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역사지리학은 일제강점기 일본 여러 대학의 지리역사과에서 수학한 1세대 지리학자, 특히 노도양의 선구적인 활약에 힘입은 바 크며, 1960년에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찬에 의해 본격적인 출발과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다. 사우어의 문하생인 니펜의 지도를 받은 연유로 이찬은 답사와 문헌자료에 입각한 버클리 학파의 방법론을 한국에 이식하였으며, 1988년에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를 창립하여 과거의 지리와 지리적 변화에 관심을 가진 학자의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체로 삼았다. 2세대 학자가 양산된 1980년대 이래 한국 역사지리학은 케임브리지 학파의 단면법의 성과를 수용하면서 연구의 활성화를 기하고 있으며, 주제와 방법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2009년 교육과정 개편과 2014년 수능시험 개편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육계와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지리교육의 축소 기도는 우리 지리학과 지리교육을 위기 속으로 몰아놓고 있는 형편이다. 지리학에 대한 홀대는 정책 입안지들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매우 강하다. 이에 필자는 우리 학계를 성찰할 수 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지리학이 학문으로서 점하고 있는 종요성과 지리교육의 필요성을 재음미해 보았다.
본 연구는 한국경제지리학 성립 50년($1956{\sim}2005$년) 동안 경제지리학 연구 틀의 조류를 시기별 방법론상의 변화 등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경제지리학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한국의 지리학을 위시하여 구미 일본의 경제지리학, 경제 경영학의 기초이론, 지역문제, 문화의 다섯 가지이며, 경제지리학의 시기구분은 1956년부터 1962년까지의 '경제지리학 요람기', $1963{\sim}1970$년대 후기까지의 '경제지리학 정립기', 1980년대 전기부터 1990년대 전기까지의 '경제지리학 도약기', 1990년대 후기 이후의 '경제지리학 전환기'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경제지리학의 연구 틀은 '경제지리학 도약기'까지는 지역구조가, 그 이후 '경제지리학 전환기'에는 경제의 공간체계 네트워크론으로 바뀌어졌다. 경제의 공간체계 네트워크론은 세계경제의 공간체계, 국민경제의 공간체계, 지역경제의 공간체계, 기업경제의 공간 네트워크, 정보경제의 공간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이 연구는 대중화와 전문화가 지식의 발전이라고 전제 한 후 지리학이 대중화와 전문화에 더욱 다기가기 위해서 그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며 그 내용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먼저 '인간의 지리적 본성'이라고 하는 개념을 도입하여 지리학의 연구 대상이 등질적 획일적 단면적인 지표 공간 뿐 아니라 고유성 개체성 역사성을 갖는 실체로서의 지표 공간을 대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지리학 연구 대상의 이원성을 해결해보고자 하였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지리적 본성에 따른 인간의 지리적 탐구가 자연히 이루어지게 되어 대중화와 전문화도 자연스럽게 수용될 수 있게 되며, 과학적 논리 실증주의적 방법론과 인본 주의적 방법론이 서로 통합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지리적 본성은 이동성, 적응성, 연결성, 관념성, 잡종성의 특성이 창조론과 진화론에서 추론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인간의 지리적 본성을 기초로 하여 지리적 개념을 정리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하여 지리학의 대중화는 '교양'으로서의 지리가, 지리학의 전문화는 '지리 경영'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교양으로서의 지리는 여행, 예술 문화활동, 레저 스포츠 활동, 외식문화, 오락 등이 주된 연구 주제가 되어야 하며, '지리경영'은 계획과 관리의 입장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늘날 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지리경영' 요소를 더욱 중요시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지난 몇 십 년간 한국사회는 급격한 도시화와 시-공간 압축을 겪었다.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정체성 혼란을 심화시켰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여가시간의 증대를 초래하고 있다. 이 정체성 혼돈과 여가의 증대 경향이 대중들로 하여금 ‘삶의 질’요구를 제기하게 하였다. 이 논문에서는‘삶의 질’향상이 자연과 장소에 대한 문화적 감수성 회복을 통하여 이루어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문화적 감수성이란 자연과 장소에 대한 심미를 의미한다. 16세기의 위대한 유학자 퇴계 이황의 경관독해처럼, 유교적 자연미는 숭고미가 아니라 자연합일 감성이다. 유학자들은 이러한 자연에 자신을 합일(정체화)하는 감성을 가지는 것을 최선의 일상적 실천으로 삼았다. 생생불식하는 자연의 모습을 ‘천지의 마음’으로 보고, 그것을 체득하는 것에 자기수양의 궁극적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퇴계는 자연합일이 아니라 거주 과정에서 형성된 인간-자연 간이 감성적 연계에 관한 것이다. ‘삶의 질’추구는 인간과 자연생태계 간의 심각한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참된 거주경험에 대한 욕구이다. 우리는 유학자의 ‘자연합일’감성으로부터 진정한 거주경험을 배울 수 있다.
후각은 현대 서구 문화에서 가장 과소평가 되는 감각일 것이다. 1) 냄새는 명명하거나 객관적으로 측정하거나 똑같이 재생하기 어려운 현상이기에, 후각의 영역은 대체로 주관적 묘사와 정서적 기억에 의존한다. 실증주의, 과학ㆍ기술ㆍ발전에 대한 믿음이 강화될수록 냄새는 침묵당해 왔으며, 특히 서구의 지식 엘리트에 의해 그 중요성이 평가되어 왔다. 지리학 분야 역시 이런 경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중략)
지역과 지역지리학이 재흥하고 있다. 새로운 지역지리학의 대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공간적 재현 양식의 하나로서 지역의 의미도 변화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자본주의 체제는 자신에게 적합한 재현 양식을 요구하며 지역도 그 하나이기 때문이다. 20세기에 발전한 포드주의 자본주의 하에서, 지역 발전은 서구적 사회경제 체제의 공간적 확산과정으로 인식되었다. 국가는 조절기구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하부구조를 제공하고 지역적 공간 분업 구조를 조절함으로써 경계성장을 지원하였다. 지역 개발론은 이러한 국가개입에 적절한 이념과 정책 수단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으며, 지역은 발전의 공간적 확산 과정을 측정하고 인식하기 위한 지리적 정보를 조직하고 분류하는 수단이었다. 지역개발론은 전통적인 지역 개념을 형식적 분류개념으로 왜소화시켰다. 포디즘에서 유전적 축적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이행하면서, 지역이 다시 그 정체성과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다. 지역지리학은 이러한 지역 재흥의 추세 속에서 적절한 연구 방법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유효한 방법의 하나가 문화생태학적 지역에 대한 역사적 접근이라고 믿는다. 문화생태학적 지역이 유연적 축적체제 하에서의 지방정부의 문화전략에 부합하고, 지역성을 서사적 내용과 미학적 경관으로 담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해외지역연구에 있어 세계와와 관련한 여건 변화, 지리하계의 동향, 그리고 21세기의 새로운 지역연구에 지리학의 역할이 어떠하여야 할 것인가를 살피고자 한다. 해외지역연구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냉전기에 세계적 우위를 유지하고 국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외국 현지어 구사 능력을 포함한 해외 정보 수요가 늘어 지역연구의 발달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지역연구는 개성기술적(ideographic)성격을 띠게 되었다. 요즘에는, 지역연구가 주로 초국적기업, 국제 경영대학원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새 지역연구는 해외시장정보 수집 등 경제적 동기로 이루어지고 있어, 경제적으로 편향되는 취약점이 있다. 세계화는 요즘 하계의 화두(話頭)로, 세계 경제와 사회에 일고 있는 이 변화를 바로 이해하는 것은 향후 지역연구의 방향을 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세계화는 세계 어디서나 똑같이 일어나는 동질적인 현상이 아니라, 매우 다양하고 여러 의미가 담긴 현상이다. 마치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세계화는 수렴과 분화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경을 개방하고 장애를 없애 하나의 동질적인 세계시장환경을 지향하는 신자유경제 논리에 바탕한 지역연구는 설득력이 약하다. 지리학이 지역연구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첫째, 해외지역을 이해하려면 공간(space)과 장소(place)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둘째,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 관점에서 지리적 차이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지리학은 이론정립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넷째, 그 이론들은 해외지역의 현장답사와 정보수집을 통하여 검증되어야 한다. 지리학은 일찍부터 도시, 농촌 등 미시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해왔기 때문에 경험적 연구에 강하다. 다섯째, 정부와 기업 등 조직에 대한 지리학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 분포에 대한 조직의 역할, 소유권에 대한 정부의 규제, 생산 조직의 환경 영향 등의 연구가 그 예이다. 여섯째, 지리학의 발달을 위하여 국가, 국제적 학술 기구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제지리학연합(IGU)에서 개발한 지리교육과정, 미국National Research Council에서 세계지리에 밝지 못한 국민을 대상으로 펴낸 지리서 등이 그 사례이다. 지역연구는 사회과학 이론과 문화연구가 서로 접목되도록 새롭게 방향이 설정되어야 하며, 지리학의 인간-환경 연구 전통이 여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리학의 역할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지리학 자체의 담론을 다시 확립해야 한다. 지리학계에서 지난 20여년간 추구해왔듯이 일반적 법칙을 지향(nomothetic)하는 접근법을 활용해야 하며, 여타 사회과학 및 환경과학과도 긴밀한 관련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한국의 창업생태계 발달 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이 지역별로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탐구한다. 19인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하여 서울대와 카이스트라는 캠퍼스 창업생태계를 연구대상으로 각 생태계의 형성과정과 구성요소를 비교했다. 첫째, 두 생태계는 1996년을 전후로 창업생태계를 형성해 현재는 다양한 지원조직과 행위자들을 보유한 '제2벤처붐'을 경험하고 있다. 둘째, 두 생태계는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속성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특히 네트워크 구조에서 서울대 생태계는 뚜렷한 앵커기관이 존재했으나 카이스트 생태계는 분산되어 있었다. 셋째, 두 생태계의 네트워킹 문화가 차이를 보임은 고유한 지역문화로 인해, 개인이 인식하는 지역의 기업가적 기회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즉, 창업생태계의 유지 및 성장 과정은 본질적으로 문화적이며, 지역마다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의 목적은 Entrepreneurial Ecosystems의 핵심 개념을 분석하고 경제지리학 연구에서의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과 지리를 결합한 Entrepreneurial Ecosystems이 중요한 개념과 이론으로 부상하였는데, '행위자와 요인', '생산적', '영역'이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Entrepreneurial Ecosystems에서는 개인적·조직적·제도적 구성요소인 기업가, 스타트업, 기존 기업, 제도와 문화적 요소들이 상호연결되어 '기업가적 재순환'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로컬 지역에서 기업가적 문화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고성장 신생기업을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개념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생산적 기업가정신(혁신창업)의 지리적·공간적 프로세스를 밝히고 지역기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기 위해 경제지리학 관점에서 이론적, 실증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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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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