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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ffects of Harm Avoidance Temperament on Depression: Dual Mediating Effect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Distress Tolerance

대학생의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매개효과

  • 구민지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 ;
  • 이수진 (경성대학교 심리학과)
  • Received : 2021.11.01
  • Accepted : 2021.12.16
  • Published : 2022.02.28

Abstract

The aim of this research was to verify the mediating effect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distress tolerance on the relationship between harm avoidance and depression. A total of 403 university students completed TCI-RS(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Revised Short version), AEQ-K(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Questionnaire-Korean), DTS (Distress Tolerance Scale) and CES-D(The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The results revealed that harm avoidance and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were positively related with depression, and negatively related with distress tolerance. In addition, the relationship of harm avoidance and depression was successively mediated by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distress tolerance. That is, the motivation of emotional expression conflict may have an effect on depression and the distress tolerance would play an important role in therapeutic intervention of depression.

본 연구에서는 위험회피 기질을 가진 대학생들이 우울에 취약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그 과정에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이 매개변인으로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검증해보는 데 목적이 있다. 403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TCI-RS, AEQ-K, DTS, CES-D를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위험회피 기질과 정서표현 양가성은 우울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고통 감내력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또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은 위험회피 기질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우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질적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우울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Keywords

I. 서론

우울은 슬프거나 활기가 없고 마음이 답답한 상태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대표적인 심리적 증상 중 하나이다[1]. 우울 증상을 느끼는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울한 기분이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경미한 우울 증상은 일시적인 기분 변화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나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우울장애로 발전하여 삶의 질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개입이 필수적이다[2].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 우울 이자 살을 예언하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기에[3], 사회적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4].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과도기에 속하는 대학생의 경우 대학교 진학 후 대인관계의 범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신과 외부 환경 탐색, 정체감 형성, 직업 선택 등으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고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다. 12~14세의 우울 증상 경험률이 9.7%인 것에 비해 19~29세의 우울 증상 경험률은 12.4%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연구 결과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5].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0년 약 5만 9천 명에서 2020년 약 13만 4천 명으로 10년 동안 무려 127.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다른 연령군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 실제로 대학교 신입생 설문 결과에 따르면[7], 약 55.3%가 우울을 위한 정서 관련 상담의 필요성을 보고하고 있어 대학생의 우울에 대한 개입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우울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가 많이 되어 왔지만, 여전히 실생활에 중요한 변인이기 때문에 기존 연구 결과에서 설명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변인을 추가한 연구가 필요하다. Bronfenbrenner의 생태학적 체계이론(ecological system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을 통해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고 발전한다[8].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미래의 인간관계를 배우고 형성하는 것이다[9]. 이러한 생태학적 체계 이론에서 발전된 생태학적 체계 모형을 보면, 인간의 행동은 유전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각 체계에 있는 환경과 유기체는 상호호혜적이고 의존적이다[10]. 이처럼 개인의 우울 역시 어느 한 체계에서의 원인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우울에 미치는 유전적, 심리사회적 영향을 다차원적으로 알아보고 개입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우선,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인 중 유전적 요인으로는 높은 위험회피 기질을 들 수 있다. 기질 (temperament)이란,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의 하나로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변하지 않는 특성이다. Cloninger는 신경생물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기질을 4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는데, 이 중 위험회피 (Harm Avoidance) 기질은 세로토닌 방출과 관련이 있으며, 처벌이나 위험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행동 억제체계와 관련이 있다[11].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개인은 조심성이 많고 억제되어 있으며, 두려움이 많아 미리 염려하고 걱정하는 성향을 보인다. 위험회피 기질과 정신건강에 대해 Cloninger의 기질 차원을 활용하여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그 결과 우울장애의 경우, 높은 위험회피가 공통적인 특성으로 나타났다[12]. 그러나 위험회피 기질은 생애 초기에 획득되는 특성으로 크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유전적 요인이므로, 위험회피 기질만을 우울 증상의 원인으로 두고 이를 개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13]. 따라서 위험회피 기질 외에 우울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변화 가능한 심리사회적 특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변인으로는 정서표현 양가성을 들 수 있다. 정서표현 양가성(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은 자신의 표현 욕구가 사회적 기준이나 다른 목표들과 갈등을 겪을 때 자신의 정서 표현이 부정적 결과를 유발하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생각하여 정서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것이다[14]. 정서표현 양가성이 높은 사람은 우울 등의 심리적 부적응이 많다고 보고되고 있으며[15]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사이에서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는데[16], 이는 개인의 정서표현 방식에 따라 우울에 대한 기질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변인인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 및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선행연구를 고려할 때[17], 정서표현을 갈등하는 구체적 원인에 따라 우울에 대한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가정하여, 본 연구에서는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변인이 각각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우울로 가는 보다 세부적인 기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심리사회적 변인으로는 고통 감내력을 들 수 있다. 고통 감내력(Distress Tolerance)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고 견디는 능력으로 고통 감내력이 높을수록 일반적인 우울 증상을 덜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18]. 또한, 고통 감내력은 개념적으로 위험회피 기질과 유사한 경험회피와, 정서표현 양가성과 비슷한 정서조절 곤란과 관련이 있다. 그 중 경험 회피는 고통 감내력과 개념상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으며[19], 고통 감내력이 경험회피에 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20].

그러나 원하지 않는 경험이나 그것을 유발하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특성인 경험회피와 관련된 유전적 변인인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촉발 사건을 견디는 능력인 고통 감내력, 그리고 문제 상황에서의 부적응적 정서표현 방식인 정서표현 양가성을 동시에 다룬 우울 관련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거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과의 이중매개효과를 살펴봄으로써, 대학생의 우울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우울 치료법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이러한 필요성과 목적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검증해보고자 한다.

가설 1. 위험회피 기질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을 것이다.

가설 2.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은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3.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은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를 이중매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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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II.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본 연구는 윤리적인 연구 수행을 위해 경성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시행하였다 (KSU-19-04-001). 우선 부산, 경남 지역 소재 4년제 대학교 측의 온라인, 오프라인 게시판 관리자로부터 승인을 얻은 후, 각 학교 홈페이지 및 교내 건물의 게시판을 통해 모집공고문을 배포하였다. 이후 자발적으로 참여를 신청한 대학생 403명을 대상으로 연구책임자가 연구 목적과 내용, 절차, 방법, 연구윤리에 관해 설명한 후 서면 동의한 자에게 설문지를 배포, 수거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개인정보가 담긴 설문지는 연구책임자만이 접근 가능한 잠금장치가 있는 개인 사물함에 3년간 보관 후 파쇄된다. 연구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아래 [표 1]에 제시했다.

표 1. 연구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N=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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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측정도구

2.1. 한국판 성인용 기질 및 성격검사(TCI-RS)

Cloninger의 심리 생물학적 모델을 기초로 만들어진 TCI-RS[21]를 민병배 등이 국내에서 표준화한 검사로 기질과 성격을 측정하였다[22]. 기질 및 성격 검사는 ㈜ 마음사랑의 지적 재산권으로, 본 연구에서는 ㈜마음사랑에서 연구용 TCI-RS를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TCI-RS는 총 14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이 자신과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따라 5점 척도로 평정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이다. 척도는 4가지의 기질 (temperament) 차원과 3가지의 성격(character)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질 차원 척도로는 자극추구 (Novelty Seeking), 위험회피(Harm Avoidance), 사회적 민감성(Reward Dependence), 인내력 (Persistence)이 있고, 성격 차원 척도로는 자율성 (Self-Directedness), 연대감(Cooperativeness), 자기 초월(Self-Transcendence)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위험회피 기질 척도에 해당하는 21문항만 사용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위험회피 성향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검사의 한국판 표준화 연구에서 대학생 집단의 경우 7 개 척도의 내적 합치도는 .83~.90으로 나타났으며, 본연구에서는 .88로 나타났다.

2.2. 한국판 역학연구센터 우울 척도(CES-D)

Radloff에 의해 개발되고[23] 조맹제, 김계희 등이 번안한 우울 척도로, 우울한 기분, 무가치감, 절망감, 의욕 상실, 수면장애 등의 내용을 측정하는 척도이다[24]. CES-D 척도는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점 척도로 평정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전겸구, 최상진, 양병 창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는 .91로 나타났으며[25],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는 .91로 나타났다.

2.3. 한국판 정서표현 양가성 척도(AEQ-K)

최해연과 민경환[26]이 King과 Emmons[27]의 정서표현 양가성 질문지(AEQ)를 번안하고 한국문화의 맥락에 맞도록 타당화한 한국판 정서표현 양가성 척도로, 정서 표현 상황에서 상반된 목표들의 갈등으로 인하여 개인이 경험하는 양가적 감정을 측정하는 척도이다. 총 2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척도로 평정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표현 양가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하위 척도는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 2가지로 구성되어있다. 김윤정[16]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는 .91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 합치도는 .91로 나타났다. 하위요인별 내적 합치도는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90,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78로 나타났다.

2.4. 고통 감내력 척도(DTS)

Simons와 Gaher[28]가 부정 정서에 대한 감내력을측정하기 위해 개발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박성아 [29]가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척도는 총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척도로 평정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고통에 대한 감내력이높음을 의미한다. 박성아[29]의 타당화 연구에서 내적일 치 도는 .91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 일치도는 .92로 나타났다.

3. 분석 방법

자료 분석에는 SPSS 25와 SPSS Process Macro v3.4를 사용하였다. 먼저 수집된 자료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주요 변인들 간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후,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매개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Hayes[30]의 Process Macro model 6번을 이용하여 매개효과 분석을 시행하였다. 매개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정규분포 곡선의 가정을 만족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Bootstrapping 방법을 이용하였으며[31], 이때 검증 횟수를 5, 000번으로 설정하여 95%의 신뢰구간을 이용해 분석하였으며, 신뢰구간 내에 0이 포함되지 않으면 매개효과가 유의하다고 보았다.

III. 연구결과

1. 위험회피 기질, 정서표현 양가성, 고통 감내력, 우울 간의 상관관계

척도 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 에 제시하였다. 위험회피 기질(r=.547, p<.001), 정서표현 양가성(r=.404, p<.001)은 우울과 유의미한 정적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통 감내력(r=-.529, p<.001)은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요

인 중 자기방어적(r=.471, p<.001),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r=.164, p<.001) 모두 우울과 유의한 정적상관이 나타났다. 위험회피 기질은 정서표현 양가성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r=.503, p<.01),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요인인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r=.556, p<.001)과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r=.260, p<.001)과도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위험회피 기질은 고통 감내력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489, p<.01). 정서표현 양가성은 고통 감내력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458, p<.001). 구체적으로,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요인 중 자기방어적(r=-.507, p<.001),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r=-.236, p<.001) 모두 고통 감내력과 유의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다.

표 2. 주요 변인들의 상관관계 (N=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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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위험회피 기질, 2. 정서표현 양가성, 2-1.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 2-2.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 3. 고통 감내력, 4. 우울

*p < .05, ***p < .001

2.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매개효과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매개효과를 알아보았으며, 그 결과는 [표 3]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위험회피 기질은 정서표현 양가성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55, SE=.05, p<.001), 정서표현 양가성은 고통 감내력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25, SE=.04, p<.001), 고통 감내력은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28, SE=.04, p<.001)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위험회피 기질은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을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험회피 기질은 고통 감내력(b=-.33, SE=.05, p<.001)과 우울(b=.29, SE=.04, p<.001)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매개효과 (N=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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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 매개효과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매개효과는 나타났지만 정서표현 양가성이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 이에 정서표현 양가성이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탐색하고자 정서표현 양가성의 하위요인을 추가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에 대해 알아본 결과, 위험회피 기질은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44, SE=.03, p<.001),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고통 감내력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42, SE=.06, p<.001), 고통 감내력은 우울에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b=-.26, SE=.04, p<.001)[그림 3]. 즉, 위험회피 기질은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을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위험회피는 고통 감내력(b=-.29, SE=.05, p<.001), 우울(b=.27, SE=.04, p<.001)에,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우울(b=. 15, SE=.05, p<.01)에 모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에 대해 알아본 결과, 위험회피 기질은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11, SE=.02, p<.001),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고통 감내력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b=-.27, SE=.10, p<.01), 고통 감 내력은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30, SE=.04, p<.001)[그림 4]. 즉, 위험회피 기질은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 내력을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위험회피 기질은 고통 감내력(b=-.44, SE=.04, p<.001)과 우울(b=.32, SE=.04, p<.001)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관계 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은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b=-.03, SE=.08, p=.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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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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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매개효과

IV. 논의

본 연구는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이중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유전적인 요인인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심리사회적 요인을 함께 연구하여 우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치료적 개입방안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의 관계를 검증한 결과, 위험회피 기질이 강할수록 우울 경향이 더 높았다. 이는 두려움이 크고 회피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우울 경향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이러한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정적 관계를 정서표현 양가성이 매개하였다. 즉, 타고난 회피 성향이 있더라도 적응적인 정서표현 방법을 익힌다면 우울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대 학생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우울을, 정서표현 시 내적갈등을 줄임으로써 감소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정서조절 양식이 정신병리와 중요한 관련이 있다는 기존 연구들과도 맥을 같이한다.

[15][17]. 세 번째로, 고통 감내력은 위험회피 기질과 우울 간의 관계를 매개하였다. 이는 기존의 연구들에서 [32][33] 힘든 일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견디는 힘인 고통 감내력이 우울 수준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재검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고통 감내력이 높은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는 상황에서 경험을 수용하고 감내하는 특성이 있어, 위험회피 기질의 영향을 낮추어 우울을 덜 경험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됨을 시사한다.

또한,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위험회피 기질이 정서표현 양가성과 고통 감내력을 순차적으로 거쳐 우울에 도달하는 이중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위험회피 기질, 정서표현 양가성, 고통 감내력이 모두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와, 위험회피 기질이 정서표현 양가성을 매개로 하여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다[34][35].

본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연구들과 맥을 같이 하면서,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정서 표현에 대한 갈등과 고통에 대처하는 능력에 대한 상호 연관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위험회피 기질이 우울로 가는 구체적인 경로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사람이 정서표현 양가성이 높을수록, 고 통감 내력이 낮을수록 우울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치료적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정서표현 양가성을 낮추고 고통 감내력을 향상시키는 다각화된 심리치료 과정을 거친다면 우울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존의 우울 치료에서 사용하고 있는 정서표현 양가성과 관련된 자기주장훈련이나 고통 감 내력과 관련이 있는 전념행동, 자기수용과 같은 치료적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시 보다 효과적인 우울 치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 중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양가성이 우울과 더 높은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서표현을 갈등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의식하여 의도적으로 표현을 억제할 때보다 상대의 비난이나 거절에 대해 염려할 때 더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17]. 자기방어적 양가성이 높은 사람은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 주변 사람들에게 친밀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지만, 관계관여적 양가성이 높은 사람은 특정한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감정표현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26] 자기방어적 양가성이 관계관여적 양가성보다 우울과 더 높은 상관을 보이는 것을 이해해 볼 수 있다.

종합해보면 유전적, 선천적인 요인으로 변화하기 어려운 ‘위험회피’라는 기질적 특성이 높을지라도, 인생에서 고통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고통을 대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울에 개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32]. 또한, 자기방어적 양가성이 우울이 발현되는 데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우울을 호소할 시 정서를 억제하려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자기방어적 양가성과 관계 관여적 양가성의 수준을 파악한다면 각 개인에게 적절한 맞춤형 치료전략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부산, 경남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했기 때문에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임상 장면에서는 CES-D 검사 점수가 21점 이상일 때 우울로 평가하게 되나, 본 연구는 전체 피검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 연령군 및 우울장애 환자 등으로 연구대상의 범위를 넓혀 본 연구에서 확인된 치료적 효과가 실제 임상, 교육 현장에서도 적용될지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모든 설문지는 자기보고 방식으로 작성되어 대상자의 주관적 인식만을 반영하므로 실제 내용보다 축소하거나 과장하여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면담이나 타인 보고 등 다양한 측정 방법을 사용한 대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기존에 위험회피 기질과 함께 연구되었던 양육 관련 변인[36] 은 함께 조사되어 있지 않다. 향후 연구에서는 위험회피 기질과 양육에 관한 변인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기질과 심리사회적 변인 이외에 가정 내에서 우울 수준을 경감시킬 방법을 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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