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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of Inauguration Address of Previous Korean Presidents Based on Network

네트워크 기반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취임사 분석

  • Received : 2021.08.06
  • Accepted : 2021.08.18
  • Published : 2021.11.28

Abstract

The presidential inaugural address is a very useful means of presenting the national vision and conveying the president's political philosophy and policy direction to the people. For this reason, analyzing the address will help to understand the president him/herself and the presidential times. The address can be analyzed in various academic fields, but in this study, it was considered as only content and analyzed based on the network. It is widely used for word cloud analysis based on the frequency of words appearing in the address. If it is analyzed based on a network, it will be a useful method because it is possible to derive the context contained in the sentence. The entire network of the addresses of past presidents of the Republic of Korea was established and structural factors were presented. The president and political direction were derived by comparatively analyzing the key words derived from the network and the word cloud. The characteristics of the address were presented by comparing and analyzing key words and closeness centrality, which is a structural factor of the network, by constructing a network of each president's inaugural address. It is expected that the network-based analysis of past presidential inaugural addresses can ultimately be used as data for understanding and evaluating presidents.

대통령 취임사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대통령의 정치철학, 정책기조와 방향을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이런 이유로 취임사를 분석하는 것은 해당 대통령을 이해하고 그 시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대통령 취임사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분석할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취임사를 하나의 콘텐츠로 보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취임사에 등장하는 단어의 빈도수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단어구름이 널리 사용되지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분석하면 문장 속에 들어있는 맥락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취임사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구조인자를 제시하였다. 네트워크로부터 도출한 핵심단어 및 단어구름의 핵심단어를 비교분석하여 대통령의 정책 방향 등을 도출하였다. 대통령 각각의 취임사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핵심단어 및 네트워크의 구조인자인 근접 중심성을 비교 분석하여 취임사의 특성을 제시하였다. 네트워크 기반 역대 대통령 취임사 분석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이해와 평가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eywords

I. 서론

대통령 취임사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해당 정부의 국정철학, 국정 목표, 정책기조와 방향을 내포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 나라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1].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대통령 취임사를 분석하고 있다. 언어학 분야에서는 대통령 취임사의 어휘와 표현의 특성을 통해서 정권 출범의 시대적 상황을 분석, 취임사의 텍스트를 언어학적으로 분석, 어휘사용 변화를 바탕으로 대통령의 의사소통 전략을 분석하였다[2-4]. 이외에도 행정학 분야에서는 취임사를 통해 대통령의 정부 역할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였으며 [5]. 심리학 분야에서는 대통령의 언어스타일을 통해서 심리적 특성을 분석하기도 하였다[6]. 대통령 취임사나 연설문은 방대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취임사 자체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6], 콘텐츠로 활용하여 정보를 도출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될 것이다[7].

복잡한 현상이나 정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방법 중 하나가 네트워크 과학인데, 네트워크는 노드라 불리는 구성요소(점)와 그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링크(연결선) 로 단순화한 것이다[8][9].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복잡한 현상을 분석하는 분야가 사회 현상인데,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8][10]. 이외에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네트워크, 영화배우 네트워크,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네트워크와 같이 다양한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11-13].

사회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취임사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네트워크 내에서 노드인 단어와 단어 간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내재된 정보나 정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14].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생각, 정치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 취임사는 여러 언론사에서 취임사에 언급된 핵심단어를 시각화하는 기법인 단어구름(word cloud)을 활용하여 제시해왔다[15][16]. 단어구름 분석은 핵심단어의 빈도수에 의존하기 때문에 취임사에 숨어있는 맥락이나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취임사 분석을 위해 네트워크를 도입하면 문장 속에 숨겨진 의도나 맥락을 바탕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빈도수가 낮더라도 허브노드가 될 수도 있고 빈도수가 높더라도 중요도에서 밀릴 수도 있다. 또한 너무 일반적인 단어들은 자주 등장하더라도 자동적으로 제거된다. 따라서 취임사 문장 전체 속에서의 핵심단어의 위상을 반영하여 추출하기 때문에 네트워크의 도입은 매우 중요하다[17].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제1대에서부터 제18대까지)의 취임사 내에 등장하는 단어를 노드로 하고, 같은 문장 내에 있는 단어를 링크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이 차별화하였다. 첫째, 네트워크 기반으로 핵심단어를 도출함으로써 단어 구름 시각화 도구를 사용할 때 도출하지 못하는 취임사 문장의 맥락을 추출하고자 하였다. 둘째, 네트워크의 구조인 자를 분석함으로써 역대 대통령 취임사 내에 들어 있는 숨겨진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셋째, 비록 주관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쓰여 졌지만 네트워크 기반으로 대통령 실록에 기록된 내용의 핵심단어와 취임사의 핵심단어를 비교분석하였다. 대통령 취임사와 재임기간 동안의 대통령 행적을 비교한다면 역대 대통령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향후 대통령 선거에 도움이 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을 본 연구에서는 제시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II. 연구자료 및 연구 방법

1. 데이터베이스 구축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사는 행정안정부 대통령기록관에서 취합하여 DB화하였으며[18], 대한민국 대통령 실록 데이터는 박영규가 저술한『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을 바탕으로 관련 주제와 단어를 추출하여 취합하였다[19]. 본 연구의 주제가 역대 대통령인 만큼 현재 재임 중인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는 DB화하지 않았으며, 박영규의 대통령실록은 제17 대 이명박 대통령 실록이 마지막 기록이기 때문에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는 DB화는 하였으나 실록은 포함하지 않았다.

2. 네트워크 구축 및 구조인자 분석

역대 대통령 취임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중심으로 단어를 노드로 하고 한 문장 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링크로 구축하였다. 동시에 박영규의 대통령실록에 등장하는 단어를 노드로 하고 같은 주제 내에 상관관계가 있는 단어를 링크로 연결하였다. 각 네트워크의 시각화는 사이토스케이프(cytoscape)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20]. 두 종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는데, 하나는 초대 대통령의 취임사에 다음 대통령의 취임사를 단계적으로 첨가하면서 노드수가 3, 169개며 링크수가 44, 179 개로 구성된 전체 네트워크를 만들었다[그림 1A]. 취임사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의 변화를 보기 위함이었다[표 1]. 다른 하나는 역대 대통령 취임사 각각의 18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개별 취임사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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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취임사 전체 네트워크(A)와 멱함수 분포(B)

표 1. 역대 대통령 취임사 네트워크 구조 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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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수는 초대에서 18대 대통령까지의 합을 의미. 대통령1은 이승만 취임사 네트워크를 의미하며 대통령18은 곧 전체 네트워크[그림 1]을 의미.

네트워크의 구조를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구조 인자인 노드 수, 링크 수, 평균최단경로(average shortest path),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 응집 중심성(stress centrality), 뭉침계수(clustering coefficient), 연결계수, 지름 값은 사이토스케이프 프로그램 분석 도구인 “Network Analyzer"를 통해서 얻었다[표 1].

3. 네트워크 및 워드클라우드 생성기로부터 핵심단어도출

네트워크로부터 핵심단어들은 허브 노드 중에서 링크 수가 많은 순으로 추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링크 수가 많은 상위 20개만을 보여주었다[표 2]. 취임사에 단순히 등장하는 단어 수만을 보여주는 단어구름은 워드 클라우드 3.4를 이용하여 핵심단어를 추출하였다[16]. 네트워크와 단어구름을 기반으로 역대 대통령 취임사의 핵심단어를 분석하기 위해 네트워크에서 링크 수를 많이 가지고 있는 허브노드인 핵심단어와 단어 구름에서 빈도수가 많은 핵심단어를 각각 추출하여 비교분석하였다.

표 2. 역대 대통령 취임사 상위 20위 핵심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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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연구 결과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18대 박근혜 대통령까지의 취임사에 등장하는 단어를 노드로 하고 같은 문장에 있는 단어를 연결하여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그림 1A]. 본 연구에서 구축한 모든 네트워크는 전형적인 사회 네트워크의 특성을 보여주는 멱함수 분포를 가지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scale free network)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그림 1B]. 멱함수 분포를 가진다는 의미는 허브에 해당하는 소수 노드에 많은 링크가 연결되고, 매우 적은 링크를 가진 다수의 노드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는 허브에 해당하는 소수의 핵심단어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 단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21].

초대 대통령 취임사에서부터 단계적으로 각 대통령의 취임사를 추가하면서 전체 네트워크를 만든 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구조인자를 분석하면 역대 대통령취임사에 함축된 의미를 도출 할 수 있다[표 1]. 중심성 (centrality)은 네트워크상에서 노드의 위치를 나타내는 척도다. 매개 중심성과 근접 중심성 계수는 네트워크가 확장됨에 따라 감소하는데 반해 응집 중 심성 계수는 증가한다[10]. 본 연구 결과에서는 매개 중심성은 감소하나 근접 중심성은 변화하지 않았으며 응집 중심성은 증가하였다[표 1].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정보의 흐름은 느려지고 중심 단어들인 허브 노드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8][10]. 평균 최단 거리는 네트워크 내에서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느냐의 측도인데 특이하게도 근접 중심성과 함께 네트워크가 확장됨에도 변화가 없었다[표 1]. 취임사에 다음 대통령의 취임사가 추가될 때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단어들이 다양 해지면서 노드 간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뭉침계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이 서로 뭉쳐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인데,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었으며 지름도 변하지 않았다[표 1]. 이 역시 각 대통령 취임사 마다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기 때문에 뭉침의 정도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약간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표 1] [뭉침계수]. 네트워크의 확장에 따른 노드, 링크, 연결계수의 증가 및 멱함수 분포를 보여주는 이 취임사 네트워크는 전형적인 사회 네트워크의 특성을 보여준다. 역대 대통령 취임사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양상을 보면 구조 인자인 평균최단거리, 근접 중심성, 뭉침계수, 지름 값은 변화하지 않은 특이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표 1].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정책에 대한 단어나 그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단어가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사 네트워크의 뭉침계수는 0.81에서 0.93 사이 값을 가지는데[표 1], 셰익스피어 작품인 햄릿(뭉침 계수: 0.82), 리어왕(뭉침계수: 0.76), 로미오와 줄리엣(뭉침 계수: 0.80)의 그것과 유사하다[11]. 소설 네트워크의 경우 같은 작품 내에서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편인데, 취임사도 대통령마다 고유의 특징이 있지만 국정운영이라는 주제 내에서 핵심단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소설 네트워크의 뭉침 계수와 유사한 값을 가지는 것으로 풀이된다[표 1]. 또한 이 결과는 한 취임사에 다른 취임사를 추가하여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시대 상황이 반영된 네트워크의 동력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을 알아보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취임사 전체 네트워크와는 달리 각 대통령의 취임사 네트워크에서의 근접 중심성 값은 적은 차이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볼 수 있다[그림 2]. 왜냐하면, 이 값이 각 대통령의 취임사를 구성하고 있는 글자 수, 단어 수, 문단 수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접 중시성은 네트워크 내에서 한 노드에서 다른 노드로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의 측도인데, 이 값이 적을수록 더 빠르게 의미가 전달된다[7-8, 10]. 제11대 및 제16대 대통령 취임사가 비교적 함축적이며 의미 전달이 빠르다고 볼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제7, 8, 14, 17, 18대 대통령의 취임사가 좀 더 느슨하게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 그러나 취임사 자체가 다른 사회 네트워크의 콘텐츠에 비해 단어 수나 문장 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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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각 대통령 취임사 네트워크에서 근접 중심성 값

대통령 취임사를 간락하게 분석하는 방법의 하나로 단어 구름으로부터 핵심단어를 추출하는 것이다[15][16]. 단순하게 취임사에 등장하는 단어개수로부터 핵심단어를 추출하는 단어구름과 네트워크에서 링크수가 많이 연결되어 있는 허브 노드로부터 핵심단어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도출한 상위 20위 핵심단어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표 2].

네트워크 및 단어구름으로부터 추출한 핵심단어 중에서 20위권 내에서 불일치한 단어는 30%이며, 10위권 내에서는 50%가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순위까지 고려한다면 제1순위인 ‘국민’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단 한 단어도 일치하지 않았다[표 2]. 이는 단어 구름은 단순히 등장하는 단어의 수만으로 추출한 반면, 네트워크는 문장 속에 숨겨진 맥락을 포함한 허브 노드를 중심으로 추출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향후 대통령 취임사를 분석함에 있어서 단어구름과 함께 네트워크 기반으로 분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어구름과 네트워크 기반 중 어느 방법이 더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문장 속에서의 단어와 단어의 관계를 고려한 네트워크 방법이 맥락을 포함하기 때문에 향후 대통령 취임사를 분석할 때는 단어 구름과 함께 이 방법의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역대 대통령별 네트워크를 각각 구축하고 상위 5위에 해당하는 핵심단어를 추출하여 단어구름의 핵심단어와 비교해 보았다[표 3]. 두 용어 중에서 상위 5위 모두가 일치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가장 많게는 4개로 제7 대와 제16대 취임사였다. 단 한 단어가 일치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제6대 취임사였다. 나머지 취임사들은 2개 내지는 3개 핵심단어가 일치하였다. 가장 많이 등장한 핵심단어는 국민이었다. 취임사는 시대나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2][17]. 제2대 이승만의 경우는 6.25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핵심단어에 ‘원수’나 ‘싸우다’ 등이 등장하였다[표 3]. 이는 당시 시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11대 전두환 취임사에는 ‘민주주의’가 핵심단어로 등장한다. 아마도 정통성이 부족하고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자신에게 국정운영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제18 대 박근혜의 경우는 ‘문화’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다른 대통령에 비해 가장 많은 17번을 강조하였다. 문화에 관한 내용도 차이가 있는데 대부분 대통령들은 전통문화, 민족문화, 문화유산, 문화산업 등인데 반해, 박근혜의 경우 ‘문화융성’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하는데 사용한 의도가 모호하기까지 하다. 국정농단의 중심인물이 개인적인 의도가 반영된 단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문화융성’이 아닌 ‘문화농락’이라는 문화계의 시국선언이 일어나기도 했다[22]. 국민들이 취임사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쉬움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표 3. 역대 각 대통령 취임사 상위 5위 핵심단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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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와 단어구름 핵심단어가 일치하는 경우 붉은 볼드로 표시

각 대통령의 취임사 네트워크로부터 추출한 핵심단어와 박영규의『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 실록』네트워크로부터 추출한 핵심단어를 비교하였다[표 4]. 박영규의 대통령실록은 역사적인 사실을 주관적인 견해에 입각하여 기술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취임사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취임사와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의 행적에 관한 내용과 비교한다면 의미 있는 정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 비교에서 단어구름을 사용하여 추출한 핵심단어는 포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통령 실록의 서술에는 저자의 맥락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취임사에서도 맥락이 포함된 네트워크 기반으로 추출한 핵심단어 만을 사용하였다.

표 4. 역대 대통령 취임사 및 대통령실록으로부터 추출한 상위 5위 핵심단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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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만은 1-3대, 박정희는 5~9대, 전두환은 11-12대 취임사를 각각 합쳐선 구축한 네트워크로부터 추출. 나머지 대통령의 취임사 핵심단어는 표 3의 네트워크 부분과 동일. 붉은 이탤릭체는 취임사와 실록의 핵심단어가 겹치는 것을 표시.

대통령실록은 재임기간이나 회수와 무관하게 대통령별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연임한 대통령 취임사는 하나로 통합하여 총17대 대통령 10명에 관한 취임사 네트워크를 각각 구축한 후 허브 노드에 해당하는 핵심단어를 도출하였다. 취임사의 핵심단어는 간결한 핵심단어들이 등장하는데 반해, 대통령실록으로부터 도출한 핵심단어는 사건, 정당이름,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였다[표 4]. 핵심단어가 일치하는 대통령은 김영삼의 ‘신한국’과 김대중의 ‘국민의정부’가 전부였다. 취임사와 실록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콘텐

츠임에도 불구하고 일치한 단어가 있다는 것은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 취임사에서 제시한 핵심정책이나 철학을 국정운영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 있겠다.

IV. 결론

대통령 취임사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재임기간동안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1][14][17]. 동시에 정치철학, 정책, 국민에 대한 생각 등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대통령 취임사는 정치, 행정, 문학,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2-6].

본 연구에서는 대통령의 취임사를 단순히 콘텐츠로 설정하고 핵심단어를 두 가지 방법에 의해 도출하여 비교분석하였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의 허브노드에 해당하는 핵심단어와 취임사에 등장하는 빈도수를 기반으로 도출한 단어구름의 핵심단어를 비교분석하였다.

역대 대통령 취임사 18개를 통합한 네트워크와 18개 취임사 단어구름으로부터 도출한 핵심단어를 분석했을 때, 핵심단어 상위 10위권에서는 50%가 일치하였으며 상위 20권에서는 약 70%가 일치하였다 [표 2]. 두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옳고 정확한지에 대한 측도가 될 수는 없다. 단지 등장 단어의 횟수를 기반으로 한 단어 구름과 네트워크는 대통령의 의도와 맥락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역대 각 대통령의 취임사로부터 핵심단어를 도출하여 분석하였을 때 단어구름에서 도출한 핵심단어로부터 시대상황을 직접 반영한 단어가 다수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표 3]. 제2대 대통령 취임사의 ‘어렵다’, ‘싸우다’ 제3대 대통령 취임사의 ‘경제적’, 제5대 대통령 취임사의 ‘정치적’, 제18대 대통령 취임사의 ‘만들다’와 ‘새롭다’ 등 부사 동사가 등장한 것이 좋은 예다. 특이한 핵심단어에는 대통령 자신을 지칭하는 ‘나’ 또는 ‘본인’ 이 등장하는데, ‘나’는 제8대 대통령에서 끝나고 그 이후 ‘본인’으로 바뀐 후 제12대 대통령을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는 어느 정도 권위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2].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재임당시 행적을 기록한 후대중에게 소개된 책은 박영규의『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이 유일하다[19].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이라는 도서가 있기는 하다[23]. 그러나 이는 대통령 재임 기간의 행적이 아니라 대통령 인물과 성장 과정 등을 대통령의 일대기를 요약한 곳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취임사의 핵심단어와 재임 당시 대통령 통치 행위의 핵심단어 비교분석에는 적절하지 않기에 고려하지 않고 박영규의 대통령실록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박영규의 대통령 실록은 사건이나 정치 행위 위주로 주관적인 주제선정에 의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동시에 취임사의 핵심단어와 실록의 핵심단어를 직접 비교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취임사에 반영된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의 행적, 기록, 연설을 요약한 자료가 있다면 이는 비교적 객관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취임사와 비교분석한다면 대통령을 평가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14][24].

본 연구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사는 어느 특정 전공 분야에서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취임사를 콘텐츠로 보고 네트워크와 구름단어를 기반으로 핵심단어를 도출하여 비교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의의가 있다고 사료된다. 첫째, 대통령 취임사를 단순히 단어 구름만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핵심단어를 추출하여 비교분석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중이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기에 두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핵심단어로부터 대통령의 시대적 상황이나 숨겨진 의중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취임사와 대통령 행적에 대한 기록을 비교 분석한다면 국민들을 위한 객관적인 대통령의 평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본 연구에서는 콘텐츠로서 취임사를 분석하면서 논문의 지면 한계 때문에 핵심단어를 일부만 소개했지만, 좀 더 확장하거나 세부적으로 취임사 콘텐츠를 분석한다면 더 많은 숨겨진 정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대통령 임기동안의 다양한 정책과 국정운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임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대통령 업적과 연계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통령 기록관에 있는 자료를 하나의 빅데이터로 간주하여 확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취임사 이외에도 재임기간동안의 업적 자료 및 연설문도 포함하여 대통령의 행적과 함께 비교 분석한다면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본연구에서는 그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 이 논문은 2020학년도 충북대학교 연구년제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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