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소재 물성을 설계하기 위한 원자 단위로 얇은 결정 박막의 적층

  • 김철주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 Published : 2019.10.01

Abstract

Keywords

1. 서론

소재 내 전자의 물성은 소재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배열 구조에 의해서 좌우된다. 특히 물질 내 본질적인(intrinsic) 전자 구조의 제어는 매우 작은 크기인 원자 단위 크기에서 물질 구조를 바꿀 수 있어야 만이 가능하다. 예컨대 광학 소재의 경우 빛의 파장 크기 범위에서 소재의 구조를 선택할 수 있으면 물질 내 빛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 구조를 바꾸고자 할 경우에는 훨씬 작은 크기의 전자 파형의 크기 범주에서 소재 구조를 제어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따라서 기존 전자 소재의 성능 최적화나 새로운 전자 소재의 발견을 위한 고민은 다음의 질문으로 귀결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원자 단위에서 소재의 구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원자 배열 구조를 지닌 전자 소재를 인위적으로 형성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순차적 증착법이다. 현재 원자 단위에서 두께가 제어된 균일한 박막 소재를 증착하기 위한 분자선 결정 성장법(molecular beam epitaxy),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그리고 유기금속화학증착법(metal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 등 다양한 물리적 혹은 화학적 증착법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 때 서로 다른 화학 조성의 박막을 순차적으로 적층을 함으로써 원자 단위에서 구조가 제어된 소재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용하여 높은 전자 이동도를 지닌 원자 구조가 인장된 Si:Ge/Si 트랜지스터부터 AlGaN/GaN 계면에서의 2차원 전자 가스(2 dimensional  electron gas), 그리고 III-V족 반도체 초격자에 기반을 둔 양자 폭포 레이저까지 다양한 전자 소재 및 광전 소재의 개발이 이루어 졌다. 본 접근법에서는 먼저 증착된 박막이 이어서 증착되는 박막의 성장 조건하에서 화학적으로 안정해야 하고 두 이종 소재 간 격자 상수도 유사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따른다. 

흥미롭게도 지난 수 년간 원자 단위로 얇은 결정 박막(결정 초박막)들을 먼저 합성한 후에 이를 성장 기판으로부터 분리하고 한 층씩 전사하여 적층하는 순차적 적층법이 주목받고 있다 [1] (그림 1). 이 경우 적층되는 결정 초박막 간에 공유 결합과 같은 강한 화학 결합이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이종 소재 각각의 합성 조건 혹은 격자 상수가 상이한 경우에도 배열이 가능하여 기존의 순차적 증착법으로 구현 불가능한 구조도 만들 수 있다. 마치 기존의 방법이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방법이라면 이 방법은 종이를 겹쳐 쌓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자 단위의 구성 요소(building block)를 조립하여 전체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극한 크기에서 매우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그림1 ► 일반적인 박막 증착법과 결정 초박막의 순차적 적층법의 비교.

2. 결정 초박막의 순차적 적층

2.1. 원자 단위로 얇은 결정 구성 요소

일반적으로 순차적 적층법에 사용되는 결정 초박막은 그림 1 우측에 보이는 바와 같이 측면 방향으로 강한 화학 결합을 이루고 표면은 자가 부동화(self-passivation) 성질로 안정한 구조를 띄고 있다. 따라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여 전사할 때도 구조를 유지할 수 있으며 적층할 때 다양한 계면을 만들 수가 있게 된다. 이러한 결정 초박막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금속, 반도체부터 절연체까지 다양한 크기의 밴드갭을 가진 전자 구조의 물질들이 순차적 적층법에 활용이 가능한 구성 요소 라이브러리에 속해 있다. 또한 초전도나 자성체 같은 특이 물성을 지닌 구성 요소들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 구성 요소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높은 결정성과 순도, 원자 단위에서 제어된 두께 그리고 균일한 결정 방향성 등이 있다. 먼저 신뢰성이 있고 우수한 전기적 혹은 광학적 성질을 얻기 위해서는 박막의 결정 도메인들의 물성에 따라 주어지는 특유 길이(characteristic length; 예: 전자의 평균 자유 경로)보다 커야 하고 외부 불순물에 의한 도핑 정도도 정밀하게 제어 되어야 한다. 특히 결정 초박막의 경우 극도로 작은 부피로 인해서 결정 결함 요소에 훨씬 민감하게 성질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로 구성 요소의 두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전자 파형 크 기에 근접하는 두께를 지닌 초박막 소재에서는 그 안에 전자 에너지 레벨이 두께에 따라 변화하는 양자 장벽이 형성되는 일반적 현상에 기인한다. 나아가 결정 초박막에서는 그 두께가 심지어 결정의 단위 격자 크기보다 작아질 수 있어 두께에 다른 물성 변화가 단조롭지 않고 특성 두께 이하에서는 두꺼운 벌크 상태의 소재와는 매우 상이한 결정 대칭성이나 전자 밴드 구조로 인한 급격한 물성 변화가 야기될 수 있다. 예로서 단일 두께의 이황화몰리브덴의 경우 직접 천이 밴드갭(direct band gap)을 지녀 우수한 발광(photoluminescence)를 보이는 반면 2층 두께의 박막은 간접 천이 밴드갭 (indirect band gap)을 지니고 있어 발광 효율이 매우 낮은 경우를 들 수 있다 [2]. 마지막으로 결정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외부 인자에 따른 물질의 반응 정도를 정량화한 계수 중 많은 경우는 결정 방향에 의존적이다 [3,4]. 따라서 전체적인 구성 요소의 결정 방향이 일정해야 원하는 물성을 순차적 적층 후에도 기대할 수가 있게 된다.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구성 요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벌크 소재로부터 분리를 통해 얻는 top down 방식과 분자 레벨 전구체의 자기 조립을 통해 합성하는 bottom up 방식이 존재한다. 첫번째 방법의 대표적인 경우는 테이프를 이용해 벌크 상태의 단결정에서 일부분을 원하는 두께가 얻어질 때까지 박리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법은 높은 결정성과 순도를 지닌 구성 요소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얻어지는 구성 요소의 크기가 보통 센티미터 단위인 벌크 상태 단결정의 크기보다 작게 제한되고, 또한 원자 단위에서 박리되는 두께를 제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무작위로 얻어진 박리 후 샘플 중에 원하는 부분을 선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그 생산 효율이 매우 낮다. 따라서 주로 작은 규모에서의 아이디어 검증에 주로 활용이 되고 있다. 반면 bottom up 방식으로 합성된 박막은 결정 결함이 고품위 단결정에 비해 떨어지나 매우 높은 수율을 기대할 수 있어 응용에 적합하여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2. 균일한 결정 초박막의 합성

화학 기상 증착법은 촉매 표면 상에서 기상 전구체의 화학 반응에 기반하여 대면적 상에서 균일한 결정 초박막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박막과의 상호 작용인 큰 기판 표면에서는 안정한 핵 생성에 필요한 임계 크기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촉매 반응으로 표면에서는 핵 생성이 보다 촉진되어 효율적인 박막 합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표면 선택적 반응은 자기 제한적(self-limiting)하여 단일 원자 혹은 단일 분자 두께의 균일한 박막을 제공하게 된다. 이 때 성장 기판은 표면 선택적 증착이 가능하도록 우수한 촉매 효과와 합성 소재와의 충분한 상호 인력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 그러나 촉매 효과나 반응성이 너무 높아 화학 반응이 자기 제한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경우는 지양해야 하며 합성 조건 하에서 기판이 구조적으로도 안정적이어야 한다. 예컨대 단원자 층의 그래핀을 합성하는 경우 니켈 기판을 이용하게 되면 니켈 금속이 합성 조건하에서 높은 탄소 용해도를 지니고 있어 표면 선택적 반응과 그에 따른 균일한 두께의 그래핀 합성은 결과로 기대하기 어렵다 [5]. 기판 선정에 이어 전구체의 경우에는 미세한 유량 조절이 가능해야 하고 요구되는 온도 압력 하에서 화학 반응 또한 가능해야 한다. 현재는 표 1에 정리된 바와 같이 초기에는 bottom up 방식으로 만들어져 온 많은 종류의 결정 초박막들에 대해 적합한 합성 기판과 전구체가 탐색되어 대면적 합성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5-8].

표1 ► 결정 초박막 합성을 위한 성장 기판과 기상 전구체.

이에 더 나아가 결정방향이 제어된 박막의 합성이 지속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를 위한 일반적인 방법은 에피탁시 성장법으로 성장 기판으로 단결정의 기판을 직접 이용하거나 혹은 다결정의 기판을 열처리를 통해 단결정 상으로 만든 기판을 이용하게 된다. 해당 표면상에 화학 기상 증착법을 수행함으로써 결정 구조가 정렬이 된 원자 두께로 얇은 박막을 합성하게 된다 (그림 2(a)). 이 때 초기 핵생성 시에 특정 방향으로 박막의 결정이 한번 정렬되고 난 후에는 핵으로부터 성장되는 결정들이 수직 방향으로 비공유 결합으로 연결된 기판과의 약한 상호 인력보다는 수평 방향으로 핵과의 강한 공유 결합에 의해 결정 방향성이 결정지어지게 된다 (그림 2(b)). 그리고 기판 표면의 원자 구조가 초박막의 격자 구조와 그 크기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약학 상호 인력을 띄고 있기 때문에 격자 상수 차이에 의한 박막 결정 결함 생성이 최소화되게 된다. 이렇게 합성된 결함이 적고 결정 방향이 정렬된 박막의 경우 전체적으로 단결정과 유사한 전자 구조를 띄게 된다. 최근에는 에피탁시 성장을 위한 대면적의 성장 기판을 재결정화하는 방법으로 기판을 인장하는 방법 [9], 단결정을 초기 성장 핵으로 이용하는 방법 [10] 등이 개발되어 공정 수율을 높이고 있다.

그림2 ► 그래핀의 에피탁시 성장[a] 재결정화를 통한 단결정의 기판 형성과 그래핀 성장 공정 과정 [b]에피탁시로 성장된 그래핀의 암시야 투과 전자 현미경 사진

2.3. 결정 초박막의 layer-by-layer 적층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우 균일한 구조(두께, 결정성)의 결정 초박막들은 성장 기판으로부터 분리되어 임의의 표면으로 전사가 가능하다. 그리고 순차적 적층으로 동종 혹은 이종 물질을 원자 단위에서 배열할 수 있게 된다. 순차적 적층법의 방법은 성장된 박막을 기판으로부터 분리하는 과정에 따라서 크게 화학적 공정에 기인한 방법과 기계적 공정에 기인한 방법으로 나뉘게 된다 [11]. 전자의 경우 박리 과정에서 성장 기판의 선택적 식각을 통해서 결정 초박막만 남기게 된다 (그림 3(a)). 이 때 결정 초박막의 구조를 전사 과정에서 유지하고 또한 박막의 제어를 쉽게 하기 위한 지지층이 박막 위에 추가로 형성되어 활용된다. 임의 기판으로 박막 전사 후에는 지지층은 마찬가지로 화학적 식각을 통해 없애게 된다. 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순차적 적층법이 이루어 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종류의 결정 초박막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다. 따라서 다른 성장 기판에서 성장된 박막을 다양한 화학 반응을 통해 에칭을 할 경우에도 그 구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결정 초박막 성장시 성장 기판을 선택함에 있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성장 기판이 식각 과정에서 소실된다는 점과 화학 공정 상에서 많은 분순물이 유발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일부 화학 공정에 매우 취약한 결정 초박막의 경우들은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림3 ► 결정 초박막의 성장 기판으로부터 박리 공정 [a]성장 기판의 화학적 식각을 통한 박리법[b] 전사층과의 상호 인력을 이용한 기계적 박리법 [c]게르마늄 기판에 성장된 대면적 그래핀의 기계적 박리.

반면 후자의 경우 결정 초박막 A를 지지층과의 상호 인력을 통해 기계적으로 분리한 뒤에 분리된 지지층/결정 초박막 A를 적층하고자 하는 다른 결정 초박막 B 위에 전사하고 이를 다시 박리하는 방법을 반복하여 적층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그림 3(b)). 이 경우는 성장 기판의 재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각 결정 초박막 간의 계면 형성 과정에 화학적 공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원자 단위에서 깨끗하고 제어된 구조의 최종 소재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12]. 다만 이 경우는 성장 기판과 결정 초박막 간의 상호 인력이 기계적 박리가 쉽게 일어날 만큼 매우 약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 적용 가능한 성장 기판의 종류가 매우 제약적이다. 최근에는 실리콘 산화물 표면 위에 성장된 전이 금속 디칼 코게 나이드(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s)가 기계적 박리법에 기인한 순차적 적층이 가능함이 보고되었고 이를 이용해 원자 단위에서 배열 구조가 제어된 박막 소재가 대면적 상에 구현된 바 있다 [13]. 또한 그래핀의 경우에도 최근 게르마늄 기판에서 성장된 경우 매우 약한 기판과의 상호 인력을 지니고 있어 해당 접근법이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그림 3(c)) [14]

2.4.  새로운 구조적 자유도 : 결정 초박막 간 뒤틀림 각도 

앞서 기술된 화학적 그리고 기계적 박리에 기반한 적층법들을 활용하여 결정 초박막들을 결정 방향을 제어하며 적층하면 결정 구조(결정 방향, 결정 대칭성)가 선택된 소재를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적층되는 결정 초박막들의 높은 대칭성의 축들을 기준으로 각 층간에 방향성이 서로 뒤틀려 있을 경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소위 결정 초박막간 튀틀림 각도,  θcon 라는 구조적 자유도는 기존의 일반적인 순차적 증착법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구조 제어 파라미터이다. 이 θcon 의 인위적 제어는 같은 화학 조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전혀 다른 결정 구조를 지닌 수많은 종류의 소재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두 장의 그래핀이 서로 θcon를 가지고 적층된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핀의 육방정 결정 대칭을 고려하면 θcon의 값은 -30도에서 30도 사이에서 정해진다. 이 경우 θcon 가 0도나 ±30도가 아닐 경우에는 전체 구조 내에 거울 대칭면이나 inversion center가 존재하지 않은 카이랄(chiral) 결정 대청성이 얻어지게 된다. 그리고 θcon의 부호가 서로 다른, 즉 뒤틀림의 각도는 같지만 회전 방향성이 반대인 경우에는 서로 거울 대칭상을 띄는 두 개의 상이한 소재가 만들어 지게 된다 (그림 4(a)). 이 밖에도 θcon가 30도일 경우에는 준결성상(quasicrystal)이 만들어 지는 등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결정 구조의 초박막이 설계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결정 초박막이 적층되는 경우에도 θcon 에 따라서 구현 가능한 소재의 가짓수가 늘어나게 된다. 예컨대 그림 4(b)에 묘사된 바와 같이 단일층의 이황화 몰리브덴 결정 박막이 적층되는 경우를 예로 들면 두 층이 서로 뒤틀림 각도 없이 적층될 경우(Type A)에는 전체 구조가 inversion center 없이 non-centrosymmetric하 다. 그렇지만 60도의 각도를 가지고 적층될 경우에는 centrosymmetric한 구조를 지니게 된다. (Type B) θcon 의 제어는 3.2파트에서 기술하게 될 전자 물성의 인위적 설계에 활용 가능하다.  

그림4 ▶ 적층되는 결정 초박막 간 뒤틀림 각도 제어를 통한 최종 구조 다변화 (a) 카이랄 구조의 뒤틀린 이층 그래핀 박막, (b) Non centrosymmetric 한 MoS2 이층 박막과 Centrosymmetric 한 MoS2 이층 박막.

3.  결정 공학 기술을 이용한   초박막 전자 소재 설계

3.1 전자 밴드 구조 제어

서로 다른 전자 구조를 지닌 결정 초박막을 배열함으로써 소재의 전자 에너지 밴드 구조 제어(band structure engineering)를 할 수 있다. 이는 현재 다양한 응용 분야의 핵심 전자 소재를 설계하는 방법이며 기존의 순차적 증착법으로도 많은 구조가 구현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순차적 적층법의 경우에는 보다 정밀한 원자 단위에서 제어가 가능하며 기존 방법으로는 계면 형성이 어려웠던 이종 소재도 결합하여 새로운 전자 에너지 밴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각 구성 요소 간에 약한 상호인력만이 작용하기 때문에 두 층의 전자 구조가 하나로 융합되기 보다는 본래의 전자 구조를 대부분 유지하며 계면에 걸쳐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는 전자 에너지 밴드 구조의 구현이 가능하다. 그림 5(a)에 묘사된 바와 같이 적층이 가능한 결정 초박막들은 다양한 서로 다른 에너지 밴드를 지니고 있다.[15]이를 배열하면 계면을 이루고 있는 두 구성 요소 A와 B의 전자 에너지 레벨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서 A의 밴드갭 내에 B의 밴드갭이 위치하는 Type I, A의 밴드갭 내에 B의 conduction 밴드 혹은 valence 밴드 중 하나만 위치를 하는 Type II 마지막으로 서로 밴드갭이 전혀 겹쳐지지 않는 Type III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림 5(b)). 각 경우 다른 밴드 구조에 따라서 외부 에너지로 여기된 전자와 전공이 같은 곳으로 이동하는 에너지 전이(Type I), 각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전하전이(Type II) 마지막으로 외부에서의 에너지 인가 없이도 자발적으로 전하 전이(Type III)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에 기반하여 각각 발광 소자(light emitting diode), 광전 소자(photovoltaic device) 그리고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high-electron-mobility  transistor) 등의 핵심 소자 구현이 가능하다. 

그림5 ▶ 결정 초박막의 에너지 밴드 구조 (a) 다양한 결정 초박막의 에너지 밴드 구조, (b) 반도체 이종 접합 구조의 에너지 밴드 구조에  따른 분류표.

순차적 적층법을 이용하면 전자 레벨의 에너지 준위를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정 모멘텀(crystal momentum)도 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θcon 가 0도일 경우 계면을 이루고 있는 두 결정 초박막들의 에너지 준위가 각각 같은 모멘텀을 가지고 있지만 θcon 가 존재하는 경우 두 전자 에너지 준위의 모멘텀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전자 밴드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공명 터널 다이오드(resonant tunnel diode)와 같은 양자 소자의 제작도 보고 되었다. 두 장의 그래핀 박막이 절연체의 육방정 질화 붕소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 각 그래핀 결정 간에 전도 전도도는 방향 간 θcon 에 따라서 특정 인가 전압 하에서 활성화 되게 된다 [16]. 본 예는 순차적 적층법이 기존의 박막 증착법과 비교하여 전자 소재 설계 면에서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능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림 6(a)).

그림6 ▶ 초박막 소재의 결정 구조에 따른 소재 물성 제어 예시 (a) 그래핀/육방정 질화 붕소/그래핀 구조에서 두 그래 핀 사이 θcon 에 따라 동작 전압이 결정되는 공명 터널 다 이오드, (b) 카이랄 이층 그래핀에서 측정된 원편광 이 색성 스펙트럼.

3.2  결정 공학 기술을 이용한 결정성에 의존  적인 물성 제어

결정 공학 기술(crystal engineering)은 일반적으로 구성 요소인 분자들 간의 상호 인력이 Van der Waals 힘이나 수소 결합 같은 약학 상호 인력으로 이루어진 분자 결정에서 분자들의 배열 구조를 제어함으로써 전체 결정 구조와 관련된 물성을 설계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 경우 개별의 분자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면적 상에서 원자 단위 혹은 분자 단위 제어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실증이 어려웠다. 하지만 결정 초박막의 순차적 적층법은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앞서 2.4파트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θcon 로 제어되는 전체 결정 구조와 그에 의존적인 물성들이 바뀌게 되어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예로써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θcon 가 0도인 다층 그래핀 박막의 경우 비카이랄(achiral) 구조로 편광된 빛이 입사될 때 빛의 편광성이 바뀌지 않지만 θcon 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카이랄 구조로 빛의 편광성을 바꾸어주는 편광판의 성질을 띄게 된다 (그림 6(b)) [17]. 또한 다층의 이황화 몰리브덴 결정 박막의 경우에도 θcon가 0도인 non-centrosymmetric 소재에서는 압전 성질(piezoelectricity)과 광학적 제이 배음 발생(second harmonic generation) 같은 물성이 관찰되나 θcon가 60도인 경우에는 centrosymmetric 구조로 앞에 성질이 사라지게 된다 [3,18,19].

4. 맺음말 

결정 초박막의 순차적 적층법은 개발 초기로 기존의 분자선 결정 성장법, 원자층 증착법 그리고 유기금속화학증착법 등의 증착기술과 같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적층을 위한 결정 초박막이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양산과는 거리가 있으며 또한 적층이 현재는 수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그 생산 효율이 매우 낮다. 앞으로 고품위 결정 초박막의 대량 생산 기술 그리고 자동화 적층 장비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개발이 된다면 이는 기존의 전자 소재를 결정 초박막와 융합하여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20,21] 새로운 형태의 나노 신소자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으로서 [22]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응용 한계는 우리의 상상력에 의해서만 정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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