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Most Korean Buddhist paintings from the late Joseon period were produced through collaborative projects (bulsa) between clans of Buddhist monks and monk artists (hwaseung), in which the monk clans would select themes and iconography for works that would then be produced by the artists and their school. Thus, any attempt to understand the Buddhist paintings of this period must consider not only the stylistic characteristics of the monk artists, but also the conditions at the respective temple at the time of production. Applying this methodology, this paper examines the collaboration between the Buhyu monk clan and the monk artist Uigyeom and his fellow artists (hereinafter, the "Uigyeom School") that took place in Honam (湖南) and surrounding areas in the eighteenth century. In particular, the paper reveals the strong influence that the Buhyu clan exerted on paintings that the Uigyeom School produced in 1724 and 1725 at Songgwangsa Temple, the clan's main temple. Following the paintings for Songgwangsa Temple, the Uigyeom School actively participated in similar projects at regional temples under the auspices of the Buhyu clan in Honam, Hoseo (湖西), and Yeongnam (嶺南). Consequently, the Buhyu clan granted Uigyeom several honorable titles-including "Hoseon" (毫仙), "Jonsuk" (尊宿), and "Daejeonggyeong" (大正經)-that were rarely conferred to a monk artist. Such acclaim helped Uigyeom's style of Buddhist painting to become widespread throughout the three southern provinces of Korea. The paintings for Songgwangsa Temple exemplify how the Buhyu clan and Uigyeom School collaborated to visualize the thoughts and philosophies of the Buhyu clan. For the Uigyeom School, this project served as the foundation for building the reputation and esteem of Uigyeom, who became one of the most esteemed and influential monk artists of the late Joseon period. As such, the paintings created for Songgwangsa Temple in 1724 and 1725 have great significance not only for Korean Buddhism, but also for art history in general.
조선 후기 불화 조성 불사(佛事)는 화승(畫僧)과 승려(僧侶) 문중(門中)의 유기적 관계 속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불사에서 승려 문중은 사상을 담기 위하여 주제와 도상을 선택하였고, 화승과 화파는 이를 시각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기에 조선 후기 불화의 이해를 위해서는 작가인 화승 및 그의 양식적 특징뿐만 아니라 조성 당시 사찰의 상황, 불사의 참여자 등을 파악하여, 조성 배경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본 논문은 이러한 방법론을 통해 호남 및 인근 지역에서 부휴문중과 불사를 함께 진행했던 18세기 대표 화승 의겸(義謙)을 중심으로 한 의겸파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의겸파는 부휴문중의 종찰(宗刹)인 순천 송광사에서 1724년부터 1725년까지 2년간 진행된 불화 조성 불사에 참여하였다. 본 불사를 앞서 언급한 다각적 접근법을 통해 해석한 결과, 송광사 불화 조성 불사에 부휴문중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송광사 불화 조성 불사를 기점으로, 의겸파는 계속해서 호남, 호서, 영남 지역 등 부휴문중 영향권 내의 사찰과 그들이 주도한 불사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부휴문중 사상 시각화에 주요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 의겸은 부휴문중으로부터 '호선(毫仙)', '존숙(尊宿)', '대정경(大正經)' 등의 화승으로서는 이례적인 존칭까지 부여받았으며, 그의 화풍은 삼남(三南)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처럼 순천 송광사 불화 조성 불사는 부휴문중이 의겸파와 협업하여 문중의 사상을 시각화한 대표 사례이며, 의겸파에게 인맥적, 지역적 기반을 제공하여 의겸이 조선 후기 대표 화승의 위상에 오를 수 있도록 일조하였다. 의겸의 이와 같은 위상과 그가 남긴 작품들은 이후의 조선 후기 불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기에, 순천 송광사의 불화 조성 불사는 미술사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