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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on of Fashion Items Using Traditional Dancheong Patterns - Focused on Bag Designs -

전통 단청문양을 활용한 패션상품 개발 - 가방 디자인을 중심으로 -

  • 이재영 (평택대학교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3.10
  • Accepted : 2020.04.20
  • Published : 2020.05.28

Abstract

With the increasing interest on K-fashion all over the world, it's the important time to create the items which can express the unique identity of Korea for promoting the globalization of Korean fashion. Accordingly, this study aims to suggest the modern applicability of traditional patterns by designing the bags using the Dancheong patterns(traditional multi-colored decorative painting) which can effectively express Korean images in a variety of shapes and definite visual features and then expand the scope of fashion items. To this end, this study concentrated on expressing the Dancheong patterns to fit to the modern fashion trends by re-interpreting them. The bag was designed using the laser cutting technique, without weaving or digital printing, to imbue the technical emotion and 3D effect to the patterns. In accordance with the analysis results, the features of patterns could be delicately expressed around the shaping and structuring method in terms of the design, and the scope of design for leather goods could be expanded using the laser cutting in technical aspects. For the industrial aspects, it is required to develop differentiated goods expressing the unique emotion of the Korean for globalization of Korean design.

K-fashion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 패션의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나라 고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의 개발이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다양한 형태와 뚜렷한 시각적 특성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단청문양을 활용한 가방을 디자인함으로써 전통문양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패션상품의 영역을 확대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단청문양을 재해석하여 현대의 패션 경향에 맞도록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문양에 공예적인 감성과 입체감을 주기 위해 직조나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레이저 커팅 기법을 이용, 가방을 제작하였다. 연구 결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형(形)과 구성(構成) 방법을 중심으로 섬세한 문양의 특성을 표현할 수 있었고, 기법적인 측면에서 레이저 커팅(Lazer Cutting)을 사용하여 가죽 상품 디자인 개발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표현한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한국 디자인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영역임을 알 수 있었다.

Keywords

I. 서론

전통문양은 각 사회의 집단적인 가치 감정이 상징적으로 나타난 조형 기호로서 사회 구성원에게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사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전통문양 중에서도 형태가 다양하고 시각적 특성이 뚜렷한 단청(丹靑)문양을 활용해 상품을 개발한다면, 한국의 독자적인 미의식을 표현하여 국제적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한국 패션 소비자 시장규모를 볼 때, 대부분 아이템의 시장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가방 시장은 캐주얼 복, 신발과 함께 예외적으로 성장한 세부시장으로 2016년에 비하여 6.6%(1,734억원) 증가하는 등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1]를 보이고 있다. 가방은 이제 전체 패션산업에서 중요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반영한 패션상품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증가하는 K-fashion과 가방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전통적 요소를 활용한 가방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최근 시각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전통문양을 모티프로 하는 텍스타일 프린트나 패션상품의 디자인이 연구, 개발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문양은 문양의 표현이 용이한 직물디자인이나 디지털 프린트를 활용한 텍스타일 개발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의상을 중심으로 한 상품 디자인 연구에 치중되어 있다. 전통문양을 주제로 한 패션 분야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학위논문 176편과 학술지논문 132편의전체 논문 중에 텍스타일을 주제로 한 논문이 각각 50편과 51편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텍스타일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중 단청문양을 주제로 한 논문은 학위논문 13편과 학술지논문 6편으로 단청문양의 다양한 패턴과 상징성에 비해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가방을 주제로 한 논문은 학술지논문 2편으로 이 역시 연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서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연구에 앞서 최근 쇼핑 채널로 각광받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와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에서 액세서리까지 포함하여 단청문양을 활용한 패션상품을 조사해본 결과 10점 이내의 상품이 검색되어 디자인의 경향을 분석해 볼 수 없을 만큼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비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청문양의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여, 전통적 이미지를 재해석한 가방 디자인을 중심으로 패션상품을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기존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 디지털 프린트 방식의 패브릭 가방이 아닌 가죽 소재를 패브릭과 혼합, 사용함으로써 좀 더 내구성이 있고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제시하여 전통문양을 활용한 상품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레이저 커팅(Lazer Cutting) 기법을 사용하여 전통문양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될 것이다.

첫째, 선행논문과 문헌자료를 이론적으로 고찰하여 단청의 기원과 역사, 종류와 특성을 알아본다.

둘째, 전문서적과 정부기관 사이트의 단청문양 이미지를 바탕으로 형식과 소재, 부재에 따라 단청문양의 종류와 특성을 분류하여 형태를 중심으로 조형적 특성을 분석한다.

셋째, 조형적 분석을 통한 단청문양의 특징을 반영하여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레이저 커팅을 이용, 소재를 개발하여 가방을 제작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단청의 기원과 역사

단청의 사전적 의미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와 조화라고 할 수 있으나 명사적 의미로는 “각종 안료를 사용하여 건물의 벽과 부재에 도채(圖彩)하는 모든 행위”[2]를 뜻한다. 단청은 목조 건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등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건축재인 소나무는 내강(耐强)⋅내구(耐久)⋅내곡성(耐曲性)의 장점과 함께 목재의 거친 표면과 건조 후에 큰 열상(裂傷) 등의 단점이 있다[3]. 때문에 고대인들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고 왕권과 종교의 위계와 신성, 기념비적인 특수 건축의 위엄 상징, 조악한 재질의 은폐[4] 등을 위해 부재에 천연의 채료(彩料)를 칠하는 단청을 고안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화려한 문양으로 채색하여 장식적인 효과를 추구하였다.

단청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사료는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저술서인 『회남자(淮南子)』 제20권 「태족훈(泰族訓)」이다[5].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제48권 「솔거조(率居條)」가 있다[6].

또한 오늘날 가장 오래된 단청 유물은 중국 서한(西漢) 시대 묘의 부장품으로 적색과 백색, 흑색 등을 이용하여 서까래부리와 주두(柱頭), 벽 등에 기하학적 패턴으로 단순하게 장식한 가옥 형 토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존하는 고대 단청의 유물로는 고구려 357(고국원왕27)에 조성된 황해도 안악군의 안악 3호분(동수묘, 冬壽墓)이 있다. 이 묘의 가운데 주두는 귀면문(鬼面紋),천장(天障)은 연화문(蓮花紋), 건물 창방(昌防)은 당초문(唐草紋) 등으로 구성되어 고구려 단청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7].

선사시대부터 채색한 그림은 삼국시대에 들어 오행사상(五行思想)과 사신사상(四神思想), 계절 및 방위를 바탕으로 성행하였으며, 고구려 고분의 사신도(四神圖)는 단청에서 가장 오래된 화법으로 보인다. 고구려의 벽화와 단청 화법은 백제와 신라에 전파되어, 백제는 전통화법에 외래 수법이 도입, 발달되었고 신라는 전각(殿閣)뿐 아니라 사가(私家)에서도 단청을 사용하여 이를 금지했을 정도로 성행하였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를 국교로 하였고 신라의 문화를 계승하여 목조건물뿐만 아니라 석조건물에도 단청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단청의 유행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건축양식이 발전하고 궁궐이나 사우(祠宇)의 건립이 활발하여 단청이 발전하였다[8]. 이와 관련하여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단청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단청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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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청의 종류와 특성

단청은 건축물의 장엄 등급에 따라 여러 가지 형식으로 도채되며 사용하는 재료와 도채 기법 또한 건축물에 따라 다양한데, 그 형식과 재료, 기법에 따른 종류와 특성은 [표 2]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

표 2. 단청의 종류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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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단청문양의 조형적 특성 분석

1. 단청문양의 종류와 특성

단청의 문양은 고대에는 그림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장식하기 위한 문양이 강조되었고, 점차 형식화되어 고려시대에 번성기를 맞아 섬세하고 우아하면서 기교적인 기법과 조밀한 채색으로 조화를 이루었다. 조선시대에는 초기에 고려 단청의 영향으로 기품 있는 형태를 보였으나 점차 내용과 기법의 형식화와 단순한 모방, 양적 생산 등으로 균형이 무너지고 구도가 약해져 미적 감각이 감퇴되었다[20]. 이런 단청문양의 종류와 특성은 형식과 소재, 부재에 따라 [표 3]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표 3. 단청문양의 종류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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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청문양의 조형적 특성

2.1 단청문양의 형(形)

단청문양은 형에 있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성을 보인다. 첫째, 직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형이다. 직선형의 기하학형은 주로 금문에서 나타나는 형이다[그림 1].대부분의 단청문양은 직선과 곡선을 혼합하여 사용하는데 금문의 경우 직선이 서로 겹치게 배치되어 방향감을 통한 운동감과 반복적인 율동감이 나타난다. 또한 직선 특유의 딱딱하지만 질서정연한 느낌과 함께 대칭적 구조를 보여 복잡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준다. 그 외 단독무늬 등도 직선만을 이용하여 단순한 이미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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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겹십자금_강원 정양사 반야전 평방 (출처: 단청무늬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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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단면초_서울 창덕궁 선정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둘째,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형이다. 직선형과 마찬가지로 금문과 단독무늬에서 많이 보이는 형이다. 이 곡선형은 직선형의 기하학형에 비해 좀 더 부드럽고 자유로운 느낌을 나타낸다[그림 3]. 또한 고리 모양으로 원과 원이 연결되거나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무늬의 반복적 배치를 통해 통일감을 주면서도 안정적인 이미지로 조화를 이룬다[그림 4]. 그러나 주로 기하학선으로 구성하여 자유곡선을 사용,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별지화의 곡선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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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결련금_함경 양천사 대웅전 대들보 모루뒤목띠 (출처: 단청무늬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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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반자초_부산 장안사 대웅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셋째, 직선과 곡선이 혼합되어 구성된 복합적 기하학형이다. 복합적인 기하학형은 머리초와 금문, 단독무늬 등 모든 단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형식으로 직선은 주로 곡선과 곡선을 연결하거나 경계를 구분할 때 사용되었다[그림 5]. 이로 인해 곡선에서 오는 비정형적 느낌을 정리하고 균형을 이룬다. 또한 서로의 특징을 부각시키면서 흥미를 유발하여 강조를 통한 대비와 변화의 효과가 나타났다[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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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국화문_울진 불영사 대웅보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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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십자고리솟을금_평양 부벽루 대들보 (출처: 단청무늬 자료집)

넷째, 곡선으로 이루어진 비기하학형이다. 기하곡선과 함께 자유곡선을 많이 사용하는 별지화의 경우 단순한 도형으로 구성된 기하학형이 아니라 회화적인 수법의 비기하학형이라 할 수 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동식물과 서수를 그리거나 인물, 고사를묘사하여 다른 형보다 각각의 주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그림 7]. 경우에 따라 단독무늬에서도 기하학적형태가 아닌 비교적 자유로운 곡선으로 주제를 묘사한 회화풍의 문양이 있다[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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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호문_울진 불영사 대웅보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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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궁창초_남양주 흥국사 대웅보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2.2 단청문양의 구성(構成)

단청문양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율동과 대칭, 반복, 조화, 균형, 강조, 대비, 변화 등 많은 조형 원리를 나타내지만 특히 반복과 대칭적 특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반복적 율동형은 문양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나타난다. 머리초나 금문 등에서는 같은 문양 안에서도 동일한 모양의 선을 단순 혹은 점이의 원리를 이용,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리듬감을 나타낸다. 이 경우 경계선으로 구분하되 같은 색을 사용하여 반복을 단조롭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명도와 채도, 색상에 변화를 주어 점이의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그림 9]. 또한 처마의 서까래나 부연 등 건축 구조에 따라 일정한 문양을 유기적으로 결합,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통일감과 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그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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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파련화머리초_서울 경복궁 함원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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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개판초_서울 경복궁 협경당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둘째, 대칭적 균형형 역시 문양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나타난다. 대칭형 문양은 머리초와 금문, 단독무늬에서 많이 나타난다. 머리초는 부재의 양끝을 장식하는 문양으로 부재의 폭 방향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문은 동일한 문양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대칭을 이루는데, 가로와 세로, 대각선, 모든 방향에서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구조를 많이 보인다[그림11]. 단독무늬의 경우도 문양 내에서 동물이나 식물을 쌍으로 구성하여 대칭을 이루거나, 문양 외에서 동일한 문양을 나란히 배치[그림 12], 또는 동일한 형태의 부재를 따라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대칭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다[그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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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박쥐금_서울 봉원사 대웅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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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봉화문_서울 창덕궁 희정당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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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궁창초_남양주 흥국사 대웅보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셋째, 비대칭적 변화형은 부재 양쪽 끝부분이 서로 다른 형태를 보이는 머리초나 별지 화와 단독무늬에서 많이 보인다. 머리초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재의 폭 방향을 중심으로 양쪽 면의 문양이 대칭적으로 구성되지만 길이 방향을 기준하면 서로 다른 문양으로 구성되어 변화의 효과를 준다[그림 14]. 별지 화는 회화적 성격을 띄우는 단청으로 하나의 주제를 표현함에 있어 문양을 패턴화시키기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규칙적인 형태가 아닌 자유로운 형태로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림 15]. 단독무늬는 단일 문양을 독자적으로 표현하여 대칭으로 구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문양 내에서 하나의 주제를 묘사하면서 일부분에 변화를 주거나 각 부위마다 다른 문자로 구성하여 비대칭형을 보이며 강조되기도 한다[그림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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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머리초_상주 남장사 극락보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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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 학문_영광 불갑사 대웅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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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 연화문_양산 통도사 용화전 (출처: 한국 단청의 이해)

Ⅳ. 단청문양을 활용한 패션상품 개발

1. 상품 개발 의도 및 방법

단청은 “만물의 형상과 조화를 품어 온갖 상서로움의 표상으로 승화된 것”이며 단청의 기본 요소는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주술⋅종교⋅토속적인 각종 상서로운 문양”의 총합으로 단청의 문양은 불교와 도교, 유교, 토착 신앙 등 우리나라 민족의 종교와 사상은 물론 생활풍속까지 알 수 있는[37] 미의식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통문양을 이용, 패션상품을 개발하여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미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문화적 요소를 대중적으로 보급하여 단청문양이 건축에만 국한되는 소재가 아닌 패션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였다.

가방은 단순한 형태와 캐주얼한 감성으로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에코백 스타일의 토트백(Tote Bag)과 클러치 백(Clutch Bag)으로 선정하였다. 디자인 콘셉트는 ‘흔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 공간을 채우는 인간의 흔적을 의미한다. 동양사상에서 만물의 구성 요소인 하늘과 땅, 사람 중 하늘은 원형, 땅은 사각형으로 상징하는 바, 가방의 형태에 이를 반영하였고, 사람은 디자인에 주된 조형 요소로 사용된 선(線)으로 표현하였다.

문양은 단청문양 중 우주의 창조와 번영 등을 의미하여 연생(延生)[38]을 상징하는 연화문, 신성, 위엄과 함께 길상(吉祥)과 윤회(輪廻) 등을 나타내며 영원성[39]을 상징하는 금문을 중심으로 하여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와 그에 대한 인간의 바람 등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소재는 가죽을 사용하여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패브릭 소재를 혼합하여 단조로운 느낌을 줄이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였다. 색채는 오행설(五行說)을 바탕으로 했는데, 이는 “우주 간에 운행하는 원기로서 만물을 낳게 한다는 5원소”[40]인 오행의 원리를 반영한 단청의 대표적인 색,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등이며, 이 오채(五彩)를 부자재 등에 사용하여 포인트로 활용하였다.

또한 작업 방법은 기존의 문양 관련 상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레이저 커팅을 사용하여 상품에 공예적인 감성과 입체감을 부여하여 차별화를 주고자 하였다. 레이저 커팅을 위한 문양의 도안은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를 이용하였다.

2. 상품 디자인 및 해설

2.1 단청문양의 패턴디자인 전개

단청문양 중 연화문의 종류인 기본 연화문과 겹연화문, 보상화문, 금문의 종류인 솟을 문, 쌀미솟을줏대금문, 고리금문 등 6가지 문양을 재구성하여 패턴을 디자인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단청문양의 패턴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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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단청문양을 활용한 가방 제작

본 연구에서는 단청문양을 재구성하여 개발한 문양을 장식과 소재로 활용하여 전통적인 감성의 모던한 가방 9점을 제작하였다. 가방의 형태는 콘셉트에 따라 원형과 사각형을 기본으로 하였고, 가방 안에 선은 직선과 곡선, 대칭과 비대칭이 규칙, 불규칙적으로 나타나게 구성하였다. 주요 색채는 오방색 중 물과 불, 중앙을 의미하는 흑색, 적색, 황색이고 나머지 색은 부자재나 스티치 선으로 나타냈으며, 소재는 가죽과 폴리에스테르펠트(Felt) 또는 울 펠트를 기본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가방의 디자인은 크게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하였는데, 첫째, 레이저로 커팅하여 참(Charm)으로 활용하거나 와펜(Wappen) 스타일로 부착한 타입이다. 둘째, 레이저 커팅한 여러 개의 모티프를 대칭 또는 비대칭 형태로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패치(Patch) 장식으로 이용한 타입이다. 셋째, 가방 본판의 가죽을 문양대로 레이저 커팅함으로써 소재 자체를 개발하여 사용한 타입이다. 이상의 방법으로 개발한 가방은 [표 5]와 같다.

표 5. 단청문양을 활용한 가방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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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전통문양은 민족의 고유한 미의식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조형 요소로서 패션뿐만 아니라 공예를 포함한 많은 예술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다. 문양은 한 시대와 민족의 외형적 요소인 사회, 문화적 배경, 내재적 요소인 미의식과 정신적 가치 등을 반영하여 독창적인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통문양 중 패션 분야에서 연구의 빈도가 낮았던 단청문양의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단청문양의 조형적 특성은 먼저 형에 있어 첫째, 딱딱하지만 질서정연하고 모던한 이미지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형, 둘째, 부드럽고 자유로운 감성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형, 셋째, 대비되는 형태로 서로가 강조되는, 직선과 곡선이 혼합된 복합적 기하학형, 넷째, 사실적, 회화적 기법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비기하학형 등 네 가지로 나타났다. 구성에 있어서는 첫째, 문양 내, 외부에서 문양이 반복적으로 사용된 반복형, 둘째, 문양 내, 외부에서 가로, 세로, 사선 방향으로 대칭을 이루는 대칭형, 셋째, 문양의 일부를 변형하거나 대상을 자유로운 형태로 묘사한 비대칭형 등 세 가지 조형원리로 표현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레이저 커팅 기법을 이용하여 가방 9점을 제작하였으며, 전통적 요소를 활용한 디자인 개발을 주제로 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 전개와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에 도움을 주는 한편, 화려한 단청문양의 색채를 제외하고 형과 구성 방법 중심으로도 섬세한 문양의 특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기법적인 측면에서 기존에 일반적으로 시도되지 않았던 레이저 커팅을 사용하여 가방 디자인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가죽 상품 디자인 개발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셋째,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표현하여 차별화된 상품 개발로 우리나라 디자인의 정체성 확립, 세계화에 필요한 영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K-culture의 인기와 더불어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K-fashion의 세계적인 보급을 위해 패션상품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콘텐츠와 전통적인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의 개발이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시작으로 후속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단청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여성들의 주요한 패션상품인 가방 디자인에 활용하고 상품을 개발한다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대중화하여 전통 사상을 일상생활에서 계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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