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산업의 스마트팩토리 (3) - 증강현실과 국내외 사례 분석 -

  • 최정길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 Published : 2022.04.01

Abstract

Keywords

1. 서론

본 고의 마지막은 디지털 트윈과 증강현실 그리고 국내외 스마트 팩토리의 사례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의 스마트팩토리 적용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지금까지 소개한 주물산업의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견해를 전하고자 한다.

2. 디지털 트윈과 증강현실

증강현실의 도구인 고글 (Goggle)은 점차로 GPU와 CPU가 내장된 고도의 컴퓨팅기능을 가진 웨어러블 기기로 변화하고 있고 MS사의 홀로렌즈가 대표적인 사례로 앞에서 소개된 바가 있다. 컴퓨터와 사람의 의사소통방법도 음성인식이나 손가락 및 눈동자의 움직임을 컴퓨터가 인식하여 소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증강현실의 도구로서 모바일 클라우드 단말기가 활용될 수 있다. 사람이 고정된 공간인 서버에서 화면을 보면서 터치패드나 키보드로 조작하는 대신 모바일 단말기로 어디서나 움직이면서 클라우드와 통신하며 음성이나 손가락, 눈동자 등으로 조작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현장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하는 상황을 3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1단계에서는 현장의 엔지니어가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스마트카메라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할 수 있고 서버의 관리자와 음성이나 텍스트로 소통함으로 협업과 원격지원이 가능하다.

2단계로는 클라우드에서 현장상황을 AI와 빅데이터로 분석·판단하고 그 결과를 고글을 착용한 현장엔지니어에게 전송하며 클라우드의 관리자와 현장 엔지니어가 함께 협업을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증강현실이 디지털트윈과 연동됨으로 생산현장 관리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클라우드 가상공간에서 구현되는 모든 모델링 시뮬레이션이 증강현실 고글에 나타나고 엔지니어는 고글을 착용하고 현장에서 증강현실과 현장이 함께 겹쳐져 나타나는 장면을 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엔지니어가 고글을 착용하고 공장 내를 순회하다가 열처리로 앞에 정지했다고 하자. 고글에 내장된 블루투스4.0 기능이 비콘 (Beacon) 기술과 연동되어 엔지니어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앞에 있는 열처리로로부터 전송된 내부 온도분포를 디지털트윈과 연동하여 다운로드 받아 고글화면에 현장의 열처리로와 겹쳐서 나타낸다. 엔지니어는 이 화면을 보고 열처리로 내에서 열처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다.

만일 열처리로가 비정상적으로 낮다고 판단되어 음성으로 명령하면 고글의 앱 (App)상에서 열처리로 IoT 제어기능으로 열처리로의 히터를 가동시켜 로내 온도분포를 균일하게 유지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 고글 내에서 가상과 현장 장비가 같이 나타나고 분석되며 제어되는 디지털트윈이 현장의 엔지니어와 함께 연동되어 운용 될 수 있는 것이다.

3단계에서는 클라우드에서 AI가 무인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조건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이 단계에 들어가면 현장엔지니어는 AI와 서로 소통하며 비상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증강현실은 또한 물류창고관리에도 활용되어 관리운영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다. 생산제품의 수와 양이 늘어날수록 최적화된 물류창고관리가 중요해진다. 현장엔지니어가 고글을 착용하고 물류창고내의 입출고계획과 적재상황 등을 클라우드서버에서 뿐만 아니라 적재창고 현장에서도 고글을 착용하고 실시간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적재방법을 설계하여 적재물 위치를 최적화하면서 시야 확장성과 이동 경로 효율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적재 최적화를 달성 할 수 있다.

3. 스마트팩토리의 알파고 (AlphaGo)형 플랫폼

디지털트윈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무수한 반복은 자연스럽게 강화학습에 의한 고성능 인공지능의 탄생 가능성을 예고한다.

먼저 알파고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소개한 인공지능 chapter에서 알파고는 방대한 인터넷 기보들을 기반으로 지도학습을 통해 예측 모델을 훈련시켰고 또한 알파고간의 무수한 가상대국을 두어 강화학습을 통해 훈련함으로 가장 최적의 수와 승률이 높은 수를 두어 궁극적으로 완벽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였다. 알파고의 적용은 단지 바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응용된 기술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는 매우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에서도 알파고와 같이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시뮬레이션 기술에 응용할 수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은 오랫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현장에서의 상황변화에 따라 그때마다 다른 조건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사실상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한계성이 있었다. 그런데 알파고끼리 가상대국을 통해 강화학습을 시킨 것처럼 생산현장에서의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하여 조건을 프로그램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무수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결과들에 대하여 특정한 보상 값을 주는 강화학습의 방법으로 학습을 시키면 어떨까? 인공지능은 생산현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상황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것이다. 또한 시뮬레이션 횟수가 늘어날수록 학습능력도 향상되고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각종 물성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생산공정에서 측정되는 다량의 센싱데이터들과 시험분석실의 각종 시험결과들과 시뮬레이션의 해석결과들을 상호 비교하는 과정을 꾸준히 진행함으로 정확한 물성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알파고가 인터넷대국을 이용하여 지도학습을 한 것 같이 지금까지 생산현장에서 적용되어온 수많은 제어조건 데이터들과 실제 결과들 (예를 들면 금형의 특정부위의 온도분포가 어느 단계까지 상승할 때 주물의 특정부위에 결함이 확인되었고 이 부위에 냉각수를 어느 정도 흘렸더니 결함이 제거되었다는 등)을 사용하여 지도학습을 시키면 인공지능이 수많은 경우들을 학습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할 수 있다. 또한 현장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학습능력의 폭과 깊이 또한 더욱 커져 갈 것이다.

특히 주조 및 금형방안을 설계하는데 있어 수많은 설계사례와 현장에서의 주조사례들을 연계하여 지도학습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조조건을 변경하면서 주조 시뮬레이션을 하고 해석결과를 연동시켜 강화학습을 시킴으로써 각종 제품의 주조 및 금형방안을 컴퓨터가 학습함으로 초기 주조방안을 인공지능이 능숙하게 설계 할 수 있고 설계변경이 필요할 때나 신제품을 개발할 때도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강화학습과 지도학습을 통하여 생산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하여 정확히 예측하고 분석,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인공지능 전문가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학습을 계속 시킬수록 범용성과 정확성은 계속 향상될 것이다.

한 가지 제품만이 아니라 수많은 종류의 제품에 대하여 하나 하나씩 적용하여 학습을 시키면 모든 생산품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수 있다. 특정업체의 생산시스템 전체를 수많은 경험과 시뮬레이션으로 학습하여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능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시간들을 모두 생략하고 시뮬레이션을 대신해 강화되어 가는 인공지능에 의해 실시간 상황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는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개발과정은 말로는 쉽게 표현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작업을 해야 할 것이고 대상의 업체에 오랫동안 데이터가 수집되어 왔고 지금도 체계적인 데이터 운영관리가 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대형 클라우드 서버가 있어야 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세우고 전체시스템을 개발 할 수 있는 강화학습과 지도학습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최소한 5년~10년 이상을 인력과 예산, 장비 등을 투자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구글 (Google)의 딥마인드社가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대기업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지 개념을 잡고 방향을 세워야 하는 일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라 현장에 근무하는 현장책임자와 경영책임자가 해야 할 일이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국가에서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오픈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이 바람직 할 것이다. 기업마다 다른 상황들을 포괄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도약시킬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의 현장을 실시간 관리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여 적시에 대응 할 수 있는 거대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며 이 시스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학습을 하며 발전해 갈 것이다.

국내 게임서비스회사인 NHN社가 개발한 AI바둑기사 ‘한돌’이 작년 말 이세돌 9단과 바둑시합을 하여 2승1패를 기록하고 국제대회에서도 벨기에, 대만, 일본대표들을 물리치고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알파고 이후 세계 각국에서 AI 바둑기사가 개발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닌 것으로 되고 있다. 곳곳에서 강화학습이나 지도/비지도 학습을 응용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육성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기술들이 다른 산업에 파급되는 것이 미래의 일이 아니고 현재의 일인 것이다.

그림 1에는 다이캐스팅 또는 플라스틱사출방안 시뮬레이션에서 설계인자들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서 시뮬레이션하여 최적의 조건들을 강화 학습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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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최적 시뮬레이션 학습을 위한 조건변경 반복해석.

만일 게이트수와 게이트길이, 주입온도를 변경시키면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중에 불량평가 점수가 가장 양호하고 수율이 높은 것으로 합산되는 결과가 있다면 컴퓨터는 그 조건을 최적의 조건으로 인식하고 학습을 할 것이다.

이 사례에서 제시된 인자들은 단순 예이며 실제로는 수많은 인자들을 총망라해 가면서 시뮬레이션하여 가장 점수가 높은 인자들을 조합하여 최적의 조건으로 인식할 것이다.

인자들의 경우의 수는 엄청나게 많아질 수 있으며 가능성이 높은 인자들만을 선정하여 계산량을 최소화하는 기술은 알파고에서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법 (MCTS: Monte Carlo Tree Search)을 이용한 것처럼 나름대로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림 2에 알파고형 플랫폼 개념도를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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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알파고형 플랫폼 개념도.

그림 3에는 주물공장의 디지털트윈에 대한 개념도를 사례로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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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뿌리산업현장의 디지털트윈.

4. 국내·외 스마트팩토리 사례 분석

독일,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과 우리나라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디지털트윈을 지향하며 발전하고 있으며 나라마다 각각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社는 매일 5,000만건 (182억건/년)의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분석하여 제품/공정 데이터의 연속적인 연결로 현장상황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을 구축하여 다품종 유연생산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노빌리아社는 주문자 요구에 따른 2만가지 이상의 주방가구를 생산라인의 로봇의 각종 센싱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서 분석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가동하는 CPS (Cyber-Physical Systems)방식으로 자동제작하고 있다. 각 부품을 개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ID를 부여하여 상세이력을 가지고 제작유통과정을 관리 할 수 있는 다이내믹 셀 생산기술을 구축했다.

미국의 GE社는 가상공간에서 산업용기계 50만대의 디지털 복제품을 만들어 제품의 변화를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함으로 완성품의 가용성을 높이고 부품의 품질을 효율화하며 장비나 부품의 수명을 미리 예측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전기社는 개별 장비마다 분산형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엣지 컴퓨팅 (Edge Computing) 환경을 중시하고 있다. 협동로봇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엣지 컴퓨터로 전송하면 AI가 학습하고 데이터를 분석, 예측하여 작업자와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모든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여 보다 많은 관련업체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기술확산과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구축방식과 내용은 제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CPS 또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가상세계와 생산현장을 통합하며 IoT 데이터 센싱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융합하여 지능적이고 자동화된 생산시스템을 구현 및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유연생산을 쉽게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대기업들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IoT 센싱과 빅데이터, AI기술을 융합하여 자동화, 지능화되고 유연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업체가 아닌 제철제강 전문기업이 용광로에서 용탕관리부터 제강공정과 연속주조공정, 압연공정, 도금공정, 보안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기반의 연결로 자동화, 지능화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것은 대단한 성과이며 제철·제강 일관공정 업체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지속적인 노력으로 디지털트윈을 이용한 완벽한 스마트팩토리의 구축이 기대되며 개방형 플랫폼인 ‘포스프레임 (Posframe)’을 통해 국내 유관 중소기업들에게 스마트팩토리를 파급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대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의 구축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ICT 기업들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고 그룹 차원에서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 그리고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해 경쟁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CPS나 디지털트윈의 완성도 높은 구축을 추진해 나가면서 지멘스나 GE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디지털팩토리가 구축되어 갈 것이 기대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지금도 업종별로 많은 기업들이 참여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으며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의 확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생산장비들의 센싱데이터들을 모니터링하여 실시간 가동상황을 사람이 분석∙판단하여 최적화관리를 하거나 ERP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 AI비전기능으로 검사 자동화를 한 사례, 전력소비량을 모니터링하여 에너지 저감 운용계획을 수립한 사례, 원자재 및 부품에 바코드를 부착하여 제품이력관리를 한 MES 도입사례, 디지털트윈을 적용한 유연생산라인의 가상공장을 테스트베드로 구축한 사례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대부분 공정 일부의 디지털화를 통한 기초단계의 구축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3년간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을 받은 기업의 76.4%가 이 수준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기초단계는 MES와 ERP에 의한 생산정보 디지털화 및 제품 생산이력 관리 및 운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사실상 현실을 돌아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형편은 스마트팩토리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 물량을 주문받아 짧은 납기에 맞추어 생산을 해야하고 근무여건은 열악하여 젊은 기술인력을 채용하기 어렵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는 노동인력도 구하기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야만 하는 어려운 형편에 대부분 놓여있다. 또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서 불량률과 생산성은 개선되어도 매출이 오른다고 단정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립적인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적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도 제조업을 계속해 나가려면 스마트팩토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생산현장에 인력채용이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에 무인화를 향해 나가야만 한다. 다른 경쟁기업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생산성과 품질과 경영능력이 향상되면 상대적으로 경쟁에 뒤처질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이 길을 가야만 한다.

스마트팩토리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대기업의 하청구조에서 벗어나서 세계를 향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산환경도 크게 개선되며 융합형인재 수요도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고급인력도 구할 수 있게 되고 생산제품이 다양화되고 생산량도 늘어나며 매출도 올라가며 수익율도 향상될 수 있다 기술축적에 따른 신제품 개발능력도 향상 될 것이며 유연생산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촉진될 것이다. 한마디로 선순환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의식이 중요하다. 국내외 대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생산시스템과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인 관리를 해왔다는 매우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ICT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오늘날 스마트팩토리의 가시화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의식수준의 변화가 요구되어진다.

기업현장은 대부분이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나라에 6~7만개의 중소 제조기업이 있는데 이들 중 80% 정도는 아날로그 방식를 벗어나지 못하여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되지 않고 있으며 데이터가 있는 기업 중에도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지금은 컴퓨터의 발달과 데이터 센싱기술의 발달로 데이터마이닝으로 데이터 속에 숨어있는 효용적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과거에는 데이터 획득 및 축적과 분석기술이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에 내재해 있는 가치사슬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발굴하기도 힘들었다. 단편적인 데이터들만이 활용되다보니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도 분석도 중요시되지 못한 것이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사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데이터의 획득과 분석을 위해 디지털화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데이터이다. 기업 내에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으면 스마트팩토리의 구현은 사실상 어렵다. 아날로그 방식의 운영방식에서 탈피하여 체계적인 데이터 구축을 염두에 두고 공정과 장비를 서서히 적응시켜 나가야한다. 전력선 통신이 가능한 PLC (Power Line Communication)를 공장전체에 연결하여 원할한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인프라는 큰 비용없이 구축할 수 있다.

생산현장을 원자재 구입관리에서부터 제품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과 자재를 체계적이고 질서있게 관리하고 공장안의 동선과 장비상태등 기본적인 조건을 최적화 할 수 있는 시스템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반적인 환경을 재정비하고 ERP와 MES 등의 도입을 통해 데이터 기반 관리를 시도해야 한다. ERP와 MES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단위공정에 대해 필요한 부분부터 하나씩 IoT를 도입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제한적 자동화, 전산화 단계부터 시작해 나가야 한다. IoT 활용만 잘해도 대규모 공정 교체 없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초기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하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한마디로 센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데이터 획득은 대부분 장비나 제품에 부착된 수많은 센서의 센싱으로부터 시작된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장비와 제품 요소요소에 스마트센서를 부착시키고 실시간 데이터를 센싱하여 중앙서버로 유무선통신을 이용해 전송하고 서버와 장비들이 서로 네트워킹되는 시스템을 추진해야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고 나면 단위공정의 스마트화를 넘어서서 공장전체 시스템을 중앙서버를 중심으로 첨단 ICT기술과 융합된 형태로 네트워킹해 나가는 과정으로 진입해야 한다.

제조현장에 로봇과 무인운송차량 (Automated Guided Vehicle, AGV)이 들어서며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 증강/가상현실, 빅데이터, AI 등이 단계적으로 융합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개별공정과 전체공정의 가상세계와 물리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완벽하게 지능화, 자동화로 운영되는 CPS와 더 나아가 향후 일어날 일들을 시뮬레이션하여 예측하고 제어하는 디지털트윈을 완성하는 단계로 가게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오랜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많은 투자와 전문인력의 확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경영책임자의 지속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기업 단독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반드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할 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클라우드 오픈플랫폼을 통해 다수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어느 정도 디지털화가 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같은 업종의 기업들끼리 모아서 스마트팩토리 1단계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 오픈플랫폼을 산학연협력으로 중앙에 구축하고 SaaS (Software-as-a-Service) 방식의 응용S/W 생태계 구축, 생산 및 경영관련 빅데이터, AI S/W 구축, 인력 재교육, 기업 현장지원, 모델공장 운영 등을 담당해야 한다.

다수의 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로봇과 IoT센서와 모듈이 내장된 스마트한 장비와 부품구입, 엣지컴퓨팅 구축 등에 자금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플랫폼내에서 생산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응용S/W들이 끊임없이 창출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유무선 초고속통신인프라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이다. 스마트팩토리의 구현은 선진국에서도 아직은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산학연이 함께 힘을 모아 나간다면 세계 최강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제2의 제조업 부흥의 시대를 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앞으로 ICT와 융합하여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는 불량률과 생산성, 원가절감등의 경쟁력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것이며 미도입 업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은 명확하다.

그림 4에는 스마트팩토리 단계적 추진방향을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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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스마트팩토리 단계적 추진방향.

5. 결론

스마트팩토리는 데이터의 체계적인 축적에서부터 시작된다. 중소기업들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4차산업 혁명시대에 흔히 회자되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는 그냥 도입해서 되지는 않는다. 기초가 약한 터 위에 집을 지으면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견고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기초가 든든해야 한다.

알파고는 수많은 디지털기보들이 있었기에 탄생이 가능했고 닥터왓슨도 방대한 의료기록과 논문들 그리고 진료기록과 데이터들이 있기에 등장이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정확하고 체계적 그리고 지속적으로 센싱하고 기록하며 축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긴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투자도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회사를 새롭게 바꾸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클라우드컴퓨팅이나 빅데이터, AI, IoT 등 첨단 ICT기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해야한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의 경영자나 엔지니어들이 ICT기술들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ICT전문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ICT전문가들과 협의하여 회사의 특성에 알맞는 구축 방향을 기획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산현장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장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는 엔지니어들의 안목과 역할이 더 중요하다. ICT전문가들과 현장 엔지니어들이 함께 협의하며 최종적으로는 경영자가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과거의 자동화와 스마트팩토리의 지능화는 그 차원이 완연히 다르고 그 효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만일 스마트팩토리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면 그 회사는 다품종 소량 또는 다품종 대량생산업체로 유연성 있는 탈바꿈이 가능하고 글로벌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팩토리의 구축에는 당장 매출이 늘어나지 않지만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경영자의 의지가 요구된다. 그래서 처음부터 많은 회사가 추진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동일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한 단계씩 실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 나아가야 한다.

아직 스마트팩토리의 전성시대는 오지 않았다.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도 있듯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첫 삽을 뜨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무질서하고 무계획하게 운영되던 현장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노력부터 시작하면서 요소요소에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 센싱을 습관화하면서 점차적으로 첨단 ICT기술과의 융합을 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MES와 ERP를 도입하여 경영과 생산의 전산화 작업부터 시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본 글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고 추진과정에 미력하나마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추진하는 모든 업체들의 건투를 빌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