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및 통신기술의 발달은 문학의 토대 자체를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 책처럼 인쇄매체를 기반으로 한 문학은 사라지고 영상 및 음성매체가 책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문학의 내용도 달라져 고전문학 작품을 밀려나고 가볍고 속도감 있는 작품이 그 자리를 대신할 지도 모른다.
시조는 간단한 3행(行) 4보격(步格)의 형식에 단순한 심상(心像)을 단아하게 표출(表出)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형(詩形)이자 한국 시가문학의 정수(精髓)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국문화의 정체성(正體性)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시조가 현행 초 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교수 학습되는지를 연행양상(演行樣相)을 통하여 살펴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21세기 시조문학이 나아가야할 연행양식(演行樣式)의 지평(地平)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시가(詩歌)의 양식으로 존재한 시조의 연행양식을 통시적으로 음영(吟詠) 가창(歌唱) 낭독(朗讀)의 세 양식으로 삼분화(三分化) 하고 궁극적으로 21세기 시조문학의 연행양식은 음영의 양식이 되어야 함을 밝혔다. 그러나 현행 초 중등학교의 시조문학 교육의 현황은 시조 텍스트를 읽기단원에 수록하여 단지 언어사용 기능의 신장을 위한 도구적(道具的)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사물에서 촉발되는 정서를 현장에서 바로 시조창작으로 연결 짓는 시조의 연행양식에 대한 몰이해로 간주된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음영양식으로서의 양통법(朗誦法)을 구체화하였다. 기실 시조(時調)를 한국인에게 선험적(先驗的)으로 체득(體得)되어진 생래적(生來的)인 리듬에 맞추어 낭송(朗誦)하면 공명(共鳴)에 의해 뇌를 울려 정신건강에 유익하고 복호흡(腹呼吸)을 통하여 신체를 단련시킬 수 있다. 동시에 주옥(珠玉) 같은 정제된 시어(詩語)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민족어(民族語)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문화민족(文化民族)으로서의 자긍심(自矜心)을 고취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조상이 남겨준 문화유산인 시조(時調)를 21세기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역동적(力動的)으로 계승 발전했을 때 세계문화(世界文化)의 보편성(普遍性) 속에서 한국문화(韓國文化)의 독립성(獨自性)을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국문학사상 최다의 시조를 지은 다석 유영모와 그의 시조를 처음으로 국문학계에 소개한 필자는 이 후속 연구를 통해 그의 시조가 지니는 국문학사적 의의와 특질을 좀 더 세밀하게 밝히고자 했다. 독자적인 신관(神觀)을 수립한 종교사상가 다석은 자신의 사상을 2,200여 수의 시조로 읊었다. 국문학사상 종교를 수용한 시가문학은 적지 알았지만 다석의 시조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조선조의 불교가사는 향가 이후 가장 대중화된 종교적인 시문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석은 가사를 발표한 적도 있지만, 그가 20년간이나 꾸준히 그의 사상을 담아낸 문학양식은 시조였다. 시조에 종교사상을 이처럼 담아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다석은 종교계뿐만 아니라 국문학계에도 분명한 족적을 남겼다. 다석 사상의 정수가 담겨 있는 시조의 시어에 내포된 의미뿐 아니라 그 시어의 표면적 의미까지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의 시조 시어 하나하나에는 고농도의 종교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또 극도로 절제된 시적 표현은 매우 특이한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다석은 한글을 자신의 사상을 온전히 표기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도구로 여겼고, 시조는 그것을 담을 가장 적당한 문학양식으로 보았다. 난해한 그의 시조는 누구에게 보이느냐는 것보다 진리의 말씀을 얼마나 충실히 담아내느냐는 것에 관심을 가진 결과로 판단된다. 시어 하나하나의 해득이 어렵다고 하여 그의 시조를 더 이상 방기할 수는 없다. 계속 후속 작업이 이어져 국문학사상 최다일 뿐 아니라 가장 독특한 그의 시조문학을 국문학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고전 대하소설은 학생들에게 한국적 대서사 문학의 양식과 미감 및 공동체적 생활문화를 전수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계하여 세계관을 확충하고 정서를 함양하며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게 하는 데 중요한 교육자료이다. 본 논문에서는 중등교육과정에서 고전 대하소설을 가르쳐야 하는 필요성을 재점검하고,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중심으로 고전대하소설의 교육내용을 구상해 보았다. 이러한 작업은 서사문학사적 위상과 문화사적 가치로 볼 때 고전 대하소설이 큰 의미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중등교육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외면당해온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먼저 고전소설을 균형 있게 교육하고, 현대 대하소설과 연계 교육을 실시하며, 대서사의 양식과 미감을 알려주고, 조선후기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도록 하기 위해 중등교육과정에서 고전 대하소설을 교육할 필요가 있음을 검토하였다. 학생들에게 대하소설의 개념과 범위, 내용과 특질을 명확히 인지시키는 것은 물론, 조선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하소설 갈래의 전통계승과 변모 과정을 알려주고, 대서사의 장대함과 섬세함을 체득하여 자신과 관련한 대서사를 설계하도록 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삶에 대해 성찰하고 문화콘텐츠로 활용케 하려면 고전 대하소설에 관한 교육이 절실하다. 다음으로는 고전 대하소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내용을 설계해 보았다. 고전 대하소설 단독으로 교육하는 경우, 대략적인 개요로부터 세부적인 대목으로 작품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학생들 스스로 자신과 관련한 대서사 양식을 구상하도록 하는 작업을 병행함으로써, 대하소설의 내용과 형식을 명확히 이해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일상과 문학을 긴밀히 연결시킬 수 있는 교육내용을 제시하였다. 현대 대하소설과 연계하여 교육하는 경우, 구조적 측면 작가적 측면에서의 공통점을 주지시키면서도 시대에 따른 차이점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대하소설의 전통 계승과 변모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교육내용을 마련하였다. 문학 교과서에 고전 대하소설이 실린다면, 학생들은 그 전모를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고전 대하소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하루 빨리 고전 대하소설이 교과서에 실려 학생들이 한국문학의 성격과 역사를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며, 대서사 양식을 수용 생산하는 창의적 문학능력을 함양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고는 중국 고전문학 작품을 원텍스트로 한 중국과 한국의 시의도(詩意圖)를 통해 문학작품이 그림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는지, 또 그 그림들이 원텍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으로 문학을 통해 그림을, 그림을 통해 다시 문학작품을 읽는 하나의 실험이다.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와 "도화원기병시(桃花源記幷詩)",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 구양수(歐陽脩)의 "추성부(秋聲賦)"와 이들을 화제(畵題)로 삼은 중국 및 한국의 시의도(詩意圖)를 대상으로 하여 중국과 조선에서 공유했던 중국 문학 작품이 각기 어떤 식으로 수용되고 향유되었는지 그 양상을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의도(詩意圖)의 특징을 귀납하였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사실을 도출하였다. 첫째, 중국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각 시의도(詩意圖)의 전형적인 양식들이 조선의 회화에도 모두 보이는 점을 통해 조선시대 화가들은 중국의 회화양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잃지 않았다. 둘째, 중국 시의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시각화된 이미지와 전달하려는 중심주제는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중국의 전통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감이 전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양식이 창조되기도 하였다. 셋째, 위와 같은 결과를 통해 같은 문학작품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수용과 해석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의 표현방식의 전환은 인간개성 표출에 대한 자유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형식이 중요했던 시기는 감정보다 이성적인 면이 발전하게 되고, 인간감정이 우선되는 시기에는 기존형식이라는 틀이 무너지면서 방종에 가까운 표현 방식도 나타나게 된다. 문학이나 음악에서도 특정시기에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표현방식이 존재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19세기 미국의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에드거 앨런 포우의 작품과 마일즈 데이비스의 20세기 중반 모달재즈의 태동에서 나타난 표현 양식의 변화에서 그 유사점을 찾고, 변화과정상 50년대 후반 모달재즈의 시기를 재즈 낭만주의로 간주한다.
시조와 가사는 한국의 시가문학을 대표하는 갈래이다. 우리의 시가문학에서 시조는 3장 6구 12음보의 형식을 갖추고, 한 수의 노랫말은 45자 내외의 길이를 지닌 정형시를 의미한다. 조선후기의 사설시조는 시조의 변화를 수용하여 대체로 3장의 기준만을 채택하고 그 내용과 형식을 확대하여 표현하고 있다. 한편 가사의 정의는 1행 4음보의 율격을 바탕으로 100행 내외로 연속하는 장시라고 할 수 있다. 조선후기의 가사는 내용적으로 다양한 소재를 이야기로 연결하여 행수가 훨씬 많아지는 경향을 수용하여 대상과 사물의 총체성을 읊어내고 있는 장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선시대의 시조와 가사는 정형시와 장시로 고전시가의 두 산맥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 조선전기에는 두 갈래의 노래가 서정을 기조로 하여 시조는 정형시의 양식을 계승했고, 가사는 장시라는 장르의 양식을 차지하여 시가문학을 융성하게 했다. 16세기 후반부터 두 갈래의 문학을 표현하는 방식의 변화와 함께 향유하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점차 이질성을 많이 드러내게 되었다. 시조는 시조창의 변화로 사설시조가 등장하며, 가사는 현실의 체험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수용하여 길이가 길어지는 변화를 수용하여 규방가사와 서사가사가 성행했다. 그러나 단형의 정형시인 시조와 장시인 가사는 1행 4음보를 기준으로 창작되는 동질성을 조선후기까지 공유하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시조와 가사에 나타난 향유방식과 그 상관성을 정형성과 비정형성, 은유의 수사학과 환유의 수사학, 가창의 문학과 음영하는 문학 등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조선시대의 시조와 가사에 나타난 향유방식을 살펴보는 작업은 오늘날 21세기 문화의 향유자들이 추구하는 문화콘텐츠의 다양한 글쓰기를 아우르며 화합과 소통의 새로운 세계를 항해하는 문화의 나침판이 될 수 있다.
문학작품은 선행 작품 혹은 동시대의 다른 작품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창작되고 있다. 당대의 문단활동을 통해서나 작가 자신의 소양 속에 내재되어 있는 선험적인 텍스트와의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 작가의 의식에 적절한 반응양식이 선택하여 외부로 표현되는 것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양식 또한 시대적, 개인적 필요성에 의하여 이런 과정을 속에서 되풀이된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홍언은 미국 초기 이민자이며 재미 한인신문 $\lceil$신한민보$\rfloor$의 발행에 오랜 기간 종사한 언론인이자 문인이다. 지면을 책임지고 있는 발행인으로서 자신의 작품을 비교적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처지에 있었다. 그러나 국내문단과의 직접적인 교류나 활동은 없었고 미국 현지에서 함께 할 독자가 적은 가운데 시가만 400여 편을 발표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본 연구에서 홍언의 다양한 작품활동 가운데 1935년, 1947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되는 몽유양식을 활용한 시가$\cdot$몽유가사$\cdot$몽유시조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고찰한다. 1935년과 1947년으로, 두 차례 $\lceil$신한민보$\rfloor$의 <사조>난에 몽유가사와 몽유시조를 싣는다. 홍언은 미국이라는 만리타국에 와 있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것을 모두 포기할 만큼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였으며 항시 조국의 현실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작된다. 첫 몽유시가는 1935년 4월 25일에 <이강산>을 필두로 1935년 5월 9일 부터 1935년 7월 4일까지 동회슈부라는 자신의 필명으로 <꿈에 고국에 가셔>라는 제목 하에 연작시가 8편을 차례로 연재하는 것이다. 이는 개화 가사의 형식을 선택하고 있으며 향수와 1900년 전후의 조선 상황에서 정체된 역사의식을 담고 있어 중세적 이념을 노정하고 있다. 두 번째 몽유시가는 1947년 9월 25일 발표한 <나라와 고향>을 서시로 1947년 10월 2일부터 1947년 11월 6일까지 6 편을 연재하는 <꿈속에 강산>이다. 여기서 선택한 시형은 시조이며 그 시상의 전개가 1차 시도와 비슷하여 1차 시도를 의식하여 창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은 분단된 조국현실을 직시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외적 장애요인이 제거되었는 데도 고국에 가지 못하는 자신의 개인적 처지를 합리화하는 방어기제로서, 조국을 '살지 못할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몽유양식은 꿈을 주요 모티브로 사용하면서 현실의 좌절된 욕망을 달성하고자 의도적으로 취하는 양식이다. 홍언은 이민 후 일제치하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독립 후에는 개인의 경제적인 사정으로 고국방문을 하지 못했다. 고국방문이라는 간절한 소망을 달성하기 위하여 홍언은 몽유양식을 활용하였다. 이는 중세의 지식인들이 우언의 한 양식으로 즐겨 사용했던 전통 양식이자 개화기 지식인들이 검열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며 다양한 글쓰기 방식의 일환으로 선택되어 문학사적 사명을 다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운율의 음악성을 중시하는 서정시로서의 시조 교육은 현재 현실과 괴이된 노래하는 창시조로 접근하거나 눈으로 읽고 머리로 생각하는 낭독의 연행양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시조 교육은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길게 읊조리는 낭송의 연행양식에 초점이 맞춰져야 효율성을 지닌다. 이에 낭송의 기본원리인 율격과 율독을 해명하여 낭송법을 이론적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시조의 감상과 창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체계화된 시조 낭송법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입체화된 동영상으로서의 콘텐츠화를 시도했다. 그리하여 국민문학으로서의 시조의 미적 실체를 밝히는 하나의 단초가 되고자 했으며 또한 시조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국민의 정서를 순화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시집에 의해서 치료 효과가 일어나는 과정을 도식화하여 현대인에게 시집이 문학치료적 효과를 어떻게 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시집으로써 더욱 치료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서술적 연구이다. 시집으로 묶여있는 시들은 하나의 기승전결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 시들이 서로 앞뒤로 섞여 있더라도 독자의 취향에 따라 기승전결의 양식으로 독자의 인지 시스템에 시냅스 되기 때문이다. 시집은 문학치료적 전이로 구조화 되어있다. 이러한 전이의 구조는 동그라미로 현상된다. 이러한 전이적 구조 속에서 시적 내용이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것이라면 독자에게 더욱 안위감과 흥미를 발화시켜 치료효과를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창작품을 가지고 문학치료적 서사를 진행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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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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