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원과 극단 동의 연극은 재현연극에서처럼 마음을 표현하는 기호체계로서의 육체를 지향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관객의 감각적 지각을 유도하는 배우의 신체적 현존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로써 수행성의 미학이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즉 몸성 소리성 공간성이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며, 그런 가운데 관객의 신체 역시 감각적으로 개방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관객은 무대 위에서 배우의 신체가 드러내는 에너지 호흡 밀도 긴장 등에 대해서 언제나 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 결과 관객의 지각을 통해 의식이 열리는 경험이 실행된다. 즉 지각과 의식은 동시에 작동하면서 관객은 창발적 의미 형성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극단 동의 연극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창발적 의미 형성에 대한 접근이 전제되어야 한다. 본고는 극단 동의 주요 공연 네 편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감각적 지각에 근거한 창발적 의미 생성이 이루어지는 방식과 함께, 더 나아가 무대와 객석 사이에 자동형성적 피드백-고리가 작동하는 상황들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논구하였다. 이로써 관객이 각 공연의 주어진 상황에서 갖게 되는 육체적 감정의 내용 및 그 작동 방식을 추적하였다.
본 논문의 목적은 공연자로서 배우의 몸을 통해 발현되는 '자발성'의 원리를 살펴보고 그 적용 가능성을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시대 배우들이 인물을 창조하기 위한 접근 및 훈련과정에서 흔히 직면하게 되는 문제점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논의하고 그 대안으로 배우의 행동과 텍스트가 추구하는 본질적 기능과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연기예술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 원리를 재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자포라를 비롯한 마셜, 브루엘, 존스톤, 보알 등의 연기지도자들은 자발적 반응으로써 행동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들의 공통된 관점을 종합할 때 변화를 추구하고 이를 달성하고자하는 텍스트의 본질적 기능은 역설적으로 배우가 무대 위에서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임무와 면밀하게 닿아있는 것이며, 이는 곧 예술가로서 배우 스스로가 선택하고 결정한 표현에 대한 책임과도 직결된 것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분석과 행동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배우의 몸이 자발적 상태에 이르기 위한 접근 방법을 보알의 관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실효성을 제언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영화 Dogville 속에 나타난 연극성에 관하여, 연극적인 시선으로 소고 했다. 특히 전반적인 구성과 형식에 있어서 Brecht 의 서사연극(Epic theatre) 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첫째, Dogville 은 영화 서사가 진행되는 장소 자체를 연극이 한 공간 에서 진행 되는 것처럼 한정된 공간을 제시 한다. 두 번째로 미장센적인 요소에 있어서 영화에서 공간적 분열을 상징하는 연극무대 장치를 사용 했다는 것이다. 이는 변증법적으로 인물들의 소외감과 충돌하게 되는 인간 삶의 단편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연극적인 마임과 비디제시스적 음향효과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마임동작은 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주며 지루 한 듯 흘러가는 영화의 서사에 탄력을 준다. 이렇 듯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연극에서 사용되는 여러 장치들을 영화에 삽입함으로써 관객에게 극에 대해 감정적인 동화 없이, 좀 더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고, 배우의 연기와 영화의 서사에 집중 할 수 있게 하는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본고는 해방기 북한의 연극을 공연적 관점에서 주목하여, 이 시기 북한 연극의 공연미학을 발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1950년 한국전쟁부터 전쟁 60주년을 맞는 2010년 현재까지 남북한의 연극은 '다름'의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본고가 해방기에 주목한 이유는 해방기는 그 '다름'이 태동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해방기 북한연극에 대한 비평은 같은 시기 남한 연극인들의 비평이 기본틀을 제공했다. 일례로 이해랑의 '연극이 아닌 잡스러운 정치가 큰 얼굴을 했다'는 글은 이 시기 북한 연극에 대한 남한 연극인의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방기는 좌우익 연극인들이 각자 자신의 체제 옹호와 타자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에 이 같은 남한 연극인의 시각은 객관성이 결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고는 해방기 북한 연극의 객관적 의미발견을 위해 북한문헌을 기본으로 공연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공연적 관점에서 분석해보았다. 연구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인 것은 연극론보다는 공연의 실제적 측면을 주목하는 것이었다. 연출, 연기, 대사 등을 중심으로 공연의 구체적 모습을 면밀히 탐색하면서 본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북한 연극은 기본적으로 당 정책, 김일성 교시의 반영을 우선시 하며, 1956년 종파사건 이후에는 '김일성 찬양'이 주제였던 작품은 공연당시보다도 한층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북한 내에서 우수작품의 반열에 들었던 작품은 내용에서 '김일성 찬양'을 다룬 작품뿐 아니라 공연의 측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는 사실이다. <성장>은 인물에 적합한 대사가 구현됨으로써, <나란히 선 두집>은 연출자와 연기자들이 극중 인물의 미묘한 심리를 예민하게 포착함으로써, <리순신 장군>은 사실적 연기와 무대로서, <로씨야 사람들>은 인간들의 내면생활의 충실한 체험을 보여줌으로써 화제작에 올랐다는 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해방기 북한은 연극작업에서 당시 남한 연극인들의 표현을 빌려 '잡스러운 정치를 선전하는' 연극이었을 수 있다. 공연을 통해 당이 주도하는 정책을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 곧 공연 미학의 결여와 동의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내의 연극비평을 살펴보면, 당 정책을 반영했다고 해도 억지스러운 전개, 유형적 대사, 진실성이 결여된 연기는 항상 지적의 대상이 되었다. 이 시기 북한은 '생활의 진실 구현과 생활의 왜곡 견제'를 위해 사실주의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영향을 받은 공연형식, 북한의 정의에 의하면 '신파적 연기양식'을 배제하는 것에 주력했다. 따라서 해방기 북한 연극은 '연극 자체의 미를 곁방에 몰아' 두었다기보다는 뚜렷한 관점에 의해 사실주의 연출법과 연기법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었으며, 그것이 해방기 북한 연극의 미학적 의미라고 하겠다.
본 연구는 전통적 연출 작업에서 벗어나 침묵으로서의 글쓰기를 행하는 프랑스 연출가 끌로드 레지(Claude Régy)의 '침묵의 미학'이 창조해내는 시적 연출을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maben)의 '잠재성'의 개념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끌로드 레지는 연극에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끌로드 레지는 극도의 절제된 미니멀한 수단을 선택하면서 지나치게 느리고 과도하게 분절된 대사가 만들어내는 '침묵'의 무대를 그려내고자 한다.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을 선호(prefer not to)'하는 바틀비를 통해 자신의 완벽한 잠재성의 주요한 모델로 삼는 아감벤은, 현실태의 '중지' 속에서 비로소 잠재성의 본질이 드러남을 주장한다. 아감벤의 철학에서처럼, 끌로드 레지의 연출 작업은 말과 행동의 '중지'로서 이 침묵은 '행동과 유사성의 모방을 드러내는 현실태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보이지 않는 것(l'invisible)'이 보이게 되는 순간을 창조해낸다. 이렇듯 끌로드 레지의 연출에서 드러나는 말의 침묵, 어두운 조명과 함께 불분명한 빈 무대의 시각적 침묵은 아감벤에 의해 "비존재를 환대하는" "근본적인 수동성"으로서의 잠재성으로 설명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내용없는 예술가'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하는 아감벤의 '잠재성' 개념과 함께, '느림'과 '침묵'의 미학으로 자신만의 독창적 연출 양식을 창조한 끌로드 레지의 연출 작품, 모리스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내면 L'interieur>과 욘포세(Jon Fosse)의 <누가 올거야 Quelqu'un va venir>를 살펴보면서 동시대, 21세기 연극예술의 또 다른 방향성을 창출해내며 새로운 연출 양식의 지평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공연장 화재 시 방화막이 객석공간으로의 연기 확산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산시뮬레이션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기존 축소모형실험에 대해 전산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결과를 비교하였으며, 해당 전산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방화막의 영향을 예측하였다. Fire Dynamics Simulator (FDS)를 이용하였고, 자연배출구 크기는 무대공간 바닥면적의 ~10%, ~5%, ~1%로 설정하였다. 연기 거동을 가시화하고 질량 유량 및 온도 등을 측정하고 분석하였다. 실규모 공연장 화재에서의 방화막 영향을 예측하기 위하여 상사법칙을 활용하였다. 방화막이 없을 때 본 전산시뮬레이션 결과는 기존 축소모형실험 결과와 비교적 잘 일치하였다. 한편, 실규모 공연장 화재 시, 방화막은 자연배출구 및 프로시니엄 개구부를 통한 질량 유량 및 객석공간으로 soot 유출이 일어나는 시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방화막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고에서는 "철백구" 본을 통해 청대 무대에서 공연되던 "팔의기"의 공연 특성을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철백구" 본을 통해 에피소드 중심의 옴니버스 공연으로 특징적인 장면들을 엮어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절자희 공연의 규범이 확립되었음을 볼 수 있다. 재자가인극才子佳人劇이 절대적인 수적 우위를 보이던 명청 극목 가운데서 정淨과 말末, 외外, 생生 등 남성적인 배역이 골고루 등장하여 다양한 인물 형상을 보여준 작품이다. 절자희 공연을 통해 다양한 각색의 연기가 균형적 발전을 보이게 된다. "철백구" 본 "팔의기"는 곤곡으로 연창되는 판본이다. 명 중엽 이후 곤곡 연창의 전승이 규범화되면서 여러 텍스트들이 비교적 일치된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 당시 최대의 통행본이었던 "육십종곡" 본과 차이를 보이기도 해서, 다른 성강에 비해 규범화된 곤곡도 시기적으로 변화를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출본으로서 절자희 공연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철백구" 본의 경우, 고른 배역 운용과 생동감 있는 대사와 지문, 그리고 축의 골계 연기가 장엄한 비극을 장엄하지만은 않은 놀이로의 연극으로 만들어가는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피터 브룩은 흔히 현대 서구의 가장 중요한 연극 연출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단일한 방법론에 구속되지 않고 여러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연극을 연출해왔다. 이러한 점은 그가 절충적인 모방자로 평가받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그의 작업과 정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열려있는 정신은 연극이 지니는 소통의 힘의 추구이며, 그 가능성의 타진임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모색은 브리콜라주 발상을 노정한다. 브리콜라주는 "야생의 사고"에서 소개된 후 학술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개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현대 과학이 놓치고 있는 브리콜라주의 신화적 사고를 우리가 복원해야할 것으로 본다. 연출가 피터 브룩은 연극과 삶에 대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그의 '빈공간'을 효율적으로 채워가는 열린 작업 방식을 추구해오고 있다. 브룩의 이러한 지속적인 시도는 브리콜라주의 신화적 사고가 지니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드러내며, 연극의 발전적 방향을 제시하는 고무적인 암시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극작가 밤필로프는 러시아에서는 체홉과 비견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본 논문은 아직까지 미흡한 밤필로프 작품에 대한 국내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밤필로프의 희곡 <장남>의 공연을 위하여 연구되었다. 희곡을 재료로 삼아, 관객이 읽어 낼 연극의 최종의 텍스트를 완성해야 하는 주체가 배우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밤필로프의 작품세계와 특성을 살펴 연구의 토대로 삼고, 등장인물인 사라파노프의 행동을 희곡에 제시된 상황에서 목적달성을 위한 단위행동으로 분절하여 분석체계를 세우고, 단위별 목표를 개별적으로 완성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밤필로프의 다른 작품속 등장인물들의 유형과 인물들의 개연성을 사라파노프와 그의 행동체계를 분석하는데 참고로 하였으며, 행동의 논리적 근거와 함께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 체홉과 고골의 영향을 받아 서정적이고 휴머니즘을 강조하고 있는 밤필로프의 희곡들은 우연성과 극중극의 활용이 뛰어나고 사실적 묘사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인간의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라파노프의 태생적 선함과 창조적 작업을 하는 인간의 이상적 삶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는 일상의 부조리성을 행동화 하기 위해 무대에서 관객에게 읽혀질 행동 텍스트를 구성하는 주요 방법으로 <신체행동법>을 선택하여 인물 행동설계의 도구로 삼았다.
빛은 언어이다. 연출자가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구성할 때 자신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장면구성요소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캐릭터의 연기, 장면의소품의 배치 그리고 빛이 장면구성요소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관객이 작품의 내러티브를 이해하고 연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빛을 이용하여 색이나 명암을 조절하여 장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를 표현하므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정서를 이해하고 작품에 집중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조명 연출은 초기 연극 무대나 렘브란트와 같은 회화작가의 작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분적으로 빛을 조절하여 장면이 가지고 있는 신성, 고민, 두려움 등 여러 가지 정서를 표현하여 작품의 극적 요소와 아름다움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연출자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빛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장면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변화할 수 있다. 조명은 대상의 인식과 시공간의 시각화라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예술적 방식을 통해 인간의 정서에 자극을 주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작품의 내러티브에 기초를 둔 장면의 정서적 표현을 하기 보조하기 위해 조명이 어떤 역할을 하며 적절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조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영화 조명의 정서 표현 기능을 적용한 3D애니메이션 조명 연구"를 선행연구로 하여 3D 애니메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정서적인 언어의 표현을 분류하여 기존의 정서 이론에 기반을 둔 정서적 어휘와 결합한다. 그리고 3D 애니메이션에서 나타난 정서적 장면을 선택하여 정서를 표현하기 위한 조명의 연출을 분석하여 정리한다. 이것으로 연출자가 장면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정서적인 언어에 맞는 조명 연출법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것은 장면의 정서를 표현을 위한 3D 애니메이션 조명 연출의 기준을 제시할 연구가 계속 되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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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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