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은 1987년과 88년 사이라는 한국 사회의 기점적 시간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시작된 홍콩영화 붐은 1990년대를 전후하여 절정에 이르렀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왜 그때 한국의 10대와 20대 젊은 남성들은 이 세계에 그토록 '진지하게' 심취할 수 있었는가? 1960년대 후반부터 홍콩영화가 이곳에서 수용되었던 독특한 방식, 그 속에서 이 영화들이 거의 전적으로 젊은 남성들의 하위문화로서 기능했던 양상을 염두에 둔다면, 이 '진지한' 열광은 <영웅본색>이 도착한 바로 그 시간, 즉 1987과 그 이후적 정동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영웅본색>과 1987, 이 겹침은 우연한 것이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 불러일으킨 열기는 이곳의 들끓는 열망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우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는 20대 전후의 특정 세대와 그들의 장소에 긴박되어 경험되었다. 그 경험은 역사적으로 1960년대 이래의 홍콩 영화의 향유 방식과 연결되어 있기는 했지만, 계급적으로 확대된 '대중'으로서의 대학생 집단까지를 포괄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젠더적으로 청년남성 관람성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주는 한편 1987이라는 역사적 순간의 정치적 정동과 격렬하게 반응했다. 부정(不正)에의 상상적 복수라는 관람성은 이 정치적 시간을 지배한 폭력과 대항폭력의 문제와 강하게 결속되어 있었다. <영웅본색>의 '번역가능성'이란 결국 인의의 형제애라는 문제였으며, 그것은 1987-1991의 한국이라는 고유한 운동과 정동의 세계 안에서 수용된 하나의 번안과 같은 것이기도 하였다. 요컨대, 홍콩 느와르에 대한 한국에서의 열광은 이 지역의 오래된 남성 하위문화의 정념이 1987-1991의 젠더적 정동과 만난 하나의 극적인 사례이다. 1987, <영웅본색>은 "'동지'라고 지칭되는 '아들들의 연대', 구체적으로는 '형제애'에 기반한" 저항담론의 그 장소에 말 그대로 '제 시간에 도착'하였다. 정치적 주체로서 '젊은 남성'만을 상상해낼 수 있는 시대착오성까지 포함하여. 이것이야말로 1987 한국에서의 <영웅본색>이 하나의 '역사적' 사건인 이유이다.
전체주의가 반세기의 일본군사적 파시즘밖에 경험한 것이 없는 우리가 권위주의적 독재를 자유민주주의로 오인하게 됐다면 이상할 것도 없지요. 자유와 자유민주주의란 말은 독재와 부패, 무능에 일치하여 혐오와 경멸의 대상이 된 겁니다. 자유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가치이니만큼 그것이 왜 얼마나 중요하면 평등 정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진지한 논의가 제기돼야 합니다.
현대에 들어와 몸에 대한 담론은 여러 분야의 학문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몸은 하나의 기호로서, 시각적 언어로서, 사회적 변화의 소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인체의 시각적 재현에 대한 관심은 여성의 누드와 섹슈얼리티의 재현으로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확산되었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과거 역사책 속에서 침묵 당했던 여성들의 경험을 회복하고 서양 문화에서 여성의 위치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중략)
21세기 우리에게 다가온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컴퓨터와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새로운 변화일 것이다. 특히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사정은 급격히 달라졌다. 역사적으로 볼 때 농경시대, 산업시대에서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선진모습들이 여러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및 전자정부 구현 세계 1위, 이용자 수 세계 2위, IT 분야 경제성장은 OECD 선진국 중 7위를 차지하면서 인터넷 초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IT 분야가 무역수지 흑자의 61.7%를 점유한다는 사실은 정보화시대에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암시해주고 있다.
2007년 바우처 사업 실시 등 사회서비스가 재정, 공급자, 서비스 등에서 다각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도입된 선택과 경쟁을 중심으로 한 시장적 접근에 논란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것은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회서비스의 역사적 발전을 경험한 영국에서 나타났던 사회서비스 담론을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적 분석을 하였다. 이 분석에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사회서비스 담론의 흐름이 집합주의와 개인주의라는 또 다른 축으로 구분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사회서비스 담론을 가르는 이 두 개의 축은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논의에 이론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콜드 케이스>는 미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강력반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국 TV시리즈이다. 시리즈는 여타의 인기 있는 시리즈들과 달리,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오가며 미국 역사의 소수자, 주류 역사에서 지워진 보통의 범죄 희생자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유는 시리즈의 목표가 과거의 용기 있는 이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정치적 변화에 대하여 현재의 우리들이 미처 기억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리즈는 플래시 백 기법, 영혼의 등장, 시대배경과 주제에 정확하게 부합되는 대중음악의 사용을 통해 시청자들의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고, 간접경험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의 숨은 주인공들을 기억하게 한다. 즉, 기존의 기억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한 "보철적 기억"의 개념으로 시리즈 존재의 가치를 입증한다. 우월한 지식과 권력의 남용으로 구성한 사회적 구조의 변화는 개인들의 끝없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가능했고, 절대 그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시리즈 전체의 이야기 이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역사적 활동이론에 기반하여, 표집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비형식적 통계적 추리의 교수-학습 과정을 활동체계로 고려하고, 이러한 활동체계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모순에 의한 변화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초등학생 5~6학년 20명을 대상으로 표집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비형식적 통계적 추리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활동체계를 분석하였다. 주제분석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규칙과 목표, 인공물과 목표 사이의 모순이 발생했으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험적 표집 분포의 시각화라는 새로운 인공물이 도입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규칙과 인공물, 규칙과 주체 사이의 모순이 발생했으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표본 평균들의 평균을 구하는 알고리즘이 새로운 규칙으로 도입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신대.피폭자문제 등에 깊이 관여해온 국제인권변호사 다카키 겐이치의 "전후보상의 논리"는 전후보상문제에 앞장서 실천한 경험을 토대로 이론적 탐색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전후보상'이란 민사적인 피해회복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역사의 과제임을 언급하고 아시아 각국의 전후보상 요구의 움직임을 생생히 들려주고 있다.
본 연구는 남한 사회에서 탈북여성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낙인을 역사적 배경과 연관된 '종족화된 낙인(ethnicized stigma)'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북한이탈주민의 남한사회 적응을 위한 사회복지실천 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탈북여성 8명, 전문가 4명(2명은 탈북여성)을 심층 면접하였다.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언어와 의사표현 등 소통의 어려움과 내국인으로의 불인정을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해 종족 정체성(ethnic identity)의 혼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선(先)경험과 잘못된 정보의 일반화, 오랜 분단의 역사와 공간적 거리감에서 초래된 종족성(ethnicity)의 부인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여성들은 부정적 인식과 차별로 인한 부정적 정서와 외로움을 해소하고 적응하기 위해 그들만의 공동체를 구축하였으며, 이것은 정서적 도구적 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동체 내 구성원간의 갈등, 후원금과 자원배분의 문제, 공동체 경험의 부재, 북한체제에서 겪은 불신과 호상비판의 일상, 신변노출의 문제, 자유와 인권에 대한 몰이해 등으로 갈등과 해체의 위기를 경험하였다. 결론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이탈주민의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남북한 교류를 위한 모임과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성을 제언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에 대하여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가치, 지도방식, 어려운 점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데 있다. "98 과학교육자 큰모임"에 참석한 현직 교사 및 과학교육자 97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검사도구는 본 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되어 과학교육전문가 4인으로부터 안면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은 교육적으로 매우 가치 있다고 응답하였다. 응답자의 다수가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탐구과정기능의 습득에 기여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발산적 탐구와 협동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며, 통합교과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반응하였다. 정규 과학교과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과학관련 진로지도 및 생활지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기존 과학탐방의 지도경험에 대한 조사를 통해 볼 때, 탐방 전 활동이 거의 없었고 탐방 중에는 교사설명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졌으며 탐방 후에는 과학기사나 일기 형식의 작문을 주로 하였다. 이에 비해 교사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의 지도방식은 학생용 탐방자료나 비디오를 통한 탐방 전 활동, 간단한 안내 후 조별 탐구로 이루어진 탐방 중 활동, 탐방결과에 대하여 발표 토론하는 탐방 후 활동을 강조하였다.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의 어려운 점으로 교사들은 교수학습자료의 부족과 거리 비용 및 교통문제, 교사의 경험부족 등을 언급하였다. 또한 한국 역사 속 과학탐방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과학탐방 교수학습 자료의 개발과 탐방활동에 대한 정규 교사 연수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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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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