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17년도 대한민국 넙치 생산량은 약 41,207톤으로 전체 어류양식생산량의 47.7%를 차지하고 생산금액은 약 5,845억원에 달한다(KOSIS, 2017a). 고부가가치를 지닌 만큼 넙치 양식에 대한 체계적인 지침이 필요하다. 양어사료는 어류양식의 생산원가에 약 49.6%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KOSIS, 2017b). 하지만 국내에서의 배합사료 공급량과 방법은 양어장마다 천차만별이다. 넙치용 배합사료의 체계적인 공급방법 확립을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Kim et al., 2011; Oh et al., 2013; Kim et al., 2015a; Kim et al., 2015b). 해외 수산 선진국들은 다양한 어종에 대한 배합사료 적정공급량을 이미 정립하였다(NRC, 2011). 국내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이 2015년도에 ‘넙치 배합사료 공급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하지만 적정 사료크기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대부분의 배합사료회사에서는 넙치 크기에 따른 적정 사료크기를 명시한 사료급여율표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초연구가 미비하여 근거확립이 필요한 실정이다(Oh et al., 2013).
사료의 크기는 어류의 성장과 사료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소화관을 통과하는 시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Dab-rowski and Bardega, 1984; Hasan and Macintosh, 1992; Hos-sain et al., 2000). 큰 사료는 작은 사료보다 일반적으로 소화 흡수율이 낮다. 위산과 효소에 대한 상대적 표면적이 작기 때문이다(Jobling, 1987). 하지만 넙치의 경우에는 큰 사료가 작은 사료에 비해 사료섭취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Heo, 2011). 큰 사료는 작은 사료에 비해 한 회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Kim et al., 2015b).
어류는 성장단계에 따라 영양소 요구량이 다르다(Webster and Lim, 2002). 이전 연구에서 넙치의 성장단계에 따른 적정 사료크기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Heo, 2011), 시판 배합사료가 실험사료로 사용되었고, 실험사료의 크기에 따라 각 영양소 함량이 달랐다. 결과적으로 사료크기뿐만 아니라 영양소의 함량차이가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영양소 함량을 동일하게 배합한 EP 배합사료의 크기가 치어기, 육성기, 미성어기 넙치의 성장과 육성기 넙치의 소화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어 및 사육관리
각 성장단계별 사양실험에 사용된 넙치는 제주시 소재 한라수산에서 구입되었다. 실험어는 2주 동안 2000 L 사각수조에서 순치되었다. 순치된 실험어는 각 성장단계별 사양실험에 사용하였다.
실험 1은 치어기 넙치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실험에 사용된 넙치 평균무게는 62.2±0.05 g이었다. 12개 250 L 원형 poly-propylene 수조에 수조당 30마리씩 각 실험구 마다 3반복으로 배치되었다. 사양실험은 8주간 진행되었다.
실험 2는 육성기 넙치를 대상으로 사료크기가 성장과 소화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실험에 사용된 넙치 평균무게는 150±1 g이었다. 12개 2000 L 원형 polypropyl-ene 수조에 수조당 36마리씩 각 실험구 마다 3반복으로 배치되었다. 사양실험은 6주간 진행되었다.
실험 3은 미성어기 넙치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실험에 사용된 넙치의 평균무게는 299±1 g이었다. 12개 2000 L 원형polypropylene 수조에 수조당 30마리씩 각 실험구 마다 3반복으로 배치되었다. 사양실험은 6주간 진행되었다.
모든 사양실험에서 실험사료는 1일 2회(9:00, 17:00)에 나누어 실험어가 사료를 섭이하지 않을 때까지 만복으로 공급되었다. 사료공급 후 남아있는 사료는 회수되어 건조 후 무게가 측정되었다. 사육수는 모래여과된 해수가 사용되었다. 사육수온은 자연수온에 의존하였다. 사양실험 동안의 평균수온, 최저수온, 최고수온은 Table 1에 나타내었다. 유수량은 실험 1에서 13 L/min, 실험 2와 3에서 33 L/min로 조절되었다. 각 실험수조마다 공기발생기(aeration)를 설치하여 용존산소를 유지하였다. 광주기는 형광등을 이용하여 12L:12D 조건으로 유지되었다.
실험사료
실험 1에서는 조단백질, 조지질, 조회분 함량이 동일한 넙치용 시판 배합사료(Flatfsh Super, Suhyup feed, Korea) 4종이 사용되었다. 실험 2와 3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에서 압출성형기(ATX-2, Fesco, Pohang, Korea)로 성형한 extruded pellet (EP) 형태의 부상사료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실험 2의실험사료는 사료 내 1%의 chromium oxide (Cr2O3, Sigma)가 첨가되어 제조되었다. 실험 1, 2, 3에 사용된 사료의 크기와 일반성분분석 결과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 1. Experimental condition and proximate composition of the experimental diets for olive founder Paralichthy olivaceus (% of DM basis)
어체측정
사양실험 종료 후 증체율, 일간성장률, 생존율을 조사하기 위하여 24시간 절식시킨 후 실험어의 무게와 마리수를 측정하였다. 어체측정 후, 사료섭취량을 조사하여 사료전환효율과 단백질이용효율을 계산하였다.
일반성분분석
실험사료와 분의 수분과 조회분 함량은 AOAC (2000) 방법을 토대로 상압가열건조법(125℃, 3 h)과 직접회화법(550℃, 4 h)으로 분석되었다. 조단백질은 자동조단백질분석기(Kejtec sys-tem 2300, Sweden)를 이용하여 분석되었다. 조지방은 Folch et al. (1957)의 방법을 기반으로 하여 분석되었다.
외관상 소화율 측정
사료 크기에 따른 소화율 측정을 위해 평균무게 200 g 내외의 넙치를 이용하여 외관상소화율을 조사하였다. 소화율 측정 실험에 사용된 넙치는 1주 동안 400 L 소화율 실험수조(Guelphsystem)에서 실험사료로 순치되었다. 사육수는 모래여과해수로 카트리지필터를 이용하여 한번 더 여과한 후 사용되었다. 실험어는 각 사료실험구당 50마리씩 배치되었다. 사료는 분 수집16시간 전에 만복 공급되었다. 사료 공급 30분 후, 분수집용 실험수조에 남아있는 사료 찌꺼기 및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환수를 하였다. 환수 후, 각 실험수조마다 분 수집병을 설치하였다. 익일 오전에 분 수집을 위해 여과지를 이용하여 해수를 제거하고 남아있는 분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분은 -40℃저온 냉동고에 보관되었다. 수집된 분은 동결건조되어 분석에 사용되었다. 실험사료와 분의 chromium oxide (Cr2O3) 함량은 Divakaran et al. (2002)의 방법으로 분석되었다. 실험사료에 대한 외관상소화율은 아래의 식으로 계산되었다.
Apparent digestibility coefficient of dry matter
=100-100×(% Cr2O3 in diet/% Cr2O3 in feces)
Apparent digestibility coefficient of nutrien
=100-100×(% Cr2O3 in diet/% Cr2O3 in feces)
×(% nutrient in feces/% nutrient in diet)
통계처리
완전확률계획법(Completely randomized design)으로 세 가지 실험의 실험구가 배치되었다. SPSS (Version 12.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One-way ANOVA로 성장결과가 통계 분석되었다. 결과 값(mean±SD)의 유의차는 Duncan’s multiple test (P≤ 0.05)로 비교 분석되었다. 백분율 값은 arcsine 변형 값으로 계산되어 통계분석에 이용되었다.
결 과
실험 1에 대한 성장결과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사료전환효율과 생존율은 사료크기에 유의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증체율과 일간성장률은 5 mm, 6 mm 실험구가 3 mm 실험구보다 유의적으로 높았다. 단백질전환효율은 5 mm 실험구가 3 mm 실험구보다 유의적으로 높았다. 사료섭취량은 사료 크기가 커짐에 따라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Table 2. Growth performance of juvenile olive founder Paralichthys olivaceus fed the commercial diets in different pellet sizes for 8 weeks in Exp-I
실험 2에 대한 성장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생존율은 모든 실험구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종무게와 증체율은 가장 크기가 작은 4 mm 실험구가 크기가 큰 타 실험구들에 비해 유의적으로 낮았다. 일간성장률은 4 mm 실험구에 비해 13 mm 실험구가 유의적으로 높았다. 사료섭취량과 일간 사료섭취율은 4 mm 실험구가 유의적으로 가장 낮았다. 사료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사료섭취량도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4 mm, 9 mm 실험구가 11 mm, 13 mm 실험구에 비해 사료효율이 유의적으로 높았다.
Table 3. Growth performance of growing olive founder Paralichthys olivaceus fed the experimental diets in different sizes for 6weeks in Exp-II
실험 2의 실험사료를 이용한 소화율 실험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내었다. 건물소화율은 9 mm실험구가 가장 낮았고, 4 mm 실험구가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단백질소화율은 사료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단백질소화율 값이 감소하였다. 에너지소화율은 사료크기가 가장 작은 4 mm 실험구가 타 실험구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았다. 지질소화율은 각 실험구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Table 4. Apparent digestibility coeffcients of dry matter, protein, lipid and energy of the experimental diets in different pellet sizes in grow-ing olive founder Paralichthys olivaceus 1
실험 3에 대한 성장결과는 Table 5에 나타내었다. 실험어의 최종무게, 증체율, 일간성장률, 사료전환효율, 단백질전환효율, 생존율에서 각 사료크기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료의 크기가 커질수록 사료섭취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6 mm 실험구가 9 mm 실험구에 비해 사료섭취량과 일일사료섭취율이 유의적으로 높았다.
Table 5. Growth performance of sub-adult olive founder Paralichthys olivaceus fed the experimental diets in different pellet sizes for 6weeks in Exp-III
고찰
Heo (2011)는 치어기, 육성기, 미성어기 넙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료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성장률과 사료효율이 증가된다고 보고하였다. 북극 곤들매기(Salvelinus al pinus)와 대서양 넙치(Hippoglossus hippoglossus)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실험사료의 크기가 증가될수록 성장률과 사료효율이 증가하였다(Tabachek, 1988; Helland et al., 1997). 반면, 조피볼락(Sebastes schlegelii)과 무지개송어(Oncorhynchus mykiss)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료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성장률이 감소하였다(Bailey and Alanärä, 2006; Oh et al., 2013). 타 어종과 넙치는 다르게 비교적 큰 사료를 쉽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사료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어류의 성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되었다(Kim et al., 2015b). 본 연구결과에서도 실험 1과 실험2에서 사료의 크기가 증가될수록 넙치의 성장률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온은 어류의 먹이 섭취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적정 수온은 어류의 활동성을 증가시켜 대사율과 사료섭취율을 증가시킨다(NRC, 2011). 반대로 낮은 수온에서는 어류의 활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넙치의 최적 사육수온은 21-24℃이다(Son et al., 2006). 저수온기(9-16℃)에 미성어기 넙치를 이용한 이전 연구에서는 사료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성장률이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Heo, 2011). 작은 사료는 큰 사료에 비해 한회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저수온기에 넙치는 활동성이 줄
어들어 작은 크기의 사료를 만복섭취하기는 힘들다. 작은 크기의 사료는 큰 크기의 사료에 비해 사료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어류의 성장률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실험 1은 최저수온이 16.8℃로 나타났으며, 평균수온은 19.8℃로 나타났다. 성장의 차이가 분명한 이유는 수온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실험 2와 실험 3은 적정수온(24.1℃, 21.7℃)에서 수행되었다. 실험 2에서 크기가 매우 작은 4 mm 실험구를 제외한다면 9 mm-13 mm 사료 크기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실험 3은 저수온기에 이루어진 Heo (2011)의 연구(423-530 g)와 유사한 크기(299-500g)로 진행되었으나 저수온기 연구와는 다르게 성장률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적수온기에서의 넙치는 비교적 크기가 작은 입자의 사료라도 여러 번 섭취함으로써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료 크기에 따른 넙치의 성장률에 관한 향후의 연구는 수온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수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실험 1, 2, 3에서 사료섭취량은 사료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였다. 넙치는 수조 바닥에 머물러 있다가 떠올라 사료를 먹고 다시 바닥으로 내려간다(Kim et al., 2015b). 작은 크기의 사료 공급은 넙치가 만복까지 도달하기 어렵고, 섭취 시간과 활동량을 증가시켜(Heo, 2011; Kim et al., 2015b) 에너지 소비에 따른 성장 저하가 일어 날 수 있다. 사료크기가 사료섭취량에 미치는 영향은 실험 2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수협사료에서 제시한 ‘권장 급여율표’에 따르면 실험 2의 초기무게인 150 g 넙치의 권장 사료 크기는 7.3-7.8 mm이다. 최종무게인 300 g 넙치의 경우 8.8-9.4 mm이다. 실험 2에서의 4 mm 실험구는 권장 사료 크기보다 매우 작은 크기이다. Heo (2011)는 작은 크기의 사료가 큰 크기의 사료보다 사료섭취시간이 길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Grant (1993)의 연구에서는 사료 공급시간의 증가가 경쟁심이 강한 어류 개체들(competitive individuals)에 의한 사료의 독점을 야기시킨다고 보고하였다. 몇몇 특정 개체의 사료에 대한 독점은 다수의 경쟁에 뒤쳐지는 개체를 발생시켜 전체적인 사료섭취량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소화율은 사료효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화율이 낮은 경우 사료효율도 낮게 나타난다(Kim et al., 2013; Kim et al., 2018). 사료의 크기는 사료효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다(Oh et al, 2013). 실험 2에서 사료효율은 4 mm 실험구가 11 mm, 13 mm 실험구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았다. 이는 사료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소화효소와의 접촉 및 작용면적이 감소하여 소화율이 저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Sedanza et al., 2017).
본 연구 결과, 저수온에서 60-150 g 넙치는 5 mm 크기의 사료가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적수온에서 150-500 g 넙치는 9 mm 크기의 사료가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저수온에서는 적수온에서의 적정사료크기보다 비교적 큰 사료를 공급하는 것이 넙치의 성장과 사료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넙치에서의 보다 정확한 적정 사료크기를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온 조건하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결과는 향후의 넙치 사육기술개발과 배합사료공급체계를 확립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사사
이 논문은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시험연구사업(R2015016) 및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이며 연구비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논문은 2018 제주대학교 학술진흥연구비로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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