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혁신적 형태의 셀프서비스 시스템 도입을 통한 운영 효율화 및 서비스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은 쇼핑 과정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매장 내 쇼핑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한 학문적 연구들은 대부분 자극-유기체-반응 모형(이하 S-O-R 모형)을 이론적 모형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 S-O-R 모형에 따르면, 소비자는 매장의 다양한 환경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쇼핑 과정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감정적 반응을 토대로 매장에 대한 접근(approach) 또는 회피(avoidance) 형태의 행동이 유발됨을 설명한다(Mehrabian & Russell 1974). 마케팅 분야에서 해당 이론에 기반한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배경 음악(BGM), 조명, 향기 등 매장의 주위환경적 자극(ambient conditions)에 대한 고객의 내적 및 행동적 반응을 살펴본 논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Areni, 2003; Babin & Attaway, 2000; Cameron, Baker, Peterson, & Braunsberger, 2003).
한편, 매장의 물리적 환경에는 이러한 주위환경적 요소 및 상징적 요소 외에도, 설비, 시설, 기능적 요소와 같이 가시적이면서 실용적인 형태의 자극도 존재한다(Bitner, 1992). 혁신적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경우 기능적 환경 자극의 한 예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극에 대한 소비자 반응 역시 S-O-R 모형을 기반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매장의 설비나 시스템과 같은 기능적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쇼핑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지각하고 회상할 수 있는 요소라는 측면에서 조명, 음악, 향기와 같은 주위환경적 자극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이에, 시스템 이용 시 취할 수 있는 혜택에 대한 인지적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Lin, 2004). 물론 이러한 평가는 개인이 처한 상황 또는 개인적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관적 평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접점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환경적 자극으로 명확히 간주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메커니즘을 살펴본 연구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본 연구는 쇼핑 매장에 새로운 셀프서비스 시스템이 도입된 경우 소비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내적 및 외적 반응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식료품 쇼핑 매장에 도입된 ‘스마트 쇼핑카트’를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예로 선정하고, 이러한 기능적 환경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 내적 반응, 그리고 행동적 반응을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자극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인 특성 변수를 함께 제시하고 소비자의 내적 반응으로 감정적 측면 뿐만 아니라 인지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전통적 S-O-R 모형을 확장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셀프서비스 기술에 대한 사회과학 연구는 소비자들의 기술 수용 행동을 다루는데 치중되어 왔고(Collier, Moore, Horky, & Moore, 2015; Liu, 2012; Meuter, Bitner, Ostrom, & Brown, 2005), S-O-R 이론은 배경 음악, 향기와 같은 비가시적(non-visual)이며 주변(ambient)적인 자극을 다루는 연구에 주로 활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와 달리 본 연구는 서비스 접점에 도입되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매장의 기능적 환경 자극 요소로 분류하고 이러한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메커니즘을 S-O-R 모형을 적용하여 해석, 검증하였다는 측면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이 있다.
2. 이론적 배경 및 가설
2.1. 자극-유기체-반응 모형 (S-O-R model)
자극-유기체-반응 모형(Stimulus-Organism-Response model: 이하 S-O-R 모형)은 외부 환경적 자극(stimulus)에 의해 유기체(organism)의 내적 프로세스가 영향을 받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기체의 측정 가능한 반응(response)으로 나타남을 설명한다. S-O-R 모형에서 ‘자극’은 인간의 특정 행동을 유발시키는 외부 요인으로 정의되며, 사회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가격, 광고와 같은 다양한 마케팅 변수를 포함한다(Bagozzi, 1986). 여기서 ‘유기체’란 인지적 또는 심리적 행동, 감정 등으로 구성되는 개인의 가치체계를, 그리고 ‘반응’은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내부 프로세스의 결과로의 태도 또는 행동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은 동일한 자극에 노출이 되었더라도 개인의 가치 체계에 따라 자극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 서로 상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O-R 모형은 자극-반응의 관계를 매개하는 인간의 내적 프로세스를 면밀히 이해함으로써 쇼핑 상황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쇼핑과정에서 소비자는 매장의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형성하는 다양한 자극에 노출이 되는데, 이러한 자극들은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Baker(1986)는 이러한 물리적 환경을 주변적 요소(ambient factor), 디자인 요소(design factor), 그리고 사회적 요소(social factor)로 분류한 바 있다. 주변적 요소는 조명, 음악, 향기, 온도와 같은 비가시적이면서도 매장의 배경적 조건이 되는 요소를 말한다. 디자인 요소는 레이아웃, 프라이버시, 안전성과 관련된 기능적 요인과 인테리어 자재, 건축 양식, 색상과 같은 미적 요인 모두를 포함하는데, 주변적 요소와 달리 가시적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요소는 물리적 환경의 인적 구성 요소인 종업원과 고객에 관한 것으로, 매장 혼잡도, 매장 내 응대 가능한 직원의 수, 직원의 복장 등이 있다. Bitner(1992)는 서비스 조직의 물리적 환경을 주변 요소(ambient condition), 공간 배치 및 기능적 요소(space & function), 그리고 상징적 요소(signs, symbols, & artifacts)로 분류하였다. 여기서 주변 요소란, 온도, 조명, 음악, 향기, 색채 등과 같이 사람의 오감과 관련된 매장의 환경 요소로, 의식적으로 관찰되지 못하더라도 사람의 심리적 상태 및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극이다. 공간 배치 및 기능적 요소란, 설비, 시설, 가구 등의 배치, 형태, 그리고 그들의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서비스 운영의 효율성 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의성 또는 서비스 경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극이다. 마지막으로 상징적 요소란 표지판, 장식품, 장식 스타일 등과 같이 기업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전달해 주는 자극을 지칭한다. Eroglu, Machleit, and Davis(2001)은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환경적 자극의 유형을 업무밀접도가 높은 경우(high task-relevant cues)와 업무 밀접도가 낮은 경우(low task-relevant cues)로 구분하기도 했다. 업무 밀접도가 높은 자극은 쇼핑의 목적 달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제품 소개, 가격, 배송, 교환 및 환불 조건 등을 가리키며, 업무 밀접도가 낮은 자극은 쇼핑의 쾌락적 가치와 관련된 배경 음악, 향기, 조도 등의 요소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다양한 매장 환경요인들은 소비자들이 제품 및 쇼핑 경험에 대해 추론하는데 근거 자료로 활용되며, 특히 무형적인 서비스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Bitner, 1992).
매장의 환경 자극에 의한 소비자의 행동적 반응은 크게 ‘접근’ 또는 ‘회피’로 구분된다(Mehrabian & Russell, 1974). 여기서 ‘접근' 행동이란 그 환경에 물리적으로 더 오래 머무르고자 하는 의향, 그 환경을 더욱 살펴보고 탐색해 보고자 하는 의향, 환경 내 타인들과 더욱 교류하고 싶은 의향, 관련 업무 수행에 대한 만족도의 향상과 관련되어 있다. ‘회피’ 행동은 이와는 반대의 방향성을 가진다. 쇼핑상황에서의 접근행동의 구체적 예로는 매장 재방문 의도, 소비 금액, 매장 체류 시간, 충성도, 긍정적 구전 활동 등이 있다 (Donovan & Rossiter, 1982). 한편, Mehrabian and Russell(1974)은 매장의 환경 자극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자의 정서적 반응 상태에 의해 매개된다고 설명하며, 매장의 다양한 환경적 자극에 대해 소비자가 어떠한 정서를 경험하였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2.2. 환경 자극에 대한 평가 (Evaluation of the environmental stimulus)
많은 선행연구들이 S-O-R 이론을 바탕으로 조명, 배경 음악, 향기와 같이 비가시적이며 주변적인 환경 자극들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왔다. 한편, 매장의 환경적 요소에는 조명, 향기, 음악 등과 같이 물리적 형태가 없고 업무 밀접도 또한 낮은 자극도 있지만, 매장의 설비 및 시설과 같이 물리적 형태가 있으며 고객 서비스와 같이 업무 밀접도가 높은 자극 또한 존재한다. 서비스 접점에 도입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경우 소비자들의 쇼핑 업무와 관련된 기능을 가진 장비이므로, Baker (1986)의 환경 자극 분류에 의하면 ‘디자인 요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Garaus, Wagner, and Kummer(2015)는 매장 환경을 디자인적, 주변적, 사회적 요인으로 분류하면서 이러한 기술 시스템을 디자인 요인의 하위 요소로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 Bitner (1992)의 분류를 따른다면, ‘공간 배치 및 기능적 요소’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겠다.
업무 밀접도가 높은 기능적 자극의 경우 쇼핑 과정에서 소비자에 의해 직접 사용되는 만큼, 조명, 온도 등과 같은 주위환경 자극과 달리 의식적으로 인지가 되기 마련이다. 이에, 해당 자극을 감지하는 동시에 이용 혜택에 대한 인지적 평가가 수반될 수 있다. Bagozzi(1992)의 연구를 기초로 한 서비스환경 연구에서는 물리적 환경에 대한 고객의 인지적 평가가 감정을 유발하고, 나아가 행동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모형을 제시하였다. 또한, 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언급되었던 자극들을 감각적 자극과 인지적 자극으로 구분하고, 음악 등의 감각적 자극은 매장 내에서의 의식적 평가를 동반하지 않은 채 소비자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제품, 서비스, 시설 등의 인지적 자극은 매장 내에서 쇼핑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인지할 수 있으며 평가가 수반되는 요소라 하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서비스환경의 다양한 자극들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목표 지향성, 기대 수준, 인지 성향 등과 같은 개인적 특성이 자극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주며(Becker & Lee, 2019; Lee, 2015; Lee, 2017), 이는 인지 및 감정반응의 선행요인으로서 작용한다(Schiffman, 2001). 물리적 환경 자극에 대한 개인의 평가는 해당 자극이 본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을수록 우호적이다. 환경심리학에서는 점포 공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소비자들의 목적을 쉽게 달성하게끔 돕는 것이라고 하였다(Baker, Parasuraman, Grewal, & Voss, 2002). 쇼핑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상품을 빠르게 찾거나, 매장 내에서 쉽게 이동하는 등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이다(Baker et al., 2002). 본 연구에서는 기능적 환경자극으로서 ‘스마트 쇼핑카트’라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제시한다. 해당 시스템의 활용을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더욱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며, 이는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 및 매장 내부의 혼잡 정도를 줄여주게 된다.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기능적 특성을 고려할 때 평소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일수록 해당 시스템을 더욱 우호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스마트 쇼핑카트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특성 변수로 ‘시간 압박’과 ‘지각된 혼잡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2.1. 시간 압박 (Time Pressure)
개인이 소비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개인의 주관적 심리 상태를 ‘시간 압박’이라 한다(Howard & Sheth, 1969). 시간 압박을 지각하는 소비자들은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갈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간 압박이 크게 지각되는 경우 단순한 의사결정을 통해 제품 탐색 행동을 축소하기도 하며, 제품 브랜드나 기존 경험, 일부 상품 특성에 과대 의존하는 휴리스틱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Marmorstein, Grewal, & Fishe, 1992). 또한, 쇼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 익숙한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며 계획 구매를 많이 하는 편으로 나타났다(McDonald, 1994). 이와 더불어, 쇼핑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기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여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려는 선택도 동원될 수 있다. Herrington and Capella(1995) 역시 점포가 시설, 형태, 위치 등의 면에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여줄수록 시간 압박을 받는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의 질이 증가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에, 정기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식료품 쇼핑 업무 시 평소 시간 압박을 느끼고 있던 소비자라면 쇼핑 시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더욱 우호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래와 같은 가설 1을 제시하고자 한다.
H1: 평소 쇼핑 과정에서 시간 압박을 많이 느낄수록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2.2.2. 지각된 혼잡성 (Perceived Crowding)
한정된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와 관련되어 사용되는 용어에는 밀도(density)와 혼잡(crowding)이 있다. 밀도는 단순히 특정 공간 내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혼잡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Stokols, 1972). 혼잡성은 개인의 공간에 대한 욕구가 공급을 초과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 상태로, 특정 공간의 밀도가 너무 높은 동시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통제가 낮다고 지각될 때 생기는 불쾌한 느낌이다(Stokols, 1972). 밀도는 객관적 인식인 반면 혼잡성은 특정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주관적, 심리적 요소와 관련되어 있어 개인특성이나 쇼핑 상황, 문화적 요소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Machleit, Eroglu, & Mantel, 2000; Pons & Laroche, 2007). 주어진 환경에서 사람들 사이의 경쟁과 같은 사회적 간섭, 이동의 제한으로 인한 사회적 활동의 방해 같은 것 등이 있을 때 혼잡성은 특히 더욱 높이 지각된다.
Machleit et al. (2000)은 혼잡성이 공간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분리되어 측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공간적 혼잡성은 상품의 진열 상태, 동선의 설계, 매장 면적 등과 같은 점포내 물리적 자극과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 혼잡성은 점포내 사람의 수 및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유발된다. 사회적 혼잡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응대 직원의 수를 늘리는 공급 관리 전략이나 수요 분산 전략을 구사해 볼 수도 있으나, RFID 쇼핑 카트와 같은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Ji, 2006).
지각된 혼잡성은 쇼핑과정에서 소비자의 감정 및 행동적 반응, 그리고 태도 형성과 같은 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ui & Bateson, 1991; Zhang, Li, Burke, & Leykin, 2014). 구체적으로, 지각된 혼잡수준이 높아질수록 쇼핑객들이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이 감소하고 부정적 감정은 증가한다(Machleit, Kellaris, & Eroglu, 1994). 또한, 지각된 혼잡성은 소비자의 쇼핑시간을 줄이고 구매품목을 생략하게 하며, 점포 내에서의 정보이용 형태를 변화시키기도 한다(Hui & Bateson, 1991). 특히 실용적 쇼핑 동기를 가진 소비자들은 혼잡성이 쇼핑의 과업 달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유발되며 점포 전환과 같은 회피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평소에 쇼핑 과정에서 혼잡성을 높이 지각해왔던 소비자라면 혼잡성으로 인한 지각된 위험을 감소시켜 줄 수 있는 도구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H2: 평소 쇼핑 과정에서 혼잡성을 많이 지각할수록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2.3. 환경 자극에 대한 내적 반응 (Internal responses toward the environmental stimuli)
매장의 환경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적 평가 결과는 그들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감정의 인지평가론(cognitive appraisal theory of emotion: Roseman, Spindle, & Jose, 1990)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은 자신의 안녕과 관련이 있는 환경, 사건, 행동 등에 대한 인지적 평가에 따른 반응으로 생겨난다(Lazarus, 1991). 이는 매장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평가가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과의 부합성을 고려한 주관적 평가의 결과이므로 그 결과에 따라 긍정 또는 부정적 감정이 자연스럽게 유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Baker, Grewal, & Levy, 1992; Sweeney & Wyber, 2002; Yalch & Spangenberg, 2000). 즉 매장의 환경적 특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은 매장의 환경적 단서들에 대한 인지적 평가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목표달성을 돕는 물리적 환경단서는 호의적인 환경으로 평가되어 긍정적인 감정반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Lazarus, 1991).
쇼핑 과정에서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존재는 개인의 신념, 가치, 기대 등에 따라 긍정적 감정을 야기할 수도 있고 부정적 감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 평소 쇼핑과정에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거나 결제 대기 시간 없이 빠르게 쇼핑을 마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경우에는 매장 내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호의적으로 평가할 것이며, 이에 해당 매장에서의 쇼핑 중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매장이 셀프서비스 시스템과 같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사용의 어려움, 거부감 등이 있다면 쇼핑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평가에 기반하여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각각 유발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H3: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쇼핑 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은 증가할 것이다.
H4: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은 감소할 것이다.
S-O-R 모형을 기반으로 매장 환경 자극의 영향을 연구한 초기 연구들은 고객의 내적 반응을 감정적 측면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 일반적이나, 후속 연구들은 고객의 인지적 측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Jain & Bagdare, 2011). 매장 환경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내적 반응은 감성적 측면뿐만 아니라 판매 제품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지각, 평가, 기대 등 같은 인지적 측면 또한 수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Bitner, 1992;, Donovan & Rossiter 1982; Jain & Bagdare, 2011; Kim & Park, 2019; Sweeney & Wyber, 2002). 여기서 인지적 반응은 정보 획득, 처리, 유지, 그리고 인출과 관련되어 있는 소비자의 내적 프로세스로, 신념, 태도, 주의, 이해, 기억, 지식 등의 개념과 관련되어 있다(Eroglu, Machleit, & Davis, 2001).
매장의 최신 장비, 시각적인 장치 등과 같은 물리적 환경 요인에 기반하여 서비스 품질을 판단(Parasuraman, Zeithaml, & Berry, 1988)하는 것은 환경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적 반응에 해당된다(Wakefield & Blodgett, 1999). 이러한 형태의 인지적 반응은 다수의 연구자에 의해 지지되었다. 예로, Sweeeny and Wyber (2002)는 매장의 배경 음악에 대해 호감을 가지는 경우 기쁨, 환기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 이외에도 서비스 품질과 상품 품질 또한 더욱 우호적으로 평가한다고 주장하였다. Baker et al. (2002)은 고객이 점포의 디자인 요소인 동선배치 등을 호의적으로 지각하여 점포 내에서 자신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경우 대인 서비스 품질, 제품 품질, 가격에 대해 호의적으로 지각한다고 하였다.
한편, 소비자의 감정적 반응과 인지적 반응을 통합 관찰하려는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두 개념의 병렬적 나열을 통한 유의성 검증에 그쳐 두 개념 간의 인과 관계에 대한 고찰은 전반적으로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외적으로, Lin(2004)은 소비자들의 서비스환경 평가과정을 설명하면서 매장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유발된 감정이 서비스환경에 대한 인지적 평가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였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환경 단서들을 토대로 서비스환경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데 어떤 이미지가 형성되는가에 따라 다른 감정적 반응이 유발되고, 이렇게 유발된 감정적 반응을 기반으로 인지적 평가 및 해석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Lazarus(1991) 또한 소비자의 자극에 대한 인지 단계가 감정에 선행한다고 하였으며, 인지단계에 의해 형성된 감정은 추후의 인지적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 또한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감정적 반응에 따라 매장의 서비스 품질 추론과 같은 인지 반응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였다.
H5: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이 높을수록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우호적으로 추론할 것이다.
H6: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이 낮을수록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우호적으로 추론할 것이다.
2.4. 환경 자극에 대한 행동적 반응(Behavioral responses toward the environmental stimuli)
Mehrabian and Russell(1974)는 S-O-R 모형을 토대로, 쇼핑 매장의 환경자극이 소비자의 감정상태와 행동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여 이론적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동 연구를 포함한 다수의 후속 연구들은 매장의 환경 자극에 의해 유발된 고객의 감정이 접근 또는 회피와 같은 행동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증연구를 통해 증명해왔다. 구체적으로, 소비자의 감정 경험이 구전 및 불평 행동(Nyer, 1997; Westbrook, 1991), 소비 금액(Babin & Darden 1996; Babin & Attaway, 2000), 구매 의도(Baker et al., 1992), 점포 만족도 및 충성도(Walsh, Shiu, Hassan, Michaelidou, & Beatty, 2011)와 유의한 영향 관계에 있음이 지지되었다. Bain and Darden (1996)은 쇼핑 매장에서 긍정적 무드를 강하게 경험할수록 지출 금액이 증가하며 해당 매장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소비자의 긍정적 감정 및 부정적 감정 경험이 매장에 대한 충성도 의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관계를 살펴보고자 아래와 같은 가설을 제시하였다.
H7: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이 높을수록 충성도 의향이 증가할 것이다.
H8: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이 높아질수록 충성도 의향이 감소할 것이다.
매장의 전반적 서비스 품질에 대해 우수하게 인식할수록 쇼핑 시간, 재방문 의도의 증가, 긍정적 구전의 확산 등 매장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 행동은 강화된다(Bitner 1992). Zeithaml, Berry, and Parasuraman(1996)은 고객이 서비스품질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할수록 기업에 대하여 선호를 표현하고, 호의적 행동 의도를 지니게 되며,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가 강화된다고 하였다. Sivadas and Baker(2000)는 서비스품질이 만족과 상대적 태도, 추천 등의 충성도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으며, Baker et al. (2002) 또한 지각된 대인 서비스 품질은 재방문 의도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소비자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인지적 요인들 중 지각된 서비스 품질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보여준다 (Kerin, Howard, & Jain, 1992). 이에 본 연구 또한 매장에 대한 서비스 품질 추론이 긍정적일수록 매장에 대한 접근 행동이 유발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아래의 가설을 제시하였다.
H9: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우호적으로 추론할수록 충성도 의향이 증가할 것이다.
위의 가설들을 바탕으로 한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Figure 1: Conceptual Model
3. 연구 방법 및 자료 수집
3.1. 개념적 정의 및 변수의 측정
본 연구의 연구모형에 포함된 개념들에 대한 조작적 정의 및 측정 도구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간 압박’은 평소의 쇼핑상황에서 소비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심리상태로 정의하였다.
Table 1: Measurement Items
‘지각된 혼잡성’은 평소의 쇼핑상황에서 고객이 지각한 매장 내 혼잡 정도로 정의하였다.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이 평소 자신이 지니고 있던 서비스에 대한 니즈(needs)와 부합하는 정도로 측정하였다.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과 서비스 니즈와의 부합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Meuter et al. (2005)가 사용한 셀프서비스 기술의 부합성(SST compatibility) 척도를 차용하였으며 이를 식료품 쇼핑상황에 맞게 수정하였다.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은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의해 환기되어 쇼핑과정 중 경험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으로 정의하였다. ‘서비스품질 추론’은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한 점포의 전반적 서비스품질에 대해 소비자가 추론한 정도로 정의하였으며, Parasuraman et al. (1988)이 제 시한 SERQUAL 측정항목 중 선별하여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충성도 의향’은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한 매장에서 쇼핑할 의향의 정도로 정의하였다. 각 개념의 구체적인 측정항목 및 참고 문헌은 [Table 1]에 정리되어 있다. 모든 변수는 7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되었다.
3.2.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는 모형 검증을 위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영상을 이용한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하였다. 참고로, 영상을 통해 매장의 전경을 제시하는 기법은 Baker et al.(1992)를 포함한 다수의 환경심리학 연구에서 활용되어 왔으며, 매장환경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응답자들은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활용한 식료품 쇼핑 상황에 관한 영상을 시청한 후, 본인이 해당 매장에서 쇼핑할 경우 경험할 감정 및 행동반응을 유추하여 응답하도록 지시 받았다. 식료품 쇼핑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인 만큼 상상하기를 통해 특정 쇼핑 상황에 대해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영상을 시청한 응답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이 끝난 후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기능을 문장의 형태로 요약하여 추가 제시하였다.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기능으로는 제품 탐색, 제품 위치 파악, 가격 정보 확인, 구매 제품 총액 계산, 매장 내 실시간 프로모션 정보 제공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설문응답자 모집을 위해 본 연구는 Amazon’s Mechanical Turk(이하 MTurk) 시스템을 활용하였다. 조사 응답자는 최근 1달 이내에 오프라인의 식료품점에서 쇼핑을 한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의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총 응답자의 수는 185명이었으며 설문지 구조 상 응답의 결측치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남자는 101명(54.5%), 여자는 83명(44.9%) 이었으며 기타에 응답한 사람은 1명(0.6%)이었다. 응답자의 연령 분포는 20대 이상 38명(20.5%), 30대 이상 79명(42.7%), 40대 이상 30명(16.2%), 50대 이상 38명(20.5%)이었다.
4. 분석 결과
4.1. 측정항목의 신뢰성과 타당성 분석
본 연구는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을 이용한 가설모형의 검증에 앞서 Anderson and Gerbing (1988)이 제안한 2단계 접근법에 따라 측정도구에 대한 타당성과 신뢰성 검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두 개의 문항으로 측정된 지각된 혼잡성 변수에서 헤이우드 케이스(Heywood case)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교정한 뒤 분석을 재 실시하였다(Kline, 2011). 그 결과, 모형 적합도는 X2(210)=412.066, X2/df=1.962, p=.000, GFI=.839, NFI=.896, IFI=.946, CFI=.945, TLI=.934, RMSEA=.072와 같았다. 또한 SQ1를 제외한 모든 경로의 표준화된 요인 부하량이 0.7을 상회하는 유의한 값을 보였다. SQ1의 요인 부하량(=0.66)은 기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사용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구성 개념 간 상관관계와 AVE값을 산출한 결과 모든 개념의 판별타당성이 입증되었으며, α값과 개념신뢰도 (C.R.) 역시 측정항목의 신뢰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Correlations between the Constructs
*: 대각선 행렬은 AVE 값을 표기
Table 3: Results of SEM Analysis
4.2. 가설 검증 결과
가설의 검증을 위해 AMOS 20을 활용한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모형의 적합도는 X2(221)=529.865, X2/df=2.398, p=.000, GFI=.805, CFI=.916, IFI=.917, NFI=.866, TLI=.904, RMSEA=.087로 수용할 만한 수준의 지수를 보였다. 각 경로 간 표준화 계수는 [Table 3]에 정리된 바와 같다.
가설의 검증 결과 부정적 감정-서비스품질추론 간 경로(H6)를 제외한 모든 경로가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간압박(β=0.158)과 지각된 혼잡(β=0.208)은 각각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평가에 정(+)의 영향을 미쳤다. 즉, 평소 시간에 대한 압박을 더 많이 느끼고, 인적 혼잡수준을 높게 지각하는 소비자일수록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쇼핑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은 증가하고(β=0.707), 부정적 감정은 감소하였다(β=-0.428). 긍정적 감정의 경험은 서비스 품질 추론(β=0.601) 뿐만 아니라 충성도 의향(β=0.307)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론된 서비스품질 수준은 충성도 의향에 긍정적 영향(β=0.447)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감정의 경험이 서비스 품질추론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이 자신의 추구 가치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부정적 감정이 유발된다고 해도,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편, 부정적 감정이 충성도 의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β=-0.263)은 유의하였으나, 서비스 품질 추론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β=-0.043, p=.368).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방법을 활용한 간접효과 분석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나 있다.
Table 4: Indirect Effects
* p<.05, **p<.01, ***p<.001
5. 결론 및 시사점
5.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는 쇼핑 매장에 도입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하나의 기능적 환경자극으로 간주하고, 이러한 자극에 노출이 된 소비자가 경험하는 내적 반응과 행동적 반응에 대해 살펴보았다. 연구모형의 실증적 검증을 위하여 식료품 쇼핑 과정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쇼핑 카트를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구체적인 예로 선정하고 영상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제시된 연구 모형을 검증한 결과, 평소 쇼핑 상황에서 시간적 압박감 또는 혼잡성을 많이 지각하는 소비자일수록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 개인 특성이 환경 자극의 평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환경 자극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일수록 쇼핑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긍정적 정서와 더 낮은 수준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정서 경험은 우수한 서비스 품질 추론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나아가 매장에 대한 충성도 의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정적 정서 경험의 경우 서비스 품질 추론에는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고 매장 충성도 의향에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성도 의향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추론된 서비스 품질’이었으나, 간접적 영향력을 함께 고려하였을 때에는 ‘긍정적 정서 경험’의 영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5.2. 연구의 시사점
소비자는 쇼핑 매장이 혼잡할 때 서비스 대기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해당 매장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며 이는 곧 매장 방문 의향 감소로 이어진다(Grewal, Baker, Levy, & Voss, 2003). 서비스 응대가 가능한 직원들이 매장내 충분히 배치되는 경우 혼잡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력이 감소될 수 있으나, 이는 기업에게 인건비 증가로 이어져 운영상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러한 경우,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도입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식료품 매장에서 스마트 쇼핑 카트 도입 상황을 예로 들어 수행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셀프서비스 시스템 도입을 통해 매장 방문 의향 증가와 같은 비즈니스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도입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제공 기능이 본인의 서비스 니즈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쇼핑과정에서 긍정적 정서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해당 매장의 서비스 품질 또한 우호적으로 추론하여 매장에 대한 충성도 의향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서비스 품질의 개념이 인적 서비스를 중심으로 평가되었다는 점([Table 1] 측정항목 참고)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고객이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기능적 가치를 높이 평가할 때 해당 시스템의 도입 의도를 매장 운영의 인건비 절감 보다는 소비자 편의성 증진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며 그러한 편익을 누릴 수 있기에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우수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하여 서비스 접점에서 셀프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는가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선택적으로 도입해야 하며, 시스템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또한 사용자들의 추구 혜택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에 따르면, 평소 쇼핑상황에서 시간압박을 많이 느끼고 혼잡 정도를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들일수록 제시된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 쇼핑카트가 쇼핑정보 제공, 동선의 효율화 등을 통해 계획적 구매행동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에게는 해당 시스템의 구비 여부가 점포의 차별점으로서 소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각 점포에서 취급하는 제품 구색의 차이가 크지 않거나 제품에 대한 관여수준이 낮은 경우에 습관적 점포선택 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기본 식료품과 같은 비차별적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혁신적 셀프서비스 시스템 도입과 같은 차별적 매장환경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 뿐만 아니라 충성고객 확보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기능이 본인의 서비스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은 새로운 환경자극으로 인해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충성도 의향에 부적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의해 부정적 감정이 형성된 경우에도 소비자들은 점포의 종합적 서비스품질을 부정적으로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셀프서비스 시스템의 도입이 일부 소비자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술의 조작에 능숙하거나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 높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큰 거부감없이 수용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은 기술 사용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technology anxiety)을 표현하거나 명확한 이유가 없어도 기존 습관의 변화를 꺼려하기도 한다. 셀프서비스 시스템 수용에 선택권이 없는 상황일수록 이러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 해당 기술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형성된다(Liu, 2012). 현장에 도입된 시스템의 작동법이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에도 기기 이용 불편함으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가 유발될 수 있다. 시나리오를 기법으로 진행한 본 연구에서 제시된 기술의 사용용이성은 고려되지 않았지만, 소비자가 셀프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 쇼핑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고 이는 매장 충성도 의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지지되었다. 이에 기업은 기술기반의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 타깃 고객의 기술수용도(technology readiness)를 고려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지각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5.3.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
본 연구는 매장 내 서비스 접점에서 사용되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기능적 환경자극으로 분류하고, 이러한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자극-유기체-반응 모형을 토대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환경자극에 대한 평가에 미칠 수 있는 개인 특성 변수를 추가하였으며, 소비자의 정서적 반응 뿐만 아니라 인지적 반응을 함께 고려하는 등 이론적 모형을 정교화 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어 결과를 해석, 적용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한 환경 자극에의 노출을 위해 시나리오 영상을 제작하여 조사에 사용하였다. Grewal et al. (2003)을 비롯한 다수의 선행 연구 또한 유사한 방법을 기반으로 환경자극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측정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기법을 통해 시스템을 평가.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하나의 매장 환경 자극으로 고려한 만큼 실제 쇼핑환경에서 자극의 존재 유무에 따른 소비자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 외적 타탕성 확보를 위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둘째, 본 연구에서 조사의 자극물로 제시한 스마트카트는 혁신적 기능을 가진 셀프서비스 시스템이다. 본 연구의 저자들은 셀프 계산대와 같이 기존에 자주 접해왔던 시스템은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미 사용경험을 가지고 있어 조작용이성 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에 새로운 자극물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선정하였다. 한편,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자극일수록 환경자극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하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스마트 쇼핑 카트의 경우 기능이 혁신적인 만큼 쇼핑 과정 중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며 매장에 대한 충성도 의향이 증대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자극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 적용하는데 있어 소비자에게 이미 친숙한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대상으로 한 연구 모형을 검증한다면, 본 연구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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