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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Exploratory Study of Movie Trends through Simulation in Movie

영화 속 시뮬라시옹을 통한 영화 트렌드의 탐색적 연구

  • 이강석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 Received : 2020.07.13
  • Accepted : 2020.08.25
  • Published : 2020.09.28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the simulation of film in the post-modern society through Jean Baudrillard's theory of simulation. The 21st century can be said to be in a simulated world in which representational images dominate and can be said to be the era of images, where reality and imagination cannot be distinguished. In this world, movies are created under the premise of 'fictional' as a work of art created by man, but in the present post-modern society, the audience responds to and ignores the movie according to the expression of this simulation. In this aspect, we looked at the trends according to the expression method of Simulation, and found that successful film works express the cold reality in various and diverse ways and express it with positive 'stimulating' elements. Through this, in order to develop more deeply and systematically in the production of domestic films, various humanistic values, which are double tracks that can systematically compose a simulation that contains a didactic message about the real world and draw the audience's response, It was concluded that an attempt to express 'stimulating' in a positive sense was necessary.

본 연구는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통해 나타나는 탈근대 사회 속, 영화의 시뮬라시옹에 대해 탐색하였다. 21세기는 이미지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표상적 이미지들이 주류를 이루며 실재와 허구가 구별되지 않는 시뮬라시옹적 세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상 속, 영화는 사람이 창작한 예술 작품으로서 본질적으로 '허구'라는 전제 하에 창작되나 현 포스트모더니즘 사회 속에서는 이 시뮬라시옹의 표현 방식에 따라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호응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아 시뮬라시옹의 표현 방식에 따른 트렌드를 살펴보았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 작품들에서는 냉철한 현실을 다채롭고 다양하게 표현하며 긍정적인 '자극적' 요소로 이를 표현한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국내 영화의 제작에 있어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를 담은 시뮬라시옹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복선(伏線)인 휴머니즘적 가치를 다채롭고,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자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결론을 내렸다.

Keywords

I. 서론

이미지는 사회에 발전에 따라 더욱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 특정한 시대의 문제의식과 미적 가치, 수많은 정신을 담고 있는 이미지라는 표상은 사회 분위기와 중요한 가치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영화는 이미지의 연속적 매개체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에 영화 속 이미지는 더욱 변화무쌍하다.

과거 산업화를 통한 대량생산 시대가 시작되기 전의 시대에는 이미지의 재현은 단순히 원본을 모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 당시 모방은 원본과 얼마나 흡사한지에 따라서 그 가치가 평가 되었으며, 그렇기에 원본과 관계가 없는 모방은 존재할 수가 없었다[1].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모방이라는 의미는 과거와 완벽하게 달라졌다. 현대는 이미지를 모방하는 과정을 거치며 원본이 갖고 있는 가치와는 별개의 대상으로서의 이미지만 남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현대 영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특정한 영화의 트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속 창조물뿐만이 아닌 과거의 것으로 모방되고 재현되어져 재창조 된 것 또한 흥행의 제재로서 작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영화의 과거 조선 시대 영조와 자식의 이야기를 그린 <사도>와 외국 영화는 1988년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종목에 출전한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독수리 에디>등을 그 사례로 제시할 수 있다.

특히 21세기는 ‘이미지의 세계’라 칭해지는데[2], 쟝 보드리야르의 주장인 ‘이미지는 결국 실제와 완전하게 동떨어진 자신만의 순수한 시뮬라르크가 된다.’라는 표현이 걸맞게 된다. 즉, 실재가 없는 이미지들만이 존재하는 세계가 현실이며, 이는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헌데 이는 적어도 영화 산업 속에서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화 <트루먼 쇼>에서는 주인공 트루먼이 살고 있는 모든 가짜의 세상 속에서 차후 주인공이 ‘현실’로 가는 문을 열고 탈출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열광했으며 ‘완벽한 영화’라 불리는 <매트릭스> 또한 시뮬라시옹 세계 속 서사를 펼쳐 관객들의 관심을 한 데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영화 속 시뮬라시옹은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는 이미지의 세계이며, 세상은 시뮬라시옹 세계라는 가정을 긍정한다고 할 때 이미지의 세계 속 어떤 시뮬라시옹을 구현해 내는 영화가 현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그저 허구의 실재를 구현한다고 모든 영화가 흥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영화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장르 영화는 비슷한 장르들이 혼합된 영화가 일색이며, 도입부는 코믹하다 중간은 드라마적 전개를 이루며 절정에서 멜로로 밀고 당기다 결말에서 사회교훈적인 메시지를 도출하는 식인 실정이다[3]. 고로 영화의 콘셉트(concept)를 분명히 하거나 사회문화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현실 반영적인 영화 제작의 방향이 필요하며, 이는 현 시대를 대변하는 시뮬라시옹적 세계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영화 속 시뮬라시옹적 세계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수행하기로 한다.

Ⅱ. 본론

1.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 탈근대적 문화

장 보드리야르는 1929년 출생해 프랑스 낭테르대학교의 사회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그의 주요한 저서는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Simulacres et Simulation)이라는 저서로, 그의 이론인 시뮬라시옹은 1970년대 이후의 미디어 이론과 예술 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어인 시뮬라르크(simulacres)는 명사로서 단어의 자체적 의미는 모방과 모사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보드리야르는 이를 다른 의미로 보았다. 마찬가지로 시뮬라시옹(simulation) 또한 모사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시뮬라시옹은 시뮬라르크의 동사적 활용 형태로, ‘시뮬라르크를 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그의 저서 속에서 시뮬라시옹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리고 있다. “시뮬라시옹은 이미지나 기호가 지시하는 대상 혹은 어떤 실체의 시뮬라시옹이 아니다. 오늘날의 시뮬라시옹은 원본도, 사실성도 없는 실재인 파생실재(Hyper real)를 산출하는 작업이다[5].” 그는 또한 이미지를 ‘자기 자신의 순수한 시뮬라르크’라 표현했는데, 이를 연관 지어 해석해 보자면 이미지를 통해 구체화되는 세상은 곧 시뮬라르크로 구성된 허구의 세계인 시뮬라시옹으로 구성된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보드리야르는 탈근대적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구상했는데, 그는 현실의 원칙과 인식의 원칙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4]. 전통적인 형이상학은 궁극적 현실을 개념화하는 시도였으며 인식원칙은 주체와 대상 사이의 관계 속에서 대상에 대한 주체의 우위를 전제로 했으나 보드리야르는 “인식은 주체와 대상 간의 싸움이고 이러한 싸움은 대상을 사라지게 하는 주체의 절대적 지배 상실을 초래하게 된다[5].”라는 인식으로 타파하게 된다. 즉, 그에 의하면 더 이상 주체와 대상 간의 관계는 의미가 없으며 주체는 사물의 세계와 관련된 지배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4].

이는 TV와 스마트폰을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본디 TV와 스마트폰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사물이나, 그들에 대한 지배력을 잃고 있음은 자명해 보인다. 오늘날 TV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미디어 매체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특히 스마트폰이 없게 된다면 우리가 기억하며 계산하고, 정보 교환과 의사소통에 있어 커다란 차질을 빚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도리어 이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물들이 제공하는 유혹과 현기증으로 인해 무엇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분별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탈근대의 문화는 경쟁과 표현으로 구성되는 유희 속에서 불확실성, 현기증의 유희로 이동하고 있는데, 사물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인해서 형식적인 특성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6]. 대표적인 예시로서 사회적인 것들의 대중화나, 육체의 비만, 성에 대한 외설스러움, 폭력에 의한 공포, 정보의 홍수 등이 과거에 비해서 보다 강력하고, 거대한 무엇인가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뮬라시옹으로 대표되는 탈근대 문화는 주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인기 가수의 이미지나 그들에 대한 환상, 상품의 광고가 아닌 이미지의 전달을 위한 광고나 영화 속에서의 주인공 이미지 등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며 가장 시뮬라시옹을 생산해 내는 친숙한 존재로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미디어들 또한 영화를 비롯한 예술이 다양화될수록 더욱 하이퍼리얼하게 되며 공허한 본질 속에서 예술 자체를 초월하려는 경향을 띠게 된다.

즉, 시뮬라르크적 요소들을 통해 하나의 시뮬라시옹이 형성되게 되고 이 자체가 탈근대적 문화의 양상이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세계도 이와 같다. 진짜보다 더 진짜는 가짜보다 더 가짜에 대립되며,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의 대립은 추한 것보다 더 추한 것을 더 추구하게 되며, 더 가짜가 옹호되고 더 추한 것이 주목받게 된다. 극단과 극치로서의 문화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2. 영화 속 시뮬라시옹

본 연구에서 다루는 영화 속 시뮬라시옹적 세계는 VR(Virtual reality), AR(Aritificail reality), MR(Mixed reality) 등의 현실을 기반으로 한(reality) 세계와는 분리되는 개념이다. 영화 속의 시뮬라시옹 세계는 현실의 외적 측면에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현실을 기반으로 한 공간 속의 또 다른 세상이기에 내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위 개념들과 다른 점이다.

영화 속 시뮬라시옹의 세계는 소재와 내러티브, 인물, 서사 등의 요소들이 한 데 모여 이루어진다. 특정 주제로 대변되는 소재로 인해 세계의 특징이 결정되며, 인물들과 내러티브로 인해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 규정되고 커다란 포뮬라적 세계 속에서 서사가 진행된다. 영화 속 시뮬라시옹 세계 또한, 장 보드리야르의 주장과 같이 보다 자극적인 요소들이 주목받고 있는 현상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영화의 시청각적 자극에 대한 정량적 연구를 수행한 한 연구 속에서, 대조와 음량, 모션, 피크, 크기, 소음 등이 다양해지는 보다 자극적인 영화에서 그들의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연구가 존재한다[7]. 더불어 트렌드 코리아 2013에서는 2012년 미디어의 선정성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8], 대한민국 사업 트렌드 2018에서도 보다 자극적인 영화들이 주목받고 있는 현실을 지목했다[9].

시청자들은 영화가 현실이 아님을 가정한 상황 속에서, 이러한 극단과 극치의 문화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이고 흥미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허구로 구성된 가상의 현실이 현실을 전복할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으로 보다 주의 깊게 시청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그린(Green, 2004)이 주장한 ‘몰입은 현실감 인식과 상관관계를 갖는다’에 대한 내용과 상충되는 현상이다[10]. 더불어 문화적 공론장을 조성하는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의 경우와도 다른 결과이다. 조흡과 오승현(2012)의 연구 속에서 실화 사건이 사실적 영상매체와 결합할 경우에 공중 형성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밝힌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11].

이와 같이 영화 속 시뮬라시옹의 구성에 따라서 관객들은 주목하고, 흥미를 보임이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현실적인 것’과 허구를 통해 나타내는 가상 실재를 표현하는 정도인 ‘자극적인 것’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영화 속 대표적인 시뮬라시옹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영화가 완전한 사실적 현재를 비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병존하는 개념이다. 이에, 영화 속에서 자극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을 병존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3. 시뮬라시옹의 자극적 세계와 현실의 세계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적 세계는 탈근대 사회 속의 문화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제시했다. 철학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포스트구조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개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예술계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의 반발 작용으로 인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자는 구조를 중심으로 한 근원적인 요소들 사이의 상관관계 속에서 특정한 정신·언어·사회·문화적인 구조가 생성되며 그 구조 아래 특정한 개인이나 문화가 생성된다는 관점이다. 즉, 영화로 비견해 보자면 <매트릭스> 속의 매트릭스만을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향적인 시각에 대한 비판으로 인해 포스트구조주의가 등장하게 되었고, 영화 <매트릭스> 속에서 주인공 네오의 주체적인 선택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상이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 또한 일률적인 것을 일정하게 인정하고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행되게 되며, 이성을 중요시하며 등장하게 된 모더니즘이 추구했던 정치적인 해방과 철학적인 사변 또한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를 영화산업에 빗대자면 “내용은 패러디이며 허구이다[12].”라는 문제점을 회피하고자 한 시도였다.

하지만 그 ‘허구’를 이용한 현실의 염원을 담는 방향으로서 영화는 포스트모더니즘 내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일률적인 것을 벗어나 보다 다양해지는 것의 의미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보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이끌어진 것이다. 가령,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가 산업시대의 노동자의 모습을 적나라하고 위트를 겸해 다양성을 가미해 표현해 큰 흥행을 거두었으며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이 한 시민의 젊은 시절의 패기와 정치적 야심, 사랑했던 여인과 가족을 잃는 과정을 여과 없이 표현했다는 점에 흥행을 거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두 영화 속 세계는 허구의 세계이지만, 개개의 현실이 극적인 결론으로 나아가 관객들에게 자극을 전달해 줄 수 있었다. 이에 일률적인 것들에 대한 비판,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속의 시뮬라시옹적 세계를 적절하게 그려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모던 타임즈>와 <시민 케인>

즉, 영화 속 시뮬라시옹은 현실 보다 더 현실 같으며, 그 현실이 당장 내일 일어나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현실적인 초현실적인 무엇인가로서 영화 속에 드러나는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이상세계이자 허무의 세계이지만 현실을 강력하게 반영하는 자극적 세계인 것이다.

이러한 시뮬라시옹적 현상을 마블 코믹스와 같은 액션 및 판타지에 대해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강력하게 반영한다는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표적으로 마블의 영화 속에서는 서사 속에서 현실매개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데, 마블의 작품들은 주인공의 결함,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내면의 여정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대다수라는 점이다[13].

즉 서사극 내의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배경 설정에 있어 현실의 인간과 같은 결함요소를 제공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대중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매력을 줄 수 있었던 것이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액션이라는 요소로 가미됨에 자극성의 요소도 배가될 수 있었던 것이라 풀이할 수 있다. 전영돈(2020)의 연구에서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작품들이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작품에 비해 영웅들을 보다 인간적이고 결함이 많게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매출 또한 높았다고 주장했다[13].

그림 2. 마블 코믹스의 ‘토르’의 인간적 요소

위와 같은 맥락으로 2020년 7월 12일 기준 로튼 토마토(rottentomatoes.com)1)의 신선도 지수의 상위 랭킹에 속한 영화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마블의 영화이자 현실을 자극적으로 그려낸 영화([The Irisiman], [Lady bird]), 혹은 토이스토리 시리즈, 오즈의 마법사 같이 현실 세계 속의 교훈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한 유희성이 가미된 자극매개체를 통해 표현한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영화 속의 시뮬라시옹은 보다 현실과 연관되어 있고, 그것이 실제와 같지만 엄밀하게는 실제가 아니면서 동시에 자극적인 요소를 추구하는 방향으로서 표현되고 있었다.

Ⅲ. 결론

‘자극적’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본디 자극이라는 뜻은 사전적으로 특정한 작용을 주어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행위 또는 사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 자극이라는 뜻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문란(紊亂)한 것이 되며, 과장(誇張)이 되고 곧 현실을 왜곡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미지의 세계로 표현되는 21세기는 비단 이미지뿐만이 아닌 정보의 바다라 할 수 있을 만큼 정보의 양적 팽창이 한계점에 다다랐다. 여기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미지와 정보의 양이 아닌, 그것에 대한 판단과 활용, 검증이 되고 있다. 영화 산업 속에서 현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은 ‘시뮬라시옹’적 세계 아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의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는 시뮬라시옹적 세계에 대한 시청자의 검증일 것이다. 영화 속의 세상이 영양가 없는 메아리 없는 외침인지, 그것이 그들에게 와 닿아 자극적으로 어떠한 동인(動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인지가 중요한 요소로 보이는 것 같다.

시뮬라시옹적 세계 속에서 자극적인 요소를 겸비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일반화시켜서도,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된다. 있는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되, 다양하고 다채로운 방법으로 이를 표현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헐리우드 영화의 흥행 요인들을 자금력의 힘, 뛰어난 기술력 등으로 칭하지만 본 연구자는 그들의 영화 속에서는 이러한 시뮬라시옹적 세계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메시지 전달력으로 그들의 흥행가도에 성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 영화는 <신과 함께>, <국제시장>, <극한직업>과 같이 가상의 세계 속에 내재해 있는 자극적인 요소(현존하지 않는 공간, 지나친 잔인성, 비현실적 서사 등)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영화도 대거 등장하고 있으나 현실을 단순하게 모방, 모사하려는 ‘시뮬라르크’적 움직임이 아직까지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즉,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여 색다른 자극으로 시청자에게 흥미를 창조해내기 보다는 흥행에 성공한 특정 영화의 모티프를 본보기로 삼아 단순하게 이야기를 반복 재생할 뿐 시뮬라르크들을 모아 하나의 시뮬라시옹을 만들고, 그 속에서 휴머니즘의 가치를 발굴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한 세계의 표현에서 시뮬라시옹적 세계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그 속에 가치를 담을 수 있다면, 현 시대 속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지점에서 관객들에게 가치를 판단하는 이정표의 역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현실을 되돌아보고 변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만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흥행’이라는 영화 제작의 본질적 목표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국내 영화 산업이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를 담은 시뮬라시옹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복선(伏線)인 휴머니즘적 가치를 다채롭고,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자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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