 사용하여 왔는데, 섬유에 사용하면 시각적인 입체감을 나타내게 되고 독특한 촉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섬유계의 다방면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hooking기법의 역사적배경을 이해하기 위하여 미국에서의 hooked rug의 기원 및 발전에 대하여 문헌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식품의 역사는 문화적인 측면이 강하여 인문학자들에 의해 과학적인 방법이 아닌 문화적 측면에서 연구되어 오기도 하는데, 때로는 잘못 알려진 인문학자들의 연구결과가 후대에 까지 반복적으로 수용되어 현재까지 그 연구결과가 정설인 것처럼 전수되기도 한다. 비빔밥의 경우가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빔밥은 19세기 말엽의 "시의전서"에 비로소 등장한다고 하여 비빔밥의 문헌상의 역사는 약 100년 정도 밖에 안 된 것으로 잘못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비빔밥은 지금부터 약 500여년 전에 골동반(骨董飯, 汨董飯), 골동(骨董, 汨董), 혼돈반(混沌飯) 등 한자로 표현되었으며, 부르기는 부빔밥이라고 함에 따라 부빔밥에 맞는 부비반이라는 한자도 만들어졌다. 이는 비빔밥이라는 실체를 두고 한자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빔밥은 이러한 한자로 표기되기 수백년 전부터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한글 비빔밥 명칭은 1810년 "몽유편(夢喩篇)"에 브뷔음으로 처음 등장하고 부뷔음, 부빔밥, 부?밥, 부뷘밥, 부뷔엄밥, 부뷔음밥으로 다양하게 기록되다가 오늘날 비빔밥으로 정착되었다. 혹 비빔밥의 어원이 골동반에 왔다고 잘못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골동반은 비빔밥의 실체를 글 (한자)로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지 비빔밥은 순수 우리말 '부뷔음밥'에서 왔다 비빔밥은 지금까지 조사된 문헌상의 역사로는 500여년 이상이며, 지금까지의 이야기된 19세기 말엽의 "시의전서"에 비빔밥이 처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빔밥의 역사는 비빔밥이 문헌에 기록되기 훨씬 이전 시기, 즉 지금부터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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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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