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제주도에는 1,990여 종에 달하는 유관속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전국 4,100여 종의 약 48%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식물 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다(Kim, 2008). 이 중에서도 곶자왈은 제주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독특한 지역이다. ‘곶’과 ‘자왈’이라는 고유 제주어 형태소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나무와 덩굴 따위가 얽힌 수풀과 돌, 자갈이 모인 지형을 의미한다(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2020). 이는 화산지형으로서의 지형 지질학적인 가치와 난대·아열대의 생태계로 구성되어 있어 한라산과 해안지역을 잇는 생태 네트워크의 역할을 한다(Suh, 2012). 제주도 동·서부지역에는 4대 곶자왈로 불리는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 애월 곶자왈 지대, 조천-함덕 곶자왈 지대,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로 나눠지며, 총 면적은 약 113.3km2으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에 해당하며(Song, 2000; Park et al., 2014; 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용암유형과 암석학적 특징이 다양하여 종 다양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Kim, 2021). 곶자왈 내에서 분포하는 식물은 142과 896종으로, 이는 제주도의 분포종 중 약 46%에 해당하며(Song, 2007), 식물 조사 및 희귀 유용 유전자원 조사 결과 57종에 대한 분포가 확인되었다(NIFoSNews, 2020; 국립산림과학원 2012).
섬오갈피나무는 두릅나무과(Araliaceae) 오갈피나무속(Eleutherococcus)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는 3m 내외로 자라고, 5~6월에 짧은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1~3개의 산형꽃차례의 꽃이 피며 암꽃양성화딴그루에 속한다(Kim, 2022).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중국에 분포하고 있으며(GBIF, 2022), 산림청 지정 곶자왈 자생 희귀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5개 미만의 지소에서 자생지가 기록되어 있다(Korea National Arboretum, 2022). 섬오갈피나무는 제주도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1,400m까지의 계곡이나 숲속에 드물게 자라며(Ko et al., 2003), 오갈피속 식물은 해발 700m 이상의 산지인 서늘한 지형에서 토양이 비옥하고 습기가 많은 활엽수림에 자생한다(Park et al., 1996; Hu et al., 2001). 약용식물로 알려진 오갈피속 식물은 근육통, 신경통, 요통 등의 민간약으로 활용되고 있으며(Yook, 1993), 항암효과,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활성과 미백 및 노화 방지 화장품으로 활용되고 있다(Yoon, 2010). 과거에는 비교적 많은 개체가 있었으나 약용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채취되어 현재는 자생지가 매우 드물게 관찰되고 있는 상황이다(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08; National Insi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Special autonomy for Jeju the world treasure headquart, 2017). 섬오갈피나무를 이용하여 약제품 및 건강식품을 개발하고 산업자원화하기 위한 연구논문(Ko et al., 2003)은 있으나, 현재 섬오갈피나무의 개체군 크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기록도 없으며 어린 개체가 발생 되지 않아 개체 수의 지속적인 쇠퇴로 이어지고 있어(Ihm, 1999; Korea National Arboretum, 2022)보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생태 지위(ecological niche)는 일반적으로 생물군집과 생태계 내의 공간 그리고 모든 환경요인에서 종이 차지하는 위치를 말하며, 특정 종의 생물적 그리고 비생물적 환경 요구조건들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지위를 일컫는다(Grinnell, 1917; Hutchinson, 1957). 생태 지위폭(ecological niche breadth)은 서식지의 환경요인에 대한 생물의 최저 내성한계와 최고 내성한계 사이의 폭, 즉 내성의 범위이다(Pianka, 1983). 또한 생태지위는 종 또는 환경요인에 따라 다르며 어떤 환경요인에 대하여 한 생물의 생태 지위폭이 넓으면 그 환경요인에 대한 내성이 크고, 생태 지위폭이 좁으면 그 반대이다(Yeochon Association for Ecological Research, 2005).
본 연구에서는 곶자왈의 생물자원이며 희귀식물인 섬오갈피나무의 유지 및 증진 관리를 위해 광, 수분, 유기물 등 3가지 환경요인을 처리하여 생육 반응 및 생태 지위폭을 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적합한 환경조건을 찾고자 시도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자생지 환경요인 측정
제주도 하논 습지에 위치한 자생지에서 광, 수분, 유기물 환경데이터를 수집했다. 광량은 5월 1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산란광 측정기 (Sunshine Sensor, BF5, Delta-T, UK)를 이용했으며 Total PAR는 537.32±493.44μmolm-2s-1, Diffuse PAR는 161.81±34.01μmolm-2s-1이었다. 동시에 식물체 높이에서 광량 측정기(Light Meter, LI-205A, LI-COR, USA)를 사용하여 오전 10시 30분, 오전 11시, 오후 12시에 측정한 결과 각각 481.66±344.55μmolm-2s-1, 624.21±495.64μmolm-2s-1, 910.76±268.56μmolm-2s-1이었다. 수분함량 모니터링 측정계(HOBO USB Micro Station Data Logger, S-SMD-M005, Onset Computer Corporation, USA)의 센서를 각 조사지에서 표층에서부터 수직방향으로 깊이 5cm에 설치하였으며 수분함량은 15.53±6.65(%)이었다. 유기물 함량은 5월 18일 자생지에서 무작위로 3지점을 선정하여 낙엽층을 걷어내고 채집한 토양샘플을 2주간 풍건한 뒤 2mm 토양체를 이용하여 걸러진 토양을 도가니에 5g 담은 후 건조기에 105℃, 48시간 동안 건조시킨 뒤 550℃ 4시간 동안 작열시켜 무게를 측정했으며 함량은 12.4±0.2(%)이었다.
2.2 환경요인 처리
식물의 분포에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광, 수분, 유기물(Barbour et al., 1987)이다. 광, 수분, 유기물 구배에서 재배한 섬오갈피나무(E. gracilistylus)의 생육 반응을 알아보고자 2022년 5월부터 10월까지 공주시 신관동에 위치한 공주대학교 야외에서 온도, 습도, 강수량 등 동일한 환경조건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온도(℃)와 습도(%)는 기상청의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서 관측된 값을 이용하였으며, 관측지역은 공주로 설정하여 일마다 9시, 12시, 17시에 관측된 값을 월별로 정리하였으며, 실험기간 동안 평균 온도와 평균 강수량은 각각 23.67±5.66℃, 4.09±12.30mm이었다(Fig. 1).
Fig. 1. Average monthly temperature(℃) and monthly precipitation(mm) from May to October in 2022. The line chart mean temperature and Bar chart mean precipitation.
각 환경요인은 5구배로 처리하여 실험하였다. 광 구배는 야외의 전 일광인 100%(1095.3±13.6μmolm-2s-1)를 기준으로 차광막 두께를 조절하여 높은 조건(광량 100%, L5), 약간 높은 조건(광량 70%, L4), 중간 조건(광량 50%, L3), 약간 낮은 조건(광량 30%, L2), 낮은 조건(광량 10%, L1)으로 처리하였으며(Table 1), 광량은 광량 측정기(Light Meter, LI-205A, LI-COR, USA)를 사용하였다. 수분 구배는 강수를 차단하기 위해 골판 지붕재를 이용하였으며, 햇빛과 바람 등의 외부요인은 차단되지 않도록 하였다. 화분의 포장용수량(carrying water capacity) 400ml을 기준으로 높은 조건(400ml, M5), 약간 높은 조건(360ml, M4), 중간 조건(240ml, M3), 약간 낮은 조건(160ml, M2), 낮은 조건(80ml, M1)으로 처리하였다(Table 1). 수분공급은 주로 4~5일 간격으로, 증발량이 빠른 여름철에는 2~3일 간격으로 한 번 공급하였으며, 자생지에서 측정한 토양수분함량은 15.53%이었다. 유기물 구배는 섬오갈피나무 자생지의 유기물 함량 약 12%를 기준으로 동일한 입자 크기(2mm 이하)의 모래(100%)에 유기질비료(㈜ 효성오앤비)를 섞음으로써 높은 조건(20%, N5), 약간 높은 조건(16%, N4), 중간 조건(12%, N3), 낮은 조건(8%, N2), 낮은 조건(4%, N1)으로 처리하였다(Table 1).
Table 1. Gradient treatment of three environmental factors used in this studied for the ecological niche breadth of E. gracilistylus. The standard for the treatment of moisture and nutrients was the pots in which the plant is planted
2.3 재배 및 측정
실험에 사용한 섬오갈피나무(E. gracilistylus)는 여주자연농원(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마장로99-31 소재)에서 1년생 묘목을 구매하여 본 연구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한화분(직경 12cm X 높이 15cm)에 1개체씩 이식하여 각 환경구배당 총 25화분 각 구배에 5개의 화분을 처리하였고, 지상부 길이는 9~10cm로 맞춰주었다. 실험은 2022년 5월부터 10월까지 공주대학교 온실 밖에서 환경요인을 동시에 처리한 후 관찰하였다. 2022년 10월에 소지 수(ea), 잎 수(ea), 지상부 길이(cm), 잎자루 길이(cm), 잎 길이(cm), 잎 너비(cm), 잎 무게(g)를 측정하였다.
2.4 생태 지위폭
본 연구에서는 3가지 환경요인인 광, 수분, 유기물 구배처리에서 생육한 섬오갈피나무(E. gracilistylus)의 생태 지위폭(ecological niche breadth)을 밝히기 위해 각 환경 구배별 각 형질의 평균치를 Levins(1968)의 공식에 적용하여 생태 지위폭을 계산하였다. 특정 환경요인 내에서 생태 지위폭이 좁게 나타나면 환경에 대한 내성이 좁고 국지적으로 생육하는 종이고, 폭이 넓으면 환경에 대해 적응을 잘하고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는 종으로 해석된다(Pianka, 1994).
B = 1 / ∑(Pi)2 S, B : niche breadth (Levins' B)
Pi : relative response of a given species to the whole gradients that is realized in gradient i
S : total number of gradients
2.5 통계처리
환경구배 처리에 따른 생육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환경요인의 각 구배에 따른 반응의 평균치를 이용하였다. Kolmogorov-Smirnov test를 이용하여 정규분포 여부를 확인였고, 정규분포를 나타내지 않아(p<0.05) 비모수 통계분석(nonparametric analysis)을 사용하였다. 구배별 차이의 유의성은 Kruskal-Wallis로 확인하였다. 통계적인 분석은 통계프로그램인 Statistica 8 통계패키지(Statsoft Co., 2008)를 이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생육 반응
3.1.1 광 구배
광처리에 대한 섬오갈피나무의 지상부 길이(cm: 평균±표준편차)는 L2(86.75±16.99)에서 가장 컸으며 L5(39.12±10.41)에서 가장 작았고, 소지수나 잎수는 처리구간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p>0.05)(Fig. 2). 잎무게는 L3(0.16±0.02)에서 가장 높았으며, L1(0.10±0.01)에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 L5(0.11±0.01)에서 낮았고, 식물체 잎무게는 L4(9.79±3.03)에서 가장 높았으며, L1(4.51± 1.01)에서 가장 낮았다(Fig. 2). 엽면적은 L3(48.28± 16.59)에서 가장 넓었으며, L5(23.0±3.29)에서 가장 좁았고, 비엽면적은 처리구간에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p>0.05, Fig. 2).
Fig. 2. Shoot length (a), no. of twigs (b), no. of leaves (c), weight of one leaf (d), plant leaf weight (e), leaf area (f), and specific leaf area (g) of E. gracilistylus measured under light gradients. Alphabets on the bars mean significant difference among environmental treatments(Fisher’s least significant difference, p < 0.05). Above bars on the graph mean standard deviation(N = 25).
섬오갈피나무의 줄기생장(Fig. 2)은 광량이 높은 조건보다는 약간 낮은 조건(L2)에서 더 잘 자라는 것은 원 서식지의 조건을 반영하는 것으로 특히 광량이 낮게 유지되는 피음 조건은 직사광선의 영향(열)을 줄이는 온도 감소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Han et al., 2001).
잎 한 장의 무게는 중간 조건(L3)에서 가장 높았으며, 식물체 잎 무게는 약간 높은 조건(L4)에서 가장 잘 자랐고 낮은 광량(L1)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2). 이 결과는 중간 정도의 피음처리구에서 지상부 길이가 길고, 식물체 잎 무게가 높은 결과는 섬오갈피나무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결과(Ko et al,, 2003)와 일치한다. 엽면적 또한 중간 조건(L3)에서 가장 넓었으며 높은 조건(L5)에서 가장 좁았다 낮은 조건(L1)은 통계적인 차이는 없지만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다(Fig. 2). 이러한 연구결과는 일정량의 물질생산을 하는 식물체는 햇빛의 강도와 관련이 있다. 강한 햇빛을 받으면 엽면적이 감소하고, 약한 햇빛을 받으면 엽면적이 증가한다(Blackman, V.H., 1919). 광합성을 하기 위해 넓어진 엽면적은 증산률이 증가하지만, 적정수준의 음지를 넘어선 환경에서는 광합성이 제한되고 증산도 원활하지 않아 엽면적을 감소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krebs ecology, 1995).
가시오갈피나무(Eleutherococcus senticosus)는 섬오갈피나무와 같은 오갈피속의 식물로 약용 목적으로 채취되어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 해당한다. 가시오갈피는 중간 차광(50%)일 때 생육이 가장 좋으며, 무차광인 것보다 지상부 길이가 27.8cm 길었다(Han et al., 2001). 이 결과는 섬오갈피나무가 중간 조건(L3)에서 지상부 생육이 가장 좋았던 것과 유사한 실험결과로 가시오갈피와 섬오갈피나무가 동일한 차광의 정도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도에 생육하는 다른 관목인 황근(Hibiscus hamabo)은 호광성을 나타내는 식물로 높은 광량을 선호하지만, 약간 높은 조건(70%, L3)까지 지상부 길이가 길어지고 높은 조건(100%, L4)이 되면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Lee et al. 2017). 이러한 결과는 섬오갈피나무의 지상부 길이가 높은 조건(L5)에서 잘 자라지 못한 연구결과와 유사하지만 약간 낮은 조건(L2)에서 줄기생장이 더 좋았던 것으로 보아 황근보다 섬오갈피나무가 광에 더 적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낙엽 활엽 떨기나무인 산개나리(Forsyrthia saxatilis Nakai)는 국내 비교적 넓은 분포역을 보이지만 섬오갈피나무와 마찬가지로 개체군의 파편화와 생육지의 지속적인 쇠퇴로 인해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다(Korea National Arboretum, 2021). 산개나리의 광 조건을 분석해본 결과 광량이 높은 곳(78%)에서 잎 면적, 잎 무게 등 잎 생장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Han et al., 2012). 이러한 연구는 섬오갈피나무의 생육 반응이 약간 낮은 조건(L2)과 중간 조건(L3)에서 좋았다는 결과와 반대이며, 산개나리보다 섬오갈피나무가 광에 대한 내성범위가 더 넓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도에 생육하는 상록활엽관목인 죽절초(Sarcandra glabra (Thunb.) Nakai)는 내음성식물로 대조구 외 35% 이상의 피음처리구에서 줄기 생장에 관해 모두 잘 자랐다(Bae et al., 2016). 섬오갈피나무도 죽절초와 같은 내음성이지만 다른점은 약간 낮은 조건(L2)에서 최고의 생장을 보이는 특성을 보였다.
3.1.2 수분 구배
섬오갈피나무의 수분처리에 따른 지상부 길이나 소지수는 구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05, Fig. 3).
Fig. 3. shoot length (a), no. of twigs (b), no. of leaves (c), weight of one leaf (d), plant leaf weight (e), leaf area (f), and specific leaf area (g) of E. gracilistylus measured under moisture gradients. Alphabets on the bars mean significant difference among environmental treatments(Fisher’s least significant difference, p < 0.05). Above bars on the graph mean standard deviation(N = 25).
잎 수는 M3(51.75±10.14)에서 가장 많았으며, M5(28.0±2.82)에서 가장 적었고, 잎무게는 M1(0.19±0.02)에서 가장 높았으며, M4(0.11±0.03)에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 M3(0.16±0.02)에서 낮았다.
식물체 잎 무게는 M3(8.64±2.73)에서 가장 높았으며, M5(3.36±0.33)에서 가장 낮았고, 엽면적은 M1(50.42±10.26)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M2(50.32±11.79)에서 넓었으며, M3(23.0±3.29)에서 가장 낮았으며, 비엽면적은 M4(99.09±21.31)에서 가장 높았으며, M3(49.96±11.85)에서 가장 낮았다.
섬오갈피나무 자생지의 수분함량에 가까운 함량은 본 연구의 경우 낮은 조건(M3)에 해당한다. 섬오갈피나무 잎의 형질과 관련된 반응에서 잎 수는 높은 조건(M5)에서 가장 적었다. 잎 무게는 자생지 수분함량과 같은 중간 조건(M3)에서 가장 무거웠으며 수분함량이 늘어날수록 그에 반비례하여 감소하였다(Fig. 3). 식물체 잎 한 장의 무게는 낮은 조건(M1)에서 가장 높았으며 높은 조건(M5)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주도에 생육하는 다른 관목인 황근(H. hamabo)의 잎수는 약간 높은 조건(500ml, M3) 을 제외한 모든 구배(M1, M2, M4)에서 잎 수가 많았다(Lee et al. 2017). 이러한 결과는 두 종을 비교하였을 때 황근은 수분함량이 적은 토양(100ml, M1)과 매우 높은 토양(700ml, M4)에서도 서식하지만(Nakanishi, 2000; Nakanishi et al, 2004; Lee et al., 2017), 섬오갈피나무는 자생지의 토양수분함량보다 높은 조건인 중간 조건(M3)까지는 잎의 영양생장을 증가시키고 수분함량이 높은 토양(M5)에서는 잎 형질에 관해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으로 보아 황근보다 섬오갈피나무의 수분 내성범위가 더 좁을 것으로 판단된다.
3.1.3 유기물 구배
섬오갈피나무의 유기물처리에 따른 지상부 길이나 소지수는 구배간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Fig. 4). 잎수는 N5(66.75±14.05)에서 가장 많았으며, N2(26.25±4.99)에서 가장 낮았고, 잎무게는 N4(0.14±0.008)에서 가장 높았으며 N1(0.10±0.003)에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 N2(0.10±0.01)에서 낮았다(Fig. 4).
Fig. 4. shoot length (a), no. of twigs (b), no. of leaves (c), weight of one leaf (d), plant leaf weight (e), leaf area (f), and specific leaf area (g) of E. gracilistylus measured under nutrient gradients. Alphabets on the bars mean significant difference among environmental treatments(Fisher’s least significant difference, p < 0.05). Above bars on the graph mean standard deviation. (N = 25)
식물체 잎무게는 N4(8.95±2.48)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N5(8.78±2.18)에서 높았으며, N2(2.74±0.66)에서 가장 낮았고, 엽면적과 비엽면적은 구배간에 차이가 없었다(p>0.05, Fig. 4).
섬오갈피나무 자생지의 토양 유기물 함량은 12.4%으로(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22)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산림토양의 유기물 함량인 4.49%(Jeong, 2002)와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자생지의 유기물 함량에 가까운 농도는 본 연구의 경우 중간 조건(12%, N3)에 해당한다. 잎의 형질과 관련된 반응에서 잎 수는 유기물 함량이 높은 조건(N5)에서 가장 많았다(Fig. 4). 잎 한 장 무게는 유기물 함량이 약간 높은 조건(N4)에서 가장 높았고, 토양 속의 유기물 함량이 감소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감소하였다(Fig. 4). 식물체 잎 무게는 약간 높은 조건(N4)과 높은 조건(N5)에서 가장 잘 자랐으며 약간 낮은 조건(N2)에서 잘 자라지 못했다.
제주도에 생육하는 다른 관목인 황근(H. hamabo)은 유기물을 처리하지 않은 비처리 조건(0%, N1)과 높은 조건(20%, N4)에서 잎 수가 감소하였다(Lee et al. 2017). 이러한 결과는 섬오갈피나무와 황근을 비교하였을 때 서로 다른 토양의 유기물 조건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황근은 다소 척박한 환경에서 적응하여 토양이 비옥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에 비해 필요로 하는 유기물의 양이 적지만(Lee et al. 2017), 섬오갈피나무 자생지의 토양은 비옥한 편으로 황근과 다르게 높은 유기물 함량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제주도에 자생하며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흑오미자(Schisandra nigra Max.)는 낙엽활엽덩굴식물로 자생지의 토양 유기물 함량이 22.81%로 우리나라 산림토양의 일반적인 유기물 함량보다 5배 이상 높은 비옥한 토양 환경에서 생육하고 있다(Kim et al. 2010). 본 연구와 비교해봤을 때 섬오갈피나무 자생지의 유기물 함량은 12.4%로 흑오미자 자생지 유기물 함량보다 1.8% 낮은 함량이지만, 연구결과 중간 조건(N3)부터 흑오미자 자생지 유기물 함량에 가까운 농도인 높은 조건(N5)까지 생육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보아 흑오미자와 섬오갈피나무는 비옥한 토양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3.2 생태 지위폭
섬오갈피나무의 각 환경요인에 따른 6가지 형질에 대한 생태지위폭의 평균값은 수분요인(0.965) > 유기물요인(0.949) > 광요인(0.948) 순으로 낮았다(Fig. 5). 유기물 처리구와 광 처리구의 생태 지위폭이 가장 좁았으며 수분 처리구의 생태 지위폭이 가장 넓었다. 생태 지위폭을 0.9를 기준(이와 유, 2009; 정, 2019)으로 연구결과를 해석하자면 잎무게는 광, 수분, 유기물요인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식물체의 전체잎무게는 수분요인에서 0.897, 유기물요인에서 0.856으로 생태 지위폭이 좁았다. 수분 구배와 유기물 구배의 생육 반응에서도 잎 형질은 수분이 너무 많은 곳이나 유기물 함량이 적은 곳에서는 잘 자라지 못했고, 이는 다른 형질에 비해 식물체 잎 무게가 수분과 유기물요인의 생태 지위폭이 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5. Comparison of ecological niche breadth of E. gracilistylus according to three environmental factors(light, moisture, nutrient).
광요인에서 엽면적이 0.830으로 6가지 형질 중 생태 지위폭이 가장 좁았으며, 이것은 섬오갈피나무가 광요인의 엽면적에 대한 내성범위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육 반응과 비교했을 때 광량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잎 형질에 관해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섬오갈피나무가 광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광요인에서는 엽면적을 제외한 모든 형질에서, 수분요인과 유기물요인에서는 식물체 잎 무게를 제외한 모든 형질에서 0.9 이상으로 생태 지위폭이 넓게 나타났다. 이는 섬오갈피나무가 제주도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1,400m까지의 계곡이나 산지의 서늘한 지형에서 토양이 비옥하고 습기가 많은 활엽수림에 자생하기 때문에(Ko et al., 2003; Park et al., 1996; Hu et al., 2001) 세 가지 환경요인의 내성범위에 대해 넓다고 판단되지만, 환경변화가 나타날 때 잎 형질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자생지를(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08; National Insi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Special autonomy for Jeju the world treasure headquart, 2017) 보전해야 하며 자생지 주변의 농민과 주민에게 안내와 교육을 하는 등 인위적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4. 결론
본 연구는 3가지 환경요인에 따른 섬오갈피나무의 생육반응 분석과 생태 지위폭을 측정하였다. 환경요인은 광, 수분, 유기물이고 각각 5구배로 처리하였다. 광량은 중간 조건(L3, 자연광의 50%)에서 수분은 중간 조건(M3, 240ml) 이하, 유기물은 중간 조건(N3, 12%) 이상에서 생육 반응이 좋았다. 생태 지위폭은 광환경조건에서 0.951, 수분환경조건에서 0.977, 유기물 함량 조건에서 0.964로서 섬오갈피나무는 수분에 대하여 내성의 범위가 넓고 광조건에 대하여는 약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또한 환경요인 3가지 환경요인에 대한 측정한 생태학적 6가지 형질들의 생태지위 폭은 모두 0.90 이상으로 내성 범위가 넓다고 볼 수 있었지만 광환경에 대하여 엽면적의 값은 0.83으로 생태적 지위폭이 좁았다. 이는 섬오갈피나무가 서식지에서 수분이나 영양소보다 광에 의하여 크게 영향을 받고 그 기작은 광합성기관이 잎과 관련되어 있고, 섬오갈피나무가 현재 자생하는 곶자왈의 토양조건은 생육에 적합한 조건이고, 다만 광환경을 중간상태로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사
본 결과물은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습지생태계 가치평가 및 탄소흡수 가치증진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202200363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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