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의약품은 질병의 예방 · 경감 · 처치 목적으로 사용되어 건강 회복의 핵심 요소인 효능 · 효과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위해를 입힐 수도 있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안전성 · 유효성이 있는 의약품에 대하여 허가를 규제하고 생명에 직결되는 필수의약품을 급여 대상으로 정해 건강보험 등으로 보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합리적 의약품 사용의 정의를 각 환자의 임상적 필요에 맞게 공동체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적절한 기간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1,2]. 인구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복합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의료화, life style medicine이 출현하며, 고가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의약품 소비량과 판매액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3]. 대부분의 국가는 가격(price), 소비량 (volume) 요소로 구분하여 제약회사, 의사, 약사, 환자 측면의 약품비 관리정책을 시행하고 있다[4-8]. 유럽을 중심으로 각 국가의 의약품 가격을 비교해 의약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자료로 활용하기도 하고, 질환의 분포, 식습관 등의 문화가 비슷한 국가 간에는 의약품 의 소비량과 판매액을 비교하여 의약품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 한다[9].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는 회원국 간 상호 정책조정 및 협력을 통해 세계 경제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함으로써 공동 발전을 기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간 기구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 29번째로 가입하였으며 2019년 기준으로 36개국이 가입된 상태이다. OECD는 이사회, 위원회, 사무국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고 OECD 고용노동사회국의 보건과 (Health Division)에서는 매년 보건자료(health data)를 수집하고 있다. OECD 보건자료에는 건강수준, 의료이용, 의료자원, 의약품 시장(pharmaceutical market) 등이 세부 영역으로 포함된다[10]. OECD에서 요구하는 의약품 통계는 WHO에서 정의하는 해부 · 치료 · 화학적 분류(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ATC)별 의약품 소비량 28항목과 판매액 30항목이다[11]. 의약품 소비량은 국가 간 비교를 위한 의약품 표준단위인 하루 상용량(defined daily dose, DDD)을 기준으로 하며 판매액은 최종적으로 지불한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한다[12].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매년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를 생산하여 OECD에 제출하고 있다. 통계 생산 초기에 급여 의약품은 건강 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진료비 청구자료를 사용하여 산출하고 비급여 의약품은 별도의 표본조사를 통하여 산출하였으며, 이러한 통계 산출방식은 2013년까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담당하였다. 2014년부터는 심평원의 행정자료를 자료원으로 의약품 통계 생산을 수행하고 있다. 심평원은 2007년부터 국내에 공급되는 모든 의약품 공급내역을 관리하고 있고, 의약품 공급자료에 대한 관리범위가 확대되고 정확도가 높아짐에 따라 의약품 공급자료와 진료비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의약품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본 연구는 전수자료 기반 통계 산출과정의 신뢰성이 보장된 2018년 기준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 생산방법과 결과를 제시하고, 한국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방법
1. 자료원
본 연구의 의약품 통계 산출 자료원은 의약품 사용자료와 의약품 공급자료로 구분한다. 의약품 사용자료는 심평원에서 관리하는 건강 보험, 의료급여, 보훈,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자료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보험 청구자료가 해당된다. 진료비 청구자료는 진료연도가 2018년인 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에 산업재해보험 청구자료는 지급일자 기준으로 자료가 수집되어 지급연도가 2018년인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다. 산업재해보험 청구자료에서 의약품 사용규모는 건강 보험 등을 포함한 진료비 청구자료의 0.4% 수준으로 지급연도를 기준으로 하는 산업재해보험 청구자료가 의약품 통계 산출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한 해 동안 소비한 의약 품의 소비량과 판매액을 산출하기 위해 의료기관 내 조제와 약국 처방조제 및 직접조제 자료를 활용하였다. 진료비 청구자료의 요양기관 종별은 조제한 요양기관 기준으로, 병원, 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의약품을 약국에서 조제받은 경우 약국으로 분류된다.
의약품 공급자료는 제약회사나 의약품 공급업체가 의료기관, 약국, 군납, 편의점 등에 공급한 의약품을 심평원의 의약품관리종합정 보센터(Korea Pharmaceutical Information Service)에 신고한 자료로 국내에서 공급되고 있는 모든 의약품을 파악할 수 있다. 의약품은 중간 공급업체를 통하여 공급되는 경우가 있어 의약품 사용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약국과 의료기관 공급내역만 사용하였다. 다만, 의약 품 공급내역은 있으나 사용을 알 수 없는 경우(기부용 의약품, 판촉 또는 무료로 제공하는 비매품)와 공급내역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학교 또는 교정시설 등의 특수의료시설 및 학술기관 등)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 의약품별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defined daily dose 정보 매핑
분석대상 의약품 목록을 선정하는 과정은 2018년 한 번 이상 공급되거나 처방 · 조제된 의약품 39,590품목을 대상으로 하였다. 선정된 39,590품목 중 원료의약품(51품목), 의약외품(11품목), 한약재(1품목) 등을 제외하였고, 최종적으로 2018년 분석대상 의약품은 39,346 품목으로 결정하였다. 급여 의약품은 25,388품목으로 전체 분석대상 의약품의 6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소비량 산출을 위해서 의약품 주성분 함량의 단위를 DDD로 환산하였다. 공급 및 사용내역이 있는 의약품 품목에 WHO DDD index 2019를 매핑(mapping)하는 과정을 도식화하면 Figure 1과 같다. ATC 코드를 부여하고, 의약품별로 투여경로(경구제, 주사제 등)나 약제의 특성(지속형 주사 여부 등)에 따라 DDD값을 매핑하고 용 량이 다른 각각의 품목별로 DDD 환산계수를 산정하였다. 이렇게 완성한 의약품 목록을 수집된 자료에 병합하여 최종적으로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DDD 환산은 의약품 주성분 함량을 WHO의 ATC별 DDD 단위함량으로 나누면 되는데, 의약품 주성분 함량에 대한 정보는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식약 처 허가사항 및 제약사 문의를 통해 수집하였다. 그리고 약제별 특성을 별도로 고려해야 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심평원 소속 전문위원과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였다. 또한 추가로 부여한 의약 품별 DDD를 확정하기 위하여 255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2,496품목에 대한 의견 조회를 거쳤고, 제약사가 제출한 의견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DDD를 최종 확정하였다.
Figure 1. The process to merge drug master file and WHO DDD index. DDD, defined daily dose;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3. 분석대상 지표
OECD health statistics 사이트에서는 의약품 소비량과 판매액 통계에 대한 정의 및 단위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가별 자료원, 방법론을 공개하고 있다[5].
1) 의약품 효능군 분류
의약품 소비량 통계의 효능군 분류는 WHO 의약품통계협력센터 (WHO Collaborating Centre for Drug Statistics Methodology, WHOCC)가 고안한 해부 · 치료 · 화학적 분류인 ATC 분류와 DDD 체계를 기반하도록 하는 OECD 산출방법에 따랐다. ATC에 따른 약물분류는 WHOCC에서 발간된 “ATC 분류와 DDD에 대한 가이드라 인(guidelines for ATC classification and DDD assignment)”을 원칙으로 하였다[12]. 다만, 국내에만 있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심평원의 의약품유통정보관리센터에서 의약품 대표코드별로 ATC 3, 4단계까지 부여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였다.
해부 · 치료학 · 화학적 분류인 ATC 분류는 5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의 대분류는 총 14개의 분류(A, B, C, D, G, H, J, L, M, N, P, R, S, V)로 구성되며, OECD에서 요구하는 1단계 대분류는 9개의 분류 (A, B, C, G, H, J, M, N, R)와 일부의 ATC 2, 3단계이다. ATC 4단계 분 류는 854개 군으로 구성되어 있고, ATC 분류구조는 Table 1과 같다 [12].
Table 1. ATC classification of WHO
From World Health Organization Collaborating Centre for Drug Statistics Methodology.
Guidelines for ATC classification and DDD assignment. Oslo: Collaborating Centre for Drug Statistics Methodology; 2019 [12].
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2) 의약품 소비량 지표
WHOCC에서는 매년 ATC index (ATC index with DDDs)뿐만 아니라 DDD를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약품 소비량 측정단위인 DDD는 주성분별로 주요 적응증에 대하여 성인(70 kg) 1인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유지용량을 의미한다. 이는 단위용량이 다른 의약품 간 객관적 비교를 위한 기술적 단위이다. WHO에서는 단일제제에 대해서 성인의 하루 유지용량을 근거로 DDD를 산출하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분포 및 대사되는 기전은 제형별로 다르므로 동일한 의약품이라도 제형별로 DDD를 다르게 결정하고 있다. 복합 제제는 포함된 활성성분의 수와 상관없이 하루 단일용량으로 사용된 제제의 수를 세고 있다[12].
DDD를 활용한 지표는 국가, 지역, 기타 환경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의약품 집단을 표준화할 수 있다. DDD를 이용해서 의약품 소비량을 비교할 경우, 성분, 단위, 함량이 다른 의약품의 사용을 보정하여 표준 적인 소비량을 산출하여 비교할 수 있으므로 시간변화에 따른 의약품 소비 추이분석은 물론 국제 간 비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량 지표는 DDD/인구 1,000명/일(DDD/1,000 inhabitants/day, DID) 지표를 사용해 비교하는데, 이는 인구 1,000명당 하루에 얼마의 DDD를 소비했는지를 의미하고, 인구규모, 효능군, 약품의 특성을 감안해 비교 가능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 DDD/1,000명/일은 1%의 인구집단이 해당 약제를 매일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2]. OECD에 제출하는 의약품 소비량인 DID 분모에 들어가는 인구수는 연도별 통계청 인구추계 자료를 적용하였다(Table 2).
\(\mathrm{DDD} / \text { 인구 } 1,000 \text { 명/일 }(\mathrm{DID})=\frac{\sum_{i=1}^{n} \frac{U_{s e_{i}} \times D_{o s e_{i}}}{D D D_{i}}}{\text { 인구수}\times{365일 }} \times 1,000\)
Table 2. The statistic indicators of pharmaceutical consumption and sale
NA, not applicable.
Use i는 제품 i별 사용개수를 의미하고, dose i는 제품 i별 함량을 의미한다.
3) 의약품 판매액 지표
의약품 판매액은 국내 시장에서의 소매가(최종 소비자가)를 기본으로 한 전체 의약품 판매액이다. OECD는 각 국가의 화폐 가치가 각기 다른 점을 보정하고자, 각 국가의 화폐단위를 구매력평가지수 (purchasing power parity, PPP)를 활용해 환산하고 있다. PPP는 국가 간 화폐의 구매력을 동일하게 해주는 통화 교환비율을 계산한 것이 다. 각 국가에서 자국의 화폐단위, US$를 기준으로 1인당 약품비를 제출하면, OECD에서는 각 국가에서 제출한 약품비와 OECD에서 산출한 PPP를 활용해 각 국가별로 1인당 US$, 1인당 US$ PPP 단위 약품비 지표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반면, 본 연구에서는 PPP를 고려하지 않은 1인당 약품비로 산출하였다(Table 2).
4. 통계 산출
의약품 통계 산출과정은 1단계로 자료원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2단계로는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의약품 통계 산출목록을 정비한 후 의약품별 DDD값을 입력(부여)하는 과정을 진행해 의약품 목록을 완성하였다. 3단계로는 수집된 자료에 최종 약가 마스터파일을 매핑하여 최종 데이터셋을 구축하였다. 4단계로는 통계결과를 산출한 후 방법론과 통계결과에 대해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Figure 2). 본 연구는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했고, 자료분석은 SAS ver. 9.4(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사용하였다.
Figure 2. The process of calculating drug statistics. The Korea Pharmaceutical Management Information Centre was established in October 2007 and has managed the production and import and distribution of completed drugs since 2008. 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DDD, defined daily dose; 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 Auto insurance claims, which account for about 5% of total drug sales, have been reviewed by the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since July 2013; data collected after 2014 are available. †Data were collected based on the payment date, which corresponds to 0.4% of billing data for health insurance.
결과
1. DDD 매핑 결과
OECD 제출 의약품 소비량은 WHO DDD index의 DDD가 부여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산출하고 있는데, 2018년 공급 및 사용내역이 있는 의약품은 39,346품목으로 급여 의약품은 25,388품목이고, 이 중에서 DDD가 부여된 품목은 1,415품목이었다. OECD 제출 의약품 통계효능군 중 강심배당체(C01A), 항우울제(N06A), 전신성 항균물질(J01), 칼슘차단제(C08), 전신성 항균물질(J01), 칼슘차단제(C08), 전신성 호르몬제(H)는 DDD 부여율이 높은 대상이다. 반면,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와 혈액 및 조혈기관(B)의 경우 DDD 부여율은 각각 35.4%, 25.4%이다(Table 3).
Table 3. The number of medication list by DDD assignment
Values are presented as number or number (%).
DDD, defined daily dose; 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2. 우리나라 의약품 소비량
ATC 1단계 분류별 2018년 우리나라 의약품 소비량을 살펴보면,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 223.5 DID), 심혈관계(C, 218.3 DID), 신경계 (N, 105.7 DID) 순으로 의약품 소비량이 높았고, 전신성 호르몬제(H, 33.9 DID)의 소비량이 가장 낮았다.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의 소비량은 우리나라에서 소비량이 가장 많은 ATC 분류군이지만 OECD 평 균인 249.4 DID보다는 적었다. 전신성 항감염약(J, 38.7 DID)과 근골 격계(M, 73.2 DID) 소비량은 OECD 평균(각각 20.9, 63.8 DID)보다 많으며, 이는 판매액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비뇨생식기계 및 성호르몬(G, 44.0 DID), 전신성 호르몬제(H, 33.9 DID), 신경계(N, 105.7 DID) 및 호흡기계(R, 86.8 DID) 소비량은 OECD 평균(각각 59.4, 39.1, 185.4, 100.6 DID)보다 적으며 판매액 역시 OECD 평균보다 낮았다(Table 4).
Table 4. Korean pharmaceutical consumption in 2018 and OECD countries in 2017 (DDD/1,000 population/day, countries)
Values are presented as number (%) or number. From OECD. OECD health data: pharmaceutical spending [Internet]. Paris: OECD; 2019 [cited 2019 Dec 20]. Available from: https://data.oecd.org/healthres/pharmaceutical-spending [11].
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DDD, defined daily dose; DID, DDD/1,000 inhabitants/day
3. 우리나라 의약품 판매액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생산 및 유통된 의약품 판매액은 조제료 등 관련 행위료를 포함하여 약 28조 9천억 원이다. 이를 인구 1 인당 US$ 단위로 환산하였을 때, 2018년 우리나라의 1인당 의약품 연 간 판매액은 508.3 US$/명으로 2017년 OECD 평균 395.0 US$/명보다 높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의약품 총 판매액은 우리나라를 포함 한 30개 OECD 국가의 2017년 기준 의약품 총 판매액 중에서 6번째로 높았다(Table 5).
Table 5. Korean pharmaceutical consumption in 2018 and OECD countries in 2017 (unit: billion won, US$/capita, countries)
From OECD. OECD health data: pharmaceutical spending [Internet]. Paris: OECD; 2019 [cited 2019 Dec 20]. Available from: https://data.oecd.org/healthres/pharmaceutical-spending [11].
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의약품 판매액은 ATC 분류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 78.0 US$/명), 혈액 및 조혈기관(B, 40.5 US$/명), 심혈관계 (C, 66.0 US$/명), 전신성 항감염약(J, 53.3 US$/명), 근골격계(M, 26.8 US$/명)는 2017년 OECD 평균(각각 47.6, 30.5, 45.9, 36.7, 15.7 US$/ 명)에 비해 높았다. 반면에 비뇨생식기계 및 성호르몬(G, 14.8 US$/ 명), 전신성 호르몬제(H, 4.1 US$/명), 신경계(N, 43.4 US$/명) 및 호흡 기계(R, 21.4 US$/명)는 2017년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각 각 15.2, 8.2, 58.3, 27.0 US$/명).
고찰
본 연구는 OECD에 제출하는 의약품 통계 산출과정을 제시하고, OECD 국가와 비교해 한국의 상황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량이 가장 많은 ATC 분류군은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 심혈 관계(C), 신경계(N), 호흡기계(R) 순으로 국내에서는 소비량이 많았다. 이러한 국내 소비량 경향을 OECD 국가의 평균과 비교해보면, 심 혈관계(C) 소비량은 우리나라 218.3 DID로 OECD 평균 450.8 DID에 비해 매우 낮았고, 신경계(N)도 105.7 DID로 OECD 평균 185.4 DID에 비해 낮았고, 호흡기계(R) 86.8 DID로 OECD 평균 100.6 DID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비뇨생식기계 및 성호르몬(G), 전신성 호르몬제 (H) 소비량은 미미하지만,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 면, 근골격계(M) 소비량은 73.2 DID로 OECD 평균 63.8 DID에 비해 높았고, 전신성 항감염약(J)과 전신성 항균물질(J01) 소비량도 각각 38.7, 29.8 DID로 OECD 평균 20.9, 19.0 DID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 근골격계, 항생제 소비량은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나, 심혈관계, 신경계 소비량은 OECD 국가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은 한국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급성기 호흡기계 질환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고, 항생제(J01)의 경우 DDD 값이 매핑되는 비율이 97.1%에 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급성기 질환의 경우 2018년 우리나라의 급성기 진료 평균 재원일수는 7.5일로, 2017년 OECD 평 균 6.3일에 비해 높다[13]. 항생제와 해열진통소염제의 경우 감기 등 급성 호흡기계 질환에서 사용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국내의 소비량 이 OECD 평균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9 OECD health at a glance에 보건의료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수록된 일차의료의 항생제 소비량은 2017년 우리나라 26.5 DID인(OECD 평균 17.8 DID) 것으로, OECD 보건통계의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14].
1인당 의약품 연간 판매액은 인구 1인당 US$로 환산하였을 때, 2018년 우리나라 1인당 의약품 연간 판매액은 508.3 US$/명으로 2017년 OECD 평균 395.0 US$/명보다 높았다.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 (A)는 78 US$/1인으로 OECD 평균 47.6 US$/1인에 비해 높고, 심혈관계(C) 66 US$/1인으로 OECD 평균 45.9 US$/1인에 비해 높았다. 또한 전신성 항감염약(J), 혈액 및 조혈기관(B), 근골격계(M) 판매액도 OECD 평균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와 심혈 관계(C)에서 1인당 판매액이 높은 것은 약가가 높은 것도 원인이 되겠으나, 각각 DDD 매핑비율이 35.4%, 54.3%로 낮아, 소비량에 모두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에 국내 약제비를 국제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Jeong [15]과 Jeong과 Shin [16], Jeong 등[17]이 있다. Jeong 등[15]는 2018년 경상 의료비 및 국민보건계정 현황을 제시한 연구로, 2018년 경상의료비 는 144.4조 원이고, 정부 · 의무가입제도 분류(소위 공공재원의료비) 비율은 59.8%로, OECD 평균 73%에 비해 낮은 편으로 밝혔다. 의약품 비는 의약품유통조사 통계 등을 활용해 산출하였는데, 의약품비 등은 29,9조 원이고, 소모품을 제외한 약품비는 27.3조 원이라 밝혔다 [17]. Jeoong 등[16]의 2015년 약품비 산출방법도 이와 유사하고, 의약 품비 등은 24.6조라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OECD에 제출하는 국내 의약품 통계를 산출한 연구로, 아래와 같은 의의를 갖고 있다.
첫째, 통계는 기존 정책에 따른 행태변화를 모니터링하여 이전 정책을 평가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단초를 제공하기에 중요한 기초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의약품 통계는 심평원의 급여의약품 청구현황 통계[18],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19],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 통계[20],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점검현황 통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생산 및 수입실적,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제약 시장규모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매년 OECD에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을 제출하고 있다. 의약품 통계는 OECD에 제출할 뿐만 아니라 국내 승인통계로 국가통계포털(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에 게시되고 있 어, 의약품 통계 산출단위와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통계를 활용하는 보건의료 연구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둘째, 본 연구의 의약품 대상은 급여 의약품뿐만 아니라 비급여 의약품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포괄해 국가 차원의 모든 의약품 통계를 집계 · 산출하는 연구이다. 사용 자료가 포괄하는 대상은 건강보험, 의료급여, 보훈,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자료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보험 청구자료이고, 의약품 공급자료는 의료기관, 약국 외에도 군납, 편의 점 등에 공급한 의약품을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 본 연구는 전 국민의 사용내역, 공급내역 자료를 모두 수집해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괄성을 갖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렇기에 심평원에서 산출하는 급여의약품 현황과는 차이 를 보이고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매년 WHO의 ATC/DDD 파일을 구득하여 최근 추가되거나 변동되는 DDD 값을 모두 고려할 수 있게 하였다. 전문가 자문회의와 제약사 의견 조회를 거쳐, DDD 매핑결과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 공급자료의 입력단위 변화, 마약 의약품 공급행태 등 자료원의 특성을 고려하여 의약품 목록 변경 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고 완결성을 높이려 하였다.
넷째, OECD에 제출하는 2017년 기준 의약품 통계까지는 의약품의 급여기준 외 전액 본인부담 등의 사용을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마이닝으로 추정하는 방식으로 산출하였다. 이러한 방법론을 사용한 것은 급여 의약품이라고 하더라도 급여기준 외 사용에 대해서 추정이 필요하고,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공급내역 자료는 구득이 가능하지만, 실 제 사용과 공급의 시점이나 행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약품의 모든 공급내역이 보고되고 있고,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됨에 따라 비급여 의약품의 사용을 공급자료를 활용해 산출하는 것의 자료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과거에는 비급여 의약품의 사용을 유사 효능군의 급여의약품 사용을 벤치마킹 하여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추정과정에서 오히려 3년치 자 료(2016–2018년)를 누적해 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2018년 해당 의약 품의 사용을 계산하는데 비뚤림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2016년 약제 급여목록 개정 등과 같은 제도 변화로 인해 극단치 값이 추정모형에 포함될 경우 전체 소비량과 약품비 변동을 증폭시킬 위험이 감지되었다. 더욱이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2007년 설립된 이후 10년 넘게 업무를 지속하면서 모든 완제의약품의 공 급내역이 법 규정에 따라 신고되고 있고 관리가 강화되면서 자료수집의 완결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됨에 따라 환자 전액부담의 항으로 청구되는 빈도도 증가하고 있어 급여의약품의 소비량과 판매액은 대부분이 집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산출방식을 변경해 정확성을 제고하고, 방법론의 변화에 대해 OECD에 고지하고, 산출방법론의 변화를 국내에도 공론화시키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반면, 연구자들은 OECD 국가와 국내 의약품 통계를 활용하여 해석하는 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하겠다. 첫째, OECD 회 원국의 의약품 소비량과 판매액의 산출기준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의약품 소비량 통계 산출 시 급여 의약품, 병원조제, 비급여, 일반 의약품으로 구분하여 보았을 때 국가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Appendices 1, 2). OECD 국가들은 ATC 분류를 기준으로 접근 가능 한 자료원을 사용하여 의약품 소비량과 판매액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는 3개 주만 포함하고 스페인은 사회보험에서 보장하는 외래 처방 소비량만 포함한다. 일부 영역의 의약품만을 대상으로 산출한 통계는 국가 간 비교와 해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OECD는 대표성 있는 자료원 사용을 권고한다. 한국은 급여, 비급여, 일반 의약품 등 국내에서 공급되는 의약품 공급내역과 급여 의약품 사용 자료를 모두 이용하여 의약품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또한 의약 품 분류기준인 ATC 코드를 의약품별로 매년 관리하여 OECD에서 권고하는 자료원의 조건인 대표성, 수집의 연속성 등을 만족하고 있다.
둘째, 의약품 소비량 지표의 경우 국가별 의약품 처방행태와 질환 유병률에 따라 다를 수 있고, DDD 색인품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별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국내의 의약품 소비량 이 전체 의약품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는 이유는 OECD에 제출되는 통계는 ATC/DDD가 부여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에 는 ATC/DDD가 결정되지 않은 한약, 신약, 복합제 등이 다수 등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DDD가 부여된 비율이 효능군별로 달라 소비량과 판매액의 경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비량이 높다고 지적되는 전신성 항감염약(J), 전신성 항균물질(J01), 항염제, 항류 마티스약(M01A)의 DDD 부여비율이 91.9%, 97.1%, 75.0%이다. 반 면, 소비량은 낮지만 판매액이 높은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A), 혈액 및 조혈기관(B), 심혈관계(C)의 경우 DDD 부여비율이 35.4%, 25.4%, 54.3%이다. 심혈관계(C)의 경우 소비량은 218.3 DID로 OECD 평균 450.8 DID에 절반 수준이지만, 판매액은 66.0 US$/명으로 OECD 평 균 45.9 US$/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의약품 판매액은 DDD 미부여 의약품을 포함한 전체 의약품을 모두 포괄하고 있지만, 소비량은 일부만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은 큰 한계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의약품 판매액은 약가와 사용량의 곱으로 산출되는 만큼 각 국가의 약가 차이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넷째, 국내 통계는 산출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방법론의 변화가 있을 때는 이를 OECD에 고지하고 산출방법론의 변화를 제시한다. OECD에 제출하는 이전 기준 통계까지는 의약품의 급여기준 외 전액 본인부담 등의 사용을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마이닝으로 추정하는 방식으로 산출하였다. 이러한 방법론을 사용한 것은 급여 의약품이라고 하더라도 급여기준 외 사용에 대해서 추정이 필요하고,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공급내역 자료는 구득이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과 공급의 시점이나 행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정과 정에서 오히려 3년치 자료를 누적해 모형을 구축하는 것은 각 연도의 변화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2016년 약제 급여 목록이 개정 등과 같은 제도 변화가 추정모형에 산입될 경우 오류를 증폭시킬 위험이 감지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산출방식을 변경해 정확성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건강보험 의약품 정책은 한정된 재원하에서 의약품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키며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보건의료 현황에 관한 통계는 국가 보건 정책을 수립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자료이다.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에서 직접적 효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자원인 만큼 의약품 소비량과 판매액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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