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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ional Fandom Culture Shift in K-Pop Idol Fandom and Social Media Use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에 따른 아이돌 세대별 팬덤 문화의 변화

  • 한미화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
  • 나은경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 Received : 2022.01.06
  • Accepted : 2022.02.03
  • Published : 2022.02.28

Abstract

Given that the current Idol fandom has been enormously affected by the development of digital technology such as the Internet, mobile or social media, this study explored how generational fandom culture has been shifted depending on the fandom's use of differential online platforms and services, i.e., online community vs. social network services. The survey results indicate that 3rd generation fandom showed significantly greater intimacy, greater attachment/worship, greater similarity toward Idol stars as well as greater fandom loyalty and greater fandom identity than 1st and 2nd generation fandom. Similarly, compared to online community centered fandom, social network centered fandom showed greater intimacy, greater attachment/worship, greater similarity as well as greater fandom loyalty and identity than community-centered fandom.

본 연구는 아이돌 팬덤 현상에 대해, 팬덤의 시대별 특징 및 이용 매체의 속성에 따른 영향과 차이를 살펴보고자, 3세대 아이돌 팬덤과 1,2세대 아이돌 팬덤의 문화 차이, 그리고 인터넷의 발전에 따른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의 차별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탐구하였다. 한국과 중국의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 분석 결과, 3세대 아이돌 팬덤은 1,2세대 팬덤보다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 연애감정/숭배심리 및 동질감이 더 높았으며,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도 높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주로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서는, 네트워크 중심소통 팬덤이 온라인커뮤니티 중심소통 팬덤에 비해 친밀감, 연애감정/숭배심리 및 동질감이 더 높았고,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 역시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팬덤의 세대 변화 및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에 따른 아이돌 팬덤 문화의 변화의 함의에 대해 논했다.

Keywords

I. 서 론

1. 아이돌 팬덤의 세대 구분과 팬덤 문화의 변화 대중문화에서 팬덤은, 과거에는 소위 ‘오빠 부대’라불리기도 했던 “소리 지르는(screaming)” 소녀 집단으로서의 팬덤 이미지가 주를 이루어, 연예인에게 과도하게 집착적인 애정을 보이는 청소년기의 발달 단계 특성인 것처럼 여겨진 면이 있다[1]. 인터넷의 등장 이후 아이돌 팬덤은 진화하여, 스타에 대해서 동경과 숭배의 대상으로서만 여기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내 손으로 직접 키우는” 양육(nurture)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다[1-3]. 과거에는 신비주의에 둘러싸인 별과 같은 존재인 스타를 멀리서 동경하고 연애 감정을 느끼며 맹목적 애정과 동일시가 주된 추동 심리였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함께, 팬덤은 아이돌도 실수하고 좌절하고 불완전한 나와 같은 인간계의 하나일 뿐이며 나와 함께 노력하고 성장하는 내 친구와 같은 친밀감이 기반이 되고 있다. 이런 팬덤의 변화에 대해 “친밀성의 상품화 현상”이라는 관찰이 등장한다[1][3]. 기획사나 방송 제작진은 데뷔 전부터 연습생의 사생활을 계속해서 노출하고, 이에 따라 팬과 시청자는 아이돌의 사생활을 상품처럼 구매하고 소비하게 됐다는 것이다[3].

팬덤 문화의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아이돌의 세대 변화와 더불어, 아이돌 세대별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가 변화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4][5].

케이팝 아이돌 팬덤 전반과 팬덤 연구에서는 데뷔 시기와 활동 양상에 따라 흔히 아이돌을 3세대로 나눈다 [6-8]. 1세대 아이돌은 아이돌 그룹이라는 단어가 상용화되기 이전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그룹을 지칭하며 SM엔터테인먼트에서 1996년에 데뷔한 ‘H.O.T’를 기준으로 한다[9-13]. 한국에서 아이돌은 기획사의 육성시스템-기획, 트레이닝, 데뷔-을 거쳐 탄생한 그룹형 가수들이다[9][11][14][15]. 2003년 SM의 동방신기 데뷔로부터 한국 아이돌은 2세대를 열었다. 동방신기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기획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9][11][15].

엑소(EXO)의 2013년을 시발점으로 하여, 방탄소년단(BTS), 워너원에 이르기까지 가장 최근의 3세대 아이돌 그룹 시대에 접어들었다. BTS ARMY를 비롯하여, 그들은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글로벌한 확장세를 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세대 아이돌의 눈에 띄는 특성으로, 과거 한국에서 먼저 데뷔를 한 뒤 해외로 진출하였던 2세대 아이돌과는 다르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활용을 기반으로 하여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 데뷔를 하거나 역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8]. 싸이 신드롬이 있었던 2012년을 변곡점으로 모바일 디지털 매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아이돌을 3세대 아이돌로 구분한다[10][16].

방탄소년단(BTS)이 대중문화 영역에서 이룬 최근 몇 년 간의 세계적 약진 역시 이러한 팬덤 문화 변화 현상의 대표적인 예시로 간주된다[4][5]. 다시 말해, 데뷔 전 무명시절부터 오랫동안에 걸쳐 공식, 비공식적으로 구축한 방탄소년단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는 그들의 강력한 팬덤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2021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로 개명하고 자사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전환하는가 하면[17], 근래 새로 데뷔를 준비하는 4세대 아이돌들은 소속사들과 함께 팬덤 관리를 위해 사전 홍보 등 소셜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18]. 이런 환경에서 최근 아이돌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대중성보다는 팬덤의 충성심이다[19]. 과거에는 대중적인 인기가 중요했다면 최근의 아이돌에게는 충성도 높은 팬덤이 중요해졌다[19]. 즉, 1세대 아이돌은 대중들이 다 알고 있어 아이돌 팬과 대중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면, 이제는 대중과 아이돌 팬들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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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3세대 아이돌 팬덤의 충성심에 따른 앨범 구매량 (출처: “대중성보다 충성심” [19])

대중과 팬덤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실물 앨범 구매에서 찾아볼 수 있다[19]. 디지털시대 음악 청취 방식이 음원 스트리밍이 된지 오래 이 고국 내 역시 스트리밍 청취가 60%대, 실물 음반 청취는 11.5%에 불과하며, 앨범 판매량도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감소하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K팝 아이돌의 앨범 판매는 역설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그림 1].

물론 아이돌 팬들도 음반으로 노래를 듣지는 않지만 소장용 혹은 아이돌을 지지, 응원, 후원하기 위해 앨범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만큼 ‘팬’과 ‘팬덤’은 문화적으로만이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의미이자 가치를 담보하며,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팬들과 아이돌 스타 사이의 관계는 점점 더 복잡다단해지고 있는 데 반해, 정작 아이돌 팬과 팬덤이 다양한 유형의 온라인 서비스 및 디지털 플랫폼을 실지로 어떻게 차별적으로 활용하며 그 결과 초래될 수 있는 소통상의 미묘한 질적인 차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와 학술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1][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의소통을 위주로 하는 3세대 아이돌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 분석을 중심으로, 과거 1, 2세대 아이돌 팬덤과의 비교를 통해 3세대 아이돌 팬덤의 소통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으며 그 차이점으로 인해 팬덤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과 검증을 시도하고자 한다.

II. 본 론

1. 인터넷의 발전과 팬덤 문화

전통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스타와 유명인들은 기존의 신문과 텔레비전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팬들에게 닿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방식에서는 미디어 인물의 본래 메시지가 기사를 쓰는 기자와 언론사에 의해 한번 걸러진 채로 간접적으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개인화되고 걸러지지 않은 소통을 가능하게 있으며[20][21], 미디어 인물들은 자신의 사적인 소식을 전하는 계정과 채널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새로운 매체는 스타와 팬들 사이의 관계와 소통 방식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1].

인터넷의 등장과 확산은 팬들이 집단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낸시 베임[22]은 팬들의 이러한 집단적 활동을 5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특히 음악 팬들이 인터넷을 활용하여 어떻게 팬덤을 구축하는가에 관해, 그들 사이의 감정 공유, 사회적 정체성 형성, 집단지성 활용, 의미 해석 공유, 상호 콘텐츠 제작의 활동을 공유하는 양태를 서구 대중음악계의 예시들을 통해 설명했다. 다시 말해, 팬덤 활동을 강화시킬 수 있었던 인터넷의 힘은, 공간과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여 널리 도달할 수 있다는 점, 집단 구축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 사회적 거리를 좁혀준다는 점, 이 5가지 영역에서의 기술적인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것의 의미를 대중음악 팬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은 인터넷의 역사에서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의 팬덤이 보여준 참여적이고 조직적인 능동성에 중점을 둔 측면이 있다[22].

이후 2000년대 중반 등장한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미디어 인물과 팬들 사이의 관계를 불가역적으로 변화시켰다[1]. 시청자와 팬 사이의 상호작용이 가시화되면서 과거에는 접촉이 드물었던 미디어 인물들과 팬들이 맺는 관계의 매순간이 가시적으로 관찰 가능하도록 드러나게 된 것이다. 과거에 신비주의에 둘러싸여 별과 같은 존재였던 스타로 군림한 유명인들이 이제는 천상에서 더 낮은 세속의 보통 사람들의 위치로 내려온 느낌으로, 친밀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에 이르렀다[21][23-25].

인터넷의 역사를 볼 때, 초기 온라인 소통이 게시판 (BBS: Bulletin Board System)에 기반을 둔,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에 비해[26], 근래로 올수록 개방성과 연결성이 두드러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중심소통에는 포털 카페, 블로그, 회사 공식계정 등이 있고, SNS 중심소통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V-Live 등이 있다[26]. 기존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통했던 팬덤 문화와 최근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소통하는 팬덤 문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호작용성과 실시간 즉각성이다[23-25][27]. 기존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통했던 1세대 아이돌 팬들은 주로 팬들이 팬카페에 가입을 하여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올려주는 게시글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유일했고 아이돌이 팬 카페 활동에 참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 때문에 팬들은 자신의 마음을 팬레터를 통해 스타에게 전달했고 이에 대한 스타의 피드백도 딱히 없었기에 일방향적 소통에 가까웠다. 하지만 SNS 중심소통에 익숙한 최근 3세대 아이돌 팬들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스타와 쌍방향적이고 실시간, 즉각적 소통을 하게 되었고 이것은 과거 1, 2세대 아이돌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즉각성, 속보성 효과가 뛰어나고 브이라이브는 실시간으로 스타와 팬들이 소통한다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스타와 팬들의 소통방식이 커뮤니티 중심소통이었던 때로부터 SNS 중심소통으로 변화하면서 스타와 팬들 사이의 온라인 소통이 빈번해지고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활용을 통해 팬과 스타의 관계가 밀접해지고 팬덤에는 집단적이면서도 조직적인 그리고 글로벌화된 팬덤 참여문화가 형성될 수 있었다[5][28].

팬덤은 과거 대중문화가 ‘저급 문화(low culture)’로여겨졌던 경향과 함께, 20세기 초반에는 주로 10대 청소년층과 여성이 참여한다는 점과 결부되어 이중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한국 사회에서 1세대 아이돌 그룹인 H.O.T.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팬덤 현상이 나타난 90년대부터 기획된 가수인 아이돌에 대한 편견과, ‘오빠부대’, ‘빠순이’ 등 연령과 성별에 근거한 비하적 호칭으로 그들을 따르는 팬덤을 극단적이고 일탈적인 집단으로 문제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29]. 하지만 대중문화 패러다임의 발전으로 인해 팬덤 연구는 이러한 시각을 반박하며 팬덤의 하위문화로서의 저항성과 수용자의 능동적 해독과 참여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30]. 특히 가부장적인 자본주의 구조에서 여성의 영역이라 간주된 소비의 영역, 그 중에서도 대중문화 소비와 팬덤 문화의 주된 참여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31] 팬덤 연구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문화 정치와 여성 정체성의 이슈가 중요하게 다뤄지기 시작했다[31].

미디어 인물에 대한 수용자의 반응은 전통적으로 크게 세 가지, 호감/좋아함, 비슷함/유사성, 비슷해지고 싶음/모방으로 나뉘는데[32], 팬덤의 심리는 이 모두를 동시에 복합적으로 포괄하는 경향이 있다[1]. 따라서 팬덤 심리는 단일한 차원으로 개념화하기 힘들고 그 안에는 미디어 인물의 능력과 재능에 대한 영웅 숭배 및 비슷해지고 닮고 싶은 동일시와 더불어, 로맨스와 연애 감정, 친구/형제자매/동료로서의 애착, 나아가 보호하고 지키며 양육하고자 하는 부모의 심리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다[1][33][34]. 이러한 개념들은 현대 온라인 팬덤의 다양한 양태를 통해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 인간의 성장과 발달단계에서 연애 심리가 특별히 두드러지는 시점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 이러한 심리가 어떤 순서가 정해진 단계적인 과정을 밟는다거나 강도와 수준에서 일직선적인 연속선상에 위치시키기 힘든 개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1].

케이팝 아이돌 팬덤의 세대는 산업 및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아이돌 스타와 팬들 사이의 소통 방식의 차이로 구분된다[35]. 1세대, 2세대까지는 팬카페 등의 폐쇄형 커뮤니티를 통해서 팬들과 소통했다면, 3 세대부터는 트위터를 비롯한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공적, 사적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 라이브방송이나 텍스트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35]. 본 연구에서는 한.중 동시데뷔를 최초로 실시한 엑소를 시작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레드벨벳’, ‘NCT’, JYP엔터테인먼트의 ‘갓세븐’과 ‘트와이스’, YG엔터테인먼트의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인 ‘I.O.I’와 ‘워너원’ 등을 3세대 아이돌의 대표적인 예시로 포함했다[8].

2.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팬덤의 심리 변화

2.1 ‘숭배’에서 ‘친밀감’으로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 상에서는 기존의 ‘대중적 (mass)’ 미디어 이용이 ‘대인적(inter-personal)’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많은 변화의 핵심이다[3]. 그래서 아이돌 스타의 공적인 활동도 대인적이고 개인적인 형태를 띠며 사적인 생활에 대한 자발적인 공유라는 자기 노출이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당연시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유되고 있다[36-38].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이 인간 삶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아이돌 팬들은 매개된 콘텐츠를 통해 상상 속에서 아이돌을 연애 상대로 인식하거나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다[39]. 이로 인해, 팬덤에게 아이돌 스타는 단순히 ‘좋아하고 동경하는 이성적인 대상’에서 ‘동질감을 가진 친근한 인물’ 혹은 ‘보호해주어야 하는 대상’으로 변하게 되고 자신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의무가 있는 인물로 인식이 변하게 된다[40]. 또한 팬덤 산업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팬덤에게 아이돌 스타는 ‘이성적인 대상’ 보다는 ‘친근한 가족애의 대상, ’ 특히 여성 팬덤의 경우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돌 스타의 소속사를 아버지로 보고 자신을 어머니로 인식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돌스타를 자식으로 생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고 보았다[41].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지닌 멤버들’에 대한 선망보다, ‘자신과 닮은 멤버들’과의 친밀감과 동질감을 통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1][5]. 우상에 대한 숭배 또는 선망은 욕구를 충족시키기보다는 욕망의 대상과 거기에 닿을 수 없는 자신의 처지 사이의 거리감을 상정하지만, 친밀감에 기반한 동질감은 욕망의 대상과 자신을 일치시키기 때문에 욕망의 대상의 성공과 자신의 처지 사이에 괴리가 없다[1][5]. 또한 팬들은 아이돌의 여성적 외모 특성과 남성성이 배치되지 않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아이돌 스타는 잘 생겼고 매력있지만 성적매력은 아닐 수 있다. 특히 이들이 보여주는 남성간 동성 친밀성은 성적 함축은 없이 서로 사랑하라는 보편적 메시지로 수용될 수 있었다[5].

2.2 팬덤 참여 문화와 집단 정체성

“팬들의 집합적 실천이자 사회적 현상”[41]인 팬덤은 개인의 자아 정체성 뿐 아니라 집단 정체성의 구현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특히 온라인 소셜 미디어 활용이 팬들의 정체성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31].

마돈나의 팬들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26], 팬들이 단순히 팝스타에 대해 환호하는 것을 넘어 마돈나라는 스타를 재해석하는 실천을 보여줌으로써 마돈나의 팬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31]. 미국 십대 여성팬들이 바라보는 마돈나의 파격적인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올바른 여성적 행동’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여성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려는 의미를 지니며, 마돈나 팬덤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사회에서 느꼈던 가부장적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31].

또한 팬들은 콘텐츠 재해석 및 재생산과 더불어, 투표 참여를 통하거나[42], 팬클럽을 통한 사회봉사 및 기부 등의 집단 활동을 통해서도[43] 스타와 같은 경험을 하고 동질감과 일체감을 형성하면서 자신의 스타를 위한 팬으로서의 역할 수행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III. 연구문제

상기 문헌 리뷰에 근거하여 아이돌 팬덤의 세대별 차이 및 소셜 미디어의 발전단계별 플랫폼 차이가 팬덤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아래와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1]: 아이돌 팬덤의 세대별 차이에 따라, 아이돌에 대한 (1) 친밀감과 연애감정, (2) 동질감, (3) 팬덤 정체성 및 충성도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구체적으로, 3세대 아이돌 팬덤은 1, 2세대 아이돌 팬덤에 비해, 아이돌에 대한 (1) 친밀감과 연애감정, (2) 동질감, (3) 팬덤 정체성 및 충성도에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2]: 소셜 미디어의 발전에 따른 플랫폼별 소통 방식의 차이는 아이돌에 대한 팬덤의 (1) 친밀감과 연애감정, (2) 사회적 거리감, (3) 팬덤 정체성 및 충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구체적으로, 네트워크 중심소통 팬덤은 커뮤니티 중심소통 팬덤에 비해, 아이돌에 대한 (1) 친밀감과 연애 감정, (2) 사회적 거리감, (3) 팬덤 정체성 및 충성도에 차이가 있는가?

IV. 연구방법

1. 조사 연구 설계 및 표본의 속성

본 연구의 연구문제를 탐구하기 위해서, 아이돌 팬덤 생활의 경험이 있는 한국과 중국의 1세대, 2세대, 3세대 아이돌 팬덤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바, 각 아이돌의 팬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한국어, 중국어 두 개 버전으로 2020 년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였다. 총 535부의 설문지가 수거되었으며 불성실 응답자를 제외하고 최종분석에 사용된 응답은 510명이다. 남자 135명 (26.47%), 여자 375명(73.53%); 연령은 20세 미만 52 명(10.20%), 20-29세는 436명(85.49%), 30-39세 17 명(3.33%), 40세 이상 5명(.98%); 국적은 한국 293명 (57.45%), 중국 217명(42.55%)이 포함되었다.

2. 주요 변인의 측정

2.1 아이돌 팬덤의 세대 구분

아이돌 팬덤의 세대는, 1세대 아이돌은 1996년 데뷔한 H.O.T.를 기점으로, 2세대 아이돌은 2003년 데뷔한 동방신기를 기점으로, 3세대 아이돌은 2012년에 데뷔한 엑소를 기점으로 하여, 현재 팬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과거 팬으로 활동했던 가수/그룹의 이름과 데뷔 연도를 질문하여 몇 세대 팬덤에 속하는지로 구분하였다. 측정 결과, 1세대 아이돌 팬덤은 44명(8.63%), 2세대 아이돌 팬덤은 104명(20.39%), 3세대 아이돌 팬덤은 362명(70.98%)으로, 즉 1, 2세대 아이돌 팬덤은 148명 (29.02%), 3세대 아이돌 팬덤은 362명(70.98%)이었다.

2.2 네트워크 중심 팬덤과 커뮤니티 중심 팬덤

아이돌 팬덤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소통 방식을 플랫폼 유형에 따라 네트워크 중심소통과 커뮤니티 중심소통으로 구분하기 위해, 응답자가 평소에 아이돌 관련 소통을 위해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는 정도를 리커트형 7점 척도로 질문하였다. 구체적으로, Twitter, YouTube, V-Live, Facebook, Instagram, TikTok, 위버스(Weverse), 웨이보(Weibo), Bilibili를 네트워크 중심소통으로 보았고, 소속사 공식홈페이지,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공식 팬카페를 커뮤니티 중심소통으로 설정하고, 응답자의 네트워크 중심소통과 커뮤니티 중심소통의 각 평균치를 비교하여 SNS중심소통이 커뮤니티 중심소통보다 높으면 네트워크 중심 팬덤으로 (N=271, 53.14%), 그 반대방향이면 커뮤니티 중심 팬덤으로(N=239, 46.86%) 구분했다. 네트워크형 서비스들과 커뮤니티형 플랫폼들의 이용은 상관성이 높아서 산술적으로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모든 소셜미디어 이용에 대한 신뢰도 Cronbach’s α=.936),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나 플랫폼에 따른 온라인상의 소통방식 차이는 질적, 개념적으로 구별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2.3 친밀감, 연애감정, 동질감

기타 설문 항목들은 모두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7점=매우 그렇다”의 리커트형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우선, 친밀감은 호감적 친밀감 개념을 토대로 [44][45], 1. 나는 그들과 가까운 사이다, 2. 나는 그들이 친구같이 느껴진다, 3. 그들과 소통할 때 분위기가 따뜻하다고 느낀다, 4. 그들과의 관계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5. 나는 그들의 감정과 느낌을 잘 이해한다, 6. 나는 그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아는 사이처럼 느껴진다. 이 6개 항목으로 측정하였다(M=4.67, SD=1.39, Cronbach’s α=.90).

연애감정은 기존 연구들을 참고하여[39][46] 9개 항목으로 측정하였다(M=4.16, SD=1.49, Cronbach’s α =.92). 구체적으로, 1. 나는 그들을 연인으로 느낀다, 2. 나는 꿈에서 그들이 나를 사랑하기를 희망한다, 3. 나는 그들의 이상형처럼 되려고 노력한다, 4. 나는 그들과 며칠 동안 방에 갇혀있으면 좋겠다, 5. 아이돌은 사실상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6.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이면 무조건 믿는다, 7. 그들은 내가 가까이할 수 없는 별과 같은 존재다, 8. 나는 그들이 이세상이 아닌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등이다.

동질감은 ‘특정한 지위나 특성을 가진 한 대상에 대한 개인의 태도’로, 한 대상에 대해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멀거나 가까움을 뜻한다[46]. 1. 나는 아이돌이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느낀다, 2. 나는 아이돌이 개인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3. 아이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한테도 좋은 일이생긴 것 같다, 4. 아이돌이 성공을 언급할 때 나의 성공처럼 느껴진다, 5. 나는 아이돌도 나랑 똑같이 실수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6. 나는 아이돌이 동네오빠/형/언니/누나/동생같이 느껴진다 등을 포함하는 10개 항목으로 측정했다(M=4.71, SD=1.23, Cronbach’s α=.91).

2.4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

팬덤 충성도에 대해서는, ‘계속할 의향’, ‘지인에게 권유’, ‘다른 사람과 정보 공유’등을 포함하는[47] 5개 항목으로 측정하였고(M=4.66, SD=1.46, Cronbach’s α =.91), 팬덤 정체성은 8개 항목으로 측정하였다 (M=4.80, SD=1.45, Cronbach’s α=.95). 구체적으로, 1. 나는 팬 구성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행복감을 느낀다, 2. 나는 팬 집단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즐긴다, 3. 팬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일 또는 문제가 마치내 문제같다, 4. 팬 집단은 나에게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온다, 5. 팬 집단 구성원들에게 감정적으로 애착이 간다, 6. 나는 팬 집단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등을 포함한다[46][49][50].

V. 분석 결과

연구문제1과 연구문제2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아이돌에 대한 팬덤의 (1) 친밀감, (2) 연애감정, (3) 동질감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아이돌 팬덤의 세대별, 그리고 온라인 소통 매체별 비교를 실시한 결과는 [표 1]과 같다.

분석 결과, 3세대 팬덤(M=4.78)은 1, 2세대 팬덤 (M=4.40)에 비해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t=2.65, p<.01), 연애감정도 3세대 팬덤(M=4.29)이 1, 2세대 팬덤(M=3.83)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t=3.07, p<.01). 아이돌에 대한 동질감도 마찬가지로, 3세대 팬덤(M=4.84)이 1, 2세대 팬덤 (M=4.39)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t=3.57, p<.001). 그리고 네트워크 중심소통의 팬덤이 커뮤니티 중심 팬덤에 비해, 친밀감(t=-5.12, p<.001), 연애감정 (t=-2.47, p<.05), 동질감(t=-4.62, p<.001)이 모두 유의미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 즉 3세대 팬덤일수록,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보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수록, 아이돌에 대한 팬덤의 친밀감과 연애감정/숭배심리 및 동질감이 높은 경향을 보인 것이다.

표 1. 팬덤의 세대별, 소통 매체별 친밀감, 연애감정, 동질감의 차이 평균 비교 (N=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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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연구문제1과 연구문제2에서 설정한, 팬덤의 (1) 충성도 및 (2) 팬덤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아이돌 팬덤의 세대별, 그리고 온라인 소통 매체별 비교를 실시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분석 결과, 3세대 팬덤(M=4.78)은 1, 2세대 팬덤 (M=4.37)에 비해 팬덤 충성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t=2.73, p<.01), 팬덤 정체성 역시, 3세대 팬덤 (M=4.94)이 1, 2세대 팬덤(M=4.45)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t=3.12, p<.01). 한편, 팬덤 충성도는 물론 (t=-4.58, p<.001), 팬덤 정체성에 있어서도(t=-5.94, p<.001) 네트워크 중심소통의 팬덤이 커뮤니티 중심 팬덤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즉 3세대 팬덤일수록,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보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수록, 아이돌에 대한 팬덤의 친밀감과 연애감정 및 동질감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표 2. 팬덤의 세대별, 소통 매체별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 차이 평균 비교 (N=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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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팬덤의 세대 구분에 따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이용 양태가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세대별 매체 이용이 공존하는 경우를 살펴보는 종합적인 탐구를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이후 분석에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이용 양태에 대해, 앞서의 집단 구분이 아닌, 본래 측정치인 연속변인의 속성을 살리고자 네트워크 중심 이용과 커뮤니티 중심 이용의 각 평균치 간 차이값을 이용했다. 분석에 앞서 살펴본 주요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에 따르면[표 3], 3세대 팬덤인지의 여부가 커뮤니티중심보다는 네트워크중심 소통을 하는지 여부와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r=.03, n/s), 팬덤의 세대와 세대별 주요 이용 플랫폼을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3세대 팬덤과 네트워크중심 소통은 친밀감, 연애감정/숭배심리, 동질감을 비롯하여 팬덤 충성도와 정체성까지 모든 심리 변인에 대해 유의미한 정적인 상관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3. 주요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N=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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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001, ** p<.01, * p<.05

1: 연령, 2: 성별(여성=1), 3: 소득, 4: 학력, 5: 국적(중국=1), 6: 3세대 팬덤, 7: 네트워크 중심 팬덤, 8: 친밀감, 9: 연애감정, 10: 동질감, 11: 팬덤 충성도, 12: 팬덤 정체성

상관관계 분석에 기반하여 종합적인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성별, 나이, 학력, 소득 및 국적의 인구학적 변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주요 관심변인인 세대별 팬덤과 소통유형별 팬덤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는 [표 4]와 [표 5]에 제시했다.

표 4. 팬덤의 친밀감, 연애감정, 동질감 예측 OLS회귀분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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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N=510. 표 안의 숫자들은 표준화된 회귀계수. *** p<.001, ** p<.01, * p<.05, + p<.10

표 5. 팬덤의 충성도 및 정체성을 예측하는 OLS 회귀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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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N=510. 표 안의 숫자들은 표준화된 회귀계수.

*** p<.001, ** p<.01, * p<.05, + p<.10

팬덤의 친밀감, 연애감정, 동질감을 예측하는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느끼고(β=-.10, p<.01) 중국보다는 한국 팬들이 아이돌에 대해 연애감정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β=-.10, p<.01). 그리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β =.08, p<.10)이나 동질감(β=.10, p<.05)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3세대 팬덤은 1, 2세대 팬덤에 비해 아이돌에 대한 연애 감정과 동질감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느꼈으며(각 β =.06, p<.10; β=.09, p<.05), 커뮤니티 중심 팬덤에 비해 네트워크 중심 팬덤일수록 친밀감(β=.56, p<.001), 연애감정(β=.57, p<.001), 동질감(β=.54, p<.001) 모두가 더 높게 나타났다. 1, 2세대 팬덤과 3세대 팬덤의 구분을 단순히 청소년기를 지내는 시점을 중심으로 팬들의 연령에 따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과는 대조적으로, 나이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3세대 팬덤이 아이돌에 대한 연애감정/숭배심리와 동질감에 유의미하게 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셜 미디어 이용의 영향 역시, 3세대 팬덤이 당연하게도 1, 2세대보다 소셜 미디어를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상식에 반하게도, 3세대 팬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의 소통이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 연애감정, 동질감 모두에 있어 유의미한 영향을 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팬덤의 충성도와 정체성을 예측하는 회귀분석 결과, 여성 팬들이 남성 팬들에 비해 팬덤 충성도(β =.08, p<.05)와 팬덤 정체성(β=.07, p<.10)이 모두 높은 경향을 보였다. 예측가능하게도 나이가 많을수록 팬덤 정체성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β=-.07, p<.10), 예상외로, 학력이 높을수록 팬덤 충성도(β =.15, p<.001)와 정체성(β=.11, p<.01)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3세대 팬덤은 1, 2세대 팬덤에 비해 팬덤 충성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팬덤 정체성이 높게 나타났다(β=. 08, p<.05). 네트워크 중심 팬덤은 커뮤니티 중심 팬덤에 비해 팬덤 충성도(β=.54, p<.001) 및 팬덤 정체성(β=.52, p<.001)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결과는 팬들의 나이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3세대 팬덤이 팬덤 정체성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보인 점, 그리고 3세대 팬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의 소통이 팬덤 충성도와 팬덤 정체성에 유의미하게 정적인 영향을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VI. 결 론

소셜 미디어는, 팬들과 아이돌 스타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에 비슷하게 묶였던 미디어 플랫폼들 가운데에서도 소통방식의 미묘한 차이와 변화들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좀더 세밀한 구분과 탐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팬덤 문화가 맹목적인 숭배에서 친밀감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1], 팬들과 스타 사이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숭배 심리나 동일시보다도 친밀감 기반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1][3][41]. 근래의 팬덤은 멀리서 바라만 보며 동경하는 우상 숭배에 가까운 병적인 동일시가 아니라, 함께 조력하고 위로하며 꿈을 키워가는 동료이자 단짝 친구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이렇게 변화하는 팬덤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나이에 기반을 둔 세대 차이라든지, ‘소셜 미디어 이용’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뭉뚱그려지는 SNS의 영향을 살피기보다는, 팬들과 스타를 연결하는 매개물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구체적인 뉴미디어 속성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전달 및 공유되는 콘텐츠들의 내용적, 질적 속성의 차이를 비교 연구하고자 시도했다.

이에 본 연구는 아이돌 팬덤 현상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케이팝 팬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팬덤의 세대별 특징 및 이용 매체의 속성에 따른 영향과 차이를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3세대 아이돌 팬덤과 1, 2세대 아이돌 팬덤의 문화 차이, 그리고 인터넷의 발전에 따른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의 차별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3세대 아이돌 팬덤은 1, 2세대 팬덤보다 아이돌에 대한 친밀감, 연애 감정/숭배심리 및 동질감이 더 높았으며,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주로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서는, 소셜네트워크 중심소통 팬덤이 온라인커뮤니티 중심소통 팬덤에 비해 친밀감, 연애감정/숭배심리 및 동질감이 더 높았고, 팬덤 충성도 및 팬덤 정체성 역시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팬덤의 세대 구분과 소셜 미디어 이용은 단순히 연령이나 청소년기의 문제라거나 넓은 의미의 온라인 SNS 이용으로 포괄되어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소셜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팬덤 문화는 (숭배에서 친밀감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논의 및 방법론적인 시도를 찾아보기 힘든 면이 있었다. 변화하는 팬덤 문화를 설명해내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다각적인 변화에 따른 뉴미디어적 특성과 커뮤니케이션의 질적인 속성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1]. 즉, ‘팬덤’이 바로 플랫폼과 서비스, 콘텐츠 산업 모두의 핵심 자산이자 가치가 되는 현실에서 콘텐츠, 플랫폼, 팬덤의 연결이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바 [17], 산업적인 서비스 다각화의 진행에 비해 부족한, 그러한 팬덤 문화와 플랫폼의 관계에 대한 실증 연구를 시도한 의의가 있다.

본 논문은 연구상의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 우선, 1, 2 세대 팬덤과 3세대 팬덤의 비교를 통해 팬덤의 세대별 문화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최근에는 2017년 이후 등장한 아이돌을 중심으로(예: 더보이즈,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여자아이들, 잇지, 에스파 등) 이전 세대에 비해 더 적극적인 소셜 미디어 활용을 앞세우는 4세대 팬덤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바[36], 이렇게 급변하는 팬덤 문화에서 새롭게 등장한 4세대 팬덤 현상을 담지는 못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역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구독형 앱 생태계를 발달시키고 SM엔터테인먼트의 DearU 및 위버스 등을 통한 팬과 아이돌의 1:1 채팅 서비스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비롯, 메타버스를 통한 가상현실 관계 형성 등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플랫폼 이용을 포함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작금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향후 연구에서 이와 같은 뉴미디어의 새로운 변화들을 이론적, 방법론적으로 세심하게 반영한다면, 친밀감 중심으로 재편되는 소셜 미디어 시대 새로운 팬덤 현상의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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