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상적인 격자 용액에 분자들의 랜덤 혼합(random mixing; 무작위 혼합)에 의한 분자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regular solution 이론은1 용액의 열역학적 성질을 이해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격자 용액에서 분자간 상호작용은 분자간 상호 인력으로 단순화 되는데 실제 용액에서는 regular solution에서와는 달리 액체 분자들은 상호 인력에 의해 미시적 관점에서 국지적으로 뭉침 현상이 일어난다. 이로 인하여 액체 상태에서 분자들은 미시적으로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는다. 이것을 논랜덤 혼합(nonrandom mixing)이라 하는데 이러한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nonrandom mixing)은 경우에 따라서 용액들의 열역학적 성질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 효과를 묘사하는 초기 모델에 quasi-chemical 이론과2 Wilson 식이3 있다. 이 모델 식들에서는 Boltzmann 인자를 도입하여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에 의해 발생하는 국지적인 농도(local composition)를 도입함으로써 용액의 혼합자유에너지를 구하였다. quasi-chemical 이론은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을 정성적으로 이해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으며 Wilson 식은 이성분 용액의 액체-증기 상평형을 계산하는데 정량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이 후로 Wilson 식에 근거를 둔 열역학적 모델 식들이 제안되었으며 몇몇 모델 식은 산업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4,5
엄밀히는 이성분 격자 용액의 혼합자유에너지는 통계 역학적인 분배 함수로 표시되며 이것은 절대온도 T의 역수의 무한급수로 전개된다.4 이 무한급수에서 절대온도 역수의 2차 이상의 항들이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에 기인하는 것이다. Kirkwood는6,7,8 SC(Simple Cubic lattice, 단순 입방격자)나 BCC(Body Centered Cubic lattice, 체심입방격자)와 같이 두 개의 동등한 상호침투(interpenetrating) 부격자로 구성된 이성분 격자 용액의 혼합자유에너지를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하였으며 이 방법을 이용하여 Chang은9 이러한 이성분 격자 용액의 혼합자유에너지를 절대온도 역수의 6차항까지 계산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Kirkwood의 방법을 이용하여 이러한 이성분 격자 용액의 혼합자유에너지를 절대온도 역수의 10차항까지 계산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보다 정확한 액체-액체 공존 곡선과 임계용액온도를 계산하여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 효과를 정량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SC 용액에 대하여 계산한 액체-액체 공존 곡선을 MC(Monte-Carlo computer simulation)의 결과와10 비교하여 보았다.
이성분 격자 용액 모델
본 연구는 N1개의 유형-1 분자와 N2 개의 유형-2 분자로 구성된 이성분 격자 용액을 대상으로 한다. 총 분자의 개수 N1 + N2는 격자점의 개수 N과 같다. 여기서 격자는 비압축성이고 동등한 크기의 분자인 경우를 다룬다. 그리고 분자간의 상호작용은 최근접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만 고려한다. 통계역학적 방법에 의해 이 격자 용액의 혼합 자유에너지 ΔAmix는 다음과 같이 절대온도 역수의 무한급수로 표시된다.6,8
\(\begin{aligned}\frac{\Delta A_{m i x}}{N k T}=x_{1} \ln x_{1}+x_{2} \ln x_{2}+\frac{z}{2} \alpha x_{1} x_{2}-\frac{1}{N} \sum_{i=2}^{\infty} \frac{\alpha^{i}}{i !} \lambda_{i}\\\end{aligned}\) (1)
식 (1)에서 k는 Boltzmann 상수이고 x1와 x2는 각 성분의몰분율, z는 한 격자점과 최근접한 격자점의 수이다. 그리고
α = Δε/kT where Δε = 2ε12 - (ε11 + ε22) (2)
식 (2)에서 εij는 유형-i와 유형-j 분자간의 상호작용에너지이다. 여기서 상호작용에너지는 최근접 두 분자간 인력 포텐셜에너지를 의미한다. 식 (1)에서 우변의 마지막 항이 분자들 사이의 논랜덤 혼합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식(1) 우변의 λi는 다음 식으로부터 계산된다.6
\(\begin{aligned}\sum_{m=1}^{n}\left(\begin{array}{c}n-1 \\ m-1\end{array}\right) \lambda_{m} M_{n-m}=M_{n} ; n=1,2,3, \ldots\end{aligned}\) (3)
식 (3)에서 Mn은 Nn11의 평균값이며 N11는 유형-1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 수이다. 상호작용 수는 최근접 두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에 대한 경우의 수를 뜻하는 것으로 M1은 N1x1z/2이다. 예를 들어 λ2, λ3와 λ4는 식 (3)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λ2 = M2 - M21
λ3 = M3 - 3M1M2 + 2M31
λ4 = M4 - 4M1M3 - 3M22 + 12M21M2 - 6M41 (4)
Kirkwood의 아이디어6,7,8
SC나 BCC와 같이 두 개의 동등한 상호침투 부격자 A와 B로 구성된 비압축성 이성분 격자 용액을 대상으로 한다. 유형-1 분자의 수는 N1, 유형-2 분자의 수는 N2이며 총 격자점의 수 N은 N1 + N2와 같다. 부격자 A와 B는 각각 N/2개의 격자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부격자 A의 한 격자점의 최근접 격자점은 전부 부격자 B에 위치하게 된다. 여기서 부격자 A와 B에서 임의 격자점을 각각 a, b로 표시한다. Kirkwood는 Mn을 계산하기 위하여 원소 λab를 a와 b가 최근접 이웃이면 1, 아니면 0으로 정의한 행렬을 고안하였다. 그러면
\(\begin{aligned}\sum_{a=1}^{N / 2} \lambda_{a b}=\sum_{a=1}^{N / 2} \lambda_{b a}=z, \sum_{a=1}^{N / 2} \sum_{b=1}^{N / 2} \lambda_{a b}=\frac{N z}{2}\end{aligned}\) (5)
그리고 N11은 다음과 같이 쓸수 있다.
\(\begin{aligned}N_{11}=\sum_{a=1}^{N / 2} \sum_{b=1}^{N / 2} \lambda_{a b} \zeta_{a} \eta_{b}\end{aligned}\) (6)
식 (6)에서 ζa는 격자점 a에 위치한 유형-1 분자의 수, ηb는 격자점 b에 위치한 유형-1 분자의 수이다. 당연히 ζa와 ηb는 0 또는1이다. 그러면 Mn은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begin{aligned}M_{n}=\left\langle\left(\sum_{a=1}^{N / 2} \sum_{b=1}^{N / 2} \lambda_{a b} \zeta_{a} \eta_{b}\right)^{n}\right\rangle\end{aligned}\) (7)
식 (7)에서 괄호 <..>는 평균값을 나타낸다. 식 (4)-(7)을 이용하여 Kirkwood는 λ2, λ3와 λ4를 계산하였고, Chang9은 λ5와 λ6을 계산하였다. 식 (4)-(7)에 나타나는 λab, λi, ζa와 ηb는 인용문헌9에서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λi의 계산
인용문헌9에 있는 방법을 이용하여 본 연구에서는 λ7, λ8, λ9와 λ10을 구하였다. λ7 부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계산이 가능한데 λ11부터는 intel 9900k CPU를 장착한 고성능 개인용 컴퓨터로 실행 시간이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하지 못하였다. 결과는 Table 1~3에 나타내었다. λ2에서 λ10까지 정리된 결과가 Table 1에 있다. Table 2에는 Table 1의 두번째 열에 나타나는 매개변수 ci에 대한 정의가 나와있다. Table 3에는 λi를 계산하는데 필요한 yz, γjz와 γ(0)jz에 대한 정의가 나와 있다. yz, γ1z와 γ2z는 각각 인용문헌9에서의 y/z, γ1/z와 γ2/z와 같다. SC 용액과 BCC 용액에 대해서 계산한 λi의 구체적인 식은 각각 부록의 Table A1과 A2에 수록하였다.
Table 1. λi in eqn.(1); u is x1x2 and the other parameters are defined in Table 2 and 3
Table 2. ci in λ8, λ9 and λ10 of Table 1; yz, γjz and γ(0)jz are defined in Table 3
Table 3. Definitions of yz, γjz and γ(0)jz; summation is over all subscripts, where ak≠al and bk≠bl if k≠l.
액체-액체 상평형의 계산
이성분 용액의 액체-액체 상평형을 나타내는 공존 곡선에 대한 식은 다음과 같다.4
Δμ1(x1, T) = Δμ1(x'1, T), Δμ2(x1, T) = Δμ2(x'1, T) (8)
식 (8)에서 Δμi는 성분-i에 대한 혼합화학포텐셜이고 x1은 첫번째 상, x'1는 두번째 상에서 성분-1의 몰분율을 나타낸다. 공존 곡선의 임계용액온도 Tc에서는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
\(\begin{aligned}\left(\frac{\partial^{2} \Delta A_{m i x}}{\partial x_{1}^{2}}\right)_{T, V}=\left(\frac{\partial^{3} \Delta A_{m i x}}{\partial x_{1}^{3}}\right)_{T, V}=0\end{aligned}\) (9)
식 (1)의 우변의 무한 급수항의 고차항을 잘라버리면 ΔAmix가 근사적으로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begin{aligned}\frac{\Delta A_{\text {mix }}}{N k T} \approx x_{1} \ln x_{1}+x_{2} \ln x_{2}+\frac{z}{2} \alpha x_{1} x_{2}-\frac{1}{N} \sum_{i=2}^{i m a x} \frac{\alpha^{i}}{i !} \lambda_{i}\end{aligned}\) (10)
SC 용액과 BCC 용액에 대한 임계용액온도에서 식 (9)와 (10)으로 계산한 α값인 αc을 각각 Fig. 1의 (a), (b)에 점으로 나타내었다. Fig. 1(a)에서 점선은 MC로 계산한 αc값 0.886을10 나타낸다. SC 용액의 경우 Fig. 1(a)에서 보는 바와 같이 imax가 증가함에 따라 αc값이 MC에 의해 계산된 값 0.886에 수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imax=10 일때의 αc값 0.876은 MC에 의한 결과와 1.1%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Figure 1. αc vs imax, where αc is α at Tc.
Fig. 1(b)에는 식 (9)와 (10)으로 계산한 BCC 용액에 대한 임계용액온도에서의 αc값을 나타내었다. BCC 용액에 대한 MC 계산값은 문헌에 나와있는 것이 없으므로 다음과 같이 최소자승법11을 이용한 유리함수 근사식으로부터 αc의 수렴값을 구하였다. imax=2, 4, 6, 8, 10일 때의 αc값을 사용하면 식 (11)와 같이 imax에 대한 αc의 유리함수 근사식을 얻을 수 있다.
\(\begin{aligned}\alpha_{c}=\frac{-0.4994+0.6262 \text { imax }}{-0.7146+i \max }\end{aligned}\) (11)
마찬가지로 imax=1, 3, 5, 7, 9일때의 αc값을 사용하면 식(12)와 같은 유리함수 근사식이 얻어진다.
\(\begin{aligned}\alpha_{c}=\frac{0.1758+0.6363 \operatorname{imax}}{0.6245+i \max }\end{aligned}\) (12)
식 (11)과 (12)는 Fig. 1(b)에 점선으로 나타내었다. 두 식에서 imax=∞ 일때의 αc값은 각각 0.6262, 0.6363이 나온다. 두 값의 평균을 취해보면 0.631이 나오므로 imax =∞일때의 αc값은 0.63±0.01임을 추정할 수 있다. SC 용액의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유리함수 근사법을 적용하여 imax = ∞일때의 αc값을 구해보면 0.887이 나오는데 MC의 결과 0.886과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이 근사 방법이 꽤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Fig. 2의 (a), (b)에는 각각 SC 용액, BCC 용액에 대하여 imax=1, 2, 4, 10일 경우 식 (8)과 (10)으로 계산한 공존 곡선을 나타내었다. imax=1인 경우가 랜덤 혼합의 regular solution에 해당한다. Fig. 2(a)에는 MC로 계산한 공존 곡선10을 추가하였다. 나머지 imax 값들의 공존 곡선들은 밀집되어 있어서 Fig. 2에는 나타내지 않았으나 imax가 증가할수록 임계용액온도가 낮아지면서 액체-액체 혼합도 즉 용해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분자들의 논랜덤 혼합에 의한 결과이다. imax=10일 경우 SC 용액의 공존 곡선은 MC에 의한 결과와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 imax=10일 경우 BCC 용액의 공존 곡선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Figure 2. Coexistence Curves; y-axis denotes the reduced temperature 1/α = kT/Δε.
결론
SC 용액이나 BCC 용액과 같이 상호침투하는 동등한 두 개의 부격자로 구성된 이성분 격자 용액에 대한 혼합 자유에너지를 절대온도 역수의 10차항까지 계산하였다. 계산 결과를 이용하여 SC 용액과 BCC 용액에 대한 액체액체 공존 곡선을 계산하였으며, 혼합자유에너지에서 절대온도 역수의 찻수가 증가함에 따라 임계용액온도는 감소하고 액체-액체 혼합도가 증가하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구한 이성분 격자 용액의 혼합 자유에너지에 대한 식들이 실제 이성분 용액에 대한 근사적인 열역학적 모델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APPENDIX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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