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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fying the Causes of Nutrition Inadequacy in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and Korean Spouses through Qualitative Research

질적연구조사를 통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의 영양불량 원인 규명

  • Joe, Mee-Young (Foodservice Management Lab, Symbiotic Life Tech Research Institute, Yonsei University) ;
  • Hwang, Ji-Yun (Dept. of Food Service Management & Nutrition, Sangmyung University)
  • 조미영 (연세대학교 심바이오 라이프텍(급식외식경영연구실)) ;
  • 황지윤 (상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Received : 2019.01.07
  • Accepted : 2019.01.25
  • Published : 2019.02.02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possible causes of nutritional inadequacy in Vietnamese immigrant women married to Korean husbands. Qualitative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a sample of 34 Vietnamese marriage immigrant women and 17 Korean spouses participating in or having experienced Nutrition Plus from four Community Health Centers in Seoul, Korea. The study results showed that the nutritional staus of the Vietnamese marriage immigrant women was affected by the unfamiliar Korean food (cultural factor), low household income (economical factor), difficulty in purchasing Vietnamese food (environmental factor), and low accessibility to nutrition support systems (social factor). The Korean husbands' nutritional status was affected by the unfamiliar Vietnamese food (cultural factor), low household income (economic factor), and irregular working conditions (social factors). Nutritional interventions as a public service to the community needs to be developed and applied. Suggestions are presented regarding the future efforts to better understand and meet the nutrition needs of intermarried couples to respond to their heterogeneous needs and deliver adequate nutrition service to ever increasing intermarried families.

Keywords

서론

국제결혼 증가로 한국 사회는 전통적 단일민족 사회가 아닌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2000년 이후 크게 증가하여 2016년 기준 약 159,501명이며, 성별로는 여성이 82.0%(130,773명)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16). 그러나 보건정책의 근간이 될 다문화 가정의 보건실태에 관한 근거자료 부족으로 약 16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국민에 대한 건강정보는 취약한 실정이다. 기존의 이민자 및 이민자 가족에 대한 연구에서는 주로 이민자들의 문화충격에 의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져왔다(Imamura 1988; Ben-David & Lavee 1994; Hofstede 1996; Mellin-Olsen & Wandel 2005). 이 연구들에 따르면 결혼이민여성들이 이민 초기에 직면하는 문제는 이질적인 언어 및 생활환경에서 비롯되는 부적응과 차별의 문제로, 이로 인해 우울증 및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환경에 처하게 된다. 국내 이주자들은 기존 미국 등 선진국의 이민자와는 달리 이민자 개인이 결혼과 동시에 문화가 상이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영입되는 특이한 상황으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Kim 등(2011)의 연구에서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겪는 가정 및 사회적 갈등 중 제일 처음 당면하게 되는 어려움이 식문화 적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결혼이민여성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경우(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16) 남편과의 나이 차이가 평균 17세에 이르며, 한국생활에 충분한 적응기간을 거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Hwang 등 2010). 이 시기에 겪는 산후우울증 등의 스트레스 요인은 식생활 및 영양섭취 문제에 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Lyu 등(2009)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중 88.1%가 전업주부로 이들의 사회적, 문화적 생활 범위가 대부분 가정으로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섭취의 문제는 한국인 배우자들에게서도 보고되고 있는데(Kim 등 2009),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 모두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입맛에 맞는 음식 부족으로 배고픔을 느끼는 경우가 각각 50% 정도까지 되며(Choi 등 2011), 이러한 문제가 부부간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Kim 등 2009; Hwang 등 2010; Kim 등 2010). 즉, 아내와 남편 모두 영양섭취는 부족한데 아내인 결혼이민여성은 저체중, 남편인 한국인 배우자는 과체중인 상태가 공존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여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체중에서 복부비만의 형태로 변해가고 있었으며, 한국인 남성은 영양섭취 부족에도 불구하고 과체중과 함께 몇몇 대사이상의 소견을 보여(Lyu 등 2009) 이들의 영양불량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다문화 가정만이 가진 영양불량 요소의 복잡성과 특수성, 즉 낮은 사회ᆞ경제적 지위, 가부장적 문화 및 한국문화로의 부적응, 언어장벽, 식생활 적응 어려움 등의 요인 규명을 위해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기존 연구에서 드러난 다문화 가정 내 영양불량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베트남 결혼이민가정이 가진 특수성과 영양불량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다문화 가정의 맞춤식 영양교육 프로그램 중재 방안에 대한 개념틀(conceptual framework)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자료 및 조사대상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으며, 대상자 모집기관으로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대상 영양플러스 사업 이력이 있는 서울특별시 소재 3개구 보건소 및 1개 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선정하였다. 최종 조사대상자로는 해당 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에 참가 이력이 있는 다문화 가정 부부 중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34명과 한국인 배우자 17명을 선정하였으며,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모두 한국 입국 후 임신 및 출산의 경험이 있는 대상자들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전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및 한국인 배우자들의 평균 연령, 학력, 거주기간, 직업, 가구 소득 등(Kim 등 2012)과 유사한 범주 내에 있으며, 다문화 가정 관련 질적연구를 수행한 선행연구들(Kim 등 2011; Joe & Hwang 2017a; Joe & Hwang 2017b)의 조사대상자 인원과도 유사하다. 조사는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실시하였으며, 사전에 상명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사전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IRB: BE 2011-2A).

2. 연구도구 및 자료수집 방법

1) 설문조사

조사 대상자들의 성별, 연령, 한국 거주기간(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경우만) 및 결혼기간, 가족형태, 자녀수, 학력, 직업, 가구소득 등의 내용을 설문지를 통해 조사하였다. 설문조사는 훈련된 조사자에 의해 표준화된 방법으로 진행되었고, 대상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국내 거주기간이 길고, 한국어 의사소통이 용이한 베트남인 통역자의 도움을 받았다.

2) 질적연구조사 방법

본 연구는 조사대상자들에게 1차로 전화 연락을 하여 연구의 목적과 의의를 설명한 후 동의한 대상자에 한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자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에 맞추어 보건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방문하였고, 연구 참여 설명서와 동의서를 배부하여 이에 대한 동의를 구한 후 심층면접 및 녹음을 진행하였다.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을 병행 실시하였으며, 다문화 가정 부부의 면접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각각 다른 장소에서 면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면담 시간은 각 연구 참여자에 따라 30분에서 8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면접 종료 후 녹음된 자료를 통해 면접 내용을 요약하고 필사를 진행하였다.

3) 면접 내용

본 연구에서는 베트남 결혼이민가정의 영양불균형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베트남 결혼이민부부의 결혼 후 한국생활 적응과정 및 식생활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맥락적 상황을 고려하여 질문의 범주를 구성하고, 이에 따른 하위 내용을 구성하였다. 다문화 가정 또는 다문화 관련 전문가 대상의 선행연구들(Kim 등 2011; Kim 등 2012)을 참고하여 한국생활 적응과정, 식생활 현황, 임신출산기의 식생활 실태, 지원 프로그램 참여 실태, 영양지식의 항목 등 다섯 범주로 질문을 구성하였다(Table 1, Table 2). 연구진은 면접 진행 시 내적 타당성이 있는 자료수집을 위해 질문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순서와 언어 사용에 있어 연구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였다.

Table 1. The FGI1) question list of dietary life status and educational needs for Vietnamese females.

OOSHB5_2019_v25n1_59_t0001.png 이미지1) FGI: Focus Group Interview

Table 2. The FGI1) question list of dietary life status and educational needs for Korean spouses.

OOSHB5_2019_v25n1_59_t0002.png 이미지

1) FGI: Focus Group Interview

4) 자료분석 방법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SPSS 25.0(IBM, Armonk, New York, United State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평균, 표준편차, 비율을 구하였으며, 질적연구자료에 대한 분석은 ATLAS.ti program(Scientific Software Development GmbH, Berlin, German)을 사용하였다.

질적면접조사의 경우 자료수집이 끝나는 대로 녹음된 내용을 필사한 후 녹음 자료는 파기하였다. 필사한 원자료를 기초로 하여 질적분석의 특성에 따라 코딩을 하고 범주화하였다. 일반적으로 질적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원자료에서 직설적, 해석적, 반향적 판독 방식을 통해 의미를 추출한 후 이를 속성과 차원을 고려하여 범주화한다. 이 연구에서는 먼저 Corbin & Strauss(2014)이 제시한 개방코딩 과정을 통해 자료를 부호화, 범주화하였으며, 녹음 내용을 적어놓은 녹취록과 현장노트를 면밀히 검토하여 원자료를 반복해 읽으면서 연구주제와 관련된 의미있는 단어와 문장을 구분하였다. 구분된 문장의 해석 내용을 기록하면서 낮은 차원의 추상화를 통해 개념화(소분류)하고, 생성된 개념들을 목록화하여 연구주제 내에서의 의미로써 다른 개념들과 비교하며 유사한 개념은 묶고 보다 높은 차원으로 범주화하였다(중분류). 이들을 서로 비교, 대조하여 다시 높은 차원의 추상화를 하여 범주화하였다(대분류).

결과

1. 조사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3과 같다.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평균 나이는 26±4세, 한국인 배우자의 평균 나이는 43±5세였으며, 부부간 나이 차이는 평균 17±1년,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한국 거주기간은 평균 4.4±1.7년, 한국인 배우자의 결혼기간은 평균 4.1±1.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형태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세대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11가정(32.4%)이었고, 자녀수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이 평균 1.7±0.6명, 한국인 배우자는 평균 1.7±0.4명, 교육수준은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과 중학교 졸업이 각각 16명(47.0%), 15명(44.1%)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배우자의 경우는 고등학교 졸업이 13명(76.4%)으로 가장 많았다. 직업은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26명(76.5%)이 주부였고, 한국인 남편의 경우 대부분이(16명, 94.1%)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직종은 운수업, 설비, 건설근로자 등의 노동직이 대부분이었다. 소득수준은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이 18명(52.9%),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이 13명(38.2%)이었으며, 한국인 배우자의 경우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이 9명(52.9%),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이 5명(29.4%)으로 조사되었다.

Table 3.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Vietnamese females and Korean spouses.

OOSHB5_2019_v25n1_59_t0003.png 이미지

2. 심층면접 결과

1)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영양불량 원인 규명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영양불량 원인은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의 4가지 측면에서 파악되었다.

(1) 환경적 요인

① 베트남 식재료 구입의 어려움

현재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는 있으나 아직 타국 식재료 시장이 형성된 지역이 많지 않고, 주로 일반 마트나 시장에서 일부 제한된 외국 식재료만을 구입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이 자국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안산의 베트남 시장이었으나, 가격이 비싸고 지역적으로 거리가 멀어 자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경우가 많았다.

예, 망고는 여기는 ○마트 가면 다 익은 것만 있어. 노란 거만 나오는데 우린 생거 먹고 싶어요. 노란색. 구아바는 여기 당연히 없고, 생선은 여기 더 없고...

안산 말도 마세요. (웃으며) 안산, 인천 아주... 안 가본데 없이 다 가봤소. 돈도 웬만히 비싸지라... 한국... 거기서는 싸도 이상하게 한국에는 이상하게 비싸부러라... 

진짜 그래요. 남자들 허리가 휜당깨라. 안산 한번 갔다 오면...

② 도시생활 적응에 따른 식욕저하

한국으로 이주해온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대부분 베트남에서 지방에 거주하던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한국생활 적응기간의 어려운 점으로 멀미 때문에 외출이 힘들고 심지어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도시생활로의 환경적 변화에 대한 부적응이 초기 적응시기의 영양섭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아이 뭐...차도 못타니까요, 그래가지고 애기엄마한테 임신하기, 갖기 전에도 버스를 거의 못타서, 버스를 못타니깐. 예... 원래 멀미가. 거 베트남에선 그렇게 심하진... 않... 차타면 저거 기대고 하긴 했는데, 그렇게 심하지 않은거 같은데, 여기 오니깐... 그 기름 냄새 그게 아마 저거 한가봐요.

네... 나가 다녔는데 자동차에... 자동차 냄새고 길을 막 걸었는데 냄새, 냄새에다가 또 못 걸어고... 만약에 지하철이나 버스, 자동차 타면 막 머리 막 힘들고 또 멀미는 많이... 네... 생겨요.

(2) 문화적 요인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한국으로 이주하기 전 한국 음식문화를 접해보거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한국인 가정에 편입되어 음식문화의 차이로 인한 식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① 임신ᆞ출산기의 식생활 문제점

본 연구에 참여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한국 거주기간은 평균 4.4±1.7년이었는데, 대상자들의 한국 거주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적응도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 처음 왔잖아요. 왔을 때 밥도 안 먹어요. 또 반찬도, 반찬도 이상하고 김치도 이상하고요. 그래도 아무도 안 먹어. 그냥 빵하고 우유만 먹어요. 그리고 몇 개월 후에 3개월 후에 그 삽겹살하고 테이 뭐지... 갈비 그런 거 먹어요. 6개월 후에는 되면 음식 한국음식 그런거 다 다 먹어요. 베트남 베트남 음식이 좀 안 먹고 그냥 참고 한국음식만 먹어요. (중략) 이제는 한국사람 똑같아요. 베트남 음식도 안 보고 싶고 잊어버렸어요.

그러나 이주 초기에는 한국생활 적응 시 음식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한국으로 이주 후 첫 1∼2년 사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입덧 및 산후조리 식품과 관련한 식품 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 음식문화에 적응할 여유도 없이 바로 입덧과 출산을 겪게 되면서 고른 음식 섭취가 힘든 점과 먹고 싶은 자국 음식을 구할 수 있는 경로에 대한 정보 부족 및 한국의 식재료 시장에 보편화 되어있지 못한 베트남 식재료의 구입 문제로 인해 적절한 식품 섭취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음식 만약에 임신할 때 내가 먹고, 먹고 싶은 거 생각 막 떠올라갖고요. 쌀국수와 월남쌈인데, 근데 집에서 재료도 없고 여기 한국에서 베트남 그 재료를 구하기 힘들고, 먹고 싶은 음식도 못 먹는데 (중략) 그냥 참아요. 그냥. 배고프... 그냥 물. 그때 입덧할 때 아무것도 못 먹고 그냥 물 한 잔만 먹어요. 하루 종일..

지금 그거 생각 안 했는데 그 베트남에 뭐 있더라... 그... 그 출산한 후에 그 저 베트남 여자들 임산부들이 다 그 고기... 고기조림을 먹고 싶다구요. 저도 마찬 가지거든요. (중략) 근데 여기는 미역국 하... 미역국만 먹는데 아무것도 안 주고 그냥 미역국 먹는데, 막 맨날 머리에 생각나고 나는 베트남 음식 그 고기조림 먹고 싶다고..

② 베트남 음식문화에 대한 가족들의 낮은 호응도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 대부분은 식사준비를 직접 하고 있었는데, 주로 한식 위주의 음식을 조리하여 가족들과 함께 섭취하고 있었고, 베트남 음식은 아예 조리하지 않거나 월 1∼2회 정도로 그 섭취빈도가 낮았다. 식재료 구입이 용이하지 못하고, 한국 가족들이 잘 먹지 않아 베트남 음식 조리에 대한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자국의 음식을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선택이 아닌 상황에 의해 식습관을 변화시키게 되는 과정을 겪고 있어, 베트남 결혼이민가족들의 베트남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우리 남편, 우리 남편 절대 안 먹어요. 그냥 입 안 맞아요. 그냥 우리나라 향이 있어요... 잘 안 먹어요. 한국사람들 잘 안(먹어요)...

신랑이요? 안 먹어요. 좀 냄새 나요. 냄새 난다고 어쩔 땐 집에서 친구 왔, 놀러왔, 놀러왔잖아요. 만두를 하는데 냄새나요. 시어머니가, 시어머니가... 저기 화장지 있잖아요. 코 막아요. 냄새 난다고 창문 좀 열어라∼ 그래서 다음에 집에서 안 만들어요. 친구네 집이 만들어요.

③ 식재료 보관 및 조리법에 관련한 문제점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베트남에서 냉장고를 잘 사용하지 않고 하루에 1∼2회 식재료를 구입하여 신선한 식품을 조리해 먹는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부모와 같이 생활하는 경우 3∼4일에 한 번씩 장을 보고 냉동실에 식재료를 장기간 보관한 후 해동하여 조리해 먹는 식재료 보관법 때문에 냉장ᆞ냉동식품에 대한 기호도가 떨어진다고 하였다.

베트남에서 음식 있잖아요. 금방 고기, 생선 그런거 금방 잡아서 파는데 여기는 냉동 시 냉장 냉장고 놔요. 그게 좀 신기해요. 신기해요.

저... 음식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근데 많이 한 게 아닌데... 상에다 놓고 상에다 놓을 정도하고 그렇게... 많이 한다고 막 짜증을 내고... 저기 제사 그렇게 지내고 또 아버지 제사도 있고 그러니까 설, 추석, 아버지 제사 세 번 그 다음에 근데 음식 곧 잘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그래요... 많이 상한다고... 냉장고에 음식 저기 근데. 조금 해야 되는데 많이 남는다고 처리하기 곤란한...

④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

식이섭취조사 결과에서와 같이 베트남 여성들은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거나 쌀국수 등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 한국으로 이주 후에도 습관적으로 아침식사를 결식하는 식습관을 보이고 있었다. 따라서 이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가 이들의 영양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파악되었으며,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조사자: 아까 아침을 거의 매일 잘 안 드신다고 하셨잖아요? 일주일에 한 두 번도 안 드시나요?) 음...있어요... 어디 나갈 때 배고플까봐 먹어요... 집에 있으면 안 먹어요.

저도 잘 몰라요. 아침은 잘 밥도 잘 안 먹어. 밥도 안 들어가고... 그랬어요.

(조사자: 그러면 일주일에 아침을 먹는 날이 몇 번 정도 있으세요?) 어... 두 번? 두 번, 세 번? 정도... 아침으로 밥... 밥 아니면 라면 먹어요.

⑤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 및 갈등상황으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시부모 및 시댁 식구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관계로 인해 식품 섭취에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시댁 식구와의 갈등 및 임신과 입덧으로 인한 심리적 상황까지 결합되어 이주 초창기에 우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저 과일을 많이 먹는 편이예요. 수박만 있으면 밥 안 먹어도 되요. 근데 그때 시어머니 같이 사니까 먹고 싶은 음식도 같이 못 먹어... 돈도 안주고. 고기 먹고 싶어 근데 고기 먹고 싶어? 그 다음에 수박 겨울에 수박이 얼만지 아냐? (중략) 할머니 갑자기 베트남 가면은 당연히 자기 나라 음식 먹고 싶지...

형님 같이 살아요. 밥... 밥 뜨거운 물 같이 먹으니까 소금도 같이. 반찬 하나도 없어요. 형님 아무거나 반찬 하나 안 사왔어. (중략) 임신됐는데 먹고 싶어서 형님 하나 안 사줬어요. 형님이 닭 한 마리 샀어요. 집에서 요리 혼자 먹어요. 나 안 불러서

(3) 경제적 요인

① 낮은 가계소득으로 인한 식품 구매의 어려움

본 연구의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남편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여유롭지 못한 생활비로 생계를 걱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냥 생활비는 좀 힘들어요. 그게, 좀 많이 힘들어요. 왜냐면 저기... 제 남편이 일 많이 없고, 또 애기 둘째 생겼고, 좀 걱정 있어요.

따라서 식비 지출에 대한 경제적 제약 상황으로 양질의 식품 섭취가 힘든 경우가 많았다. 특히 식이섭취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하루 세끼를 같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등 단조로운 식품 섭취 양상을 보이면서 불균형한 영양섭취의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네. 좀 비싸요. 그래도 생각 모... 아기 아기 때문에도 사요. 비싸요. (중략) 고기 그냥 닭고기 일주일 한 번. 생선도 일주일에 한 번? 소고기 그냥 아이 이유식 만들어요. 미역국도 만들어요. 소고기 잘....

저는 비싸서 잘 못사요. (조사자: 어떤 것을?) 네. 고기 아니면... 그냥... 과일같은거는 비싸서 잘 못사요. 싼거 사는거 아니면 조금만 드시게..

(4) 사회적 요인

① 영양지원제도 정보 및 홍보 부족

본 연구에 참여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34명 중 영양지원제도-영양플러스-에 참여하지 못한 여성들은 모두 17명이었는데, 소득수준이 대상자 선정 기준 이상이거나, 영양플러스 제도가 생기기 이전에 임신ᆞ출산기를 겪었거나, 영양플러스에 대한 정보를 아예 알지 못하는 경우 등으로 조사되었다. 영양플러스 프로그램 대상자 기준에 부합되나 정보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대상자들의 경우는 보충식품으로 더 많은 영양섭취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영양플러스에 참여하고 있는 대상자들도 이 제도에 편입된 계기가 대부분 지인을 통해서였고,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접하지 못해 영양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네, 그때는 여기 왔었는데, 영양플러스 있는 줄 몰랐어요. 나중에 아기... 어... 돌 지나서. 돌 지나고 그때 알았어요.

아∼ 친구한테 이야기 들었어요. 이야기 해 줬어요. 그냥 우리 남편한테..

베트남 친구 알려주셨어요.

2) 한국인 배우자의 영양불량 원인 규명

한국인 배우자의 영양불량 원인은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의 3가지 측면에서 파악되었다.

(1) 문화적 요인

① 배우자와의 음식문화 차이로 인한 식욕저하

한국인 배우자들은 결혼이민여성들의 자국 음식문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기보다는 그들이 한국 음식문화에 맞추기를 원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인해 식문화 차이로 인한 조리법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생소한 식품 섭취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 초반에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점이 부인의 한국생활 적응과정을 거치면서 해소되는 경우도 있으나, 부인의 조리법이 식성에 계속 맞지 않아 지속적으로 식사 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틀려요. 완전히 틀려요. 걔네는 좀 튀기는 편이야. 열대지방이라 기름을 많이 써요. 다 튀기거나 삶거나 둘 중에 하나야... 나물은 무침 이런 건 없어요. 튀기거나 삶거나 둘 중에 하나..

어머님이 (음식을) 하시지만 와이프가 어쩌다가 꺼내놓는데 어떨 때는 손이 안 갈 때도 있어요. 와이프가 했는데... 주로 많죠. 그냥... 그러니까 편식이 되는 거죠. 그 전보다 양이 주는 거에요. 밥 먹는 것도... 집에 오면은 어떤 때는 먹고 났는데도 허전하고... 그런 때가 있어요

(조사자: 부인께서 베트남 음식 만드시면 아버님은 드시기가...) 저는 거의 뭐 안 먹었어요. 네. 지금도 못 먹어요. 그 향 때문에 그래요. 그 향 그 고수? (조사자: 그거 혹시 빼고 안 하세요?) 아니 빼고 해도 그 뭐 그 뭐라 그럴까? 국물 자체가 저하고는 안 맞는 것 같아​​​​​​​요.

(2) 경제적 요인​​​​​​​

①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한 불충분한 영양섭취

본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배우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두 명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경우 월소득이 250만 원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94.1%)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본인의 올바른 식품 구입 및 섭취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생계를 이어나가는 상황에 급급한 경우가 많았으며, 자녀들의 먹을거리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자신의 식사에는 질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야채... 모... 쌈싸먹는 정도, 생선 같은 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을까... 애들은 자주 먹어요. 내가... 나는 그냥 아무거나 있으면 먹고... 저거하니깐. 라면... 국수종류를 좋아해요. 국수를. 일주일이면 다섯 개는... 다섯 개, 여섯 개는 먹을껄요.

아무래도 소고기죠. 소고기나 뭐 그런 거죠 뭐... 제가 좋아하는 것들 빵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것들은 이제 좀 자제 하고 애기 애기들 위주로 많이 사죠, 아무래도..​​​​​​​

(3) 사회적 요인

① 불규칙한 근무여건으로 인한 부적절한 식습관 형성

본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배우자의 경우 24시간 교대근무 및 야간 또는 새벽시간 대에 근무해야 하는 여건의 종사자들이 많았다. 따라서 이러한 근무여건으로 인해 야식을 많이 섭취하고, 낮에 수면을 취하는 등 정상적인 대사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식이섭취조사 시 드러난 문제점과 같이 비정상적 근무시간 때문에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믹스를 하루에 3잔이상씩 마시는 경우가 많았고(최대 6잔/일), 아침 결식 비율이 높아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네, 네... 그까... 이게 24시간 교대에요. 저 같은 경우는. 정상적인 생활로 갈라 그랬는데, 이쪽 계통이 일, 저... 원래 맞교대에요. (중략) 점심 저녁은 점심 도시락 해서 먹고요. 사먹기가 좀 그래서... 돈도 나가지만,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시간적인 것도 있고, 그 다음에 쪼금 점심시간 쫌 빨리 먹고 좀 쉴라하는 것도 있어요.​​​​​​​

인제 이... 사출공장 다니기 전에는 좀 약간 규칙적으로 생활했거든요. 그때는 좀 몸무게가 한 85∼90kg 됐는데 불규칙적으로 자다가 인제 아침에 출근하고 이렇게 하니깐... 좀 살이 찐 것 같아요. 피곤하고... (조사자: 밤에 많이 드시게 되구요?) 네, 운동 할 시간도 없어요.

조사대상자들은 이러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식생활에 무관심해지거나, 본인의 건강과 관련하여 식습관에 신경을 쓰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근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실제로 식습관 변화를 행동에 옮길 수 없음을 토로하였다.

(조사자: 새벽에 나가셔서 밖에서 아침식사를 외식을 주로 하시고...) 그렇죠. 아침에, 아침을 많이 먹는 편이죠. 아침에... 9시부터 한 12시 1시 사이에 많이 먹고 그 이후로는 거의 인제 많이 안 먹는 편이에요. (중략) 저는 먹는 거에 신경을 안 쓰는 타입이어서 차려줘도 잘 안 먹고 그러니까 와이프가 안 차려줘요. (중략) 저는 인제 먹고 싶으면 먹고, 그 다음에 운동할 때는 안 먹고, 와이프도 신경을 안 쓰고 제가 알아서 먹는 타입이니까...

② 균형 잡힌 식단에 대한 지식과 정보 부족

본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배우자들의 연령은 대부분 40대로 이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만성질환 발병 전단계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식습관 및 영양 정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였다. 건강상의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고자 하나 식습관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조사자: 건강을 위해서 특별히 챙겨 드시는 음식 있으세요?) 그런 건 전혀 없죠. 밥만 먹으면 장땡이죠.

(조사자: 고혈압이 가족력이 있으니까, 혹시 콜레스테롤 높은 음식 주의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신경을 전혀 안 쓰고 먹어요. 거의 신경을 안 쓰고 그런 거 신경쓰고 먹으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콜레스테롤 수치도 좀 높다고 들은 거...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사자: 그러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음식들은 주로 어떤 것으로 알고 계시나요?) 몰라요.​​​​​​​

3. 베트남 결혼이민가정의 영양불량 원인 규명을 위한 개념틀(conceptual framework) 개발​​​​​​​

영양불량의 원인을 심층적, 다각적으로 파악해본 결과 이들의 영양상태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환경적(Environmental factors), 문화적(Cultural factors), 경제적(Economic fac-tors), 사회적(Social factors) 요인의 4개 대분류로 분석하였다.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들은 편향된 식이섭취(Unbalanced diet)와 불규칙한 식습관(Irregular diet)이라는 패턴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행동적 요인은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 모두에게 부적절한 영양섭취(Inadequate dietary in-take)를 야기하여 영양불량 상태(Nutritional in-adequacy)이르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질적면접내용을 효과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개념틀(conceptual framework)을 Fig. 1과 같이 개발하였다.

고찰

본 연구에서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34명과 한국인 배우자 17명을 대상으로 질적연구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영양불량 원인과 구조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영양불량 원인은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 등의 4가지 요인으로 도출되었으며, 한국인 배우자는 환경적 요인을 제외한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으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은 잘못된 식행동 즉, 편향된 식이섭취(Unbalanced diet)와 불규칙한 식습관(Irregular diet)을 야기하며, 이는 불충분한 식이섭취로 이어져 결국 영양불량이 야기되는 구조임을 파악하였다. 이를 도식화하여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의 영양불량 원인과 구조에 대한 개념틀을 제시하였다.

영양불량 원인 중 먼저 환경적 요인의 경우 생활환경 변화로 식욕이 저하되고 자국 식재료는 구입하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 불충분한 식이섭취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선행연구(Lee 2012)에서도 나타났듯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은 대부분 농촌이나 오지 출신으로 버스,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에 익숙하지 않다. 때문에 보건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의 여러 교육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점도 파악되었다. 영양플러스, 한식조리교실과 같은 식생활교육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보니 영양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고 계속 불충분한 식이섭취의 패턴을 반복하는 양상이다. 이에 다문화 가정이 밀집되어 있지 않은 지역의 경우, 가정방문교육을 활성화하거나 공공시설(예: 주민센터, 마을회관 등)을 이용하여 집단교육을 실시하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화적 요인에서는 한국 음식문화 부적응, 고부갈등으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 등의 문제가 파악되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대부분 결혼이민 후 1∼2년 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데(Kim 2009), 한국 음식에 완전히 적응하기 전에 입덧을 경험하고, 자국 음식은 접하기 힘들다 보니 식욕저하 및 섭취 식품의 양과 질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국 식재료나 식품을 구입하더라도 한국인 가족이 베트남 식품 기호도가 낮아 조리 의욕이 상실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한국 음식문화 부적응 및 식이섭취 부족은 단순히 영양불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Kim 등(2011)의 연구에서도 결혼이민여성들이 가정 내 식생활 책임자로서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들도 동일한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결혼이민여성들이 영양교육 프로그램을 매우 필요로 하며(Jeong 등 2012), 가족 구성원 식습관 형성에 주부가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Pyun & Lee 2010) 이들의 주부 역할 수행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영양교육 프로그램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순조로운 정착을 위해 이민 초기부터 교육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한데,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결혼이민가정을 위한​​​​​​​ ‘해피 스타트(Happy Start) 프로그램’에 한국 음식문화 및 이민자들의 주요 출신국 음식문화를 소개하거나, 직업교육 또는 한글교육 위주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 프로그램에 식생활ᆞ영양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 베트남과 한국 음식문화 차이로 인해 한국인 배우자의 영양불량 상태가 개선되지 못하는 사례도 파악되었다. 아침식사를 중요시하는 한국 음식문화와 달리 베트남은 아침식사를 잘 하지 않고(외식 혹은 결식), 하루에 두 끼니만 먹는 식습관(So & Han 2012)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식습관이 한국인 배우자들의 아침 결식과 불충분한 섭취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대상의 영양교육 시 하루 세끼 규칙적인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한국인 배우자들의 규칙적인 식습관 확립에도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경제적 요인의 경우 본 연구에 참여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57.0%, Table에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한국인 배우자의 88.9%가 영양플러스 참여 가정으로, 이들 가정은 영양플러스 소득기준인 가구별 최저생계비 200% 미만의 저소득층이었다.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은 여러 선행연구(Lee 2012; So & Han 2012)에서 보고되었으며, Kim 등(2011)의 연구에서 결혼이민여성의 가정 내 소득은 전반적으로 낮아 적은 돈으로 음식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영양적 가치보다 경제적 요인을 더 많이 고려한다고 보고하였다. Choi 등(2011)의 연구에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은 식품 불안정성(food insecurity)이 높고, 식품 불안정을 겪는 대상자의 약 50%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으로 응답하였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다문화 가정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정된 수입으로 식비 지출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식품 구매력이 낮고, 구입 식품의 다양성 및 구입 식품의 질과 양에까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영양플러스 사업 수혜자가 되면 임신ᆞ수유기간에 보충식품을 지원받을 수 있기에 주관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어느 기관이든 결혼이민여성 대상 영양교육 시에는 적은 식비로 균형 잡힌 식재료를 구입하는 방법을 교육내용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결혼이민여성들은 이러한 사업정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한국인 가족들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Kim 등 2012) 해당 사업을 적극 홍보하고, 주관기관(보건소)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간 연계가 잘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적 요인과 관련하여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은 영양지원제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음에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조사대상자 중 영양플러스 수혜자 대부분이 주위 친구를 통해서 해당 사업 정보를 접하였고, 관공서나 다문화기관 전문가를 통해 접한 경우는 없어 영양지원제도에 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홍보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언어문제로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단절되고, 한국인 가족들이 사회생활을 차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Kim 등 2012). 출신국별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하여 정보공유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며, 관계기관 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영앙지원제도 대상자가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요인과 관련하여 한국인 배우자들은 새벽ᆞ야간ᆞ교대 근무직 종사자가 많아 불규칙적인 식습관이 형성되고, 섭취 식품의 질까지 저하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취약계층이 많은 다문화 가정을 사회적으로 배려하여 야간 및 주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들은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바람직하지 않은 식행동(편향된 식이섭취 및 불규칙한 식습관)이 야기되며 이는 부적절하고 불충분한 영양섭취로 이어져 결국 영양불량 상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의 개선을 위해 위에서 제시한 영양지원제도의 적극적인 홍보 및 대상자 발굴, 다문화 관련 기관 간 긴밀한 연계, 야간 및 주말 교육 활성화 등의 제도적, 정책적 차원의 영양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맞춤식 개별교육 방안과 같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결혼이민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인 배우자를 연구대상자로 포함하여 부부 측면에서 다문화 가정의 영양불량 원인을 파악하였으며, 그 원인을 각각 4가지, 3가지 요인으로 규명하여 이를 바탕으로 영양불량 원인의 개념틀을 제시한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대상자가 서울지역에 국한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의 참여 인원이 적은데, 향후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로 인터뷰 대상자를 확대하고 더 많은 한국인 배우자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면 더 풍부하고,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들에게 필요한 영양교육 내용 및 적합한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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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Conceptual framework for causes of nutritional inadequacy in Vietnamese female marriage immigrants and Korean spouses.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34명과 한국인 배우자 17명을 대상으로 질적연구조사를 통해 영양불량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베트남 결혼이민여성의 심층면접 결과 영양불량 원인은 환경적 요인(베트남 식재료 구입의 어려움, 도시생활 적응에 따른 식욕저하), 문화적 요인(임신ᆞ출산기의 식생활 문제점, 베트남 음식문화에 대한 가족들의 낮은 호응도, 식재료 보관 및 조리법에 관련한 문제점,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 및 갈등상황으로 인한 부적절한 영양섭취), 경제적 요인(낮은 가계소득으로 인한 식품 구매의 어려움), 사회적 요인(영양지원제도 정보 및 홍보 부족) 등의 네 가지 요인에서 규명되었다.

2. 한국인 배우자의 심층면접 결과 영양불량 원인은 문화적 요인(배우자와의 음식문화 차이로 인한 식욕저하), 경제적 요인(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한 불충분한 영양섭취), 사회적 요인(불규칙한 근무여건으로 인한 부적절한 식습관 형성, 균형 잡힌 식단에 대한 지식과 정보 부족) 등의 세 가지 요인에서 규명되었다.

3. 질적조사를 통해 파악된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들은 편향된 식이섭취와 불규칙한 식습관이라는 부정적 패턴을 야기하며, 이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를 영양불량 상태에 이르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다문화 가정의 영양불량 원인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정책적 차원의 영양중재 방안이 마련되면, 결혼이민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인 배우자를 포함한 다문화 가정 구성원 전체의 영양불량 개선 및 건강한 식생활 영위에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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