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을 하는 산업이 양식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완만하게 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에 개발도상국은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중국 양식업의 발전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Kim, 2005). 우리나라 해산어류 양식은 1980년 방어 가두리 양식을 시작으로 넙치 종묘생산과 함께 산업화가 가속화되었고, 조피볼락 종묘생산 기술성공으로 해상가두리 양식의 주류를 이루었으며, 참돔 등 어류 양식산업이 급속히 발전해 왔었다(Kim and Hong, 2003; Choi et al., 2010;Kim and Heo, 2018). 이렇게 양식산업이 생산동력으로서 자리를 매김하고 있고 양식기술 발전·보급, 양식어종의 다양화 등 긍정적인 이면과 함께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환경악화 그리고 경제적 이익창출을 위한 사육밀도 증가 등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남 남해안 해상가두리 양식장이 전국의 36.8% (2,112개소)로 가장 많이 있으며, 품종별 해상가두리는 조피볼락이 9.3%, 536개소로 경남권역에서 가장 많으며 경남의 주요 품종으로 양식되어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참돔 가두리 7.8% (449개소), 돌돔 가두리 2.1% (120개소) 순으로 양식하고 있다(KOSIS, 2018). 이와 반면에, 적조, 고수온, 이상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로 양식생물의 피해가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자연재해의 피해에 있어 수산생물 질병이 직·간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산생물의 질병 발생 혹은 질병피해 현황에 대한 자료가 학술적이거나 제한적인 통계자료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자료를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2008년에 출시된 양식보험의 통계자료 중 질병부분에 대한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질병에 의한 보험지급 건수가`16년 14건에 비해 `17년 60건으로 4배 넘게 발생하였다(Kim et al., 2012; Kang, 2018). 이렇듯 양식생물의 피해원인은 물리적 스트레스 또는 환경적인 요인과 더불어 병원체에 의한 질병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양식생산성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990년 이전에는 기생충, 세균 등 병원체 단독 감염에 의한 폐사피해가 발생하였지만, 그 이후에는 기생충·세균 혹은 세균·바이러스와 같이 여러 병원체가 복합적으로 감염하여 폐사피해가 발생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Heo et al., 2002).
양식어류에 대한 질병 감염 현황에 대해서는 양식어종별 혹은병원체별에 대한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조사 뿐만 아니라 자연산 어류에 대한 질병 감염에 대한 보고가 있다(Heo et al., 2002;Cho et al., 2009; Choi et al., 2010; Jung et al., 2012; Kim et al., 2012). 하지만, 이러한 질병감염 혹은 발생에 대한 것이 주기적이거나 장기적인 질병발생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해상가두리를 가지고 있는 경남해역에서의 병원체 감염현황 등에 대한 보고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18년에 경남해역 해상가두리 양식장으로부터 분석의뢰가 된 시료들을 대상으로 기생충, 세균 등 병원체에 대한 조사하여 질병 감염경향을 알아보고, 이 정보를 통하여 질병의 치료대책 등 다각적인 질병 관리체계 마련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조사시료 수집
본 조사시료는 2018년 동안 통영시, 고성군 등 경남지역 6곳의 지자체들로부터 수산생물 피해조사를 의뢰받아 관련한 질병원인 분석을 위하여 시료 채집을 실시하였고, 기생충, 세균, 바이러스 병원체 감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Table 2).
기생충 및 세균 검사
기생충은 체표 점액 및 아가미 새엽을 슬라이드글라스에 채취하여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기생충 감염 유무를 판정하였다. 세균은 시료의 병변 부위 혹은 내부장기인 신장·비장을 절취하여 tryptic soy agar (Difco, New Jersey, NJ, USA) 평판배지에 도말하여 25°C에서 하루동안 배양한 후, 선택배지인 thiosulfate citrate bile sucrose (Difco, New Jersey, NJ, USA), sal-monella shigella agar (Difco, New Jersey, NJ,USA) 평판배지도말·배양 및 순수배양을 하였다. 세균 동정을 위하여 순수배양된 시료를 코스모진텍(Cosmogenetech Co. Ltd., Seoul, Korea)에 유전자분석을 의뢰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세균동정하였다.
바이러스 검사
분석시료의 신장, 비장, 뇌 조직을 채취하여 DNA (deoxyri-bonucleic acid) 및 RNA (ribonucleic acid)를 분리하였고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법을 사용하여 red seabream iridovirus (RSIV), viral hemorrhagic septicemia virus (VHSV), marine birnavirus (MBV), hirame rhabdovirus (HRV), viral nervous necrosis virus (VNNV) 5종의 병원체 감염여부를 조사하였다. OIE (2019) 매뉴얼 및 Cho et al. (2009)의 방법에 따라 primer 제작 및 PCR 반응조건으로 분석하였으며(Table 1), 양성반응을 보이는 시료에 대해서는 국립수산과학원 수산방역과에 정밀진단을 의뢰하여 바이러스 유전자를 확인하였다.
Table 1. Primer sequence and PCR condition
결과 및 고찰
2018년 한해 동안, 경남해역에서 고수온·적조 등 여러 자연재해와 관련한 피해원인 분석에 의뢰건수는 총 240건으로 2017년 대비하여 약 31.1%정도 증가하였다(Kang, 2018). 경남해역에서 발생한 각 시·군의 피해원인 의뢰에 대하여 양식생물별로 구분하면 어류 133건, 패류 8건, 멍게 99건으로 분석·조사하였으며, 그 피해원인에 대한 것으로는 고수온 203건, 저수온 24건, 적조 5건, 먹이부족 2건, 원인불명 6건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시기 동안, 연구에 활용된 조사건은 어류를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분석건수는 총 137건으로 질병 감염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분석 시료들에 대하여 지역별로 구분을 하면, 통영시49.6% (68건), 남해군 25.5% (35건), 거제시 10.2% (14건)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경남 남해안 해역에서 가장 많이 해상가두리가 있는 통영시가 해당 6개 시·군 중에서 높은 비중으로 피해원인에 대한 분석을 의뢰하였다(Fig. 1a).
양식생물 품종별로 알아보면 감성돔, 말쥐치, 참돔 등 총 11개 품종에 대한 피해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중 피해원인에 대한 의뢰분석이 가장 많이 실시된 품종은 조피볼락(56건, 4 0.0%)이었다(Fig. 1b). 그 다음으로는 넙치 16건(11.4%), 말쥐치 14건(10.0%), 참돔/숭어 13건(9.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양식 수산물 생산 통계자료(2018년)에 따르면 품종별 생산량에서 어류가 전체에서 3.62% (80,485 ton)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류의 생산량 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넙치(46.3%, 37,267 ton) 다음으로, 조피볼락 생산량이 28.2% (22,686 ton)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어류의 총 양식생산량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넙치에 비해 생산량이 적은 조피볼락에 대한 피해 원인 분석의뢰가 많았던 이유는 넙치가 조피볼락에 비해 비교적 수온변화 혹은 높은 수온과 같은 환경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높으며, 서식 수온에 대한 생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Do et al., 2016; Chin, 2018). 또한, 양식넙치의 경우, 육상시설에서 대부분 관리·생산되어지고 있어 수온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상대적 적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시기별에 따른 양식생물 피해를 살펴보면 주로 동절기에는쥐치와 같은 온대성 품종에 대한 피해가 비교적 높게 발생하며, 하절기에는 조피볼락과 같은 냉수성 품종에 대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Fig. 1. The number of inspection case for the detection of pathogens (a) and the inspection ratios according fish species (b) during 2018.
지역별 피해품종을 살펴보게 되면(Fig. 2), 통영시가 감성돔,말쥐치, 조피볼락 등 10개 품종으로 다양한 품종에서 폐사피해가 발생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남해군으로 감성돔, 참돔, 넙치 등 7개 품종에 대한 폐사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2에서 보는 것처럼, 각 지역별 피해품종 중 분석의뢰가 많았던 지자체는 통영시이며 조피볼락(35건)이 가장 많이 분석의뢰한 품종으로 나타났다. 그 외 품종으로는 말쥐치(11건), 참돔(7건), 농어/볼락(6건)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해군에서는 조피볼락(16건)이 가장 많이 분석 의뢰하였고, 참돔/넙치(6건)로 조사되었다.
Fig. 2. The number of inspection case for fish species by region area for 2018.
통영시(2,256명), 거제시(1,378명), 남해군(674명) 순으로 양식 어업권자(종묘생산자 포함)가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제시와 남해군의 두 지역에서 양식어류에 대한 폐사피해 의뢰에 대한 부분을 비교하면 양식어업권자가 두 배 많은 거제시보다 남해군이 어류의 폐사피해에 대한 원인의뢰가 훨씬 많았다. 그리고 거제시에서는 다른 시·군과는 달리 어류품종보다는 굴,우렁쉥이와 같은 품종들이 많이 양식되어지고 있다. 이는 거제시와 남해군의 양식환경적 측면을 고려하여 볼 때 거제시가 남해군에 비해 환경적 변화가 많거나 양식 환경조건이 어류양식이외의 양식생물을 양식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어류에서 있어서, 수온·염분·용존산소 등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며 이런 환경적 요인의 변화가 어류에게 다양한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어류의 생리대사 활성, 성장 등과 같은 생리적 요인에 영향을 주거나 어류의 항상성 유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Do et al., 2016; Chin, 2018).
하동군 등 6개 시·군에서 의뢰한 시료들로부터 기생충, 세균등 질병 병원체의 감염현황을 Table 2에 나타내었다. 기생충성 질병의 감염경향을 보면, 분석한 시료의 종 혹은 분석 개체수의 차이는 있지만 각 시·군 중 고성군 및 사천시를 제외하고는 하동군 등 4개 시·군의 시료들에서 아가미흡충 혹은 체표흡충이관찰되었다(Table 2). 관찰되어진 기생충으로는 Microcotyle sebastis, Alella spp., Argulus spp., Longicollum pagrosomi, Cryptocaryon irritans, Dactylogyrus spp., Trichodina spp., Benedenia spp.로 조사되었다. 각 시·군마다 아가미흡충 혹은체표흡충의 감염경향을 보면 통영시에서는 아가미흡충보다는체표흡충의 감염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분석 개체수가 다른 품종에 비해 적지만 방어의 경우에는 Benedeniaspp.의 감염이 100%로 높게 나타났다. 남해군의 경우, 아가미흡충과 체표흡충의 감염이 있었지만 체표흡충 감염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조피볼락에서는 Argulus spp. 감염이 분석의뢰수가 많았던 통영시에서 보다 다소 높게 검출되었다. 그리고 거제시의 기생충 감염경향을 보게 되면, 분석 품종이 통영시 혹은 남해군에 피해 품종이 다양하지 않지만 기생충 감염경향이 분석의뢰가 많았던 이들 시·군과는 다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거제시의 기생충성 질병 감염빈도는 다소 낮았고 여러 종의 흡충들이 검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기생충은 양식생물의 생산에 있어서 손실을 유발하는 원인체로써 알려져 있고 이에 대한 생물학적, 생태학적 혹은 분류학적으로 많은 학문적 접근이 이루어졌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치사(mortality)를 유발하지 않는 기생충 감염에 관한 부분(감염률·감염경로·monitoring 등)은 부족한 점이 남아있다(Paperna, 1987; Scholz, 1999).
Table 2. No. of fish examined for the detection and pathogens isolated from culture fishes in 2018
Table 2. continued
세균성 질병감염을 보게 되면 대체적으로 6개 시·군에서 비브리오 세균의 검출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시·군마다 분석 개체수 혹은 품종이 서로 상이하여 통계화하기가 다소 어려운 점은 있으나 세균 동정 경향을 보면 대체적으로 비브리오 세균중 Vibrio harveyi 감염이 높게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비브리오병(Vibriosis)는 숙주(host)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병을 유발하는 기회성 세균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양생물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질병을 유발하는 일부 비브리오 세균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Gomez-gil et al., 2008; Frans et al., 2011;Froelich et al., 2017; Rubio-Portillo et al., 2018). Table 2의 세균동정 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세균 감염에 있어서 숙주(host)에 대한 특이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세균이 있는데 바로 Lactococcus garvieae이다. 이 세균은 다른 세균과는 달리, 다른 품종에서는 감염이 없이 숭어(striped mullet)에서만 주로 동정되었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해서는 참돔이리도바이러스(RSIV),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바이러스(VHSV) 등을 포함한 5 종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여부를 조사하였는데, 통영시와 남해군의 참돔(red seabream)과 돌돔(rock bream)에서만 RSIV에 대한 양성반응이 있었으며, 이 바이러스의 확정진단을 위하여 국립수산과학원 수산방역과에 정밀진단을 의뢰하여 참돔이리도바이러스 양성에 대한 확정진단 결과를 받았다. 참돔이리도바이러스는 수산생물질병관리법의 제3종 법정전염병 질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상의 결과에서 6개 시·군에서 분석되어진 질병감염 현황을 보게 되면, 시·군마다 의뢰품종 및 개체수가 상의하지만 대체적으로 기생충, 세균 등 각 병원체에 대한 단독감염보다는 혼합감염(기생충+세균 혹은 세균+바이러스 등) 경향이 높은 것을 알수 있다(Table 2). Jung et al. (2012)에 의하면, 품종에 따른 병원체 감염비율에 대한 비교분석에서 기생충 단독감염보다 세균/기생충 혼합감염이 높았으며 2종 이상의 병원체 혼합감염이 46.0%로 조사되었고, 하절기에는 기생충, 세균, 바이러스의 혼합감염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조사시기와 대상품종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점이 있고, 본 연구에서의 결과를 지금까지 보고된 질병감염 현황에 대한 연구결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양식어류 질병에 있어서 병원체 단독감염보다는 2종 이상의 혼합감염의 경향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병원체에 대한 감염양상 변화에 따라 양식생물의 질병 치료에 있어서도 접근방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과거에는 양식생물이 기생충 혹은 세균 등 단독으로 인한 질병 발생으로 이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항생제 투여, 백신주사 등)으로 치료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양식생물에서 단독감염 비율보다 2종 이상의 혼합감염 비율이 높게 발생하고 있어 질병치료 혹은 예방방법으로 혼합감염(co-infection)에 대한 메카니즘을 이용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혼합감염 메커니즘은 서로 다른 병원체가 양식생물에 혼합감염(co-infection)을 하게 되면 한 병원체감염으로 인하여 숙주인 양식생물에서 면역체계의 변화가 유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병원체 감염에 대한 synergistic 혹은 antagonistic으로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Atlantic salmon에서 Aliivibrio wodanis와 Moritella viscosa는 서로 antagonistic interaction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Chinook salmon에서 Renibacterium salmoninarum과 Aeromonas hydrophila는 synergistic interaction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Nakai and Park, 2002; Kotob et al., 2016; Moore and Jaykus, 2018). 따라서, 서로 다른 병원체에 대한 synergistic 또는 antagonistic interaction에 대한 기초연구를 통하여 양식생물의 혼합감염(co-infection) 메카니즘을 이용함으로써 병원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조사결과를 통하여, 경남해역 양식품종에 대한 병원체감염현황에 대한 기초자료로 제공함과 동시에 질병발생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양식생물 질병대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 사
본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수산생물 방역체계구축 사업(R2019058)」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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