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호킹이 정의한 게임 안에서 게임플레이 메카닉스와 서사의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놀이-서사의 부조화"는 많은 오픈 월드 장르 게임에서 발견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 (2020)"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사무라이 영화 속 서사와 캐릭터의 특징을 본떠 주인공 진 사카이의 여정을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으로 정의될 수 있는 서사구조로 만들고, 이를 통해 사무라이 정신인 무사도를 주인공에게 불어넣었다. 또한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능력치 상승 시스템, 맵디자인, 사이드 퀘스트 등의 게임플레이 메카닉스가 게임 속 서사의 특징을 보조하도록 디자인함으로써, 플레이어에 의해 결정되는 주인공의 모든 행동이 게임 서사의 전제와 상충하지 않는 게임플레이와 서사의 조화를 만들어 냈다.
최근 미디어 환경과 게임 제작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멀티 플랫폼 게임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복합적인 융합 장르의 게임이 다수 제작되었고, 기존의 플랫폼에 의한 장르 구분은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게임 장르는 유저의 놀이적 참여로 인해 게임의 내용이 완성되는 유저 중심의 '서사와 놀이'라는 융합 콘텐츠이다. 본 논문에서는 게임에 대한 주체가 유저라는 본질적인 인식에 입각하여, 유저의 행위 유형에 따른 게임의 장르 구분을 제시하는 바이다. 유저의 행위는 각 장르마다 각기 다른 목표와 규칙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며, 이 때 상호작용은 게임 세계에 몰입하기 위한 중요한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게임 장르별 유저의 행위 구분 및 인식은 게임 구조에 대한 파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며, 게임 설계 및 제작 방향을 제시하고 해석할 수 있는 게임 구조의 재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논문은 학교 현장에서 ORPG의 서사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자는 우선 게임 활용 교육의 현 실태로서 다양한 과목과 학습 주제에 맞는 게임 선택의 폭이 좁고,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는 현장 교육의 사례가 부족함을 지적하였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사유의 놀이'로 진행되는 ORPG를 제안하고 그것을 서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자는 ORPG에 동원되는 게임자의 사유를 '환(幻)의 자각자로서의 사유'와 '탄지신공(彈指神功)의 사유'라고 이름 지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ORPG 시나리오'를 만들게 하고 그것으로써 ORPG를 직접 체험하게 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수업 상황을 중심으로 ORPG를 활용한 서사 수업의 교육적 효과를 검토하고 그 검토에 대한 뒷받침으로 학생들의 반응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두 가지의 유의미한 교육적 효과를 도출하게 됨으로써 ORPG를 서사 교육의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인간 발달의 서사 모델에 따라 그림책 읽기가 성인 독자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놀이 경험을 회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 그렇다면 회상된 놀이의 유형과 내용은 어떠한지를 탐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성인 독자에게 놀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제시하고 그림책을 읽기 전후로 회상한 놀이경험과 그림책에 대한 반응을 인터뷰를 통해 수집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림책을 읽기 전에 성인들이 회상한 놀이는 주로 '규칙이 있는 게임'이었으며 야외에서 이루어진 동적인 놀이였다. 그러나 그림책을 읽은 후 대부분의 성인 독자들은 읽기 전과는 유형이 다른 유년기의 놀이를 회상하였다. 둘째, 놀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읽기 전 성인들은 여러 놀이를 파편화된 상태로 회상하거나 한 개의 놀이 행위의 명칭만을 회상하였다. 그러나 그림책을 읽고 난 후의 놀이 회상에서는 서사의 요소인 등장인물, 배경, 플롯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셋째, 독자들은 놀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정서적 반응 또는 미학적 반응을 보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그림책이 유아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이 향유할 수 있는 예술 장르이자 도서임을 확인하며 성인 독자가 유년기를 회상하며 자신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매체임을 시사한다.
본 논문에서는 플레이어의 행위의 관점에서 게임스토리텔링을 분석함으로써 행위서사로써의 게임스토리텔링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였다. 게임스토리텔링은 제작자에 의해 제공된 스토리 요소에 플레이어의 행위가 더해져 만들어진 것으로써 소설, 영화 등의 서사물과 같은 보여주기나 말하기를 통한 표현이나 제시 중심인 서사물이 아니라 체험 중심적인 서사물이다. 곧, 게임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의 행위적 참여를 통한 스토리 형성, '행위서사'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서사의 전통은 신화와 놀이에서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리자드사(社)의 "World of warcraft"의 서사구조를 살펴보았다. 서사학(narratology)과 게임학(Ludology)은 별도의 이론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예술이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서로 상호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며, 놀이의 환경 속에 게임의 룰이 접목되어 상호 융합되었을 때, 게임의 극적인 서사가 구성된다고 보았다. "와우"의 전체적인 서사구조와 퀘스트 및 PvP 혹은 일반적인 사냥에서 드러나는 부분적인 서사구조를 통해 "와우"가 지닌 폭발적인 인기의 힘을 살펴보았다. 게임에 숨겨진 선형적 오리지널 스토리와 멀티시나리오의 스토리 줄기에서 랜덤하게 드러나는 비선형적인 자유도에서 베어 나오는 이야기의 흐름은 "와우"가 지닌 서사의 특징이다.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은 특정 목적을 위해 제작된 게임을 일컫는다. 본 연구는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기능성 게임의 이론적 배경을 연구함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위한 토대를 제공하고자 한다. 먼저 게임의 요소와 게임 관련 이론들을 살펴봄으로써 서사적 몰입과 비판적 참여라는 상반된 참여 방식이 공통적으로 역할 놀이(role play)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나아가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역할 놀이가 인지 및 행동 변화를 촉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기능성 게임의 전략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국내 기능성 게임의 사례 조사를 통해 역할 놀이가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었는지 살펴보았으며 이를 토대로 역할 놀이가 상황적 맥락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것을 그 공통적인 요소로 도출하였다.
이 연구는 성(gender) 역할과 정체성 역시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전제하에 그동안 가부장제가 지지하는 '지배적인(hegemonic) 남성성', 이상적인 '남성다움(manhood)'을 재현해 왔던 TV가 시대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어떻게 이를 달리 재현하고 있는지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최근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주말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 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한 서사분석(narrativ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두 프로그램 모두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규정돼온 '육아'와 '가사'를 서사의 중심에 놓고 기존의 권위적이고 엄격한 아버지와 달리 탈권위적이고 감정표현에 익숙한 아버지를 이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새로운 남성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남성들의 '육아'와 '가사'가 일종의 '놀이'로 구현됨으로써 이로 인한 여성들의 억압된 일상과 고통은 배제되는 한계가 드러났다.
이 글은 마쓰나가 신지가 2018년 일본에서 펴낸 『비디오 게임의 미학』을 소개하기 위해 씌어졌다. 마쓰나가 신지는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관점에서 비디오 게임을 연구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연구자다. 그가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비디오 게임이 지닌 인공적인 놀이로서의 측면이다. 마쓰나가 신지는 비디오 게임이 인간의 행위와 경험을 디자인하는 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비디오 게임의 수용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미 작용의 측면에서 논했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은 컴퓨터와 공유되는 분석철학의 방법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발표된 선행연구에서 비디오 게임은 주로 일본 문화론이나 오락 문화의 문맥에서 논해졌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의 미학』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선행연구와 구별된다. 첫째, 예술 이론의 내부에서 비디오 게임이라는 장르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방법을 개척하고, 둘째, 전통적인 미학적 개념과의 연관 관계를 도출하는 동시에, 셋째, 인공지능시대에 부상한 새로운 개념을 미적 행위로서의 비디오 게임에 결부시키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서 비디오 게임이 미학의 대상으로 체계화되었으며, 미학과 예술의 영역도 확장되었다. 이 책의 독보적인 특징은 철학과 미학의 언어로 비디오 게임을 체계화했고, 그 언어를 컴퓨터가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사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비디오 게임의 미학』은 인간과 컴퓨터가 공유할 수 있는 개념 상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궁극적인 의의는 전통적인 인문학의 언어를 컴퓨터가 해독 가능한 언어로 번역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인간의 비밀에 다가서는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 있다.
본 논문은 창극 <서편제>에서 자기반영성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분석하였다. 이 작품은 판소리와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창작 창극임에도 불구하고, 작창 없이 기존 판소리의 눈대목들을 짜깁기한 작품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러한 특성들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자기반영적 장면들과 관련된다. 판소리에 대한 나르시시즘적 언급은 이 작품이 전통 판소리의 예술성을 계승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극중극과 역할놀이는 실제극과 실제 등장인물이 더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해준다. 또한 <심청가>의 서사와 음악을 끌어 들여서, 관객 스스로 적극적으로 이 작품과 기존 판소리의 연결고리를 찾도록 한다. 즉 창극 <서편제>의 자기반영성은 환영을 파괴하기보다는, 새로운 환영을 낳기 위해 환영의 속임수 장치의 일부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보수적 자기반영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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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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