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개관한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는 하이브 음악이 추구하는 세계관과 철학을 담은 전시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이다. BTS 전시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공간은 BTS 세계관과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전시하고 재해석하며 다양한 융합예술을 시도하고 있다. BTS가 만들어 낸 동시대 문화 현상의 특수성 등 시대적 담론을 반영한다. 본 연구는 하이브 인사이트의 BTS 전시를 뉴뮤지올로지(new museology) 이론과 담론을 적용하여 연결 및 분석한다. 문헌 연구와 관찰 방법을 통한 질적 연구방법론을 기반으로, 1) BTS와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제시하는 맥락화된 전시 콘텐츠, 2) BTS 콘텐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주 참여자이자 의미 재해석 기여자인 팬덤 아미의 참여적 역할과 대중음악 뮤지엄의 관계성, 3) 융합예술 콘텐츠적 요소, 4) 전시 운영의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다. 뉴 뮤지올로지의 핵심 이론이 시사하듯, 전시는 그것이 만들어진 특정 맥락을 바탕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하이브인사이트의 BTS 전시사례는 서구 중심으로 발달해온 뉴 뮤지올로지 이론과 대중음악 뮤지엄 연구를 BTS 콘텐츠가 갖는 특수한 맥락을 중심으로 분석하는데 의의가 있다. 뉴 뮤지올로지 관점에서 BTS 전시 콘텐츠와 전시의 의의를 분석하는 본 연구가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BTS 융합예술 콘텐츠, 사회문화적 영향력, 팬덤 아미의 역할 및 하이브의 콘텐츠 운영방식 연구 등에 더하여 보다 다각적인 연구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정보시대에 들어오면서 사회적 정보문제와 개인적 정보문제, 그리고 정보화에 따른 실체 손실과 경험의 이차화 현상들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정보교육 또는 정보문해 교육은 변증법적 관점에서 볼 때 정보시대에 들어오면서 자각되어 드러난 갈등들을 통일적인 합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문화적 중재 매체이다. 본 연구는 2001년 발표된 졸고 "정보교육의 문화적 담론"에서 제기 되었던 개인적 정보문제와 사회적 정보문제의 변증법적 해석을 기초로 거시적인 교육 이니셔티브와 정보윤리 문제를 다루었다. 거시적 교육 이니셔티브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교육기관과 교육시스템에 요구되는 정보접근성을 위한 교육기회의 균등 문제와 정보문해 교육을 위한 과제가 논의되었다. 정보윤리와 관련해서는 정보의 생산과 사용 측면에서의 정보윤리와 이에 대한교육적 책임을 다루었다.
본 논문은 죠셉 콘래드의 "어둠의 속"에서 중심인물인 말로우가 자신의 아프리카 탐험을 바탕으로 한 서사를 통해서 스스로를 서구 계몽주의의 합리적 이성주체 그리고 진리주체로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음을 고찰하고자 한다. 작품에서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성 이데올로기는 서구 계몽주의 합리적 이성주체를 구성하는 데 작동하고 있다. 말로우는 아프리카에서 커츠를 만나러 가는 여정과 그와의 만남을 통해 제국과 성의 이데올로기들이 외부 현실세계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말로우는 자신의 현실인식 역시 타자를 억압하고 타자의 정체성을 소멸시키는 서구의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 담론에 의해 침윤되어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체이다. 말로우는 서구 계몽주의 주체인 동시에 계몽주의의 이분법적 위계서열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이성에 의해 지배당하는 식민주체이다. 말로우는 자신이 제국주의의 본질이란 정치적 폭력과 경제적 수탈로 점철되는 현실이고 이것을 깨달은 진정한 계몽주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그의 서사담론은 제국주의에서 발견되는 배타적이며 자기중심적 이데올로기와 성 이데올로기로 원주민을 비인간적 존재로 판단하고 여성을 이상화된 세계에 매몰된 존재로 파악하는 자기모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계화는 각 도시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였고, 이러한 담론 속에서 장소는 정말로 '상품화'되고, '소비'되며, '광고'될 뿐만 아니라 '판매'되는 대상으로 간주되었다. 새로운 도시성장전략으로서의 장소 마케팅이란 공공·민간 주체들이 기업가와 관광객 심지어 그 장소의 주민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 주로 문화적인 전략을 통해서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다양한 방식의 노력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시는 지역에 특화된 화훼산업을 기반으로 한 꽃 전시회라는 지역의 작은 행사를 '고양 세계 꽃 박람회'라는 장소 마케팅으로 발전시켰다. 이것은 지역 이미지 제고, 지역정체성과 시민단합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측면에서는 화훼업의 특성상 국내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같은 이상 변수로 직접적인 효과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적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시의 사례 연구는 서구에서 발전한 장소 마케팅이 우리 나라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정 문화 콘텐츠에 대한 대중적 호응의 이면에서 펼쳐지는 정치경제학과 개인의 심리학에 이르기까지의 드라마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장르영화의 흥망성쇠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중은 영화라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새로움과 진부함이 교차하는 지점, 즉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의 현존을 확인하는 동시에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한 비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고자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본고는 이와 같은 맥락 안에서 <매트릭스> 시리즈의 서사가 제시하는 혼성적 특징을 서사와 인물, 함축적 의미의 저장고로 존재하는 종교적/철학적 질문의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은 새로움과 진부함의 경계 사이에서 현란한 곡예를 보여줌으로써 대중성을 획득한 동시에 SF 영화의 담론을 활성화시킨 <매트릭스> 시리즈의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서구복지국가의 공적연금제도는 현재 근로세대와 퇴직세대간의 자원이전을 통해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공적연금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었고 노인복지지출에 대한 축소가 논쟁의 핵심으로 등장하였다. 이러한 논쟁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었으며 '세대간 형평성' 이라는 담론으로 구성되어져 왔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를 통해 세대간 형평성 논쟁이 제기된 배경을 분석하고, 이러한 논쟁이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역사적·제도적 맥락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세대간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자원의 편중으로 인해 미국의 아동빈곤율은 과거에 비해 증가된 반면 노인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노인빈곤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실증적 근거가 약하며 그러한 주장은 노인집단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는 반론도 제기되어 왔다. 다른 서구복지국가보다도 미국에서 세대간 형평성 담론이 활발하게 정치적 논쟁으로 전개되었던 원인은 바로 미국의 다원주의적 정치문화와 선별적 복지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세대간 형평성 논의의 정치경제학적 의미는 바로 그 사회의 정치문화와 복지제도의 특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보편적 복지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도 향후 이러한 논쟁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함의를 가지고 있다.
혼성성(hybridity)' 이라는 용어는 최근 초국적 이주자들과 같은 유목민적 주체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이론적 연구들의 주요용어로 등장하였다. 특히, 탈식민주의적 정치와 관련하여, 혼성성은 담론의 경계에 도전하고 권력이 내재화된 역사와 문화를 비판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기술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본 논문은 혼성적인 주체의 위치성이 오히려 새로운 문화 담론을 생산하고 새로운 헤게모니를 잉태하는 데에 용이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본 논문은 의도된 의식적 혼성성을 경험된 유기적 혼성성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탈식민주의에서 혼성성의 정치가 가지는 이중적 본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험적인 수준에서, 본 연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입지한 '영빈관' 이라는 레스토랑의 시대공간적 변화를 혼성성의 관점에서 읽음으로써 어떻게 탈정치화된 민족성을 드러낼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둘째, 본 논문의 후반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에서 새로운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계 엘리트 및 전문가 계급들이 소위 '1.5세대' 라는 혼성성의 담론을 통하여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인 지위를 강화하는가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혼성성이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제3의 정치적 지위를 욕망하기보다는 사회공간적 경계들에 도전하는 비판전략의 하나로서 '스스로를 해체하기 위한 개념'으로 이해되어 야 함을 지적한다.
한국 대학의 근본적 개혁을 위한 기획 가운데 가장 지속적이고 영향력 있는 것은 국공립대통합네트워크론이다. 대학의 평준화를 이념적 기반으로 하는 이 담론은 대학서열화를 완화하고 입시지옥을 해소한다는 명분 하에 제기되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많은 논의를 낳았고 특히 개혁지향적인 현 정부 들어와서 그 실행여부가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논문은 이 담론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되어온 해외 사례와 비교하여 현 시점에서 이 대학통합론의 이념적 기반과 현실성 문제를 재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대학통합론은 프랑스 파리대학의 통합사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체제를 모델로 하여 이를 한국적 상황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적용시도는 두 가지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면이 있다. 1) 이 두 대학의 통합이 1960년대 학생 수가 급증하고 대학이 팽창하던 시기에 이를 관리하고 근대화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나온 것인 반면 한국의 대학통합논의는 학생 수의 급감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기획으로 요구되고 있고, 2)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국공립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같은 통합이 대학 및 교육 일반의 변화에 전체적인 영향을 준 반면 한국의 경우는 사립이 대다수이므로 국공립대 통합이 주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국공립대 통합안이 전제하고 있는 대학평준화의 이념을 추구하기보다 대학특성화에 역점을 두는 것이 사회문제로서의 대학문제에 대처함에 있어서도 더 시대상황에 맞고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국립대 통합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사학들을 공영화하여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공교육적 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더 일차적인 개혁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특정 시기 타이완의 현대사를 다룬 영화 <군중낙원>의 영화적 서사 구축방식과 탈역사적 서술 양상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군중낙원>은 어떠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보여준다거나 공식 역사적 담론 속에서 과거를 해석하려 하기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고뇌와 아픔에 주목하는 서술적 특징을 갖고 있다. 즉 거대 역사 서술적 맥락에서 서사를 구성하거나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진지함을 견지한 성찰적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려는 영화적 태도에서 벗어났다. 때문에 이전 시기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들과는 다른 면모를 갖게 되었고 역사 서술 텍스트로서 탈역사적 논의에 의해 새로운 담론장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탈역사적 서술을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공창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한 판타지를 창조하려 했다. 뉴청저는 영화 속에서 공창을 국가 권력과 시대 배경하에 억압당한 남성을 위로하는 곳으로 묘사했지만 남성들을 위해 희생되는 여성의 공간으로 그리진 않았다. 따라서 이 영화가 시대와 역사적 비극에 의해 곤경에 처한 보편적인 인간들의 미시적 역사를 복원시키려 했다면, 그 대상은 남성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또 다른 약자인 여성은 배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 <군중낙원>은 영화의 재현에 의해 역사와 시대에 관한 서술이 어떻게 공식 역사적 담론과 집단의 기억을 균열내고 개개인의 서사에 주목하여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지 그 일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남성중심주의적 서술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낳고 있다.
문화유산은 역사와 전통의 산물이며 위로부터 물려받아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하는 승계의 대상으로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문화유산은 보존을 위한 보존이 아니라 문화유산을 적극 활용함으로서 보존의 당위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를 거쳐 감성을 중시하는 경험경제의 시대로 접어 들었고, 창의 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정책담론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문화유산의 창의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노력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문화유산이 국가 발전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문화유산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문화유산은 특히 지역 특유의 양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자원으로 가치가 높다. 이 글에서는 문화창의산업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문화창의산업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확인하고 문화유산 창의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문화유산에 담긴 전통적 고유 가치를 원천자원으로 하여 현재적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면서 문화유산 창의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의지구를 설정하여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문화유산이 적극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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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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