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배트맨(Batman), 2000년 엑스맨(X-man), 2002년 스파이더맨(Spider-man), 2003년 헐크(Hulk). 21세기 들어 매년 전세계 극장가는‘맨(Man)’의 바람으로 한차례 술렁인다. 이 영화들의 메인 캐릭터는 모두 인간보다 우월한 호모슈피리얼(homosuperial)들이다. 폭풍과도 같은‘맨’류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미국의 만화 출판사의 양대 산맥인‘마블(Marvel)’과‘DC코믹스’의 스테디셀러라는 점이다. 둘째로 2004년의 시점에서도 끊임없이 후속 영화를 기획하고 연출한다는 점이고, 셋째로 게임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캐릭터 상품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21세기 문화시장에 있어서 이들은 그야말로 모범답안이요 보증수표라 할 만 하다. 이 모범답안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표면의 흥행요소뿐만 아니라, 심층의 이야기 확장 가능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의 목적은 개봉 당시 비평과 흥행 양면에 성공한 <다크 나이트>를 통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액션 스릴러를 연출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하는데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는 과거 슈퍼히어로 액션물의 기본적인 내러티브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그 주제의 진지함과 시각적 표현력에 있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명품 액션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연출 분석은 크게 내용과 형식으로 나뉜다. 내용에 있어서는, 선악의 존재론적 딜레마를 다룬 주제, 과거 배트맨 시리즈보다 깊고 강해진 캐릭터, 5막 구성, 특히 조커의 게임을 활용한 극적 구성, 그리고 다양한 아이러니와 모티프 활용이 돋보인다. 형식에 있어서는 아이맥스 카메라의 효과적인 활용, 특히 카 체이스와 격투액션 등의 액션 연출이 뛰어나다. 편집, 음악, 미술 역시 전편을 뛰어 넘는다. 이 작품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슈퍼히어로의 액션스릴러라는 블록버스터에 철학적인 주제를 깊이 있게 담아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오랜 역사를 거친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 전통과 액션 스릴러의 진화된 기술력이 정점에 이른 시점에 놀란 감독이 뛰어난 연출력이 영화적 스타일과 극적으로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
영화산업의 메카라 불리우는 헐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영화계는 극심한 소재의 고갈로 비슷비슷한 내용의 반복, 기존의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제작하는 관행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영역의 콘텐츠를 영화로 재가공하는 'One Source Multi Use'의 확산을 가지고 왔는데, One Source Multi Use의 원천 소스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만화다. 미국은 1930년대 초반부터 코믹스라는 장르의 만화산업이 발전하여 방대한 그래픽노블과 코믹스를 원천소스로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의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한국 역시 많은 수의 만화원작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다른 나라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만화생산 및 소비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에 기인하는데 그것이 바로 만화가게로 일컬어지는 대본소 시스템이다. 대본소를 통한 만화의 보급은 가공할 만화의 생산을 주도했고 일간지를 통해 연재된 장편만화 역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근래에 이르러 문화산업의 원천소스로 각광받는 만화는 스토리텔링을 근간으로 하기에 다양하게 다른 매체로 전이되고 재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단지 만화로서가 아닌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는 만화원작의 필요조건이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이미지의 변화가 2D에서 3D로 발전해 왔다. 1930년대 말 미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2차 세계대전을 맞이할 시기에 사람들은 현실도피를 위해 히어로가 필요했다. DC(Detective Comics)에서는 이미 슈퍼맨(Super Man), 배트맨(Bat Man)을 위주로 슈퍼 히어로 시리즈를 제작하여 슈퍼 히어로 만화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마틴 굿맨(Martin Goodman)이 1939년에 창립한 타임리 코믹스(Timely Comics)도 같은 해 10월 1일에 시대 만화에서 첫 번째 만화 '마블'코믹스(Marvel Comics)를 출판하였다. 이 시점으로부터 마블은 만화산업을 위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시대의 발전과 미디어의 변화 속에서 마블은 만화 중심의 발전 체계로부터 대담하게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만화시장으로부터 영화시장으로 전향하게 된다. 특히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전략은 마블이 디즈니와 합병 후 제작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잘 반영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마블의 히어로물 만화가 합병 전 만화산업을 위주로 발전해 왔던 시기와 디즈니와 합병 후 영화산업을 위주로 한 시기를 비교해 보았을 때 어떠한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 원인을 연구하는데 목적을 둔다.
본 연구는 애니메이션 시장의 새로운 윈도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DC 코믹스(DC Comics)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워너 브러더스(Warner Bros)사의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을 분석했다. 이는 국내의 미디어 환경에서 DVD용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적용할 수 있는 윈도우로 IPTV를 고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각 작품의 엔딩 크레딧을 분석하는 일종의 텍스트 분석으로서 제작 관여 인력의 역할과 인원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총 애니메이션 28편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제작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첫째 제작자 혹은 감독의 역할을 복수에 걸쳐 하는 인물들이 있다는 점이고, 둘째 개인이 아닌 복수의 인물에 의한 집단 제작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점이며, 셋째 감독과 제작자의 역할을 모두 담당하는 인물 활용이라는 점이다. 외주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첫째 한국과 일본의 기업만이 외주에 참여하고 있고, 둘째 한 해에 제작되는 작품을 한 기업이 모두 전담하기보다는 2개 정도의 기업에 분산되고 있으며, 셋째 편당 참여인력 면에서는 일본의 인력이 한국의 인력보다 많다는 점이다. 넷째, <배트맨: 고담 나이트> (Batman: Gotham Knight)는 완성형 제작방식에 조금 더 근접했고, 다섯째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게 업무를 주는 재하청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으며, 여섯째 한국 업체의 투입인력의 역할은 주요 집중 업무가 key 제작으로 변화가 조금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에 대한 적용하기 위한 핵심도 제작 시스템 운영방식과 외주 제작 시스템이라는 특성에 따라 제시할 수 있다. 제작 시스템 운영 부분에서는 첫째 제작 시스템의 집단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이고, 둘째 유니버스형 스토리텔링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외주 시스템 부분에서는 첫째 2D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교육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과, 둘째 글로벌 외주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라는 점이다. 이러한 적용을 통해 제작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제작 경험을 축적하면서 IPTV와 같은 다른 윈도우를 이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지속적 제작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캐릭터 중심의 세계관에 대한 연구가 후속 연구로서 두 가지 차원에서 제시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세계관의 구축으로 가능한 기존의 이야기 자원에 대한 개발에 관한 것이다. 기존의 역사 속에서 세계관 구축이 가능한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은 고대 게르만족의 신화인 토르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세계관 구축을 전제로 하는 작품의 개발에 대한 것이다. 현재 영화 등에서 자주 활용되고 웹툰의 캐릭터를 세계관 구축이 가능한 형태로 확장시키는 것은 스토리 기반 콘텐츠들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애니메이션 작품의 양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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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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