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및 가뭄발생 빈도의 증가는 사용 가능한 수자원의 감소로 이어져 체계적인 수자원 활용계획과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Woodward et al., 2014; Wheater and Gober, 2015). 강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표수와 비교하여, 지하수는 수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공간적으로 광범위하게 부존하므로 중-장기적 수자원의 공급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Alley et al., 1999; Bates et al., 2008).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개발에 드는 시간이 짧고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질의 용수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특히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이용 및 개발이 활발히 이어지는 추세이다(Kim, 2019). 2018년 한국의 전체지하수 이용량(2,914백만 m3/년) 가운데, 생활용과(1,229백만 m3/년) 농업용(1,485백만 m3/년)으로 활용된 지하수량은 전체의 약 94%에 해당한다(ME and K-water, 2019). 특히, 2011년부터 2018년 사이의 지하수 사용량 통계에 의하면 전북지역 농업용수의 사용량이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GIMS, 2021), 이 지역에는 국내 주요 곡창지대로 알려진 호남평야가 위치하고 있다.
호남평야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평야지대로서, 면적이 약 3, 500km2에 달하며 한국 전체 논 면적의 30% 정도를 차지한다(Hwang et al., 2012). 호남평야는 지리적으로 독립수계인 만경강, 동진강권역과 서해로 직접 유입되는 기타권역(주진천, 직소천)으로 중권역 수계가 나누어진다. 금강, 만경강, 동진강 등의 하천이 흘러 지표수가 풍부하지만, 농업활동이 많은 시기에는 관개용수 공급량을 충당하기에 부족하여 삼국시대부터 농업용 저수지를 축조하여 활용하였다고 전해진다. 벽골제(김제)와 황등제(황등), 눌제(정읍)등의 저수지는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서 활발한 농업활동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Min and Kim, 1997).
호남평야를 아우르는 서해안의 조석평야(潮汐平野)는 갯벌이 넓게 발달되어 있으며, 군산-부안에 이르는 지역을 33.9km의 방조제로 연결하는 새만금간척사업으로 개발하여 간척지의 약 32%가 농생명 용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Hwang et a., 2012; Choi et al., 2013; SDIA 2021). 그러나 방조제가 설치되었어도 해안의 지하수는 해수와 연결되어 있으며, 호남평야 지역의 조석에 따른 지하수 수위 및 전기전도도의 변화는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보고되고 있다(Song et al., 2007; Yang et al., 2011; Ju and Yeo, 2017). 특히 봄과 여름 사이에 걸쳐 활발한 농업 활동이 이루어지면, 해수면 상승 혹은 강수와 관계없이 해수 침투가 발생하여 지하수 수질을 저하시킨다. 호남평야 지역은 관개용수로서 지표수 뿐 아니라 지하수 의존도도 높아, 지하수 수질이 농작물 생산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연구지역 지하수의 수화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농업시설이 밀집하여 매년 대량의 비료를 살포하고 있어 지하수 내 질소, 인, 칼륨의 오염 가능성이 높으며 해안과 맞닿아 있어 나트륨의 오염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농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관정들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고, 연구지역의 수질 특성을 공간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지역의 주된 용도인 농업용수로서 지하수의 수질적합성을 선행적으로 판단하고자 한다.
2. 연구지역 현황 및 연구 내용
연구지역은 한국 남서부의 호남평야 일대이며 해안과 맞닿아 있는 군산, 김제, 부안과 내륙에 위치한 익산, 전주, 완주, 정읍의 7개 시군을 아울러(35.495~36.126°N, 126.625~127.250°E) 약 3, 595km2의 면적을 가진다(Fig. 1). 연구지역의 동쪽으로는 노령산맥이 위치하여 덕유산과 마이산이 지형경계를 이루고, 서쪽경계로는 서해가 위치하여 동고서저의 지형을 이룬다. 북쪽으로 금강이 흘러 유역경계를 나누고, 남쪽으로는 노령산맥을 따라 전남과 전북이 구분되어 수계유역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성을 가진다. 연구대상 관정의 위치, 심도, 토지이용 현황 및 관정반경 500m 이내 거리에 위치한 잠재적 오염원을 Table 1에 정리하였다.
Fig. 1. Location map of the study area and sampling points.
Table 1. Well location, land use, and potential contamination source wothin 500m radius of the sampling spots in the study area
연구지역의 일반지질은 Fig. 2와 같이 나타나며 이 연구에서는 9개의 수문지질 단위(결정질 편마암류, 백악기화강암, 트라이아스기와 쥬라기 화강암, 미고결 쇄설성 퇴적층, 퇴적구조가 보존된 변성퇴적암, 퇴적구조가 보존되지 않은 변성퇴적암, 비다공질 화산암, 쇄설성퇴적암, 탄산염암)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KIGAM, 2020). 군산시와 익산시는 원생대 편마암과 이를 관입한 중생대 화강암류 저반이 발달해 있으며, 부안군과 완주군은 변성암과 화강암 기반 위에 백악기 퇴적암과 화산암이 이를 관입 혹은 분출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전주시, 김제시, 정읍시는 길게 화강암 기반암이 위치하고 있으며 풍화된 화강암이 노년기 지형을 이루고 있다(Hong et al., 1969; Kim et al., 2012a; Kim et al., 2012b; Choi and Hwang, 2013; Song et al., 2013). 지평선이 존재하는 호남평야의 평탄한 지형특성은 화강암 기반암이 해수면 높이까지 침식이 이뤄진 후 신생대 4기 퇴적층이 넓게 충적되어 있기 때문으로 밝혀진 바 있다(Kim et al., 2012b; Song et al., 2013). 만경강과 동진강 하류의 충적평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준평원 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군산시와 부안군 일대는 토탄과 식물화석이 부존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과거 산림이나 잡초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Choi and Hwang, 2013).
Fig. 2. Hydrogeological map of study area and the unit classified nine categories in this map. The black dots mean sampling points of groundwater.
연구지역에서 지하수 관정이 위치한 고도는 해발 5150m 사이로 해안평야와 구릉지에 해당하며, 연구대상 관정은 30-170m 사이의 심도를 가진다. 2019년 10월 갈수기 시기에 연구지역의 각 시군별로 3-4개의 지하수 샘플을 채취하여 총 23개 관정을 활용하여 기초적인 지하수 수질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현장에서의 수온, pH, EC(Electrical conductivity, 전기전도도)는 WTW Multi 3620 IDS set C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이온분석 및 알칼리도 측정을 위해 채수 즉시 0.45μm 필터지에 걸러 농질산으로 전처리(양이온 샘플)하여 냉암소에 보관하였다. 양이온 분석은 유도결합 플라즈마 분광광도계(ICP, Optima 7300 DV, Perkin Elmer), 음이온분석은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ICS-1500, Dionex),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WS-CRDS분석기(L2120-i, Picarro)를 사용하였다. 지하수 샘플의 현장 측정값, 이온 분석값, 산소-수소 안정동위원소 분석값은 Table 2과 같다.
Table 2. Measured concentrations of major dissolved constituents and water stable isotopes
Acronym of *ND meaning not detected from the sample.
3. 연구결과 및 토의
3.1. 지하수의 공간적 분포특성
지하수의 현장측정 값에서 수온은 14.6-17.2oC(평균 15.8oC, 표준편차 0.65oC), pH는 6.26-7.95(평균 6.83, 표준편차 0.47), EC가 203-1295μS/cm(평균 336μS/cm, 표준편차 231μS/cm)로 분포한다. 이는 연구지역 지하수의 수온과 pH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EC값은 샘플 채취 지역별로 큰 차이를 가지는 것을 보인다. 이는 연구지역이 해안에 위치한 농업지역으로 심부관정 지하수와 해수의 혼합이 일부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천부지하수의 경우 농업활동에 의해 용존 성분이 상승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지하수의 수질화학특성을 상세히 살펴보고자 샘플들의 주요이온 성분을 사용하여 파이퍼 다이어그램에 도시하였다(Fig. 3). EC에 대응하여 TDS(Total dissolve solids, 총용존고형물) 역시 이 지역의 지하수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평균 251mg/L, 표준편차 148mg/L). 지하수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입인자와 수질변동 특성을 해석하고자, TDS값을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누어 색깔및 크기로 구분하여 파이퍼 다이어그램에 도시하였다.
Fig. 3. Water facies of groundwater samples in the study area.
연구지역의 지하수 수질특성은 전반적으로 Ca-HCO3유형을 가지며, 이는 국내 천부지하수의 일반적인 수질특성으로 알려져 있다(Chae et al., 2006). 음이온 삼각 다이어그램은 Cl이온 농도가 상승하면서 TDS도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TDS상승과 함께 전체 수질유형이 Ca-Na-HCO3-Cl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수질유형 중 60% mEq/kg 이상의 Cl이온 비율과 310mg/L 이상의 TDS값을 가지는 샘플을 구분하면, 전체 샘플 가운데 약 17%(4개소)에 해당한다. TDS값이 310mg/L 이내인 샘플은 Ca-HCO3유형으로 일치하여, 연구지역의 지하수는 대부분 자연적인 물-암석 반응에 기반한 수화학적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하수의 공간적인 수화학 특성을 판단하고자 스티프다이어그램을 채수지점별로 표시하였으며 다이어그램의 색은 Fig. 3과 같이 TDS값을 기준으로 나누어 도시하였다(Fig. 4). 연구지역 왼쪽의 관정(G10)은 가장 높은 TDS값을 가지며(852mg/L) Na-Ca-Cl유형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해수욕장과 다수의 관광시설이 밀집되어 위치하고 있어, 해수의 영향 외에도 생활하수 혹은 상류에서 일부 유출된 농업용수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동진강 인근의 G8 관정은 해안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3.5km 떨어져 있으며, 주요 이온성분 가운데 Na-Cl 비율이 가장 높아 전형적인 해수침투의 영향을 받은 지하수 특성을 보인다. 연구지역 중앙의 G4 관정 지하수는 주변의 지하수와 다른 수질유형 및 높은 TDS값을 가지며(344mg/L), 가장 높은 질산성질소(약 27.5mg/L)의 농도를 보인다. 약 1km 옆에 위치한 G5 관정의 지하수와 동일한 심도에서 채수하였으나 Na-Cl 이온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을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이 주변에 점오염원이 있는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지역 상부의 G15 관정도 Na이온 농도가 높게 나타나며 질산성질소 역시 먹는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높은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22.6mg/L NO3-N), 상당히 높은 수준의 농업활동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Yun et al., 2017).
Fig. 4. Spatial distribution of hydrochemical composition of groundwater in the study area.
상자 수염 그림(Box-whisker plot)을 이용하여 주요 이온 성분들의 최소값, 최대값, 25백분위수(Q1)와 75백분위수 (Q3), 중앙값을 도시한 그림은 Fig. 5와 같다. 연구지역 지하수 주요성분 가운데 Na-Cl 그리고 Ca-HCO3 이온 성분이 특히 넓은 농도범위에 분포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Na이온과 Cl이온, SO4이온의 중앙값은 낮은 농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2사분위와 4사분위 역시 낮고 좁은 범위에 위치하고 있어, 일부 고농도 샘플이 전체 농도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Ca이온은 2사분위와 4사분위가 상대적으로 높게 위치하여 상대적으로 고른 농도분포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먹는물 기준의 질산성질소 농도를(10mg/L 이내) 초과하는 지하수 샘플은 전체 샘플의 17%에 해당하며, 나머지 19개 샘플의 중앙값은 3.46mg/L NO3-N으로 일부 해수침투 관정을 제외하면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사용목적에 부합할 것으로 여겨진다(ME, 2021).
Fig. 5. Box-whisker plot of major chemical components of groundwater in this area.
연구지역은 해안 바로 옆에 위치한 평야지대로서 대기오염 배출원이 존재하지 않고, 대기오염이 심하지 않아 서해안 지역 강수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하수의 산소-수소 안정 동위원소(δ18O-δ2H) 값은 –8.19‰ 부터 –6.76‰의 범위와 –55.4‰부터 –45.9‰의 범위를 보인다(Table 2). 이번 연구에서 얻은 지하수 동위원소 값의 기원을 강수와 비교하여 보고자 순환수선(GMWL, Global Meteoric Water Line) 및 지역순환수선(LMWL, Local Meteoric Water Line)을 함께 도시하였다(Fig. 6). 지역순환수선은 Lee and Lee(1999)가 남한의 강수(1995-1997년 사이에 100회 채수) 및 하천수(1991-1995년 사이에 146회 채수)를 분석하여 제시한 계절별 순환수선을 적용하였다. 각 순환수선 식은 아래와 같다.
\(\text { GMWL } \delta^{2} H=8 \cdot \delta^{18} \mathrm{O}+10\) (1)
\(\text { LMWL (Summer) } \delta^{2} \mathrm{H}=7.93 \cdot \delta^{18} \mathrm{O}+8.11\) (2)
\(\text { LMWL (Winter) } \delta^{2} \mathrm{H}=7.79 \cdot \delta^{18} \mathrm{O}+18.39\) (3)
Fig. 6. Distribution of stable oxygen and hydrogen isotope pairs of groundwater samples in this site (A), and sampling points of groundwater undergone evaporation (red color).
연구지역 대부분의 지하수는 순환수선과 지역순환수선 사이에 분포하여 강수기원임을 보이며, 일부 시료는 증발의 영향을 받아 동위원소 값이 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Fig. 6의 빨간 표식).
해당 지점들은 만경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활발한 농업 활동이 이뤄지는 연구지역의 강수가 지하침투 전 다양한 증발작용을 겪어 함양된 지하수의 산소-수소 동위원소 기울기가 낮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논에 담수된 관개용수의 함양이 지하수면으로 이뤄지는 동안, 지하수의 동위원소 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연구자들을 통해 보고되어 왔다(Koh et al., 2010; Yun et al., 2017). 농업지대에서 심도별 지하수의 동위원소 변동은 관개용수 공급시점, 계절별 강수 동위원소 조성, 증발의 정도 등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로 해석할 수 있으며(Yun et al., 2017), 연구지역의 지하수 역시 이와 같은 특성이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3.2. 수화학특성 영향인자 및 오염가능성 판단
호남평야는 해안에 인접하여 위치하며, 이 지역에는 해수침투 영향을 받은 지하수가 존재함이 잘 알려져 있다(Park et al., 2005; Song et al., 2007; Lee and Moon, 2008; Yang et al., 2011; Ju and Yeo, 2017). 따라서 지하수와 해수의 혼합이 연구지역에서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고자 Revelle(1941)의 기준에 따라 Cl/HCO3몰비(molar ratio) 값을 사용하여 지하수 샘플을 도시하였다. 이 기준은 Cl/HCO3 몰비가 1.3 이내인 경우 해수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으며, 1.3-2.8 사이의 경우 중간 수준의 해수 혼합이 있음을 의미하고, 2.8 이상의 값을 가지는 경우 심각한 수준의 해수 혼합을 지시한다. 이와 함께 Na/Cl몰비가 해수의 조성비(0.86)에 가까울수록 심화된 해수 혼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Fig. 7(A)). 이 지역의 지하수 수질특성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대부분 해안과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나 해수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Na/Cl몰비는 해수오염을 받지 않은 시료들의 경우 넓게 분포하는 특성을 보이며 이는 Fig. 7(A)에서 확인할 수 있다(Revelle, 1941).
Fig. 7. Degree of mixing seawater and groundwater (A), and correlation of influencing factors on groundwater hydrochemistry (B).
Cl/HCO3 몰비를 기준으로 하여, 2.8 이상의 값을 가져 심각한 수준의 해수오염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G4 관정은 해수의 Na/Cl 몰비에 가깝게 나타난다. 1.3 이상의 Cl/HCO3 몰비를 가지는 3개 관정은(G8, G10, G15) 해안 혹은 하구와 인접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어 해수 혼합과 농업활동의 영향이 어느 정도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같이 해수영향이 반영된 지하수에서 물-암석 반응과 해수 혼합 기여도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자, Fig. 7(B)와 같이 총양이온(Total cation) 당량농도와 Cl 이온의 몰농도에 관해 도시해 보았다(Lee and Moon, 2008). 앞서 가장 높은 TDS값을 보여주는 상위 2개 관정은(G8, G10) 총양이온합/Cl 당량농도 값이 1로 수렴하여 해수의 영향을 받은 지하수임을 뒷받침하였다.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 G4와 G15 관정은 농업활동 등의 요인에 의해 높은 염성분이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이 두 지점의 질산성질소가 연구지역 관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것을 통해 뒷받침할 수 있다(Table 2). 질산성 질소 의지 하수 수질기준농도를 초과하는 관정은 G4, G12, G15, G17의 4개소이다. G12와 G17 관정은 각각 동진강과 만경강 상류에 위치한 관정으로, 수질유형(Ca-HCO3)과 TDS값에서 연구지역 지하수의 대표적인 수질특성과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0-20mg/L 사이의 높은 질산성 질소 농도를 보여 질소비료의 시비에 의한 일시적인 농도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G10 관정은 먹는 물 수질기준 항목의 F 이온 기준(1.5mg/L 이내)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 이 지점의 지하수 오염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지질 특성 및 하천 상류의 오염원 파악과 토지이용에 관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연구지역 지하수는 G8 관정에서 인산염이온이 관측되었으며(3.01mg/L), 자연수계에서 나타나는 농도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인은 화성암과 퇴적암에서 상당히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으나, 자연수에서는 수십 분의 일 mg/L 이내 농도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Hem, 1992). 농업활동에서도 인산염 성분의 비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화학비료 중의 인산은 Al, Ca, Fe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토양에 고정되어 불용성을 가져 작토층(식물의 뿌리가 분포하는 표층토양, 약 20cm 내외심도)에 집적되는 특성을 가진다. 퇴비에 함유된 인을 제외하고, 수계의 인산염인은 외부에서 유입되며 (allochthonous) 도시하수 및 산업폐수,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의 유입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곳에서 주로 높은 함량을 보이는 형태이나 이런 형태의 인은 광물에 가까워 상대적 용출이 어렵다(Lee et al., 2010). 또한, 퇴적물 내 인의 용출은 토양과 지하수의 산화-환원 환경 및 미생물의 활동에 따라 이동성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oo et al., 2017). 이 지역(G8 관정)의 지하수는 높은 EC값(556μS/cm)과 Na-Cl-SO4유형의 수질 특성을 가지나 담지하수의 범위에 속한다. 그러나 SiO2의 농도 및 산소-수소 동위원소 값은 다른 지하수 성분의 중앙값과 일치하게 나오는 것에 근거하여, 염류토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과도한 퇴비시비가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선행적으로 수행한 먹는물 수질 기준항목을 만족하는 지하수는 약 75%에 이르며 이들 샘플은 대체적으로 양호한 수질을 가진다고 판단된다.
3.3. 농업용수로서의 활용 적합성 평가
연구지역 지하수의 나트륨 흡착비(SAR, Sodium adsorption ratio)와 EC값을 활용하여 양이온 교환가능성과 관개수의 염분장해를 판단하고자 USSL(US salinity)다이어그램에 샘플을 도시하였다(Fig. 8). 이는 포화대에서 관개용수에 용존된 Na이온이 토양 점토에 흡착되어 있는 Ca이온 및 Mg이온과 양이온교환이 이뤄지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Hem, 1992). SAR계산에 사용하는 이온농도는 mEq/L 단위로 환산하여 사용하며,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Wilcox, 1955).
\(\mathrm{SAR}=\frac{\mathrm{Na}^{+}}{\sqrt{\frac{C a^{2^{+}}+\mathrm{Mg}^{2^{+}}}{2}}}\) (4)
Fig. 8. SAR (sodium hazard) and electrical conductivity (salinity hazard) of groundwater are plotted on USSL (US salinity) diagram.
C2-S3 영역의 지하수가 산출되는 관정은 (G8샘플) 중간 수준의 염도를 가졌으나, 나트륨 집적도가 높은 편으로 대부분의 토양에서 나트륨 교환능이 높아 관개지역의 배수가 불량한 경우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연구지역이 간척을 반복하여 형성된 토양이며 지하수 관정의 심도가 120m로 깊어 해수의 영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Park et al., 2002; Park et al., 2008).
C3-S1 영역의 지하수가 산출되는 관정은 (G10샘플) 나트륨 집적도가 낮아 양이온 교환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나, 염도가 brackish water의 범위로 높아,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내염성 작물(salt tolerance crop) 을 재배하는 것을 권장한다(Gupta et al., 2009). 이에 근거하여 USSL다이어그램에 도시한 연구지역의 지하수는 대부분이(약 91%) S1-C1과 S1-C2 클래스에 분포하여 낮은 알칼리와 중간 이하의 염류집적도를 가지는 것을 보인다.
따라서 이 지역의 지하수는 농업용수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토양환경과 식생 역시 염류에 의한 장해(salt stress)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Gupta et al., 2009).
4. 결론
서해안에 위치한 호남평야는 과거부터 농업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로, 관개용수로서 지하수의 중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 지역은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지하수량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농번기에는 지하수의 활발한 양수로 인해 해수침투의 가능성 역시 존재하고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호남평야지역의 지하수 수질특성을 공간적으로 파악하고,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로 활용하기에 적합한지를 다각적으로 평가하였다.
지하수의 Na-Cl이온은 높은 농도에 치우친 로그 정규분포를 보여 일부 고농도 샘플이 전체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지역 지하수는 대부분 Ca-HCO3 유형을 보여 천부 지하환경에서의 물-암석 반응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지며, 해안 지역에서 해수 침투에 의한 영향으로 지하수는 Ca-Na-HCO3-Cl 유형으로 변화하였다. 일부 지점은 먹는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높은 질산성 질소 농도값을 가지고, 동진강 하구 지역에서는 높은 인산염 농도를 보여 이 지역에서 농업활동이 지하수 수화학 조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산소-수소 안정동위원소 분포는 연구지역 지하수가 주로 강수에 의해 함양되었음을 지시하며, 일부 관정은 강수의 지하수면 침투 전 증발과정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지역 지하수의 수화학 특성은 물-암석 반응, 농업활동, 해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수화학 특성이 결정됨을 보여주었다.
이 지역에서는 해안지역에 위치하며 활발한 지하수 사용이 이뤄지고 있으나 연구지역 지하수는 해수 혼합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시비와 같은 농업 활동에 의해 염성분 및 질산성질소 농도 상승이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지역 남서부의 지하수는 해수 영향과 농업활동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보이며, 해당 지역에 해양관광 및 농업활동 시설이 밀집해 위치하여 해안 경계를 따라 지하수 오염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나트륨 흡착비와 EC지표는 연구지역의 지하수 가운데 해안에 위치한 두 관정을 제외한 대부분이 관개용수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연구지역 지하수는 건전한 수문특성과 수질적합성을 보이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개발 측면에서 해안 인접지역의 지하수의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용도에 적합한 수질기준을 충족하는지에 관해 주기적 연구수행이 이뤄지기를 권장한다.
사사
이 논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인 “기후변화대응 대용량지하수 확보 및 최적활용 기술개발(21-3411)” 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습니다. 금강권역 시료채취와 분석을 도와주신 지하수센터 관계자분들과 익명의 심사위원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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