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알아본 연구는 극히 드물다. 본 연구는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한국인의 외현적 및 암묵적 태도를 알아보고, 각각이 개방성 및 가치개방성과 가지는 관련성을 확인하였다. 56명의 참여자들은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태도 척도에 응답하고, 성격 5요인 중 개방성 항목에 응답하였다. 그 후,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암묵적 연합 검사(Implicit Association Test)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성별에 상관없이 참여자들은 레즈비언보다 게이에 대해서 더 높은 외현적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게이에 대한 암묵적 편견 역시 레즈비언에 대한 암묵적 편견보다 높았다. 게이에 대한 암묵적 편견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없는 반면, 레즈비언에 대한 암묵적 편견은 남성 참여자가 여성 참여자보다 더 높았으며 여성 참여자는 레즈비언에 대한 암묵적 편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개방성은 외현적 편견과 부적 상관관계에 있었지만, 가치개방성은 외현적 및 암묵적 편견 모두와 부적 상관관계에 있었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최초로 동성애자에 대한 외현적 및 암묵적 태도를 모두 측정해 동성애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입체적으로 확인하고, 가치개방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태도가 긴밀하게 관련됨을 확인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는 50대 레즈비언의 생애사연구로서, 연구참여자가 '지식의 주체'라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적 입장으로부터 '레즈비언 정체성'과 '레즈비언의 삶'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고자 하였다. 구술자는 동성애 섹슈얼리티가 본질적이고 태생적인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애사적 관점을 견지했으며, 구술자가 들려준 생애이야기는 동성애에 할당된 사회적 의미를 체현하고 '순응하는 몸'인 동시에 억압과 차별을 인식하고 타개하고자 실천하는 '저항하는 몸'에 관한 것이었다. 이 생애이야기에는 섹스-젠더-섹슈얼리티의 자연화된 고리를 끊어낼 만큼 고통스러웠던 화상과 '불완전한 몸'이라는 자의식으로부터 상처받은 삶의 굴곡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타자에게 진정으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복받은 몸"으로 의미를 재구성하는 놀라운 탄력성까지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이렇게 연구참여자를 비정상과 병리 등의 의미가 부착된 이분법적 구분의 '성적 소수자'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서도 자신의 삶을 탄력적으로 살아가며 일상의 실천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적인 행위자로서 이해하는 것은 사회복지 이론과 실천에서 전혀 다른 전망을 요구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배치해할 것인가?"에 대한 전환적인 모색은 새로운 시대에 당면한 사회복지학이 제시해야 하는 중대한 전망이며, 이는 '성적 소수자'에게만 할당된 이슈가 아니라, 사회의 권력관계와 위계구조를 조직하고 억압과 불평등을 영속화하는 섹슈얼리티와 이에 연동하는 젠더에 관한 '우리 모두'의 아젠다인 것이다.
무지개 2002는 2000년과 2001년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한국의 게이/레즈비언/트렌스젠더/양성애자 축제이다. 여전히 성적 소수자에게 세상은 편견의 눈길을 보내지만 이제 그들을 위한 축제를 열 수 있을 만큼은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고 '그들의'축제가 아니라 '우리의'축제가 될 그날을 기다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은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로부터 시작된다. 그 후 2010년 '라푼젤'에 이르기까지 11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였다. 여성 캐릭터들은 순종적, 가정적이고 왕자와의 결혼으로 인한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독립적, 개척적이고 때로는 나라를 구하고 남성을 이끄는 여전사의 캐릭터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전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결말은 제도적, 전통적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성 주인공을 만난 여성캐릭터는 키스와 결혼으로 결말 되거나 남성을 위한 희생의 미덕을 보여주는 것 이었다. 하지만 '겨울왕국'의 엘사는 지금까지의 디즈니에서 보여준 남성주의적, 가부장중심의 이성애적 이분법 담론의 캐릭터와는 구분되는 주체적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이다. 본 고에서는 섹스와 젠더의 구분을 해체하고 젠더 개념을 수행적이며 유형화된 행동에 의해 구성된 것이고 남/녀, 이성애/동성애의 이분법적 자체를 해체한다는 개념인 퀴어이론을 통하여 엘사 케릭터의 젠더 정체성의 변화를 설명하고자 한다. 퀴어의 수행성은 레즈비언-게이 섹슈얼리티와 이성애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며 이러한 패러디적 전략을 통해 지배담론에 대해 저항하는 정치성을 갖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엘사가 보여주는 수행성은 자매애와 이성애의 경계에 있음이다. 이성애적 관점에서 분석을 한다면 엘사의 정체성은 누이와의 친밀감이 단순히 자매의 사랑으로만 이해해야 한다. 반면, 여성들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면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동성애의 관점으로 인식된다. 레즈비언 연속체의 개념으로 본다면 정체성의 제약을 가진 디즈니 여성 캐릭터의 동성애적 사랑은 여성들 간의 유대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성간의 사랑보다는 쉽게 성적 욕망이 은폐될 수 있다. 엘사는 퀴어적 정체성의 억제와 발현을 통하여 수행적 정체성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법은 초기의 금기시되고 두려움의 존재에서 레즈비언적 팔루스의 존재가 되고 이성애적 가부장 제도에서의 특권에 대항하는 의미화된 팔루스로 비추어지면서 아렌델의 세계관에서 인정받게 됨을 볼 수 있다. 엘사는 디즈니가 선보이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이며 이 캐릭터를 퀴어이론으로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캐릭터 분석 방법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본고의 목적은 동성애에 관한 사회복지(학) 지식생산 양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론적·실천적 확장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복지(학)의 성적 소수자에 관한 연구 경향들은 병리와 결함으로 개념화했던 초기의 의료적 담론을 넘어 인권과 다양성이라는 인권담론으로 이동해왔다. 이러한 변화는 상당한 진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수' 를 정상화하고 규범화하는 이분법을 전제하고 '타자화되는' 사회구조적인 맥락을 간과하면서 다양성을 단순히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두 가지 담론 모두 섹슈얼리티에 관한 본질론적 입장에 근거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에 반해 페미니스트들은 섹슈얼리티를 사회적인 구성물이자 역사적으로 의미 부여된 사회적 장치라는 인식하에 섹슈얼리티와 동성애에 관한 새로운 이론화를 진행해 왔다. 예를 들어, 레즈비언 페미니즘은 남성중심사회에서 사회적 억압에 대한 변혁의 주체로서 레즈비언 정체성을 강조하며, 페미니스트 퀴어이론은 섹스와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관한 분류 그 자체를 문제시하고 해체하고자 한다. 이 이론들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방식을 제안하며, 섹스와 젠더, 섹슈얼리티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게 하고, 이성애/동성애의 이분법이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의미화된 권력의 효과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본 연구자들은 페미니스트 섹슈얼리티 이론의 통찰력을 빌어 사회복지(학)에서의 '성적 소수자' 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구성될 것을 주장하면서 궁극적으로 보다 진보적 사회복지학의 지평을 지향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질적 메타요약 방법론을 활용하여 국내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성소수자의 성정체성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본 질적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함으로써 이질적인 질적 연구 결과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국내 질적 연구들을 통해 보고된 성소수자의 성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종합하여 이러한 요인들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파악하는 것은 그들의 내적 경험을 이해하고, 심리적 적응을 돕는데 중요하다. 본 연구는 질적 메타요약을 통해 국내 질적 연구들이 제시한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성소수자들의 성정체성 수용과 통합, 더 나아가 긍정적 정체성 형성에 관여하는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을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요약하고자 하였다. 먼저 학술DB 검색을 통하여 국내에서 2021년까지 발표된 총 9편의 관련 연구물을 확보하였다. 9편의 연구물의 질은 Critical Appraisal Screening Programme을 통해 평가되었다. 분석 결과, 총 179개의 진술문이 추출되었고 관련 진술문들을 축약시킨 결과 34개의 축약진술문이 산출되었다. 34개의 축약 진술문은 성정체성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과 촉진하는 요인,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의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크게 성정체성 발달을 촉진하는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성정체성 발달을 저해하는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의 네 영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논의에서는 영역별 주요 요인을 설명하였으며, 본 연구 결과의 함의와 제한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LGBTQ의 인권을 기저로 LGBTQ Friendly Library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글에서는 세계인권선언서(UDHR)와 미국도서관협회(ALA) 및 국제도서관연맹(IFLA)의 활동과 기존의 학술기사를 귀납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로 우리나라 도서관의 LGBTQ 서비스 정책 수립에 필요한 7가지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 LGBTQ의 인권 향상과 도서관의 의무 선언, 2) 도서관인의 교육 강화, 3) 다양한 정보요구의 수집과 장서의 확대, 4) 정보검색 및 접근 도구의 개발, 5) 도서관 환경의 안전성과 시설사용의 평등성의 보장, 6) NGO와의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 마지막으로 7) LGBTQ 어린이 및 청소년의 지원.
본 연구는 TV 드라마 <마인>을 대상으로 이 드라마가 최근의 여성주의적 요구를 수용하고 실현해 나가기 위해 어떤 서사 전략을 사용하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가부장제가 견고한 재벌가를 배경으로 부계 혈통인 아들이 아닌 두 며느리를 서사의 주체로 호명하고, 이들이 가부장제 질서에 도전, 사건 해결의 주체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며 기존 가부장제 드라마의 클리셰를 파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의 권력이 거세되고 대리인 역할을 해왔던 여성들이 희화화됨으로써 젠더 권력이 전도되었다. 또한 기존의 친모-양모, 동서 간 등 여성 간 갈등 구조의 인물관계를 파기하고, 이들 간의 끈끈한 연대를 통해 부계 혈통주의를 상징하는 남성을 단죄하고 진정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결말을 통해 가부장제 질서를 전복하며 두 가지 성취를 일궈낸다. 하나는 가부장제의 원형인 부계 혈통의 아버지가 아닌 양모와 친모가 아이의 공동양육을 하게 됨으로써 비혈연 모계가족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이다. 다른 하나는 부계 혈통으로 승계되던 재벌가의 후계 자리가 장자나 부도덕한 아들이 아닌 레즈비언 며느리에게 승계됨으로써 가부장제가 고수해온 이성애 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전복했다는 점이다.
셀린 시아마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여성감독이다. 그녀는 꾸준히 여성에 관한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여성서사'를 개척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소녀의 성적 정체성 형성을 둘러싼 복잡성과 또래 문화가 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다루는 데 있어 독보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감독은 가부장이 부재하는 해방된 공간에서 '아가씨', '화가', '하녀' 간의 여성 연대를 보여주면서, 여성주의적 고전 해석과 여성 역사 기록에 대한 자기반영적인 의식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그림 그리기'라는 설정을 토대로 시각예술 전반의 역사를 통해 구축된 시선의 젠더화, 응시와 대상화, 본다는 것과 권력의 문제 등을 탐사한다. 영화 속에서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초상화 작업은 '보는 자로서의 남성 화가와 남성의 시선을 경유하여 자신을 응시하는 여성 모델'이라는 공식을 해체하고 응시를 주고받음의 상호작용 과정으로 전화시킨다. 응시를 주고받는 과정은 엘로이즈의 몸에 마리안느의 얼굴이 겹쳐지는 누드화로 인장된다. 이는 서구의 회화 역사에서 보기 방식의 양식화를 통해 남성 관객 위치를 이미지 안에 새겨 넣는 지배적 형식으로서의 누드화를 레즈비언의 에로틱한 시선으로 일순간에 전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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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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