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고등어(Scomber japonicus)는 농어목(Perciformes) 고등어과(Scombridae)에 속하는 어류로, 우리나라 전 해역과 전 세계의 아열대 및 온대의 대륙붕 해역에 분포한다(Collette and Nauen, 1983; Seong et al., 2021).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고등어는 제주도 동부 및 대마도 해역에서 3~6월에 산란하고, 산란기 동안 여러 번 산란하는 다회산란종으로 알려져 있다(Dickerson et al., 1992; Cha et al., 2002). 고등어는 큰 어군을 형성하여 계절회유를 하는 표층성 어류(Pelagic fish)로, 봄철(3~6월)에 산란을 마친 고등어는 여름철(7~8월)에 서해와 동해로 북상하여 먹이를 섭식하며, 가을철(10~11월)에는 월동을 위해 남해와 제주도 주변으로 이동한다(Kurota et al., 2019).
고등어는 대표적인 상업성 어종으로 대형선망어업에서 가장 많이 어획되고 있으며, 어획량은 2008년 187,459톤, 2010년에 94,331톤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후 2017년까지 증감을 반복하였고 2018년에 141,530톤으로 증가한 후, 2021년에 122,170톤, 2022년에 110,795톤을 기록했다 (Lee and Kim, 2011; KOSIS, 2023). 우리나라는 고등어의 자원관리를 위해 1999년 부터 어획량규제수단인 총허용어획량(Total allowable catch, TAC)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전장 21.0 cm 이하의 포획금지체장과 4~6월까지의 기간 중 1개월의 금어기를 시행하고 있다(Kim et al., 2020).
국내에서 수행된 고등어의 식성 연구는 Yoon et al. (2008) 그리고 Seong et al. (2021) 등이 있지만 남해 해역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최근 제주도 주변을 대상으로 수행된 고등어의 식성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도 주변 해역은 우리나라 수산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해역으로, 남해 연안수와 황해 저층냉수가 제주도 북부 해역에 영향을 미치며, 서부 및 남·동부해역은 양쯔강 유출수와 대마 난류수가 시기별로 영향을 미쳐 복잡하고 다양한 해황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Ko et al., 2003). 또한 우리나라 전 해역을 내유하는 회유성 어종의 회유경로이며, 고등어와 전갱이(Trachurus japonicus) 등 난류성 부어류의 산란장 및 성육장으로 타 해역에 비해 어업자원의 밀도가 높은 해역으로 알려져 있다(Ko et al., 2003). 그러나, 최근 제주도 주변 해역은 기후변화에 따라 주요 어종의 어황과 수산자원이 변화하고 있다(Park et al., 2000). 따라서 해양생태계는 수산자원의 생물학적 특성치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고등어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산란장 및 성육장에 해당되고 있는 제주도 주변 해역에 대한 기초생태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고등어는 멸치(Engraulis japonicus)를 비롯한 소형 부어류를 섭식하며, 만새기(Coryphaena hippurus), 태평양참다랑어(Thunnus orientails) 등과 같은 상위포식자들에게 먹이생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표층 생태계의 먹이망 파악 및 부어류의 분포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Yoon et al., 2008; Yoon et al., 2015; Jeong et al., 2017; Seong et al., 2021).
따라서 이번 연구는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출현하는 고등어의 위내용물 분석을 통하여 1) 주 먹이생물을 알아보며, 2) 계절과 크기군에 따른 위내용물 조성을 파악하여 향후 합리적인 자원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수산자원 관리 정책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이번 연구에 이용된 고등어는 2022년 1, 3~5, 7~9, 11월에 제주 223, 232, 233, 234 해구에서 대형선망과 소형선망어업을 통해 어획된 것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구입하여 조사하였다(Fig. 1). 구입한 시료는 실험실로 운반하여 전장(Total length, TL)과 체중(Body weight, BW)을 각각 0.1 cm와 0.1 g 단위까지 측정하였다. 측정한 개체는 해부하여 위를 적출한 뒤 10% 중성 포르말린에 고정한 후 해부현미경 아래에서 가능한 종 수준까지 동정하였다. 분석된 먹이생물은 정량분석을 위해 개체수를 계수하였으며, 습중량을 0.0001 g 단위까지 측정하였다. 위내용물 분석 결과는 출현빈도(%F), 개체수비(%N), 습중량비(%W)로 나타내었으며, 아래의 식을 이용하여 구하였다(Hyslop, 1980).
%F=Ai/N×100
%N=Ni/Ntotal×100
%W=Wi/Wtotal×100
Fig. 1. Location of sampling areas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여기서, Ai는 위내용물 중 해당 먹이생물이 발견된 고등어의 개체수이며, N은 먹이를 섭식한 고등어의 총 개체수, Ni와 Wi는 해당 먹이생물의 개체수와 습중량, Ntotal과 Wtotal은 전체 먹이생물의 개체수와 습중량이다.
먹이생물의 상대중요도지수(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는 Pinkas et al. (1971)의 식을 이용하여 구하였으며, 상대중요도지수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상대중요도지수비(%IRI)로 나타냈다.
IRI= (%N+%W)×%F
계절별 먹이생물 조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봄(3~5월; n=170), 여름(7, 8월; n=107), 가을(9, 11월; n=66), 겨울(1월; n=94)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또한, 크기군별 먹이생물 조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먹이생물 변화가 관찰된 전장과 모집단을 비교할 수 있는 개체수를 고려하여 4개의 크기군(<30.0 cm; n=40, 30.0~35.0 cm; n=90, 35.0~40.0 cm; n=239, ≥40.0 cm; n=68)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크기군별 먹이섭식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크기군별 개체당 먹이생물 평균 개체수(Mean number of preys per stomach, mN/ST)와 개체당 먹이생물의 평균 중량(Mean weight of preys per stomach, mW/ST)을 구하여 일원배치분산분석(One-way ANOVA, Microsoft excel 2016; Microsoft, Redmond, WA, USA)을 이용하여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1. 전장분포
이번 연구에서 채집된 고등어는 총 959개체였으며, 전장(Total length)은 22.8~45.8 cm의 범위를 보였고, 평균 35.7 cm로 나타났다(Fig. 2). 그중에서도 35.0~40.0 cm 전장그룹이 전체 개체수의 47.4%를 차지하여 가장 우점하였다.
Fig. 2. Total length frequency of Scomber japonicus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2. 위내용물 조성
이번 연구에서 채집된 고등어는 총 959개체 중 먹이생물을 전혀 섭식하지 않은 개체는 522체로 54.4의 공복률을 나타내었다. 공복인 개체를 제외한 437체를 대상으로 위내용물을 분석한 결과(Table 1), 고등어의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은 난바다곤쟁이류(Euphausiacea)로 59.3%의 출현빈도, 92.0%의 개체수비, 45.3%의 습중량비를 차지하여 77.7%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보였다. 난바다곤쟁이류 다음으로 중요한 먹이생물은 어류(Pisces)로 40.5%의 출현빈도, 0.7%의 개체수비, 52.1%의 습중량비를 차지하여 20.4%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냈다. 그 외에, 단각류(Amphipoda), 요각류(Copepoda), 새우류(Caridea), 게류(Brachyura), 두족류(Cephalopoda) 등이 출현하였으나, 각각 0.8% 이하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보여 그 양은 매우 적었다.
Table 1. Composition of stomach contents of Scomber japonicus by frequency of occurrence (%F), number(%N), wet weight(%W) and 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 less than 0.1%.
3. 계절별 위내용물 조성 변화
계절별 위내용물 조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Fig. 3), 봄철에는 난바다곤쟁이류가 55.5%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어류가 42.1%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냈다. 여름철에는 난바다곤쟁이류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99.0%의 높은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냈다. 가을철에는 난바다곤쟁이류가 82.7%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단각류가 9.5%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냈다. 겨울철에는 어류가 47.8%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난바다곤쟁이류가 43.5%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냈다.
Fig. 3. Diet composition of Scomber japonicus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based on by 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 by season (Spring, n=170; Summer, n=107; Autumn, n=66; Winter, n=94).
4. 크기군별 위내용물 조성 변화
크기군별 위내용물 조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Fig. 4), 30.0 cm 미만의 크기군과 30.0~35.0 cm 크기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가 각각 94.8%와 91.6%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이었다. 그 외에 어류도 섭식하였으나 각각 4.5%와 5.3%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그 양은 많지 않았다. 35.0~40.0 cm 크기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가 76.9%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나타내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이었다. 그 다음으로 어류가 21.3%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보였으며, 전장이 커질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40.0 cm 이상의 크기군에서도 난바다곤쟁이류가 51.1%의 상대중요도지수비로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로 나타났으나 성장함에 따라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어류는 47.7%의 상대중요도지수비로 크기군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크기군별 뚜렷한 먹이전환 양상이 보이지 않았지만, 큰 크기군으로 갈수록 난바다곤쟁이류의 상대중요도지수비는 감소하는 반면, 어류의 상대중요도지수비는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Fig. 4. Ontogenetic changes in dietary composition of stomach contents of Scomber japonicus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based on by 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 among size classes (<30.0 cm, n=40; 30.0~35.0 cm, n=90; 35.0~40.0 cm, n=239; ≥40.0 cm, n=68).
고등어의 크기군별 먹이섭식 특성을 살펴본 결과(Fig. 5), 성장함에 따라 개체당 평균 먹이생물의 개체수(mN/ST)는 증가하지 않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0.226, P>0.05). 개체당 평균 먹이생물의 중량(mW/ST)은 성장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F=2.703, P<0.05).
Fig. 5. Variation of the mean number of prey items per stomach (mN/ST, inds./stomach) and mean weight of prey items per stomach (mW/ST, g/stomach) of Scomber japonicus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Jeju Island, Korea.
고찰
이번 연구에서 고등어의 주 먹이생물은 난바다곤쟁이류로 나타났다. 난바다곤쟁이류는 우리나라 연근해에 넓게 분포하며, 해양생태계 내에서 어류, 포유류와 같은 상위 영양단계에 위치한 포식자들의 먹이원이고, 식물플랑크톤과 같은 일차생산자를 연결하여 해양생태계 먹이망 내 에너지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Mauchline, 1980; Greene et al., 1988). 또한, 난바다곤쟁이류는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의 출현비율과 생물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Kim, 2005; Lee, 2021). 우리나라 제주도 및 남해에 출현하는 육식성 부어류인 줄삼치(Sarda orientalis), 전갱이 등의 어종이 난바다곤쟁이류를 주로 섭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and Jeong, 2020; Kim et al., 2021). 중간 영양단계에 위치하는 줄삼치, 전갱이, 고등어와 같은 부어류의 경우 군집생활을 하며, 생활사 동안 난바다곤쟁이류 등의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17; Kim et al., 2021; Lee et al., 2021). 난바다곤쟁이류는 밤에는 표층에서 먹이를 먹고 낮에는 저층으로 이동하는 주야수직이동(Diurnal vertical migration)을 한다(Zhou and Dorland, 2004; Gaten et al., 2008). 이번 연구에서 고등어는 대부분 대형선망어업에 의하여 채집되었다. 대형선망어업은 야간에 등선을 이용하여 어군을 집어하고 투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2009). 따라서 불빛을 이용해 야간에 조업을 하는 채집 방법의 특징에 따라 고등어 어군이 유집될 때 주야수직이동에 따라 표층에 올라온 난바다곤쟁이류를 고등어가 집중적으로 섭식한 것으로 판단된다. Seong et al. (2021)의 선행 연구에서는 고등어의 주 먹이생물이 어류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 멸치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이번 연구와 차이를 보였다. 선행 연구의 채집어구 중 하나인 정치망 어업은 어장역에서 대량으로 멸치를 어획하기 때문에 고등어가 작은 크기의 멸치를 따라 이동하다 정치망 내에서 멸치를 주로 섭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수행된 이번 연구와는 다르게 Seong et al. (2021)의 선행 연구는 남해해역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남해는 계절에 따라서 대마난류와 남해 연안수 등 다양한 수괴가 접하여 생물생산력이 높기 때문에 멸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해역 내에 풍부하게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o and Kim, 1998; Park et al., 2004; Kim and Pang, 2005; Ko et al., 2010). 따라서 이번 연구의 결과와 차이가 나타난 것은 어구의 차이와 해역의 물리·화학·생물학적 환경요인의 지리적 차이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고등어는 각 해역에 따라 먹이생물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Horinouchi and Sano, 2000).
계절별 위내용물 조성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봄, 여름, 가을철에는 난바다곤쟁이류가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여름철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등어는 봄과 여름에 산란을 하기 위해 연안으로 회유하면서 이 시기에 부화한 게류 유생, 난바다곤쟁이류 등을 다양하게 섭식한다(Yoon et al., 2008). 일본에서 수행된 Takahashi (1966)의 선행 연구에서는 여름철에 고등어가 난바다곤쟁이류를 주로 섭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여름철에 제주도 주변과 제주도 이남 해역에서 난바다곤쟁이류의 유생이 주로 분포하며, 야간에 높은 밀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2021). 따라서 여름철 고등어가 난바다곤쟁이류를 주로 섭식한 것은 난바다곤쟁이류의 출현밀도와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겨울철 고등어는 어류를 가장 높은 비율로 섭식했으며, 어류 중에서도 날개멸과(Bregmacerotidae) 어류, 악어치(Champsodon snyderi), 멸치 등을 섭식하였다. 날개멸과 어류와 악어치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대마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 인근 해역에 주로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멸치는 제주도 연안에서 저수온기인 겨울철에 우점종으로 나타났다(Yoo et al., 1998; Lee et al., 2009). 또한 아프리카 서북부 대서양에서 수행된 Castro (1993)의 선행 연구에서 봄과 겨울철에 어류를 먹이생물로 선호한다고 보고되었으며, Yoon et al.(2008)의 선행 연구에서도 겨울철에 어류의 섭식비율이 97.2%로 나타났다. 고등어의 월동기는 12~2월로 알려져 있다(Choi, 2003). 월동기를 보내는 제주도 주변 해역은 연중 대마난류의 영향으로 타해역보다 높은 수온대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어종들의 산란장 및 자치어의 성육장이다(Lee et al., 2006). 따라서 겨울에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은 섭식횟수로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제주도 주변 해역에 풍부한 출현량을 보이는 어류를 주로 섭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와 선행 연구를 종합하여 고등어의 주 먹이생물과 계절별 먹이생물 변화의 양상을 살펴본 결과, 고등어는 강한 탐식성으로 서식환경에서 높은 출현량을 보이는 종을 주로 섭식하는 기회주의적 섭식자(Opportunistic feeder)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체장이 증가함에 따라 몸의 형태와 생태가 변화하고 소형 개체일 때 섭식할 수 없었던 노력당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비교적 크기가 큰 먹이를 섭식할 수 있게 된다(Wainwright and Richard, 1995; Baeck et al., 2010). 또한 다양한 체장의 개체가 공존하는 군집 내에서 먹이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먹이전환을 한다(Langton, 1982; Baeck et al., 2010). 이번 연구에서 크기군별 위내용물 조성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성장함에 따라 뚜렷한 먹이전환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큰 크기군으로 갈수록 난바다곤쟁이류는 감소하고, 어류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해에서 수행된 Yoon et al. (2008)의 연구에서는 전장 23.0~26.0 cm의 크기군에서는 게류를 주로 섭식하다가 26.0~37.0 cm의 크기군에서는 게류의 섭식비율이 감소하고, 어류의 섭식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아프리카 서북부 대서양에서 수행된 Castro (1993)의 연구에서는 13.5 cm 이하에서는 요각류를 주로 섭식하였으며, 큰 크기군으로 갈수록 소형어류를 섭식한다고 보고되었다. 이번 연구와 선행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고등어는 전장 13.5 cm 이하의 작은 크기군에서 요각류와 같은 소형 동물플랑크톤을 섭식하며, 23.0~39.0 cm 크기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와 게류를 섭식하고 가장 큰 크기군인 40.0 cm 이상의 크기군에서 영양단계가 높은 멸치 등의 소형어류로 먹이전환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류는 성장에 따른 에너지 효율을 위해 영양단계가 높고 어체의 크기가 큰 먹이생물을 섭식하는 것이 형태 및 생리학적 발달 측면에서 유리하다(Kim and Jeong, 2020).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성장함에 따라 평균 먹이생물 개체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평균 먹이생물 중량은 성장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고등어는 먹이를 찾기 위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식환경에서 풍부하게 서식하는 먹이생물을 섭식하여 개체수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성장에 따른 어류의 섭식비율을 높임으로써 먹이생물의 중량을 늘려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을 충족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서식하는 고등어의 성장에 따른 먹이생물 조성의 변화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수행되기 위해서는 이번 연구에서 채집되지 않은 22.8 cm 미만의 개체의 시료를 확보하여 전체 크기군의 성장단계에 따른 식성 연구가 추가로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사
이번 연구는 2023년도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 수산 생태계 변동 예측 모델 고도화 연구(R2023057)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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