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IT 도구들이 학습에 사용되고 있다. 학교나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컴퓨터나 모바일을 학습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에는 몰입형 가상현실이 새로운 학습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현실 시스템은 과학, 의료, 역사 등 다양한 학습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어학 학습도 있다. 어학 학습 중에서도 회화 학습은 대화 상대와 대화하는 상황의 현실감이 중요하다. 이에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다면 현실감을 일정 부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학습을 위해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한다면 더 나은 학습 경험과 학습 효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외국어 말하기를 학습할 때 대부분의 학습자는 언어 불안(language anxiety)을 경험한다. 언어 불안은 모국어가 아닌 제2의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습자가 경험하는 불안감으로 의사소통, 시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불안 등으로 구성된 개념이다[1]. 언어불안은 다양한 외국어 학습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회화학습 상황은 읽기나 쓰기보다 학습자에게 더 큰 언어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다[2].
가상현실은 언어 불안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이 다양한 불안을 완화하는 데에 유용함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으나[3][4], 아직 외국어 회화 학습 상황에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언어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고 감소된 언어 불안감이 학습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면 가상현실은 보다 효과적인 학습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의 효과와 관련하여, 여러 선행 연구에서는 모바일이나 PC 또는 모형을 이용한 학습보다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것이 학습자의 학습 성취도나 학습 몰입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5][6].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 사용했을 때의 몰입감이나 학습에 대한 경험이 긍정적일 수는 있어도 학습 성취도가 더 우수하지는 않았음을 보고하고 있다[7][8]. 이러한 결과는 아직 몰입형 가상현실이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동시에 학습영역에 따라 그 효과성이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외국어 학습, 특히 외국어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영어 회화 학습 영역에서는 다뤄진 연구가 적은 데, 학습 도구로써 몰입형 가상현실의 효과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영어 회화 학습이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비교군은 대표적인 학습 보조 도구인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으로 하였으며 학습 성취도와 더불어 언어학습에 중요한 요인인 언어불안감을 함께 살펴보았다.
Ⅱ. 이론적 배경
1. 언어불안감
언어불안감은 외국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습자가 경험하는 긴장감과 두려움을 말한다. 언어불안감은 외국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불안감, 시험에 대한 불안감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1]. 이러한 불안감은 어학 학습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서 언어불안감이 어학 학습 활동 후에 유의미하게 낮아짐을 발견했다. 고영아(2019)는 16주 간 영어 따라 말하기 연습 이후 참가자들의 언어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고[9], 권세실(2012)은 외국인과의 영어로 인터뷰하기 활동 이후에 피험자들의 언어 불안감이 유의미하게 감소되었음을 확인하였다[10]. Han & Keskin(2016)은 왓츠앱(WhataApp)을 이용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3주 간 영어 듣기와 말하기 활동을 진행하였고, 참가자들이 학습을 시작하기 전과 마친 후에 보고한 언어불안감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했다[11]. 이러한 결과들은 언어불안감이 학습자의 어학 학습이 진행되면서 감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가상현실과 불안 완화
가상현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사이버 상의 공간으로 학습자에게 높은 현실감과 몰입감을 제공하여 학습자가 마치 가상의 공간에 실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12][13]. 가상현실은 크게 몰입형과 비몰입형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주로 HMD(Head-Mounted Display)를 사용하는 가상현실을 몰입형 가상현실이라고 하고 일반적인 모니터, 스크린 기기를 이용하는 것을 비몰입형 가상현실이라 한다[14].
가상현실은 공포증 치료와 다양한 정서 및 불안 장애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Bloom(1997)은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정신 장애 증상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 운전공포증 치료에 가상현실이 사용되어왔다[15][16].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치과 진료 중 받는 스트레스 상황, 발표 상황에서의 유의미하게 불안을 이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몰입형 가상현실을 제안하였고 이를 경험적으로 입증하였다[3][4]. 사용자에게 현실감과 몰입감을 주는 가상현실은 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불안을 이완 및 감소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3. 몰입형 가상현실과 학습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의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최근 교육 영역에서 몰입형 가상현실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몰입형 가상현실은 학습자에게 여러 이점을 줄 수 있다. 모바일 기기나 태블릿 PC, 데스크톱 PC를 연결한 일반적인 모니터를 이용했을 때보다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했을 때 학습자들은 더 높은 몰입감과 학습 동기, 학습 만족도를 느낀다고 보고된 바 있다 [6][7][17]. 이러한 이점들은 몰입형 가상현실이 학습성취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인 모니터와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운전 학습자들의 학습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학습자들이 더 큰 학습 효과를 보임을 보고했다[18]. 또한 치아 발치 학습 상황에서 치아 모형과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한 연구에서도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학습자들이 더 높은 치아 발치 능력과 실습 만족도를 보였다[5].
그러나 몰입형 가상현실의 사용이 항상 긍정적인 학습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모니터와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하여 단백질에 대한 실험 학습효과를 알아본 연구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한 학습자들이 더 높은 인지부하를 보였으며 그들의 학습성취도가 모니터를 사용한 학습자들보다 낮음을 보고하였다[8]. 또한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니터나 프레젠테이션 프로젝터를 이용한 학습과 학습 성취도 측면에서 차이가 없음을 보고하는 연구들도 있다[7][19]. 이처럼 몰입형 가상현실을 학습에 적용한 연구들의 결과가 일관적으로 한 방향을 향해서만 보고되지는 않는다. 이는 연구자들이 연구에 사용한 학습의 영역과 도구들이 다양하고 가상현실 콘텐츠의 개발 수준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학습자들의 반응이 다른 것일 수 있다.
영어 학습 상황에 몰입형 가상현실을 접목한 연구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규영(2017)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어휘학습과 태도에 대해 모바일 기기와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알아본 바 있는데,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학습자들의 음소인식력과 학습 시간에 대한 몰입감이 더 높음을 발견하였다[6]. 영어 회화 학습 상황에 대한 연구를 한 최성호와 원종서(2018)는 태블릿PC와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비교했다. 그 결과로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학습자들의 몰입과 학습 동기가 더 높다고 보고하였다[17]. 그러나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 하여 영어 회화 학습 성취도를 알아본 연구는 부족하다. 학습 도구로써 몰입형 가상현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습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들이 이뤄져야 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학습 성취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연구 가설
본 연구에서는 영어 회화 학습에서 몰입형 가상현실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몰입형 회화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과 모바일 조건에서 비교하였다. 프로그램의 효과성은 언어 불안감 및 성취도를 사용하여 비교하였다. 가설 1은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학습 전과 후의 언어불안감(가설1-1) 및 학습 성취도(가설 1-2)에 대한 하위가설로 구분된다. 가설 2는 가상현실 조건 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마찬가지로 언어 불안감(가설 2-1)과 학습 성취도(가설 2-2)가 존재하였다.
가설 1. 몰입형 가상현실과 모바일을 이용한 영어 회화학습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가설 1-1. 몰입형 가상현실과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의 언어불안감은 낮아질 것이다.
가설 1-2. 몰입형 가상현실과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의 학습 성취도는 향상될 것이다.
가설 2.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의 학습 효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것이다.
가설 2-1.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의 언어불안감 감소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2-2.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을 이용한 조건의 학습 성취도 향상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연구는 40명의 대학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영어권 국가에서의 생활 경험이 3개월 미만인 자들을 모집하였으며 실험 1일차에 두 조건간의 동질성을 확보하였다[표 1].
표 1. 집단 간 동질성 검증
동질성은 사전 언어불안감과 간단한 영어 회화 능력에 대해서 확인하였다. 동질성은 독립표본 T검정을 통해 검증하였다. 참가자들은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하는 조건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무선할당 되었다. 가상현실 조건은 남성과 여성 10명씩, 모바일 조건은 남성 11명, 여성 9명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는 한림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
2. 학습 프로그램
2.1 학습 내용
본 연구의 일환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영어 회화 초보 학습자가 겪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영어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사용했다. 학습자들은 강의동, 도서관, 식당 상황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영어 회화를 연습하고 학습할 수 있었다. 각 상황은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표 2].
표 2. 상황 별 에피소드
학습 내용에 해당하는 영어 문장들은 영어 회화 학습 도서나 자료를 발췌하여 구성하였다[21][22]. 각 에피소드의 길이는 12개 턴(turn)으로 구성되었는데, 참가자와 컴퓨터 캐릭터는 각각 6번씩 대화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에피소드 마다 상황에 맞는 다른 캐릭터가 사용되었는데(예, 도서관 사서, 동료 학생 등), 학습자가 프로그램 안의 가상 캐릭터에 다가가면 가상 캐릭터가 먼저 말을 걸면서 대화를 시작되었다[표 3].
표 3. 학습 에피소드 사례: 강의실 찾기
2.2 학습 단계
학습은 에피소드 별로 진행되었다. 각 에피소드에서 가상 캐릭터와의 첫 대면을 하면서 가상 캐릭터가 먼저 말을 걸면 그 질문이나 답변에 맞추어서 대답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가 원한다면 대화 문장을 다시 듣거나 대답을 다시 시도할 수 있었다. 이때 참가자는 본인이 발화한 문장을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영어 텍스트로 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스스로 발음의 정확성과 문장의 구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에피소드 별 대화에 대한 학습은 4단계로 구성되었다. 1단계는 캐릭터가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해서 자유롭게 답변을 먼저 해보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학습자는 자신이 어떻게 답변해야 되는지 구체적인 영어 단어나 영어 구문에 대한 정보 없이 자유롭게 가상 캐릭터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이때 참가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자신이 발화한 문장을 영어 텍스트로 확인할 수 있었다.
2단계는 대화 문장을 반복해서 듣고 이해하는 단계였다. 2단계에서는 캐릭터의 질문이나 말에 답변 가능한 문장을 영어와 한글 텍스트로 제공했다. 영어와 함께 한글 뜻을 제공하여 상황과 문장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2단계를 통해 참가자는 대화 문장을 보고 들으면서 해당 에피소드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문장들을 익힐 수 있었다. 이때 참가자가 원한다면 각 문장들을 계속해서 다시 들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3단계의 초점은 학습 중인 대화를 반복해서 말하는 연습하는 것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영어 문장을 반복해서 말해보면서 자신의 발화한 영어 텍스트를 확인하고 상황에 적절한 영어 문장과 비교하면서 대화를 숙지할 수 있었다.
4단계는 1, 2, 3단계에 걸쳐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가상 캐릭터의 질문이나 요청에 따라 대화 맥락에 맞는 문장을 말해보는 단계였다. 이때 1단계와 마찬가지로 영어 자막과 한글 텍스트는 제공되지 않았으며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본인의 발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전단계에서 학습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여 답변할 수도 있고 맥락에 맞게 적절한 답변을 스스로 구성할 수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본인이 소화한 학습 내용을 다시금 꺼내 보면서 대화 맥락에 맞는 문장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었다.
학습은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학습 장면이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간 뒤에는 1, 2, 3단계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즉, 참가자들이 4단계에서 영어와 한글 자막을 보지 않고 문장을 구사해야 할 때에 이전 단계로 돌아가 대화 내용을 다시 볼 수 없었고, 이전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만 답변할 수 있었다.
2.3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 개발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가상 캐릭터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은 몰입형 가상현실 버전과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되었다. 몰입형 가상현실 버전은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조작할 수 있었다. 왼손 컨트롤러의 X 버튼은 다시 듣기와 말하기 기능을 수행했고 오른손 컨트롤러의 A 버튼은 다음 대화로 넘어갈 때 사용되었다[그림 1a]. 이동 시에는 왼손 또는 오른손 컨트롤러의 스틱과 오른손의 A 버튼을 조작하여 이동하였는데, 스틱은 좌, 우로 시점을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었고 A버튼은 이동하고자 하는 지점을 선택할 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림 1. 조작 방법: (a) 가상현실, (b) 모바일
모바일 버전은 터치로 조작할 수 있었다. [그림 1b]의 왼편 하단에 있는 검정색 원형의 위, 아래, 좌, 우를 터치하여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림 2]의 회색 박스들은 터치되었을 때 다시 듣기, 말하기, 다음 대화 기능을 수행했다.
그림2.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 에피소드 대화 UI : (a) 가상 캐릭터 발화 (b) 학습자 발화
학습자가 특정한 공간으로 이동하면 그 공간 내의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대화가 가능한 캐릭터는 바닥에서 빛이 올라오도록 효과를 주어 학습자가 찾기 쉽게 설정하였다. 학습은 학습자가 가상의 캐릭터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시작되었다. 가상 캐릭터 위에 회색 안내 상자가 표시되어 해당 에피소드의 대화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였다. 하단의 대화 상자는 진행되는 대화를 표시하였다. 누가 대화할 차례인지에 따라 대화 상자의 색이 변화하였다. 가상 캐릭터가 말할 때는 초록색으로[그림 2a], 학습자가 말할 차례에는 초록색 대화 상자가 노란색[그림 2b]으로 변경되었다. 대화상자 위에 두 개의 버튼이 존재하는데, 왼쪽의 회색 버튼은 학습자가 가상 캐릭터의 발화를 다시 듣거나 [그림 2a], 가상 캐릭터에게 응답을 할 때[그림 2b] 사용되었다. 오른쪽의 버튼은 다음 대화 문장으로 넘어갈 때 사용되었다.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은 Unity 2019.2.17.f1 버전을 이용하여 개발되었다. 프로그램에서 컴퓨터 캐릭터가 하는 말이나 참가자가 말할 문장을 들을 때 필요한 오디오는 구글의 Text-To-Speech(TTS) 기술을 통해 합성된 음성을 사용하였다. 참가자의 응답은 Microsoft의 Azure에서 제공하는 Speech cognition 이라는 Speech-To-Text(STT) 기술을 이용하여 텍스트로 변환되었다. 변환된 텍스트는 학습 화면에 출력되어 학습자가 본인이 발화한 문장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약 학습자가 본인이 구사한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횟수에 제한 없이 재녹음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재녹음 시에도 발화한 문장을 텍스트로 제공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1단계와 4단계에서 인식된 텍스트 자료들을 수집하여 학습자들의 학습 성취를 평가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개발과 실험에 사용된 데스크톱 환경은 AMD RYZEN5 3600 CPU, 8GB RAM, NVIDIA GeForce RTX 2060 Super Graphics Card, MS Window 10(64-bit)이다. 몰입형 가상현실을 위한 HMD은 Oculus Rift S를 사용하였다. 모바일용 프로그램 개발에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 5를 사용하였다.
3. 연구 도구
3.1 언어불안감 설문지
참가자들의 외국어에 대한 불안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Horwitz 등(1986)의 Foreign Language Classroom Anxiety Scale(FLCAS)를 사용했다[1]. 평정은 리커트 5점 척도로 이루어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FLCAS는 3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유경과 김현옥(2010)의 한국어 번안본을 사용하였다[23]. 그러나 33개 문항 중 의미가 불분명하여 응답하기에 모호한 문항(5번)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역이 있는 문항(20번)을 수정하여 사용했다[표 4].
표 4. 변경된 FLCAS 문항
4. 연구 절차
실험은 하루에 1회기씩, 총 3회기 진행되었으며 한 회기에서 3개의 에피소드를 학습하였다. 참가자들 7일 이내로 3회기를 모두 참가해야 했으며 하루에는 한 회기만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참가자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기에 최대한 1인이 독립적인 곳에서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학습 공간을 구성했다. 그러나 기기나 프로그램의 문제로 실험 진행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하여 연구자가 참가자로부터 약 3m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1회기에서는 먼저 약 5분 간 실험에 대한 안내를 받고 실험 참가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그 후 5분 동안 사전 언어불안감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 이후에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한 튜토리얼과 1일차 학습을 30분간 진행하였다. 학습 프로그램은 동일하였으나, 조건에 따라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 또는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였다.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의 경우에는 HMD를 착용했을 때 앞을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공간감을 익히기 위해 약 5분 간 Oculus에서 제공하는 체험용 패키지를 체험하였다. 그 이후에는 두 조건 모두 튜토리얼을 진행하였다. 학습 프로그램 튜토리얼에서는 먼저 조작법을 익히는 훈련을 하고 학습 단계를 익힐 수 있는 튜토리얼 에피소드를 통해 캐릭터와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 후에는 연구자의 도움 없이 1일차 학습을 진행하고 1회기를 마쳤다. 1회기는 대략 4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되었다.
2회기에는 1분간 컨트롤러나 터치패드의 조작법을 다시금 익히는 시간을 가진 뒤 2일차 학습을 하고 실험을 마쳤다. 2회기는 대략 20분에서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3회기에는 이전 회기와 마찬가지로 약 1분간 조작법을 익히고 나서 3일차 학습을 진행하였다. 학습을 마친 뒤에는 15분간 사후 언어불안감 설문지와 현존감 설문지, 영어 회화 학습 프로그램 경험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실험을 마쳤다. 3회기는 35분에서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5. 학습 성취도 평가
학습자의 영어 회화 학습 성취도는 각 에피소드의 1단계와 4 단계에서 발화를 비교하여 측정했다. 학습자들의 발화는 STT 기술을 이용하여 텍스트로 변환되었다. 모든 에피소드 대화에서 참가자들은 캐릭터의 질문이나 말에 6번의 응답 기회를 가졌다. 발화 내용을 수정하고자 할 때에는 재녹음을 할 수 있었는데, 2회 이상 재녹음 한 경우에는 가장 마지막에 응답한 데이터를 평가에 사용하였다.
참가자들의 발화에 대한 평가는 영어 말하기 평가를 다룬 선행연구들에서 사용된 변인과 평가 기준을 사용하여 이뤄졌다[24-26]. 측정 변인은 세 가지로 문장 길이, 적절성, 정확성이다[표 5].
표 5. 평가 항목 및 점수
첫째, 문장 길이는 캐릭터와 대화하는데 있어 발화한 문장의 길이를 살펴보았다. 문장의 길이는 답변에 포함된 단어의 수로 정의하였다. 단답식 반응이 아니라 긴 반응을 하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언어 유창성의 중요한 지표이다. 그러나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좋은 회화 능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변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둘째, 적절성은 학습자가 상황에 얼마나 적절한 문장을 구사하여 말했는지를 평가한다. 이 항목은 학습자가 학습 에피소드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그리고 스스로 얼마나 상황에 적합한 단어들을 생각해내어 문장을 구성해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셋째, 정확성은 학습자가 구사한 문장의 문법 구조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의미한다. 이 항목에서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문장을 구사하는 지와는 별개로 구사한 문장의 문법이 정확한지만을 평가했다. 정확성에 대해서는 한 문장에 단어가 3개 이상인 문장만 평가를 했다. 이는 단어가 3개 미만인 경우 대부분은 Uh, Ah, Hmm과 같은 감탄사이거나 문법 구조가 없는 단어만으로 구성되어 정확성을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가에 대한 예로 가상 캐릭터가 “Are you new here?”라는 질문을 했을 때 참가자가 “Yes, I am new here“라고 했다면 발화의 길이는 5가 된다. 상황에 적절한 응답이므로 적절성은 3점이고 문법적인 오류가 없기 때문에 정확성은 3점이 된다. 만약 이때 참가자가 “Yes.” 라는 단답식 응답을 했을 경우에는 발화의 길이는 1, 적절성은 3, 정확성은 평정을 하지 않았다.
학습 성취도 측정 항목 중 적절성과 정확도 평가에는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점수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평가자 간 신뢰도를 검사하였다. 평가자는 본 논문의 제1저자인 연구자와 영어 교육 박사 학위를 받은 분야의 전문가였다. 전체 데이터의 20%에 대해서 연구자와 전문가의 신뢰도를 검사한 결과 Cohen의 Kappa 계수 0.79(p<0.001)로 ‘상당한(substantial)’ 신뢰도 구간에 속하였다. 나머지 80% 데이터에 대해서는 연구자가 단독으로 평정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언어불안감
언어불안감은 1회기 학습을 시작하기 전(사전), 3회기 마지막에 학습을 마친 뒤(사후)에 한 번씩 검사하였다[표 6].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의 사전 언어불안감은 3.49(표준편차 0.59), 모바일 조건의 사전 언어 불안감은 3.20(표준편차 0.58)로 수치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의 사전 언어불안감 점수가 더 높지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p>0.05)[표 1].
표 6. 사전 및 사후 언어불안감에 대한 기술통계
두 조건의 언어불안감 감소 유무(가설 1-1)와 어떤 조건의 언어불안감 변화량이 더 큰 지(가설 2-1)를 알아보기 위해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을 실시하였다[표 7]. 그 결과, 측정 시기에서 주 효과가 나타났다, F(1, 38)=24.34, p<0.001. 두 조건 모두에서 사전보다 사후의 언어불안감이 유의미하게 더 낮아진 것이다.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조건의 사전 언어 불안감보다 사후 언어불안감이 더 낮을 것이라는 가설 1-1은 지지되었다.
표 7. 언어불안감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
*p<0.05, **p<0.001
기기 유형과 언어불안감 측정 시기 간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 F(1, 38)=11.33, p<0.05. 학습 경험 후 언어 불안감이 감소하는 정도가 가상현실 유형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조건의 언어불안감 감소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2-1은 지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습경험이 언어불안 감소에 기여하나 이에 더하여 가상현실 학습 환경의 몰입 정도가 중요함을 보여준다.
2. 학습 성취도
영어 회화 학습의 성취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각 에피소드에서 1단계와 4단계의 반응의 문장 길이, 반응의 적절성, 정확성의 평균을 비교했다. 두 조건의 학습 성취도 향상 유무(가설 1-2)와 어떤 조건의 학습 성취도 정도가 더 큰 지(가설 2-2)를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치[표 8]를 알아보고 측정치 별로 반복측정 분산분석 (Repeated Measures ANOVA)을 실시를 하였다[표 9].
표 8. 학습 성취도에 대한 기술통계
표 9. 학습 성취도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
*p<0.05, **p<0.001
문장 길이에 대해서는 학습 단계에 주효과가 나타났다, F(1, 2158)=430.83, p<0.001. 두 조건 모두에서 1단계보다 4단계에서 문장 길이가 더 길어진 것이다. 이는 참가자들이 문장을 구사하는 데 사용한 단어의 개수가 1단계에 비해 4단계에서 더 많아진 것을 의미한다. 이에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조건과 모바일을 이용한 두 조건의 학습 성취도가 향상될 것이라는 가설 1-2는 지지되었다. 조건과 학습 단계의 상호작용도 나타났다, F(1, 2158)=2.26, p<0.05. 학습 후 문장 길이의 향상 정도가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 이는 문장길이에 대해서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한 조건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조건보다 학습 성취도 향상의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문장 길이에 대해서는 가설 2-2가 채택되었다.
적절성에서는 학습 단계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F(1, 2158)=521.93, p<0.001. 이는 두 조건에서 1단계보다 4단계의 적절성이 더 높은 것을 의미한다. 즉, 학습의 결과로 두 조건의 참가자들의 답변의 적절성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이다. 이 결과로 가설 1-2은 채택되었다. 조건에 대해서도 주효과가 나타났다, F(1, 2158)=10.93, p<0.05. 그러나 조건과 학습 단계의 상호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F(1, 2158)=0.39, p>0.05. 두 가상현실 조건 중 몰입형 조건에서의 수행이 전반적으로 우수했으나, 학습 성취도 향상 정도는 두 조건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적절성에 대한 가설 2-2는 기각되었다.
정확성에 대한 분석 결과, 학습 단계에서 주효과가 나타났다, F(1, 2064)=404.09, p<0.001. 두 조건에서 1단계보다 4단계의 영어 회화 답변의 정확성이 더 높았다. 이 결과로 가설 1-2는 채택될 수 있었다. 정확성에 있어서 조건의 주효과가 유의하였다, F(1, 2064)=3.93, p<0.05 조건과 학습 단계의 상호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F(1, 2064), p>0.05. 이에 정확성에 대해서는 가설 2-2가 기각되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몰입형 가상현실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영어 회화 학습의 효과를 알아보았다. 영어 학습 시 독해나 읽기보다 회화 학습을 할 때 더 크게 드러나는 언어불안감을 학습을 시작하기 전과 마친 후에 측정하여 조건별로 비교하였고 그 결과 두 조건에서 사전보다 사후에 언어불안감이 더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언어불안감 감소 정도가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의 언어불안감이 감소된 것은 언어불안 수준이 어학 학습 활동 후에 낮아짐을 보여주었던 고영아(2019), 권세실(2012), Han 및 Keskin(2016)의 연구와 동일한 결과이다[9-11]. 가상현실은 공포증이나 여러 불안 장애 치료에 사용되어온바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김헌영 등(2017)과 이든샘 등 (2017)의 연구를 통해 불안을 감소시킨 사례가 있다 [3][4]. 이와 비슷하게 본 연구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참가자들보다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참가자들의 언어불안감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성취도는 문장 길이, 적절성, 정확성으로 측정하였고 학습 에피소드의 1단계와 4단계에서 발화를 바탕으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두 조건에서 1단계보다 4단계에서 학습 성취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두 조건에서 학습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문장 길이는 몰입형 가상현실 조건의 향상도가 더욱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절성과 정확성은 두 조건의 향상 정도가 비슷했다.
박종태 등(2019)과 배재한과 노기영(2015)는 몰입형 가상현실 사용한 참가자들의 학습 수준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5][18]. 본 연구에서도 문장 길이에 대해서는 몰입형 가상현실의 향상 정도가 더 높았다. 이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참가자들이 보다 불안감이 감소된 상황에서 말을 더 길게 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요환(2016)과 김태현과 고장완(2019) 그리고 Markransky 등(2019)의 연구는 몰입형 가상현실이 학습 성취도를 더욱 향상시켜주지는 않음을 보여주었다[7][8][19]. Markransky 등(2019)은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학생들의 인지부하가 더 높은 것을 보고하였고 그것이 학습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8]. 본 연구에서도 몰입형 가상현실을 모바일과 비교하여 학습 성취도의 적절성과 정확성을 더욱 향상시키지는 못했다. 이는 참가자들은 기기를 다루는 데에 인지적 자원을 많이 사용하면서 오롯이 학습에만 주의를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정확하고 적절한 문장을 구사하지 못했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몰입형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이 적었고 HMD가 얼굴을 눌러 불편하다고 보고했다. 기기로 인한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HMD를 계속해서 조절하고 다시 착용하면서 학습에 집중이 흐려졌을 것이라 추측된다.
본 연구는 학습도구로써 몰입형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알아본 데에 의의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COVID-19의 확산으로 점점 비대면, 비접촉 학습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몰입형 가상현실을 학습에 사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국내 통신사 KT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이용한 영어 회화 학습 콘텐츠인 ‘스픽나우’, ‘Live at ease’, ‘VR각영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28]. 몰입형 가상현실은 어학학습 뿐만 아니라 비행기 조종사 훈련, 자동차 유지 보수, COVID-19 환자 치료 등 다양한 학습 및 훈련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29-31].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제한점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1) 참가자가 실험 전에 가지고 있는 영어 회화능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영어 회화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을 고안해야한다. 또한 몰입형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 횟수와 질도 함께 고려하여 모집해야 한다. 2) 학습 기간을 더 늘려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3일 간 학습을 진행하였지만 어학 학습의 효과를 뚜렷하게 보기에는 짧을 수 있다. 3일이 아니라 한 달이나 한 학기 이상이 된다면 학습의 효과가 더욱 확실하게 드러날 수도 있다. 3) 본 연구에서는 20%의 학습 데이터를 영어 교육 전문가와 연구자가 함께 평정하고 신뢰도를 산출하였다. 보다 정확한 학습 성취도 산출을 위해 전문 영어 교육 인력과 함께 모든 학습 성취도 평가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 이 논문은 주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 및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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