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법칙은 유한집합에서 성립하는 수학의 정리들을 최대한 일반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논리법칙들이 아무런 고려없이 무한집합의 수학에서도 성립할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된다. 집합론에서 역리가 발생하는 것은 논리학의 한 원리인 배중률이 무한집합의 수학에서는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수학기초론의 주류 세 학파 (직관주의 논리주의 형식주의)는 상호 대립관계를 보인다. 큰 틀에서 볼 때, 논리주의는 프레게를 계승하는 입장이다. 이와 대립관계의 기초론 중 하나인 직관주의는 구성주의 수학철학의 주축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직관주의가 터를 닦은 구성주의 수학철학을 후속 개진시킨 주역은 의미론적 반실 재론을 주창한 마이클 더밋이다. 따라서 외형상으로는 더밋이 직관주의를 계승하는 후계세대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의 철학적 기반은 분명 프레게이다. 더밋이 논리주의가 아닌 직관주의 계열에 합류한 사실의 속내는 구성주의 내부의 두 입장 (즉, 직관주의와 반실재론) 이 보이는 배중률을 둘러싼 태도의 드러난 일치뿐만 아니라 가려진 차이까지 헤아려질 때 해명될 수 있다고 본다. 본고는 이런 해명을 통해 구성주의 수학철학에 대한 이해도 한층 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제안적 노력이다.
본 논문의 목적은 G. Cantor 에 의하여 출발된 집합론을 보통집합 이론이라고 구별하여 부를 때, 보통 집합 이론이 그 바탕에 깔고 있는 논리적 제한 점들 곧, 배중률이라든지 모순의 법칙 등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인가\ulcorner 하는 점과 그러한 점을 보완하여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도 생각하고자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통집합 이론과 퍼지집합 이론의 기본개념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앞서 제기한 문제의 보완 요소를 찾아보려고 한다. 실제에 있어 인간의 사고 가운데에서는 중간을 배제하는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접근하고 표현하는 수단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부자연스러운 논리의 법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논리적 응용력이 부족한 중등과정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수학이 전적으로 2가 논리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다는 방식으로만 지도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내용의 보완이 요구된다. 보다 다양한 수학적 표현의 여지를 열어주는 지도법은 쉼없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배우는 학생들이 보다 폭 넓은 사고의 영역을 소유하고, 그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발상이 이어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는 교사의 수학적 시야가 보다 넓고 유연해져야 한다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 논문이 작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거짓말쟁이 역설에 대한 전통적인 설명은 다음 두 가지로 주어진다. 역설을 일으키는 거짓말쟁이 문장이 자기지시적이기 때문에 역설이 발생하므로 자기지시적 문장을 금함으로써 그 역설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둘째는 모든 문장을 참이나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진리값에 대한 배중률(principle of bivalence)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 역설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제3의 진리값을 갖는 문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설명과 달리 진리 개념을 비일관적인 개념으로 보고 진리 술어와 그 외의 술어의 용법상의 차이를 설명함으로써 거짓말쟁이 역설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 굽타의 "진리 수정론"이다. 굽타의 진리 수정론에 따르면, 진리 술어 외의 술어들은 그 외연이 고정적으로 산출되고 그 과정은 적용 규칙(rule of application)에 의해서 설명되지만 진리 술어는 순환적 정의처럼 고정된 외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지 가설적 외연만 만들어 낼 뿐이다. 이렇게 진리술어의 가정적 외연을 산출해내는 과정은 수정규칙(rule of revision)에 의해서 설명된다. 요컨대 진리 수정론은 순환적 개념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론적 구조틀이 있다는 것과 진리개념이 바로 그러한 의미구조틀에 의해서 의미를 갖는 순환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굽타는 그러한 의미구조 틀을 일정한 규칙을 갖는 함수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즉 진리개념을 일관적인 것으로 보고 거짓말쟁이 역설을 해결해야 할 병리적 현상으로 보는 진리의 일관성론과 달리 굽타의 진리 수정론은 진리술어 자체가 비일관적이기 때문에 거짓말쟁이 역설은 그 술어의 속성상 자연스러운 것이지 피해야 만할 병리적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의미론적 역설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 중에서 진리 수정론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가능한 반론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시도했다. 또한 진리 수정론을 통해서 거짓말쟁이 역설을 설명하고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 진리 개념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보려고 시도했다.
표면은 서로 접촉하고 있는 두 개의 사물의 공통의 경계여야 한다; 그러므로 물의 표면은 물의 부분도 아니고 공기의 부분도 아니며, 또 이들 사이에 끼워진 그 어떤 물체도 아니다. 그렇다면 공기와 물을 갈라놓은 것은 무엇인가? 공기도 물도 아니며 실체가 없는 공동의 경계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은 필연적이다. 왜냐하면 양자 사이에 끼워진 물체는 이들의 접촉을 막을 것이고, 물과 공기의 경우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알고 있으며 그 어떤 매개체의 삽입 없이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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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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