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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 출토 가랑비녀 용범(鎔范)의 제작과 사용 양상

The Making and Use of the Bifid Ornamental Hairpin Stone Mold Excavated at Neungsan-ri, Buyeo

  • 이솔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
  • 김지영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 ;
  • 서현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융합고고학과)
  • LEE, Soleon (Research Institute of Archaeology,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
  • KIM, Jiyoung (Industry-Academic Cooperation Foundation,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
  • SEO, Hyunju (Dept. of Intergrative Archaeology,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 투고 : 2020.09.30
  • 심사 : 2021.05.02
  • 발행 : 2021.06.30

초록

부여 능산리 서고분군 4차 발굴조사(2016년) 과정에서 석제용범이 1점 출토되었다. 석제용범은 초기철기시대의 동침 용범으로 보고되었지만 주형 형태로 보아 동침이 아닌 가랑비녀의 용범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능산리 출토 석제용범에 대해 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유물의 형태와 시기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자연과학적 분석을 통해 석재 재질 특성과 그 산지를 추정해 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능산리 일대에서 가랑비녀 석제용범이 사용된 양상도 파악해 보았다. 용범은 평면 장방형(단면 장방형)에 가까운 형태로 석재의 표면에는 4줄로 나란하게 홈이 나 있다. 홈은 2줄씩 단측면 가까이에서 이어져 각각 좁은 ∩형을 이룬다. 주형 형태로 보아 용범은 각부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의 가랑비녀를 제작했던 유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 가랑비녀는 낙랑을 포함하여 원삼국시대부터 나타나 삼국시대(백제)에 소수 나타나고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상당히 성행한다. 가랑비녀는 시대별 형태 차이가 뚜렷한 편인데, 능산리 용범은 주형 형태로 보아 고려시대에 제작되어 사용된 유물로 판단된다. 능산리 서고분군에서는 이와 관련되는 유구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수혈유구도 확인되었다. 능산리 가랑비녀 용범을 제작한 석재는 녹니석, 각섬석, 활석을 주성분 광물로하는 녹니석편암으로 녹회색의 무르고 부드러운 석재이다. 이러한 암석은 인근의 부여 외산면, 청양, 공주, 예산지역 등에서 산출되는데 현장조사를 통해 능산리 용범과 가장 비슷한 것은 부여 외산면 지선리에서 예산 예산읍 수철리 일대에 이르는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리고 부여 능산리와 그 주변 지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가랑비녀는 현재까지 70점 정도인데, 그 중 능산리 용범의 주형과 가장 비슷하게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은 부여 송국리 유적 분묘 출토 청동제 가랑비녀 등이다. 그동안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가랑비녀 석제용범은 10점을 넘지 못하는데, 대부분 통일신라시대 유물이고 확실한 고려시대 유물은 매우 드물다. 능산리 석제용범으로 보아 고려시대에는 다양한 청동기 제작기술이 존재했겠지만 주조공정도 함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동유물을 제작하기 위한 석제용범은 주형을 새기는 작업이 용이한 석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자 했을 것이다. 능산리 출토 가랑비녀 용범은 고려시대(전기)에 20~50km 정도 떨어진 인근 지역(부여 외산면 지선리에서 예산 예산읍 수철리 일대)에서 용범 제작이 용이한 석재를 가져다가 청동유물을 제작한 후 이를 인근 유적(부여 송국리 유적 등) 일대에 공급했던 양상과 함께 이 시기까지도 석제용범을 이용한 주조 기술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A stone mold from the Sabi period of Baekje was excavated at the western tombs in Neungsan-ri, Buyeo where there was a recent excavation survey (2016). It was believed and reported that such stone molds were used for copper needles during the early Iron Age; however, a close re-examination of the form revealed that they were used for bifid ornamental hairpins. Given its casting form, the stone mold of Neungsan-ri is estimated to have been used to make bifid ornamental hairpins in a ∩ shape, narrowing down toward the tip. It is considered an artifact of the Goryeo dynasty. The stone used to make the bifid ornamental hairpin mold of Neungsan-ri was chlorite-schist, the principal minerals of which include chlorite, amphibole, and talc. Similar rocks are in nearby Buyeo (Oesan-myeon), Cheongyang, Gongju, and Yesan. They are mainly found between Jiseon-ri, Oesan-myeon, Buyeo, Sucheol-ri, Yesane-up, and Yesan. Nearly 70 bifid ornamental hairpins from the Goryeo dynasty were excavated at Neungsan-ri, Buyeo and the surrounding areas. Among them, the bronze ones excavated from the tombs of Songguk-ri, Buyeo are estimated to have been made using this mold as they closely resemble the Neungsan-ri mold. Stone was likely the preferred material for molds to make bronze artifacts as it was easy to sink a die. Regarding the bifid ornamental hairpin cast excavated in Neungsan-ri, they obtained stones in nearby areas 20~50km from their location, made bronze artifacts, and distributed them to nearby sites during the Goryeo dynasty. These artifacts suggest that the casting technology of using a stone mold was still employed t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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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정보

본고는 2019년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술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이며,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님의 지적을 받아 유물에 대한 재검토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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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서현주 외 8인, 2019, 「부여 능산리고분군 I- 서고분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부여군.
  5. 서현주 외 8인, 2020, 「부여 능산리고분군 II - 서고분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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