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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fication of Character Types in Korean Entertainment Program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예능 캐릭터 유형 분류 연구

  • 정예진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 재학) ;
  • 김명준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6.08
  • Accepted : 2020.07.23
  • Published : 2020.09.28

Abstract

Korean entertainment programs have attempted to change formats to reflect the viewers' preference for the unexpected progress of narrative. Casts have used their public identity and it contributes to strengthen the realism by providing their realistic reactions. This study is to advance understanding of entertainment characters' characteristic by classifying character types and analyzing main types that have been appeared repeatedly. This study suggests securing diversity of entertainment characters by noticing character types appearing at low frequency in classification.

190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예능 프로그램은 돌발적인 스토리 진행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하기 위해 '사실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으로의 변화를 시도해왔다.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은 자신의 대중적인 정체성을 예능 프로그램의 내부로 끌어들였고, 이는 돌발적인 상황에 맞닥뜨린 출연진의 반응을 현실적으로 연출할 수 있게 만들어 예능 프로그램의 사실성 강화에 기여하였다. 본 연구는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유형을 분류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한 주요 유형을 분석하여 예능 프로그램의 캐릭터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캐릭터 유형 분류상에서 낮은 빈도로 등장한 캐릭터 유형들의 잠재적 활용가치에 주목하여 예능 캐릭터의 다양성 확보를 제안한다.

Keywords

I. 서론

국내 TV 예능 프로그램 포맷은 190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버라이어티에서 리얼리티, 관찰 예능으로의 유형 변화를 거쳐 왔다. 이러한 중점 포맷의 이동 경향은 ‘리얼리즘’에 대한 대중의 요구 강화와 맥락을 같이한다. 1900년대 후반에 등장한 버라이어티 포맷의 경우 사전에 철저히 짜맞춘 플롯에 따라 제작이 진행된 반면,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리얼리티 포맷은 출연자들 간의 자발적 상호작용을 의도하여 플롯의 돌발적 변화를 추구하였다[1]. 이에 따라 실제적 상황을 상정한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사실성’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9년경 발생한 SBS의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 유출 사건으로 인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제작진의 연출이 일정 부분 개입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사실성에 대한 기대 배반으로 인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실망감을 표출하였다[2]. 방송 제작진은 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사실성 논쟁의 대안으로 개입 없이 지켜보는 형식의 관찰 예능을 제작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관찰 예능은 방송계의 주요 포맷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3].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은 혼종성과 시대적 가변성이라는 포맷의 특성하에[4], 사실성 구현을 목표로 진화해온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진화는 예능프로그램 내 출연진, 즉 캐릭터의 중요도 변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실성이 강조된 현세대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은 그들의 일상성을 대중에게 노출함으로써 스타성을 재구축하기 보다는 서사체 외부에서 대중에 의해 동의된 캐릭터 정체성을 서사체 내부로 끌어들여 활용한다. 낯선 공간과 직업을 미션으로 설정하고, 해당 상황에 처한 출연진의 반응을 주목하는 이 형식은 사건이 아닌 인물을 위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5]. 이는 사실성을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일수록 캐릭터의 역할수행이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포맷 연구와 달리, 예능 프로그램 캐릭터 연구는 질적, 양적 측면 모두에서 다소 미흡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연극적 기획 전략의 하위요소로서 캐릭터를 분석하는 연구는 존재하나[6], 포맷연구와 독립적으로 캐릭터 유형 분석을 진행하는 선행연구는 수적으로 부진한 상태이다. 예능 프로그램 내 캐릭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예능 캐릭터 유형 분석은 대중의 요구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추세 파악을 위해 필요한 시도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유형을 분류 및 분석함으로써 예능 프로그램 캐릭터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 캐릭터의 특성을 체계화하고 예능 캐릭터에 대한 대중적 요구를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제작자의 예능 프로그램 기획에 참고할 자료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Ⅱ. 국내 예능 캐릭터 유형 분류

1. 연구방법

1.1 연구대상 선정

연구대상으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방송6개사(KBS, SBS, MBC, TVN, JTBC, OLIVE)에서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54개에 등장하는 454건의 인물 데이터를 선정하였다. 예능 프로그램의 종류는 ‘리얼버라이어티’, ‘다큐테인먼트’, ‘관찰예능’ 포맷으로 한정함으로써 사실성을 추구하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주류적 특성을 반영하였다. 또한 특정 인물의 출연빈도가 높은 것은 해당 캐릭터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원인이라고 판단하여, 선호도의 반영을 위해 한 프로그램 내 다른 에피소드에서 여러 차례 출연한 등장인물을 데이터에 중복 포함하였다.

1.2 캐릭터 유형 분류 방법

송민호는 캐릭터 유형 분류의 이론적 시도가 크게 ‘서사 내 형식적 역할 분류’와 ‘캐릭터 내적 자질 분류’의 두 갈래로 분절적인 발전을 거침에 따라, 서사 내 인물의 역할과 특성이 연동되는 유형 분류 방법론 수립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7]. 본 연구는 기존의 캐릭터 유형 분류 방법이 갖는 분절성을 보완하기 위해, 서사 내 형식적 역할과 내적 자질을 모두 고려하여 예능 캐릭터들을 분류하였다. 이에 따라 예능 캐릭터의 ‘역할’, 예능 캐릭터 자질로서의 ‘우호성’과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분류 기준을 제시하고 454건의 등장인물 데이터를 분류하였다. 해당 데이터는 프로그램 소개 홈페이지 내의 출연진 소개란에 제시된 캐릭터 특성 설명과 프로그램 관련 뉴스 기사를 통해 수집하였으며, 프로그램당 2-3회 분을 시청하는 과정을 거치며 수집한 캐릭터 특성의 적절성을 확인하였다, 이후에는 해당 캐릭터 특성을 본 연구의 분류 기준과 비교하여 분류를 진행하였으며, 해당 분류 결과의 분포를 그래프의 형태로 살펴봄으로써 각각의 캐릭터 역할 유형별로 나타나는 특징적 자질 유형들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2. 캐릭터 역할에 따른 분류 기준

캐릭터의 기능적, 형식적 측면인 캐릭터 역할은 캐릭터가 갖는 서사 내 목표 종류와 목표 수행방식에 따라 분류하였다. 먼저 목표 종류의 측면에서 각 캐릭터 목표는 시청자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 내주어진 상황에 집중하고자 하는 내적목표와 시청자의 흥미 유발을 위해 상황에 맞지 않는 말과 몸짓을 활용하는 오락적 목표인 외적목표로 구분하였다. 

내적목표를 수행하는 것에 집중된 캐릭터는 웃음을 유발하는 행동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에 따라 서사적으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캐릭터로, 배우나 아이돌과 같은 일회성 출연진 혹은 비(非)예능인의 대부분이 해당된다. 반면 외적목표를 수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는 예능프로그램 내 서사에 충실하지는 않을 지라도, 희극의 일종으로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예능 장르의 목표를 수행하는 캐릭터를 지칭한다. 흔히 ‘예능인’으로 지칭되는 개그맨이나 예능 전문 MC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이 때 외적목표를 수행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내적목표를 수행하는 캐릭터와 같이 예외적인 캐릭터의 경우, 기대되는 목표가 아닌 실제 수행한 목표를 기준으로 그 목표의 종류를 분류하였다.

다음으로 목표 수행 방식의 측면에서, 각 캐릭터는 출연진 내에서도 문제해결에 먼저 나서거나 타 출연진을 통솔하는 주도자와 지시에 따르거나 후방에서 행동하는 수행자로 분류된다. 블라디미르 프롭의 7가지 인물 유형이나 그레마스의 행위소 모델과 같은 기존 캐릭터 역할 분류 이론에서는 캐릭터의 주체성을 판단함에 따라 주인공 캐릭터에 강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은 그 모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각기 다른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예능 캐릭터의 역할을 분류함에 있어, 각 캐릭터의 주체성에 따른 중요도 차이보다 각 캐릭터의 행동 양식 차이가 고려되어야 할 이유이다. 

따라서 캐릭터의 역할은 내적목표 수행자, 내적목표 주도자, 외적목표 수행자, 외적목표 주도자로 분류되며 이를 표로 정리하면 [표 1]과 같이 나타난다. 

표 1. 예능 캐릭터의 역할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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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릭터 내적 자질에 따른 분류 기준

예능 프로그램의 캐릭터는 캐릭터 간의 스토리텔링 전략이 요구됨에 따라, 출연진의 특성이 공개적으로 성격화되어 있다[8]. 캐릭터간의 관계 설정에 의해 각 캐릭터의 특성이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연구에서는 캐릭터의 내적 자질을 ‘타 캐릭터와의 관계에 대한 자질’로 정의하고 이를 ‘우호성’과 ‘상호작용’으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또한 해당 특성을 판별하기 위한 지표로는 각 캐릭터가 예능 프로그램 내에서 사용하는 말과 행동의 종류를 활용하였다. 

먼저 캐릭터의 ‘우호성’은 캐릭터의 타 캐릭터에 대한 친밀성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이러한 우호성은 타 캐릭터와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특징이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와 캐릭터 행동에 내재된 목표가 이기적 사유에 의한 것인가 이타적 사유에 의한 것인가에 따라 위악, 낙천, 비관, 위선으로 구분된다. 이때 위악과 위선, 낙천과 비관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유형이다. 가령 ‘위악’은 부정적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이타적 행위를 유지하는 유형인 반면, ‘위선’은 긍정적 언어를 사용하지만 행위는 이기적인 유형을 의미한다. 이는 [표 2]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표 2. 예능 캐릭터의 우호성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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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캐릭터의 ‘상호작용’은 캐릭터가 타 캐릭터와 교류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는 캐릭터의 의사표현이 활발한 정도, 즉 프로그램 내 출연진 간 상대적 발언 빈도에 따라 최소표현과 최대표현으로 구분되며 캐릭터의 행동이 독립적으로 진행되는가, 관계적으로 진행되는가에 따라 독립적 행위와 관계적 행위로 구분된다. 이러한 분류 기준 하에 상호작용은 보편, 사교, 고립, 개성 유형으로 구성된다. 이때 보편과 개성, 사교와 고립은 서로 대립되는 유형으로, ‘보편’은 의사표현이 상대적으로 적은 최소 표현과 관계적인 행위가 결합된 유형인 반면 ‘개성’은 활발한 의사표현을 의미하는 최대표현과 함께 독립적인 행위를 하는 유형이다. 해당 내용은[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3. 예능 캐릭터의 상호작용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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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예능 캐릭터 유형 분류 결과

앞서 제시한 예능 캐릭터의 역할 분류 기준과 자질분류 기준을 활용하여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인물 454명을 분류한 결과는 분류 기준별로 정리할 경우 [표4]와 같이 제시할 수 있으며, 해당 분류 기준을 모두 적용한 그래프는 [그림 1]과 같이 나타난다.

표 4. 국내 예능 캐릭터 기준별 분류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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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국내 예능 캐릭터의 역할별 자질 분류 그래프

또한 [그림 1]에서 표시된 유형들은 역할별로 특징적인 캐릭터 자질 유형을 파악하기 위하여, 해당 그래프상의 4가지 캐릭터 역할 유형 각각에서 고빈도로 나타나는 자질 유형들을 표시한 것에 해당한다. 이 때 ‘고빈도’는 4가지 역할 유형 각각에 해당하는 전체 캐릭터 수의 10% 이상으로 정의하였으며, 퍼센트의 소수점은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였다. 예를 들어 외적주도자 역할(제1사분면)의 전체 캐릭터 49명 중 35명이 갖는 ‘위악(이타적 행위, 부정 언어)-사교(관계적 행위, 최대표현)’ 유형과 7명이 갖는 ‘비관(이기적 행위, 부정 언어)-사교(관계적 행위, 최대표현)’ 유형은 각각 해당 역할의 71%, 14%를 차지하는 자질 유형임에 따라 고빈도 유형으로 지칭하였다. 

[그림 2]는 [그림 1] 그래프의 고빈도 유형 중에서도 유사한 유형끼리 그룹핑을 한 결과이다. 각 역할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캐릭터의 내적 자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고빈도 유형을 그룹핑하여 정리하였다. 고빈도 캐릭터 중에서도 특정 두 유형이 총 12가지의 세부 분류 기준 중 11개의 항목에서 동일한분류결과를 가지며 상호간 데이터 크기의 차이가 2배수 이내인 경우, 나머지 한 가지의 상이한 기준에 의해 유형간의 특징적인 차이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두 유형을 그룹핑하여 분류하였다. 또한 해당 그래프에서 내적목표 주도자 역할 내 ‘위악(이타적 행위, 부정언어)-사교(관계적 행위, 최대표현)’ 유형과 ‘낙천(이타적 행위, 긍정 언어)-사교(관계적 행위, 최대표현)’ 유형의 경우, 그래프 상에서는 연속적이지 않지만 12개의 세부 분류 기준 중 캐릭터 우호성의 언어적 측면인 부정 언어와 긍정언어 분류에서만 차이를 보이는 유형군으로 이를 그룹핑하였다. 따라서 분석 대상이 되는 대표적 캐릭터 유형은 총 9가지가 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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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국내 예능 캐릭터 역할별 자질 분류 그래프의 고빈도 유형 그룹핑 결과

Ⅲ. 국내 예능 캐릭터 유형 분석

1. 내적목표 캐릭터 분석

내적목표 캐릭터는 이기적 행위를 포함한 유형의 등장빈도가 낮게 나타난다. 이는 내적목표 캐릭터를 설정함에 있어 원만한 목표수행에 필요한 자질이 선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내적목표 수행자 캐릭터에서는 ‘관계적 행위’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반면 내적목표 주도자 캐릭터에서는 ‘최대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는 내적목표 캐릭터들의 내적 자질이 ‘보조하는 수행자와 지시하는 주도자’라는 사회적 기대 역할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1.1 내적목표 수행자 캐릭터 내적목표 수행자

캐릭터에서는 ‘낙천적 관계 행위형(131)’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해당 유형의 간략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낙천적 관계 행위형(131명, 72%)1)

조직 중심적이며 매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캐릭터 유형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에서 “적응력 하나는 최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 마인드를 잃지 않는 팀내 활력소”인 김세정이 해당된다.2)

1.2 내적목표 주도자 캐릭터

내적목표 주도자 캐릭터에서는 ‘이타적 행위 사교형(40)’, ‘낙천적 보편형(10)’, ‘낙천적 개성형(7)’이 고빈도로 등장하며 각 유형의 간략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이타적 행위 사교형(40명, 57%)

잔소리, 칭찬 등의 표현이 활발하고, 지시가 많으며 바빠 보이는 캐릭터 유형이다. JTBC <효리네 민박>에서 “빠른 결단력과 판단력”, “흥 많고 다정다감한 민박집 회장님”으로 설명되는 이효리가 대표적이다. 

(2) 낙천적 보편형(10명, 14%)

과묵한 성향을 보이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나서기를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TVN <꽃보다할배 그리스편>에서 “직진순재”, “직진의 신”, “신들의 리더”, “순재우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순재가 대표적으로 해당된다.

(3) 낙천적 개성형(7명, 10%)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스토리 진행을 리드하는 캐릭터로, 요리나 노래와 같이 테마가 확실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도자 유형이다. JTBC <비긴어게인 2>에서 “패밀리 밴드를 진두지휘하는”, “목소리 하나만으로 길거리를 공연장으로 물들이는” 박정현이 해당된다.

2. 외적목표 캐릭터 분석

외적목표 캐릭터는 ‘위악’과 ‘비관’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낮은 우호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해당 자질 유형들은 주도자 캐릭터보다 수행자 캐릭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외적목표의 경우 내적목표와 달리, 스토리 진행에 변칙을 줄 수 있는 낮은 우호성 캐릭터가 선호되며 이러한 변칙성이 주도자 캐릭터보다는 수행자 캐릭터에 부과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1 외적목표 수행자 캐릭터

외적목표 수행자 캐릭터에서는 ‘위악적 사교형(67)’, ‘부정 언어 개성형(48)’, ‘낙천적 사교형(17)’이 고빈도로 등장하며 각 유형의 간략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위악적 사교형(67명, 44%)

쌀쌀맞은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캐릭터이다.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편>에서 “겉으론 무뚝뚝해도 알고 보면 마음 여린” 캐릭터인 서장훈이 이에 해당한다.

(2) 부정 언어 개성형(48명, 31%)

악동 혹은 사고뭉치의 이미지를 갖는 유형이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종종 돌발 상황을 유발한다. JTBC <님과 함께-시즌2 최고의 사랑>에서 “가식 제로! 허세 제로!”, “거침없이 리얼한”으로 설명되는 김숙이 대표적이다.

(3) 낙천적 사교형(17명, 11%)

우호성은 높지만 극대화된 긍정적 태도를 사용하여 돌발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캐릭터이다. TVN <대탈출2>에서 “형들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보필러”로 설명되는 피오가 해당된다.

2.2 외적목표 주도자 캐릭터

외적목표 수행자 캐릭터에서는 ‘위악적 사교형(35)’, ‘비관적 사교형(7)’이 고빈도로 등장하며 각 유형의 간략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위악적 사교형(35명, 71%)

분위기 메이커로서 조직원들을 리드하며 장난스럽고 활달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이다. TVN <짠내투어>에서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마음껏 마시고,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탕진”하는 박나래가 대표적이다. 

(2) 비관적 사교형(7명, 14%)

인간적인 매력과 함께 위압감을 주거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TVN <신서유기3>에서 “끝까지 형님 포스를 잃지 않는 영원한 1인자”인 강호동이 이에 해당한다. 

3. 예능 캐릭터 설정 방향성 제안

일본의 사상가이자 문화비평가인 아즈마히로키는 자연주의적 리얼리즘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만화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을 제시한다. 만화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은 현실 세계를 사생하는 자연주의적 리얼리즘과 달리 대중이 공유하는 가상의 세계, 즉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하여 허구를 사생함을 지칭한다[9].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은 만화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의 연장선상에서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공유하는 캐릭터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콘텐츠로, 출연진의 실제 이미지와 예능 프로그램 내 이미지, 더 나아가 타 예능 프로그램 내 이미지가 혼합되어 형성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10] 캐릭터를 구축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분석한 캐릭터 유형들 역시 대중적 이해와 공유에 토대를 둔 캐릭터 특성임을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최근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유사화 현상은 주로 포맷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리얼 버라이어티와 관찰예능 포맷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소재들이 반복적으로 채택되는 양상을 포함한다[11].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고빈도로 등장한 캐릭터 유형 역시 리얼리티 포맷에 적합한 여행이나 경영 소재에서 적극 활용되는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고, 수적으로도 이러한 유형이 우세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유사화에 따른 경직성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시청률을 주요 흥행 지표로 삼고 있는 방송국의 입장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어온 캐릭터 유형들은 일정 수준의 대중적 검증이 완료된 캐릭터 유형임에 따라 상업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이다. 그러나 기존의 캐릭터 유형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현상이 지속된다면한국의 방송 예능 프로그램은 획일성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예능 프로그램의 장기적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데이터베이스 조합의 다양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분석한 54건의 프로그램 중에서도 10% 이상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함에 따라 ‘흥행 예능’으로 지칭할 수 있는 11개 프로그램 내 캐릭터 41건을 분류한 그래프는 [그림 3]과 같이 나타난다. 데이터의 양적 부족으로 인해 해당 그래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해당 그래프 내에서 (*) 표시된 지점들의 경우 [그림 1]과 [그림 2]의 고빈도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편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 유형의 활용이 예능 프로그램의 흥행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향후 충분한 데이터의 확보에 기반한 추가 연구를 통해 보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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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국내 흥행 예능 프로그램의 캐릭터 역할별 자질 분류 그래프

따라서 본 연구의 캐릭터 유형 분류 그래프의 수치상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거나 낮은 빈도로 등장한 캐릭터 유형들은 새롭게 주목할 만 하다. 가령 누적 관객 수가 약 700만 명에 달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내성적이고 책을 좋아하지만 정의감과 허세로 인해 번번이 사고를 일으키는 주인공 ‘피터 파커’ 캐릭터는 앞서 제시한 [그림 1] 그래프 상에서 4차례밖에 등장하지 않은 ‘낙천적 고립형’에 해당한다.3) 식당이나 카페 등을 경영하는 소재가 자주 등장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스토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사교적이면서도 과도한 변칙성을 주지 않는 캐릭터가 고빈도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캐릭터들이 항상 목표 수행에 적합한 특성만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실수도 많고 부족함도 많은 인간적인 면모로 인해 결함이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12]. 이처럼 스토리 진행에는 방해요소가 될지라도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격 특성을 반영한 캐릭터들을 적극 활용한다면 시청자에게 공감대 형성에서 비롯되는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Ⅳ. 결론

본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 방영한 국내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캐릭터들을 총 6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그 중에서도 높은 빈도로 등장한 캐릭터 유형들 각각의 특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고빈도 캐릭터 유형들은 시청자와 제작가가 암묵적으로 합의하고 공유해온 데이터베이스 조합의 결과물로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 간의 포맷 유사화 현상으로 인해 특정 유형의 캐릭터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캐릭터 유형의 획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캐릭터의 획일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본 연구의 그래프 상에서 수치상 낮은 빈도를 보이거나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 유형들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용되지 않은 새로운 조합의 캐릭터 유형을 재발견하는 시도를 통해 예능 캐릭터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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