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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Vocabulary Selection and the Development of Learning Application for Students with Multi-cultural Backgrounds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학습 도구어 선정 및 학습 어플리케이션 개발

  • 민경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
  • 유동희 (경상대학교 경영정보학과 부교수, 책임연구원)
  • Received : 2020.02.19
  • Accepted : 2020.04.01
  • Published : 2020.05.28

Abstract

This study indicates there is a need for delivering key academic vocabulary to students with multi-cultural backgrounds before they enter middle school and thus select academic vocabularies necessary for satisfactory middle school education and self-directed learning methods using a more focused selected academic vocabulary list. To this end, we first examine the vocabularies appearing in the main Korean language, math, social studies and science textbooks used in the first year of middle school and compile the most practical academic vocabulary list. Then we offer a selection method for the main academic vocabulary from these compiled vocabularies. We also propose a self-directed vocabulary learning model for using these selected academic vocabularies and an academic vocabulary learning application as a prototype. As a result, students with multi-cultural backgrounds will be able to adapt to middle school education more quickly when they learn the necessary academic vocabularies on their own using the academic vocabulary learning application.

본 연구는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학습 도구어 교육의 필요성을 밝히고 중학교 교과 학습에 필요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여 선정된 어휘 목록을 활용한 자기 주도적 학습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실제적인 학습 도구어 목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중학교 1학년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의 지문에 있는 학습 관련 어휘들을 조사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였다. 또한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활용하여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한 프로토타입 형태의 학습 도구어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학습 도구어를 학습할 경우 다문화 배경 학생의 중학교 교과 학습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eywords

I. 서론

한국 사회는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의 유입,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인하여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체류 외국인 수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다문화가정 자녀의 증가로 이어져 공교육 내에 다문화 배경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점차 늘고 있다.

다문화 배경 학생의 가파른 증가와 함께 이들의 학교생활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다문화 배경 학생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연구한 다수의 선행 연구[1-3]에서 다문화 배경 학생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는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으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정체성의 혼란이나 집단 따돌림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학습 부진이 심각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다문화 배경 학생의 학습 부진과 학교 부적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주된 원인으로 한국어 능력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 언급되는 한국어 능력은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아닌 학교생활, 그 중에서도 수업을 듣거나 토론, 발표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고도의 사고 과정에 필요한 학습 한국어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 다문화 배경 학생은 부모가 한국인인 학생과 비교하여 교과 학습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어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문화 배경 학생은 교실 수업에서 소외되거나 학습 부진을 겪게 된다.

다문화 배경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일반 목적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는 구별된다. 일반 목적 한국어 학습자의 한국어 교육 목표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 신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다문화 배경 학생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에도 초점을 맞춰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4]. 다행히 교육부는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 선진화 방안(2012)을 고시하였으며 2013년부터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한국어(KSL: Korean as a Second Language) 교육과정을 시행하였다[5]. 한국어(KSL) 교육과정은 교육용 어휘 지도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교과별 학습 어휘를 선정하여 제시하였으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교육용 어휘 자체를 주요 교육 내용으로 다루기보다는 한국어가 서투른 다문화 배경 학생의 기본 한국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충분한 생활 한국어 능력을 갖춘 다문화 배경 학생이라도 언어적 자극이 부족한 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한국어(KSL) 교육과정을 통하여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의 학습 한국어 능력을 가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고, 이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학습 부진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학습 한국어 능력, 그 중에서도 학습에 필요한 어휘에 대한 별도의 지도를 통하여 다문화 배경 학생들의 교과 학습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 배경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교과 학습과 관련된 어휘로 여러 교과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학습의 내용을 전달하고 기술해 주는 역할을 하는 학습 도구어를 학습시키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특히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교과 내용에는 개념어나 추상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생활 한국어와 학습 한국어의 수준 차이가 커져 중학교로 진학하는 다문화 배경 학생들이 느끼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게 된다. 또한, 다문화 배경 초등학생의 증가 추이를 볼 때 향후 중학교에 입학하는 다문화 배경 학생의 수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실제적인 학습을 위한 체계적인 학습 도구어 목록을 마련하기 위하여 중학교 1학년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의 지문을 텍스트로 선택하여 학습 관련 어휘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고자 한다. 또한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활용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학습 도구어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한다.​​​

II. 문헌 연구

먼저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교육용 기본 어휘 선정과 관련된 연구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김지애(2010)는 학습에 필요한 어휘를 학습 도구어와 학습 내용어로 나누고 초등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의 학교생활과 교과 학습 적응을 위해 교육이 필요한 학습 도구어를 제시하였는데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를 분석하여 총 157개의 단어족을 선정하였다[6]. 이 연구에서는 학습에 필요한 어휘를 학습 도구어와 학습 내용어로 구분하였고, 선정된 학습 도구의 이해를 위한 수업 모형을 제시하였다.

손경미(2010)는 다문화 배경 초등학생의 효율적인 학업 수행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한국어 교육의 내용과 방법 개발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다문화 배경 초등학생의 학습 부진 원인이 한국어 능력, 특히 학업 수행에 필요한 사고 도구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초등학교 1, 2학년의 교과서와 수업 상황에서의 사고 도구어 출현 양상을 조사하였다[7]. 그 결과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에서부터 많은 양의 사고 도구어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진소희(2013)는 다문화 배경 학생의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교육 방안을 연구하였다[8]. 이를 위하여 설문 조사를 통한 교사의 요구 분석을 바탕으로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밝히며 초등학교 전 학년의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를 대상으로 빈도와 교과 범위에 따라 어휘를 등급화하여 학습 한국어 어휘 목록을 제시하였다.

정남영(2014)은 다문화 배경 초등학생의 학업 능력 향상을 위하여 교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어휘를 선정하였는데 교과 학습에 필요한 어휘를 ‘학문 목적의 한국어 어휘’라고 정의하고 이를 다시 ‘초등학교 학업 수행을 위한 사고 도구어’와 ‘초등학교 학업 수행을 위한 교과별 어휘’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9].

진송수(2016)는 초등학교 진학 후 교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해 국어 교과 학습 어휘를 선정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1, 2학년 국어 교과서를 대상으로 어휘를 선정하고 전문가의 판정을 통하여 학습 어휘 목록을 구성하였다[10].

노정은(2018)은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용 기본 어휘 선정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초등학교 1, 2학년군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이들을 위한 한국어교육용 기본 어휘 선정에 의성어와 의태어가 포함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11].

이정은(2013)은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학습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밝히고 중학교 1학년 사회 교과의 교과서를 대상으로 교과 기본 어휘를 선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말뭉치를 구축하고 어휘를 선정한 후 중학교 교사의 설문 조사를 통하여 어휘 중요도에 따른 어휘 등급을 나누었다[12].

박신애(2014)는 KSL 교육과정 학습자의 학습 한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사고 도구어 교육의 필요성을 밝히고 KSL 교육과정과 중학교 교육과정에 나타나는 사고 도구어를 분석하여 사고 도구어 목록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KSL 교과서인 「표준 한국어 1, 2」와 중학교 교과서 중 국어, 수학, 사회, 과학 4개의 주요 교과의 텍스트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중학교 전 학년의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를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표준 한국어와 병행 교육할 수 있는 예를 제시하였다[13].

김사림(2018)은 고등학교 한국어(KSL) 학습자의 교과 학습을 위하여 과학 교과에 등장하는 사고 도구어를 선정하고 이들을 ‘과목별 과학 교과 사고 도구어’와 ‘통합 과학 교과 사고 도구어’ 목록으로 구분하여 교육 순서를 제시하였다[14].

다음으로 한국어 어휘 학습과 관련된 학습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관한 연구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동환경(2012)은 스마트폰 한국어 말하기 교육 어플리케이션에 관한 설계 방안을 제시하였다[15]. 이를 위하여 기존에 개발된 외국어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활동 유형과 말하기 주제를 선정하였다. 활동 유형은 따라 읽기, 대화형 대화, 독백형 발표로 구성하였고, 기존 한국어 교재에 나타난 주제를 토대로 말하기 주제를 등급별로 구분하였다. 또한 스토리 보드 형식으로 설계된 어플리케이션의 사용방법을 설명하였다.

김경배와 김가란(2012)은 발견학습 모형과 K-POP 을 활용한 한국어 단어학습 방안을 설계하였고 이를 토대로 한국어 단어학습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16].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학습자는 K-POP을 들으면서 노래 가사를 통해 한국어 단어를 학습하게 된다.

유해준(2015)은 회화 중심의 한국어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주제 중심의 한국어교육용 어플리케이션 설계에 필요한 내용을 밝히고자 하였다 [17]. 이를 위하여 기존의 초급 교재들을 분석하여 회화 중심의 언어 기능들을 주제별로 구분하고 구분된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구성하였다. 또한 수준별 테스트를 위한 시스템 설계와 화면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유해준 등(2017)은 유해준(2015)의 후속 연구로 한국 어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주요 기능들을 소개하였다[18].

앞서 살펴본 선행 연구를 정리해 보면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어휘 선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어휘 선정에 국한되어 있으며, 다수의 연구들이 다문화 배경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다문화 배경 중학생을 위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한국어 교육과 관련하여 여러 어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학습 도구어 학습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은 아직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들을 위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한 점과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기반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점에서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을 가지고자 한다.

III. 학습 도구어 선정 및 분석

1. 학습 도구어 범위

다문화 배경 중학생이 학교 현장에서 교과 학습과 관련하여 접하는 학습 도구어는 교과서 어휘, 교사의 발화, 동료 학습자와의 발화, 각종 시청각 자료 등에 쓰인 어휘, 평가 도구의 어휘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어휘를 학습 도구어의 선정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교과 학습의 수업 재료인 교과서를 대상으로 학습 도구어를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 도구어 선정을 위하여 국어, 사회, 수학, 과학 교과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는데 이들 교과는 주요 교과로 어휘 학습 효과가 크고 고차원적 사고 활동이 필요하여 학습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대전 지역의 중학교 교과서 채택 현황 (https://desre.djsch.kr/)을 참조하여 [표 1]과 같이 교과별 대표 교과서 5종을 분석하였다.

표 1. 교과별 상위 5종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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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휘 선정 기준

Nation(1990)과 Coxhead(2000)의 연구에서 교육적으로 유용한 사고 도구어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빈도(frequency)를 언급하였다[19][20]. 이는 텍스트에 등장하는 어휘들 중 등장 빈도가 높은 어휘들은 선정하는 방법으로 선정된 어휘는 교육적으로 유용한 어휘라 할 수 있다.

신명선(2004)의 연구에서도 사용 빈도를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보았으며, 사고 도구어를 고빈도 사고 도구어, 중빈도 사고 도구어, 저빈도 사고 도구어로 구분하였다[21]. 고빈도 사고 도구어가 학교 교육이 시작되는 학습의 초기부터 등장하여 널리 사용되는 어휘라면 저빈도 사고 도구어는 매우 전문적인 학술 논문에서나 가끔 사용되는 어휘들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고빈도 사고 도구어는 학술 텍스트를 읽거나 논리적인 글을 쓰는 등의 활동을 위한 핵심 어휘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 도구어 분석 대상으로 중학교 1학년 주요 교과를 선정하였는데 이는 이충우(1994)의 연구[22]에서 언급한 어휘 선정 조건 중 ‘교육에 기초적인 어휘’와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맞는 어휘’를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 배경 학생이 교과 학습에서 사용하는 학습 도구어는 수업을 위한 기초적인 어휘라 할 수 있고, 중학교 입학 전 학생을 위한 어휘 학습을 위하여 중학교 1학년 교과서를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므로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맞는 어휘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되는 사용 빈도를 기준으로 하여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빈도 조사 방식이 어휘가 등장한 횟수를 수치화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객관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는 반면에 등장 빈도가 낮다고 하여 그 어휘의 중요도가 낮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빈도만을 중심으로 어휘를 선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범위라는 기준을 함께 사용하고자 하였다. 좁은 범위에 나타나는 학습 도구어보다 넓은 범위에 두루 나타나는 학습 도구어가 그 유용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휘의 빈도수를 기준으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한 후 출현 범위에 따라 어휘를 등급화하여 학습 도구어를 도출하고자 한다.

3. 어휘 선정 방법

김광해(1993)에서는 어휘 선정 방법을 객관적 방법, 주관적 방법, 절충적 방법으로 제시하였다[23]. 객관적 방법의 경우, 어휘 계량 프로그램을 통해 어휘의 빈도수를 계량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휘를 선정하는 것으로 어휘 선정의 기준을 전적으로 통계 수치에 두는 것이다. 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객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계량 프로그램은 단순히 빈도만을 조사할 뿐 중요도와 난이도를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주관적인 방법의 경우 전문가가 텍스트 내의 어휘를 보고 등급화하는 방법으로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을 어휘 선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방법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어휘를 합리적으로 구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 이는 전문가에 의한 난이도와 중요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전문가의 주관에 따라 어휘의 선정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절충적인 방법은 객관적인 빈도 분석을 토대로 전문가의 주관적인 판단을 통해 중요도와 난이도를 따져 어휘 등급에 수정을 가하는 방법이다. 객관적인 방법과 주관적인 방법이 가지는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만들어진 방법으로 최근 어휘 선정과 관련된 연구의 대부분이 절충적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어휘 분석 프로그램을 통한 객관적인 방법을 바탕으로 말뭉치를 분석한 후 신명선(2004)의 사고 도구어[21]와 비교하여 일차적으로 어휘를 선정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선정된 어휘의 빈도수를 측정하여 다시 고빈도 사고 도구어를 선정하고 출현 범위에 따라 어휘를 등급화하여 최종적으로 어휘 목록을 제시하고자 한다.

4. 학습 도구어 선정

먼저 학습 도구어 선정을 위하여 중학교 주요 교과인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네 교과의 교과서를 말뭉치로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구축된 말뭉치를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한마루 2.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어절 분석을 시행하고자 한다. 분석된 어휘들을 단어족으로 묶은 뒤 신명선(2004)의 사고 도구어 목록과의 비교를 통하여 기초 어휘와 전문어를 제외한 학습 도구어를 일차적으로 추출하고 빈도를 기준으로 다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출현 범위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으로 구분하여 등급별 학습 도구어를 최종적으로 선정하여 목록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학습 도구어 선정 과정을 4단계로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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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학습 도구어 선정 과정

1단계 말뭉치 구축에서는 교과별 출현 범위에 따른 학습 도구어의 등급화를 위하여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별로 나누어 말뭉치를 구축하였다. 이를 위하여 교과서 내용을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하였는데 이때 학습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집필자, 교과서 사용 안내, 정답 및 부록 등은 연구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말뭉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시 말뭉치를 구축한 후 말뭉치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아래의 기준을 바탕으로 교과서 지문을 전자 텍스트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수정하고 정확한 어휘 빈도수 측정을 위하여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기초적인 작업을 실시하였다.

첫째, 맞춤법과 띄어쓰기 교정 작업을 수행하였다. PDF 파일을 한글 문서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띄어쓰기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이를 수정하기 위하여 원문과 한글 문서를 대조하며 띄어쓰기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수정하였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류는 교과서 원문과 한글 문서 대조, 그리고 한글 맞춤법 검사를 통하여 수정하였다. 둘째, 모든 종류의 수식과 표, 삽입 그림 및 선과 점만으로 구성된 알고리즘 등을 모두 제거하고 글자만 남겼으며 (,), “, ”, - 등 각종 기호 및 문장 부호 또한 제거하였다. 그 외 아라비아 숫자나 한글 자모의 이름 등도 제거하였는데 이는 단순히 순서를 나타내는 기능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학습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2단계 어휘 분석에서는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어절․형태소 분석 프로그램인 ‘한마루2.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수정 작업을 거친 과목별 원시 말뭉치를 어절 단위로 어휘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형태소가 아닌 어절 단위로 분석한 이유는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는 데에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품사 정보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의미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형태소 분석의 경우 용언의 축약이나 불규칙 활용까지 처리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분석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합성어와 파생어로 분류되는 복합어의 경우에도 형태소로 분석할 경우 분석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어절 분석을 할 경우 단어의 활용형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본 연구에서 형태소 분석이 아닌 어절 분석을 시행한 이유이다. ‘한마루2.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된 말뭉치는 [그림 2]와 같은 모습으로 빈도수가 측정된다.

그림 2. ‘한마루2.0’ 프로그램의 처리 과정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어절 단위로 분석된 결과를 살펴보면 ‘소개되면’, ‘소개에’, ‘소개하거나’ 등 활용된 단어의 모습으로 그 결과가 처리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어들은 따로 떼어내어 ‘소개되다’, ‘소개’, ‘소개하다’로 가르치는 것보다는 함께 묶어서 제시해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소개’라는 단어를 가르치면서 ‘소개하다’나 ‘소개되다’ 등 의미적으로 관련된 단어를 제시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Nation(1990)[19]과 Coxhead(2000)[20]의 연구에서도 단어족(word family) 형태로 어휘를 제시하고 있으며, 신명선(2004)도 교육적 효과를 이유로 단어족으로 묶어 제시하고 있다[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같은 단어족으로 묶을 수 있는 어휘는 하나의 단어족으로 묶어 대표 어휘로 제시하였다. 또한 동음이의어의 경우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표기된 방법에 따라 어휘 뒤에 숫자를 붙여 구분하였다.

어절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한 텍스트 분석은 동음이의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음이의어 처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14’는 ‘생각하고 궁리함’이라는 뜻을 가진 사고 도구어지만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어절 단위로 추출했을 경우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동음이의어 ‘사고12’까지 함께 추출되었다. 이러한 경우 ‘한마루2.0’의 검색 기능을 사용하여 앞뒤 문맥을 파악하거나 교과서 원문 과의 대조를 통하여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도록 한 후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일 경우 빈도수에서 제외하고 합산하였다. 또한 하나의 검색어에 사고 도구어와 일반 단어가 함께 검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에는 앞뒤 문맥을 살펴 일반 단어는 횟수에서 제외하고 사고 도구어를 의미하는 경우에만 포함하였다. 그리고 앞뒤 문맥 없이 단어만 검색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교과서의 제목이나 기타 내용의 경우 문장이 아닌 단어로 제시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와 같이 ‘한마루2.0’의 검색 기능을 사용하여 단어의 성격을 판단할 수 없는 경우 텍스트 파일의 원본인 한글 문서 또는 PDF 파일의 검색 기능을 활용하여 문맥을 파악한 후 사고 도구어 여부를 판단하였다.

그리고 지역 이름, 사람 이름 등과 같은 고유명사나 책과 같은 비추상어들, 그리고 ‘첫째’, ‘둘째’ 등의 수사들은 학습 도구어의 특성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범위나 빈도에 상관없이 제외하였다. 조사의 경우 학교 문법에서는 어휘로 인정하고 있어 말뭉치 구축 과정에서 제거하지 않았으나 어휘의 자립성이 없을 뿐 아니라 학습 도구어로서의 가치를 나타내는 어휘로 볼 수 없어 제외 하였다.

3단계 어휘 선정에서는 전체 어휘의 빈도수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학습 도구어 선정 작업을 3차에 걸쳐 진행하였다. 1차 어휘 선정 작업에서는 신명선(2004)에서 제시된 사고 도구어 목록을 기준으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명선(2004)의 목록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명선(2004)에서 제시된 사고 도구어 목록은 특정 학문이 아닌 인문, 사회, 자연, 공학, 예술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범위에 있어 객관성을 확보하였다. 둘째, 대상으로 삼은 말뭉치의 크기가 100만 어절 이상으로 객관성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셋째, 신명선(2004)의 목록은 해외의 어휘 목록인 Coxhead(2000)의 AWL(Academic Words List)과의 비교를 통해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마지막으로, 국내의 어휘 목록인 김광해(2003)의 기초어휘[24]를 제거한 후 전문어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충분히 객관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습 도구어 선정 작업 중 신명선(2004)의 사고 도구어 목록에 제시된 동음이의어 구분번호 중 선정된 어휘와 의미가 다르다고 의심이 되는 부분은 함께 제시된 관련 어휘에 근거하여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의 대조를 통해 일부를 수정하였다.

선정 결과, 주요 교과에서 추출한 학습 도구어 수는 과목별로 다른 특징을 보였는데 과목별로 적게는 400여개부터 많게는 700여개의 학습 도구어가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서술되는 내용이 많은 국어나 사회 교과서의 경우 학습 도구어 수가 많게 나타났고, 계산이나 실험이 많은 수학이나 과학 교과서의 경우 학습 도구어 수가 다소 적게 나타났다. 국어 교과에서의 사고 도구어 단어족은 총 706개로 모두 49,698번 등장하였는데 이는 전체 어휘의 14.9%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수학 교과에서의 사고 도구어의 단어족은 492개로 총 21,464번 나타나 전체 어휘의 12.6%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사회 교과에서의 사고 도구어의 단어족은 743개로 총 46,924번 나타나 전체 어휘의 21.5%를 차지하였다. 마지막으로 과학 교과에서의 사고 도구어 단어족은 551개로 총 34,796번 나타나 전체 어휘의 17.5%를 차지하였다. 각 교과별로 학습 도구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사회 교과가 가장 높으며 수학 교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출된 학습 도구어를 모두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중요도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빈도를 기준으로 2차 어휘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Coxhead (2000)는 말뭉치의 빈도수를 측정한 후 전문어를 제외시키기 위하여 예술, 상업, 법, 과학 네 분야에서 각각 10번 이상 나온 단어를 추출하였고 그 중 각 분야에서 100번 이상 등장한 단어를 추출하여 기초어휘를 제외한 후 570 단어족을 선정하였다. 신명선(2004) 역시 다섯 분야에서 각각 10번 이상 나온 단어와 각 분야에서 100번 이상 등장한 단어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기준을 참고하여 각 교과에 걸쳐 각각 10번 이상 나온 어휘를 선정하였다. 이렇게 추출된 교과별 학습 도구어는 국어 430개, 수학 225개, 사회 472개, 과학 289개의 단어족이었다.

3차 어휘 선정 작업에서는 빈도를 기준으로 추출된 어휘들이 사용되는 교과 범위에 따라 등급으로 구분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때, 네 교과 모두에서 사용되는 어휘, 세 교과에서 사용되는 어휘, 두 교과에서 사용되는 어휘, 한 교과에서만 사용되는 어휘를 각각 1등급부터 4등급으로 분류하여 단어의 중요도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선정된 학습 도구어의 수는 [표 2]와 같다.

표 2. 범위에 따른 단어족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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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학습 도구어에는 총 139개의 단어족이 선정되었으며, 2등급 학습 도구어에는 116개의 단어족, 3등급 학습 도구어에는 157개의 단어족 그리고 4등급 학습 도구어에는 192개의 단어족이 선정되었다. [표 3]은 1등급 학습 도구어 중 가나다 순으로 정렬한 10개의 학습 도구어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표 3. 1등급 학습 도구어의 예 (가나다 순 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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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선정된 학습 도구어의 특징

선정된 학습 도구어는 1등급부터 4등급까지 총 604개의 단어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요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정된 학습 도구어 중에는 특정 교과의 전문성을 띠는 어휘가 다수 존재하였다. 사고 도구어는 어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등장하여 논리 및 사고 기능을 담당하지만 본 연구에서 선정된 학습 도구어의 각 어휘별 분포도를 살펴보면 특정 교과에서 유독 빈도수가 높은 어휘들이 있었다. 이 어휘들은 특정 교과의 전문성을 띤 학습 도구어라고 할 수 있다. 교과별로 300회 이상 등장한 어휘를 추출한 결과 국어는 44개의 단어족([표 4] 참고)이, 수학은 13개의 단어족이, 사회는 35개의 단어족이, 마지막으로 과학은 26개의 단어족이 추출되었다.

표 4. 고빈도 학습 도구어 (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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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선정된 학습 도구어의 대부분은 한자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604개의 학습 도구어 중에서 한자어는 596개로 약 98.7%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에 반해 고유어나 외래어의 경우는 각각 0.8%, 0.5%를 차지하는 데에 그쳤다. 이는 학습 도구어를 교육할 때에 한자어 교육도 병행되어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 한자어 교육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학습 도구어를 교육할 때 한자어 교육도 병행한다면 학습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선정된 학습 도구어가 중학교 1학년 주요 교과서에 등장하는 빈도율은 약 16%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습 도구어를 다문화 배경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학습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교과 학습의 이해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신명선(2004)의 사고 도구어 목록과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비교해 보면 926개의 단어족 중에 604개의 단어족이 중학교 1학년 주요 교과에 나타났다. 이는 중학교 1학년 주요 교과를 대상으로 분석한 학습 도구 어가 학술 텍스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사고 도구어 수의 약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중학교 1학년의 교육과정에서부터 다양한 사고 도구어가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교과 수업에 학습 도구어가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습 도구어를 모르는 학생들의 경우 교과 수업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여 제대로 된 교과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째, 김광해(2003)의 등급별 국어교육용 어휘와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비교해 본 결과, 국어교육용 1등급 어휘에는 49개, 2등급 어휘는 146개, 3등급 어휘는 173개, 4등급 어휘는 146개, 5등급 어휘는 70개, 6등급 어휘는 16개, 7등급 어휘는 1개의 선정된 학습 도구 어가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정된 학습 도구 어는 김광해(2003)의 등급별 교육용 어휘 중 2~5등급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1등급부터 4등급 어휘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1등급에서 4등급으로 갈수록 김광해(2003)의 1등급 어휘에서 5등급 어휘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IV. 학습 도구어 활용 방안

1. 자기 주도적 어휘 학습 모형 설계

지금까지 중학교 주요 교과의 교과서를 대상으로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학습 도구어를 선정해 보았다. 선정된 학습 도구어는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자기 주도적 학습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은 교사나 조력자의 도움 유무와 관계없이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에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는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다[25-27].

전은주(2014)가 제시한 학습 의사소통 기능 교수·학습 모형에 따르면 ‘단어 이해’ 단계는 학습자가 학습해야 할 학습 도구어를 한국어와 모국어로 알고 있는가에 대하여 진단하고 한국어로의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이해하는 활동이며, ‘개념 이해’ 단계는 학습자가 어휘의 개념을 구체적인 상황과 결합하여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활동이다[28]. ‘적용’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배운 개념을 적용하여 과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여러 과제를 통하여 학습 의사소통 기능을 숙달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창의적 적용’ 단계는 열린 과제를 주어 학습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소통 기능을 적용해 보도록 하는 활동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은주(2014)의 연구를 참고하여 자기 주도적 어휘 학습 방안을 ‘전체 도입, 목표 어휘 도입, 단어 및 개념 이해, 연습, 적용, 마무리’ 단계로 구성하고자 하며, 다음과 같이 각 단계별 주요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체 도입’ 단계의 목표는 학습하게 될 학습 도구어의 기능과 관련된 질문으로 학습 내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학습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스키마를 활성화하고, 학습자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목표 어휘 도입’ 단계는 학습 준비의 단계로서 한 단락의 글에 목표 어휘를 포함시켜 학습자가 스스로 글을 읽으며 글의 맥락 안에서 목표 어휘의 의미에 대해 추측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어휘 학습 전략 중 문맥을 통해 추측하기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목표 단어는 5~7개의 어휘로 구성되어 있다. 목표 단어를 이렇게 제한한 이유는 처음 접하는 단어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제시하게 되면 학습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어 및 개념 이해’ 단계에서는 도입에서 추측한 어휘의 의미를 바탕으로 목표 어휘와 사전적 정의를 선택하는 활동을 해 보게 하는데 이는 학습자들이 추측한 목표 어휘의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활동을 마친 후에는 어휘의 의미와 함께 형태, 화용적 정보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게 되는데 이때의 의미는 사전적 정의를 조금 더 쉬운 어휘, 즉 학습자가 알고 있는 어휘로 풀어서 보여줌으로써 학습자의 이해를 돕는다.

‘연습’ 단계는 배운 지식을 내재화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로, 목표 어휘를 여러 번 읽거나 쓰는 인지 전략을 활용한 활동을 통해 목표 어휘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다. 그 다음으로 빈칸 채워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이나 문장을 읽고 밑줄 친 어휘의 의미를 보기에서 찾는 활동, 유의어로 된 문장을 읽고 같은 의미의 어휘를 찾는 활동 등을 통해 형태적인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적용’ 단계는 읽기와 연계된 유의적 연습 단계로 주어진 글을 읽고 질문에 대답하는 이해 활동으로 이때의 대답은 목표 어휘를 사용하여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어휘 의미 강화 전략 중 기억 전략, 그 중에서도 어휘의 의미를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활동을 통해 보다 유의미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학습한 어휘를 학습자의 장기 기억에 저장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즉, 학습자에게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부족한 부분을 다시 학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2. 학습 도구어 학습 어플리케이션 개발

본 연구에서는 앞서 제시된 자기 주도적 어휘 학습 모형에 따라 다문화 배경 학생이 학습 도구어를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학습 도구어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프로토타입 형태로 구현하였다. 학습 어플리케이션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3.0으로 개발하였으며, [그림 3]과 같이 시작 화면을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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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학습 어플리케이션의 시작 화면

본 절에서는 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학습 도구어를 학습하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한다. 학습 어플리케이션에서 학습할 교과들 중 과학을 선택하면 과학 실험 보고서에 등장하는 어휘들을 중심으로 과제 활동들이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실험 보고서의 경우 실험 전 가정을 세우고 그 가정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실험을 준비하고 비교 및 관찰하여 그 차이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를 가진다. 따라서 학습 어플리케이션에서는 ‘가정, 실험, 준비, 비교, 관찰, 차이, 변화, 결과’ 총 일곱 개의 학습 도구어를 목표 어휘로 정하여 활동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체 도입 단계는 학생에게 학습에 들어가기 전 학습하게 될 내용이 무엇인지 예측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 4]와 같이 학교에서 과학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과학 시간에 보고서를 써 본 적이 있는지, 무엇에 대해서 썼는지 등 과학 실험 보고서와 관련된 가벼운 질문을 통하여 학생의 배경 지식을 활성화하고 흥미와 동기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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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체 도입 단계의 예

목표 어휘 도입 단계에서는 [그림 5]와 같이 목표 어휘가 포함된 과학 실험 보고서를 읽고 문장의 앞뒤 맥락을 통하여 어휘의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학생이 진하게 혹은 밑줄을 그은 목표 어휘의 형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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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목표 어휘 도입 단계의 예

단어 및 개념 이해 단계는 크게 ‘목표 어휘와 사전적 정의 선택하기’ 활동과 ‘어휘의 설명’ 활동으로 나누어진다. ‘목표 어휘와 사전적 정의 선택하기’ 활동은 [그림 6]과 같이 목표 어휘 도입 단계에 추측한 목표 어휘의 의미를 사전적 정의와 선택해 보는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은 다시 한 번 어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학습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선택한 어휘가 모두 정답일 때만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선택한 어휘 중 잘못 선택한 어휘가 있을 경우 정답을 잘못 선택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고, 해당 어휘를 다시 선택하도록 사용자 화면을 구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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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단어 및 개념 이해 단계의 예 1

이 활동을 마친 뒤에는 [그림 7]과 같이 어휘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게 되는데 이때에는 각 어휘의 의미적 특성 뿐만 아니라 형태와 사용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학생이 어휘를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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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단어 및 개념 이해 단계의 예 2

연습 단계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학습한 어휘를 내재화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로 먼저 학생이 새로운 어휘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학습 어휘를 여러 번 입력해 보고 읽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어휘의 발음에 대한 정보도 같이 주어 정확한 발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문장을 읽고 밑줄 친 어휘의 의미를 보기에서 찾는 활동, 유의어로 된 문장을 읽고 같은 의미의 어휘를 찾는 활동, [그림 8]과 같이 빈칸을 채워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 등을 통해 형태적 연습을 할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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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연습 단계의 예

적용 단계는 읽기와 연계된 유의적 연습 단계로 학습한 목표 어휘를 활용하여 과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림 9]와 같이 학생은 제시된 예문을 읽으면서 예문에서 언급된 특정 부분과 관련된 목표 어휘를 선택하는 활동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이해한 목표 어휘의 의미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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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적용 단계의 예

마무리 단계에서는 학습한 어휘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평가하는 자기 점검 과정이 포함된다. 이때, 어휘의 의미 점검하기([그림 10] 참고), 빈칸 채워 문장 완성하기, 문장 읽고 밑줄 친 어휘의 의미 보기에서 찾기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의 이해 정도와 부족한 부분을 다시 학습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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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마무리 단계의 예

V. 결론

본 연구는 학습 한국어 능력, 특히 교과 학습을 위한 어휘 능력이 부족하여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배경 학생이 많다는 선행 연구를 토대로 이들의 중학교 입학 전 학습 도구어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여러 선행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학습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학습 부진을 막을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다문화 배경 학생이 본연구에서 선정한 학습 도구어를 학습 도구어 학습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경우 중학교 교과 학습에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되며 학업 부진 또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문화 배경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 특히 학습 도구어와 관련된 교육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선정된 학습 도구어 목록은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방지하기 위한 선행학습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중학교에 입학하여 교과 수업을 받고 있으나 교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배경 학생에게도 복습이나 보충 수업 등을 위한 보충 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실제 수업에서의 교사 발화나 동료 학습자와의 발화 등의 구어 텍스트나 수업의 보조 자료로 활용되는 각종 시청각 자료에 등장하는 어휘, 평가 도구의 어휘 등을 어휘 선정을 위한 텍스트에 포함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선정된 학습 도구어를 실제 다문화 배경 학생에게 어휘 교육의 자료로 활용한 후 그 효과를 검증해 보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향후 다양한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여 학습 도구어를 선정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교육 방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다문화 배경 학생의 학습 도구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학습 부진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안한 자기 주도적 어휘 학습 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구와 중학교 입학 전 다문화 배경 학생을 대상으로 현재 프로토타입 형태로 개발된 학습 어플리케이션의 학습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통하여 좀 더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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