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2002년까지 수돗물의 바이러스 오염 여부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서울대의 K 교수는 학회에서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보고했고,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수돗물의 안정성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다. 이 논쟁은 바이러스 검출방법론의 신뢰성을 둘러싼 과학적 논쟁과 검출된 바이러스가 위험한지에 대한 위험논쟁이 함께 공존하며 진행되었다. 필자는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과학적 사실을 둘러싼 논쟁을 분석하기 위해 과학전문가와 정부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아래의 세 가지를 주장하고 있다. 첫째, 논쟁을 제기한 과학자(K 교수)와 정부(환경부, 서울시)가 바이러스의 확인부터, 승인, 정책 결정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검출방법론에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의 차이는 민감성과 정확성을 추구하는 과학계와 법적기준을 위한 정량적 가치를 중시하는 정부의 특징이 반영된 것임을 주장한다. 둘째, 과학논쟁에서 K 교수팀이 PCR 방법을 통해 바이러스의 실재(reality)를 확인하면서 과학적 정당성을 확보했음을 보인다. 셋째 바이러스의 검출 방법에서 PCR 방법이 과학적 실재를 결정했지만, 위험의 실재를 규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은 논쟁분석을 통해 정책입안을 둘러싼 과학 위험논쟁에서 과학전문가의 역할을 고찰하고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교육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성장했으며, 온라인 교육은 미래 교육을 지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본 연구는 온라인 수업 만족도 및 온라인 수업 사용 행동 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간적 요인으로 자기효능감, 시스템 요인들로 인지된 사회적 실재감 및 인지된 교수 실재감의 효과를 살펴보고 있다. 본 연구에는 수업에서 추가 점수를 받은 조건으로 236명의 학생들이 온라인 서베이에 참여했다. 연구결과, 사회적 실재감과 교수 실재감이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실재감과 교수 실재감이 낮은 사람들보다 온라인 수업 만족 및 온라인 수업 행동 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는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온라인 수업 만족 및 온라인 수업 행동 의도를 보인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본 연구는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의 만족도 및 온라인 교육 사용 의도를 높이는데 있어 이론적 그리고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떡보와 중국 사신 민담은 흔히 외세에 무기력한 지배계층에 대한 민중의 비판의식이 담긴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수문답으로 진행되는 의사소통을 기표 이론으로 설명한 연구결과가 있다. 중국 사신의 위치를 대타자로 간주하는 등의 라캉 이론을 이용하여 분석한 연구결과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떡보와 사신의 욕망의 성격 차이를 분석하여 떡보의 담론 승리를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한다. 즉, 떡보의 욕망은 충동이며, 충동의 반복적이고 집요한 성격이 담론 승리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 사신은 대타자가 아니라 실재의 응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충동의 형태로 반복되는 열등한 주체의 욕구에 대한 실재계의 응답으로 사신의 지위를 설정할 때 전통적인 민담 콘텐츠의 작동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가 언택트 환경에 놓임에 따라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수업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온라인 프로그래밍 수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영향요인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웹기반 시뮬레이션 툴을 활용하여 온라인 프로그래밍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온라인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학생들의 학습참여와 교수실재감에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 자기조절능력과 학습 몰입을 상정하고 예측력을 분석하였다. 또한 학습참여, 교수실재감과 학습자의 자기조절능력 사이에서 학습몰입의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온라인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자기조절능력과 학습몰입이 학습참여와 교수 실재감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습몰입은 자기조절능력과 학습참여, 교수실재감 사이에서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온라인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학습참여와 교수실재감을 높이기 위해 자기조절능력과 학습몰입이 고려되어야 함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과학자들은 우주라는 복잡계(複雜界)에서 질서의 기본 단위 즉 프랙털(fractal)의 원리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프랙털은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어떤 궁극적 실재가 다면적 양상을 나타내는 이유를 설명하는 원리로서 적합하다. 프랙털은 이미 과학계에서는 상용화된 원리로서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 널리 응용된다. 본고에서는 프랙털의 원리를 활용하여 대순사상에서 궁극적 실재가 구현되는 양상을 밝힌다. 대순사상에는 도, 상제, 신(신명), 무극, 태극, 천지 등 다양한 궁극적 실재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개념은 서로 회통한다. 즉 궁극적 실재가 프랙털 원리에 의해 구현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궁극적 실재들의 일치ㆍ회통은 현대과학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전(全)세계의 주류 종교들을 인격신교와 비(非)인격신교로 나누었을 때, 대부분의 종교들은 궁극적 실재를 초월적이며 인격적인 존재로 상정하고 있으며, 이들은 신과 인간의 관계를 프랙털[음양 프랙털, 홀론]의 관계로 상정할 수 없다. 또한 궁극적 실재를 내재적이며 비인격적인 존재로 상정하는 종교들도 홀론의 실현 정도-모든 부분과 전체의 되먹힘-에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순사상은 가장 직접적으로 신(신명)과 인간이 음양 프랙털의 관계임을 명시하고 있다. 즉 "신(신명)은 음(陰), 인간은 양(陽)", "인간이 곧 신적(神的) 존재"라는 것이다. 나아가 대순사상에서는 이 궁극적 실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들이 회통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우주를 홀론(홀라키)으로 파악하는 관점은 영원철학의 핵심 요지(要旨)이기도 하다. 세계의 위대한 영적 스승들, 사상가들, 철학자들, 과학자들이 채택한 보편적인 종교관 즉 영원철학에 따르면 궁극적 실재는 서로 일치하며, 인간과 신은 서로 다르지 않다. 바꿔 말해 대순사상에 나타난 궁극적 실재론의 진리성은 현대 과학과 영원철학에 의해 뒷받침 된다.
본 논문에서는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의 상상력 이론과 그의 '비실재 미학'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날로공' 개념이 지닌 의의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미켈 뒤프렌(Mikel Dufrenne, 1910-1995)의 반론을 중심으로 그의 미적 지각에 대한 이론을 검토한다. 지각하는 행위와 상상하는 행위의 극단적인 이분법에 기초하고 있는 사르트르의 상상력 이론은 『상상력』(1936)과 『상상계』(1940)라는 두 권의 저작에서 구체화되고 있고, 거기서 사르트르는 아름다움이란 결코 실재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적인 것에만 적용될 수 있는 가치" 이고 따라서 "예술 작품은 하나의 비실재"라고 결론내리고 있 다. 이에 대해 뒤프렌은 사르트르의 '비실재 미학'이 일반 지각이론에 적용되는 상상력 이론을 예술 작품의 감상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상상적인 것'을 '비실재'와 동일시함으로써 생긴 오류라고 본다. 뒤프렌의 관점에서 볼 때 "예술은 상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예술 작품의 의미가 비실재인 것은 맞더라도 그것이 상상적인 것은 아니다. 미적 대상의 의미는 실재하는 것 속에서, 즉 지각된 감각물 속에서 찾아져야 하며, 이때 상상력의 역할은 실재에 의해 제공된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거기에 시공간적인 깊이를 제공함으로써 실재로서의 농도와 견고성을 확보하고 무궁무진한 총체성을 지닌 하나의 세계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아날로공으로 명명되는 지각된 대상물의 지위에 대한 문제가 사르트르와 뒤프렌 사이의 미학적 입장을 가르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주체는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에 따라 구축되고, 주체의 욕망도 이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변화한다. 그러나 의식적 주체는 욕망의 명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다. 무의식의 순수한 욕망은 언어와 법의 영역인 상징계의 질서와 전혀 무관하며, 순수한 욕망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의식과 초자아에 의해 검열되어 상징계에서 기각된 무의식의 욕망은 영화라는 환상의 무대를 통해 실재계의 간극을 드러내면서 끝임 없는 욕망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욕망의 원인인 '대상 a'에 의해 욕망이 잉태되고, 이를 향한 주체와 또 다른 욕망을 재생산하는 변증법적인 과정이 상징적으로 노출되고 실현되는 영화를 통해 영화와 관객의 정신분석학적 소통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영화작가로서 이창동은 장르적 자장 안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한국영화계의 대다수 감독들과 구별된다. 그동안 그의 영화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느와르, 멜로 등의 장르를 차용해왔지만 최근작 <시>에 이르러서는 장르적 외피를 벗어던진 것처럼 보인다. <초록물고기>부터 <시>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남은 것은 관객의 참여를 요하는 깊은 심도와 시간의 연속을 암시하는 길게 찍은 숏들의 몽타주, 현실성을 강조한 연기 등 리얼리즘적 표현방식이다. 또한 이창동의 영화들은 환영적 동일시를 깨는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성찰의 자리를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장르영화의 카운터 시네마로 파악할 수 있다. 이창동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낯설게 하기'는 핸드헬드, 판타지, 미장아빔, 응시 되돌려 보내기 등의 영화적 장치로 구현된다. 이 장치들은 텍스트의 재현양식을 폭로함으로써 관객들이 역사적, 정치적 컨텍스트를 성찰하게 한다. 본 연구에서는 <시>,<오아시스>,<밀양> 등의 분석을 통해 이창동의 영화 만들기 행위는 결국 보이지 않는 '실재'를 상징화함으로써 '윤리를 창조하는 반복충동'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둘 이상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상호 작용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나 그 무결점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프로그램 오류의 원인과 결과가 서로 다른 언어의 코드와 데이터에 존재할 경우 오류 제거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Java Native Interface(JNI) 및 Python/C와 같은 프로그램 언어 인터페이스를 잘못 사용하여 새로운 종류의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언어 상호 작용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 분석 기법과 도구가 활발히 연구 개발되었으나 이들을 평가하기 위한 프로그램 언어, 프로그램 언어 인터페이스 및 오류들의 실재성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 상황이다. 본 논문에서는 적지 않은 사용자를 가지는 우분투 소프트웨어 생태계 내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의 다원성과 상호운영성을 실증적으로 조사하여 다중 언어 프로그래밍 연구의 실재성과 연구의 타당성을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확립하고자 한다.
인간의 경험은 지식의 원천이다. 우리는 지식의 원천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갖는다. 한 가지 사항은 분명하다. 즉, 경험은 경험으로 전달 할 수 없으므로 먼저 "어떤 다른 것"으로 번역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달되는 것은 바로 그 "어떤 다른 것"이다. 그것이 "접수될" 때도 경험과 닮은 어떤 것으로 재번역 된다. 라깡(Lacan)은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을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설명한다. 라캉은 1953년에 유명한 논문 "정신분석에서 말과 언어의 기능과 장"을 발표하는데, 라캉은 정신분석이 말하는 주체에 관한 학문임을 역설하면서 주체의 원인이자 실질적 체계가 되는 상징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실 수학적 체계는 거의 모든 내용이 상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깡이 대수학과 더불어 위상학을 도입하는 이유는 정신분석이론이 과학에 걸 맞는 형식화를 동경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따라서 그는 정신분석을 형식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본 논문은 기하학적 모델이나 위상공간과 같은 수학적 모델 및 수학적 개념이 어떻게 라깡의 심리학과 정신분석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그 응용으로서 인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상징들을 재번역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다양한 사고의 능력을 키워줄 수 있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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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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