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ing the Course of Cornerstone Design Concentrating on Conceptual Design

개념설계에 치중하는 기초설계 과목 개발

  • Kwon, Sunggyu (Department of Mechanical and Automotive Engineering, Keimyung University)
  • 권성규 (계명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과)
  • Received : 2018.11.28
  • Accepted : 2019.02.27
  • Published : 2019.03.31

Abstract

In order to note some points necessary for developing the cornerstone design course concentrating on conceptual design through that students acknowledge that engineering design is not to make things but to produce knowledge not only meet requirements of clients, users, and stake holders but also to solve problems, this paper describes the contents for the course that covers conceptual design as well as embodiment design, explains some ways and tools both for guiding students and for asking for study of lecture materials, and discuss things to be considered when faculty designs the course.

Keywords

I. 서론

공학교육인증기준에 따른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공과대학들의 대부분의 학과들은 학생들에게 세 부류의 공학설계 과목들을 가르친다. 먼저 기초설계 (보통 공학설계입문, introductory design, 혹은 cornerstone design 이라고 부르는)는 학생들이 늦어도 2학년 1학기까지는 배우는 과목이다. 그리고 요소설계(engineering design)는 학생들이 전공 필수 과목들을 배운 후, 대개 3학년 1학기부터, 전공 선택 과목들의 부분으로서 배운다. 마지막으로, 종합설계(capstone design)는 학생들이 4학년 때, 졸업을 앞두고 배운다.

기초설계는 공과대학 학생들이 전공 주제들을 배우기 전에 공학의 실제를, 즉 설계 구성요소와 현실적인 제한조건을 경험하며 공학설계의 일반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는 과목이다. 또 기초설계는 “아직 공학을 완전히 습득하지 못한 학생들이 정해진 재료를 가지고 지혜를 짜서 서투른 손으로 기구를 직접 만들고 ‘공학이란 무엇인가?’를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주종남, 2006: 3214) 과목1)이다. 기초설계 과목에서 학생들은 처음으로 팀 활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념들을 개발하고 실물을 만들어 보는 설계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김용세, 2006). 상세설계까지 모두 해 낼 수 없기 때문에, 기초설계에서 학생들은 대체로 개념설계에 치중하여 소비자를 이해하고 팀을 이루어 문제를 해결하며 시각적 추론 및 스케치하는 능력 등 설계 기본소양을 배워야 한다(김관명, 2013).

그런데 기초설계 교육이 부실하다. 기초설계를 배우는 동안,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공물 만들기에 열중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도 실제 설계 과정에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나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를 소홀히 작성해서는 창의적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학생들이 문제 정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 해결 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팀 활동도 경험하지 못하며 ‘만들기’에만 집중하는 수업은 부적절하다. 제품이 제작되고 생산되어야 한다 하더라도, 설계 엔지니어들은 공학설계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생성하는 즉, 기술을 창조하는 일에 집중(Winsor, 1996)한다. 기초설계를 배우는 동안 인공물 만들기에 집중하게 되면 학생들은 발명, 즉 창의적 개념 생성 활동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없게 된다. 기초설계를 부실하게 배운 공과대학 4학년 학생들이 캡스톤디자인을 하는 동안 공학과학 지식과 요소설계 기법들을 구체화설계에 제대로 적용해보지 못하고 경연대회 등을 대비해 인공물 만들기에 매달리는 현실은 안타깝다.

학생들이 기초설계를 중요 과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수업 내용과 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기초설계를 배우는 동안 학생들은 나중에 전공과목들을 통해 설계 관점에서 어떤 내용들을 배울 지에 대해 알게 되어야 한다. 기초설계를 배우는 동안 학생들은 구체화설계와 관련되는, 예를 들어, 제품의 체계를 설정하고 구성품들의 형상을 정하며 그것들의 결합이나 조립 방법, 재료, 치수 등을 정하는 일들을 그들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해본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그런 일들은 전공 주제 지식에 의지해서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여러 요소설계 과목들에서 배우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이 혹은 교수들조차도 이런 측면에 대해서 미처 깨우치지 못해서(고석준, 2007; 배진승, 2013), 기초설계 과목을 가벼이 여기지 않나 싶다.

그런데 기초설계나 종합설계 교육 관련 대부분 논문들은 수업 사례, 설계과제, 혹은 창의성을 증진하기 위한 일부 기법들에 대해 소개하는 것들이다. 일부 노력(김재효, 2018; 박성훈·안형준, 2018)이 보이기는 하지만, 공학설계 교육과정에서 기초설계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교수들이 기초설계 과목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논문은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체화설계 내용도 포함해서 가르치는 기초설계 과목을 개발하는 때 고려해야 하는 내용들을 제시한다. 2장에서 필자는 공학설계 과정에 따라 문제 정의와 문제정의문서 작성 및 그에 바탕을 둔 설계사고의 작동을 중시하는 등으로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체화설계의 대략을 포함해서 가르칠 내용을 살핀다. 3장은 그런 내용을 강의하고 실습하는 방식과 학생들이 그것들을 학습하도록 요청하는 장치들, 4장은 그런 내용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을 개발하는 때 고려할 사항들에 대한 것이다. 5장은 논문의 결론이다. 결국 기초설계 과목은 학생들이 ‘설계는 만들기가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개발하는 일이구나’라는 인식을 갖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II. 설계 과정과 기초설계

제품개발과정2) 중, 공학설계 과정의–개념(conceptual)설계, 구체3)화(embodiment)설계, 상세 (detail) 설계 - 세 국면4)과 그 여덟 단계들 및 그 차례는 Fig 1(Dieter, 2013)과 같다. 개념설계 이전에, 제품 개발 계획이 수립되고 그 계획이 승인되면 엔지니어링 팀이 공학설계를 시작한다. 개념설계와 구체화설계를 거쳐 상세설계가 마무리되면 시험과 평가로 설계가 다듬어져서 제작과 생산을 위한 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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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Three phases and eight steps of engineering design

기초설계를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체화설계의 대강을 포함해서 가르치기 위해 공학설계 과정의 대략을 살펴보자.

1. 개념설계

개념설계에서는 문제가 정의되고 정보가 수집되며 문제를 해결할만한 개념들이 생성되어 그것들 중에서 최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선정된다.

가. 문제

먼저,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 해결을 바라는 사람들이 설계 엔지니어에게 요청하는 사항들은 설계 문제가 아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바도 설계 과정의 관점에서 설계 문제가 아니다. 설계 문제는 열린, 비 구조화된, 혹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서, 그에 대한 정답이 없다. 따라서 문제를 명확히 해야 그에 걸맞은 답을 구할 수 있다. 설계 과정의 관점에서, 문제는 그것을 해결할 주체들이 정의해야 하는 것이다.

기초설계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자신들이 정의하는 상황을 인식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아는 바 수준에서 문제는 그들에게 주어지는, 그래서, 그들이 답을 찾아야 하는 그 무엇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무엇이 문제’라고 하면 그들은 ‘그 답이 무엇일까’ 혹은 ‘어떻게 그 답을 구하나’를 먼저 생각한다. 즉 학생들은 정답을 알아내는 문제 풀이5)에 익숙하다. 이런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정의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나. 문제 정의

설계를 할 사람들은 설계 의뢰인이 해결하기를 바라는 바를 살펴서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 정의에는 설계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요소들에 대해 명세하는 일이 포함된다(Shigley, 1983). 설계 팀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자신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데 쓸 척도가 필요하고, 그것을 문서로 작성해 두어야 하는데 그 일이 문제 정의이다.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하는 일을 설계사고(design thinking)6)에서는 감정이입(empathy)이라 부른다. 이 일은 특정한 상황의 맥락과 제약들 내에서 충족되지 않은 필요를 발견하기 위한 활동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에 설계의 목적, 설계 인공물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그리고 이용자가 그것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가 기술되어야, 그것을 이용해서 팀, 의뢰인, 및 감독자들이 설계를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를 정의하는 일은 해결되어야 하는 것들과 그 상황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지 그것의 해결책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설계에서는 문제를, 예를 들어, 5 가지 (① 임무문7), ② 이용자와 이해 당사자, ③ 제약 사항, ④ 요구조건, ⑤ 성취 명세) 내용으로 정의(Yarnoff, 2010)하는 것이 좋다.

1) 임무문

팀은 문제 해결 의뢰인이 제시하는 바에 따라 문제에 대한 간결하고 해결책-독립적인 진술문을 작성한다. 임무 진술문을 ‘목표’ 혹은 ‘설계 진술문’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설계 과제의 주제8)이거나, 큰 해결책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너무많은 정의역 구체적인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데 쓸 지침이기도 하다.

임무문은 간결하고 일반적이며 특정 해결책을 연상하게 하는 용어들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특별한 형체를 부여하기 보다는 기능을 시각화하는 말로 표현되어야 한다(Norton, 2013). 임무문은 해결책(설계 인공물)이 충족해야 하는 내용을 기술해야 하지만, 해결책 자체를 기술하지는 않아야 한다. 그래야 설계팀이 열린 시각으로 문제의 다양한 해결책들을 모색하게 된다.

2) 이용자와 이해 당사자

문제 해결을 설계팀에 의뢰한 사람, 설계 인공물을 이용할 사람, 및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있다. 설계 엔지니어들은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통해서 그들이 바라는 것들이 명확해 질 수 있다.

3) 제약 사항

제약 사항은 설계 인공물의 이용자와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서 설계에 부과되는 제한 사항들로서, 범위, 공간, 재료, 비용, 인간 능력, 및 법적 규제와 같은 것들이다. 설계 과정에서 설계자들이 그 값을 변경할 수 없는 매개변수들도 제약 사항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제약 사항들도 있다.

4) 요구조건

요구조건은 이용자와 이해 당사자들이 설계 인공물이 충족하기를 기대하는 사항들이다. 요구조건들이 치밀하게 조사되어야 그것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창의적 개념이 생산될 수 있다.

요구조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공물의 기능 특성이 조사되어야 한다. 그런 특성들을 구현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충족되어야 하는 지 조사되어야 한다. 이용자와 이해 당사자들이 바라는 바는 그들에게 질문해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인공물이 이용되는 상황과 그것을 폐기하는 일의 환경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5) 성취 명세 – 요구조건에 대응하는 구체적 사항

문제를 정의하는데 포함되어야 하는 성취 명세들은 문제 해결 관점에서 인공물이 차지하는 공간의 특성과 제원, 인공물의 기능에 관한 입력과 출력의 양, 그리고 그 양들에 대한 제한 사항들이다(Eder, 2008). 이 명세들은 설계 인공물이 충족해야 하는 바를 규정하는 것들이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 명세들은 비용, 생산 량, 기대 수명, 범위, 작동 온도, 및 신뢰도 등을 정의하지만, 함축된 것들도 많다(Shigley, 1983). 이 명세들을 밝히려면, 설계 매개변수와 설계 변수(공학적 속성(김태훈, 2012)) 및 제약 사항들이 확립되어야 한다.

이런 5 가지 사항들이 규명되면, 그것들로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가 작성된다. 그런데 이 문서의 이름이 “프로젝트 정의,” “사용자 요구조건,” “기능 요구조건과 제약사항,” “엔지니어링 명세,” “the spec” 혹은 “design brief” 등으로 여럿이다.9) 또 그것을 “성취(performance) 명세,” “과제(task) 명세,” 혹은 “목표(target) 명세”(Dieter, 2013: 14))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이름들로 인해 오해하기 쉬운 만큼, 학생들은 기초설계 과목의 특성에 비추어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문제를 정의하는 문서가 작성되면 팀은 그 문서에 바탕을 두어 팀이 임무를 완수할 일정을 수립해서 갠트차트를 작성한다. 또 팀은 과제 부분들을 팀원 각자에게 분배한 후 RAM (responsibility allocation matrix) 차트(Yarnoff, 2010)도 작성한다.

다. 정보 수집

문제가 정의되고 나면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수집된다. 정보는 RAM 차트에 따라 나누어 수집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팀원 모두는 문제정의문서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팀은 정보 수집을 위해 실제 제품(시장에 나와 있는 경쟁 상대가 되는)을 관찰한다. 그 다음으로는 그 제품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기 위해 물건을 해체해 본다. 이것이 제품 해체와 역설계이다.

역설계를 하는 동안 학생들은, 하드웨어를 만지면서, 제품의 체계, 주요 구성품들의 기능, 여러 부품이나 재료 및 그것들의 조립 혹은 결합 방법 등을 관찰한다. 그 일로 그들은 또한 구성품들을 어떻게 결합해서 조립하는지 또 그를 위해 어떤 공구들이 필요한지를 알게 된다. 그런 내용을 기록하고 학생들이 역설계 보고서를 써보도록 권한다.

정보가 수집되는 바로 그 시점에 그것들의 출처가 기록되어야 한다. 미루어 두었다가 의사소통 인공물을 생산하는 때, 자료와 정보의 출처를 뒤지느라 허둥대고 시간을 낭비하거나 인용을 누락하여 표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엔지니어들과 설계자들은 그들이 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해 온전하게 기록하고 그것들을 모두 보관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한 가장 통상적인 도구가 설계부(設計簿, engineer‘s notebook)이다. 설계부는 문제 해결 계획, 분석적인 계산, 실험 데이터, 정보의 원천들에 대한 참고문헌, 그리고 프로젝트에 관한 모든 중대한 생각들이 기록되어 저장되는 곳이다(Dieter, 2013).

라. 개념 생성

팀은 문제정의문서에 근거하고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은 개념10)을 여럿 생성해야 한다. 특히 수집된 정보로 해결되지 않는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하고 그것들을 조합하고 합성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을 생성해야 한다.

개념을 생성하는 일을 설계사고에서는 ‘창안(ideate)’이라 부른다. 이 ‘창안’ 국면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사고 모델로 간주될 수 있다. “이 국면에서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이고 호기심 많은 활동들을 통해―질문하고 그 해결책들을 탐색하는 형태로―아이디어들을 발굴한다.”11) Fig 2는 창안 과정을 묘사하는 모델인데 Dym(2005), Eris(2004) 및 Riddle(2009)의 논의에 바탕을 둔 것이다(권성규,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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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design thinking as a transformation between divergent questioning and convergent questioning

창안 과정은 모호한 아이디어로부터 구조가 잘 갖춰진 것으로, 혼란스러운 것으로부터 구성된 것으로, 함축적인 것으로부터 명시적인 것으로 이동한다(Dieter, 2013). 또 창안 과정은 옵션들을 앞뒤로 되튀기고 그리고 자신을 넘어 생각하여 아이디어들을 통합하는 과정이다(Karsnitz, 2009).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많이 발굴해야 설계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창안의 목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개발하는 것이다. Fig 2가 묘사하는 바에 의하면, 문제(problem)의 정의역이 충분히 넓게 정의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문제를 정의하는 요소들 중, 요구조건들이 면밀히 파악되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는 답을 찾거나 알아내는데 바탕이 되는 정보(facts)가 충분히 수집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아이디어들(possibilities)이 발굴되고 그것들이 조합되거나 합성되어 창의적인 문제 해결 개념들이 생성될 수 있고 그 중에 혁신적인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

설계를 위한 창안 방법들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브레인스토밍, 제품이나 장비의 물리적 분해, 기능적 분해 및 형태학적 분석 방법 등은 기초설계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소개할만한 것들이다(Dieter, 2013).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격려하는 방법, 물리 원리와 정성적인 추론의 적용, 및 정보를 찾아서 이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문제와 관련한 경험이 이 일에 도움이 된다.

다양하고도 많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것들로부터 여러 개념들을 생성해야 하는 만큼, 모든 팀원들이 문제정의문서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설계 팀의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어야 한다. 따라서 팀워크가 중요하고 효과적인 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마. 개념 평가와 선정

여러 개념들 중에서 가장 나은 것이 가려져야 한다. 그러려면 팀원 각자가 평가 대상개념에 대해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여러 개념들이 분석적 사고로 평가되어 문제 해결 가능성이 가장 큰 것, 즉 최적(optimal)의 것이 선정되어야 한다. 여러 개념들 중에서 최적의 것을 선정하려면 개념들을 평가하는데 쓸 항목, 그 항목들을 충족하는 표본 개념, 및 대상 개념을 표본 개념에 비교하는 수단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Pugh 차트(Dieter, 2013: 279)가 이용될 수 있다. 표본 개념에 비교하여, 비교 대상 개념이 평가 항목 각각에 대해 더 나은지, 더 못한지, 또는 그만큼 좋은지가 판단된다. 그에 근거하여 비교 대상 개념들의 상대적인 우수성이 평가된다. 여러 개념들에 이 방법을 적용하면 Pugh 차트가 작성된다. 개념 평가와 선정을 위해 의사결정 행렬(Karsnitz, 2009: 47) 혹은 평가행렬(이창훈, 2007: 80)을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선정된 개념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다. 시험 문제에 대한 답을 답안지에 적어 내듯이 설계 개념도 문서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 문서에는 적어도 여러 스케치들이 포함될 것이다. 이 때 문제정의문서의 성취 명세들의 일부가 수정될 수 있다.

2. 구체화설계

구체화설계에서는 선정된 개념을 실물로 구현되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생성되어 그에 따라 인공물의 모형이 만들어지고 시험 평가된다.

구체화설계 국면은, 제품 체계(architect ure)12)의 확립, 형상(configuration) 설계, 및 매개변수(parametric) 설계, 3 단계13)로 구성된다. 이 국면에서, 인공물의 체계가 정해지고, 그것을 구현하는데 쓰일 물품(物品)14)들의 형상(形狀)과 그것들의 결합 방법 등이 정해지며, 그것들의 재료와 치수 및 공차들도 정해진다.

이 단계들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 주제 지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기초설계를 배우는 학생들은 그런 전공 지식을 적용하지 않고 과학 지식이나 경험 혹은 직관을 이용해서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전문 지식들은 기초설계를 배운 후에 전공 필수 혹은 선택 과목(요소설계)들에서 배울 것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알게 되는 것이 기초설계의 중요 학습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가. 제품 체계

제품 체계는 제품을 구성하는 물품, 즉 구성품들을 배치하는 기본 골격15)이다. 먼저 선정된 개념에 대한 스케치와 개념-증명 모형을 살피면 제품 체계의 대강이 드러난다. 다음으로 인접해 있거나 기하학적 관계나 기능 혹은 인터페이스를 공유하거나 혹은 기능을 위해 동일한 재료나 신호의 통로가 되는 구성품들을 묶어서 그룹을 짓는다. 그 그룹이 모듈(module)이다. 제품 체계는 모듈들과 그것들의 인터페이스를 정의함으로써 확립된다. 다음으로 모듈들을 대략 배치하고 그것들 사이의 기하학 관계 및 그것들을 거쳐 통하거나 흘러가는 열, 전기, 신호 혹은 기계적 운동의 상호 작용이나 간섭이 있는 지가 조사되어야 한다. 이 때 모듈들의 배치를 2 차원 도면으로 그려 봐도 되지만, 할 수 있다면, 3 차원 컴퓨터 모델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모듈들 사이의 상호작용들이 정확하게 모델링되고 모듈들의 성능 특성이 설정되어야 한다. 이런 일들을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는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나. 형상 설계

‘형상’이라는 우리말에 대해, ‘감각으로 포착한 것이나 마음속의 관념 등을 어떤 표현 수단에 의해 구상화(具象化) 함’이라는 뜻의 한자말(形象)과 ‘물건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 형상(形相)’이라는 뜻의 한자말(形狀)이 있다. 형상설계는 이 두 가지 뜻의 일을 위한 것이다.

형상 설계는 물품들의 형태와 대략의 치수 및 그것들을 연결하거나 결합하는 방식을 정하는 일이다. 형상 설계에서는 필요하지만 기성품들이 없어서 팀이 형상(形狀)을 정해야 하는 물품들의 형태16)와 대략의 치수들이 주로 정해진다. 정확한 치수와 공차(tolerance)들은 다음 단계인 매개변수 설계에서 확립된다.

물품의 형상(形象)은 두둑(fillets), 구멍, (무엇을 끼우는)구멍(slots), 벽(walls), 늑골(ribs), 돌출부(projections), 및 목귀(cham fers) 등과 같은 기하학적 특징들에 의해 정해진다. 그것들이 물품의 어디(location)에 어떤 자세(orientation)로 있어야 할지가 규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물품의 대략이 스케치되어야 한다.

물품의 형상은 그 기능으로부터 전개되지만, 재료들과 그 재료로 물품을 제작하는 방법도 형상을 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또 형상은 물품이 기능하는 공간에 따라서도 제약된다. 기능을 중심으로 형상 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사이의 관계가 Fig. 3(Dieter, 2013: 312)에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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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The close interrelationship between function and form and, in turn, their dependence on the material and the method of production

다. 매개변수 설계

매개변수17) 설계에서는 형상 설계에서 대략 정해진, 예를 들어, 물품들의 재료, 열처리, 혹은 표면 처리, 치수나 공차 등이 확정된다. 매개변수 설계의 목적은 성능과 비용을 고려하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설계를 생산할 설계 변수 값들을 설정하는 것이다.

물품의 기능 품질을 평가하는 비용, 무게, 효율, 안전성, 및 신뢰성과 같은 공학적 특성을 측정하는 값들이 확보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물품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치수, 공차, 혹은 재료, 또 그것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 변수들의 이름, 상징 기호, 단위, 및 상한과 하한 값들이 확인되어야 한다. 또 설계 인공물이 작동하는 하중, 유량, 및 온도와 같은 운전 혹은 환경 조건들도 확인되어야 한다. 끝으로 설계팀은 응력, 진동 혹은 열전달 해석이 연관되는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수립한다. 매개변수 설계에서 설계 변수 값들을 정하는 일은 구체화설계의 그 어떤 단계의 내용 보다 개별 물품들의 공학적 성능 특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모듈에, 마침내는, 제품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일에는 전공 지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그런 지식들은 요소설계 과목들에서 배운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라. 시험 평가

구체화설계가 끝나면 제품의 실물 모형이 제작되어 시험된다. 이 시험에서 인공물이 기대한 바대로 기능하여 문제정의문서에 기재된 바의 성취 명세가 충족되는 지가 확인된다.

그런 시험에 이용되는 것이 모형(mockups) 혹은 시작품(prototype)이다. 모형이나 시작품은 제품의 실물 모델이다. 전산모사나 컴퓨터 CAD 모델과 같은 컴퓨터 모델링을 하면 실물 모델을 만들어 시험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고 더 빠른 시간에 제품에 대해 통찰할 수 있다. 실물이나 컴퓨터 모델, 둘 다가 설계 과정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도구들이다(Dieter, 2013). 조립키트(공학키트(김재효, 2018))는 모형을 만들어 보기 좋은 도구이다.

시험 평가 결과에 따라 설계가 성공으로 판단되면 문제정의문서의 명세 내용이 개정되고 그를 바탕으로 문제가 어떻게 하면 해결될 것인 지의 내용을 밝히는 설계 명세(design specification)가 작성될 수 있다.

II. 기초설계 수업

지금까지 기초설계 과목을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체화설계의 대략도 가르치는 때 포함해야 하는 내용들을 간추렸다.

이제 그 내용을 가르치는 방식과 학생들이 그것들을 학습하도록 요청하는 장치들에 대해 살펴보자.

1. 팀 구성

수업이 시작되면 먼저 팀이 구성된다. 창의성 개발이 주요한 학습 목표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학생들끼리 팀을 만들도록 놔두기 보다는, 교수가 학생 개개인의 팀 성향을 조사하는 설문(박강, 2010) 등을 이용하여 여러 사고 성향의 학생들이 고루 섞이되 개별 팀의 역량이 비슷하도록 팀을 짜 주는 것이 좋다.

설계 문제는 학생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해결한다. 팀워크가 좋은 팀이 문제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팀원 각자의 기량이 팀워크에 바탕을 두어 협력의 형태로 발휘되어야 한다. 팀원들의 의사소통 기량이 팀워크 형성과 팀의 창의적 문제 해결책 발굴에 요긴하다.

2. 설계과제

기초설계를 위한 설계과제는 기술개발 현장의 과제(예, 나사 자동공급 장치 개발(박용택, 2007))이면 좋겠지만 교육 여건에 적절한 것으로 택할 수밖에 없다. 또 설계과제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학생들의 전공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설계과제는 전공 주제를 배우지 않은 2학년 학생들이 전공 주제 지식과 상관없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립 키트19)를 이용해서 모형 수륙양용차량을 개발하거나, 레고를 이용하거나, 종이다리 만들기(송동익, 2010; 유경현, 2011)와 같은 수준의 과제들(송동주, 2014)이면 좋다.

학생들이 문제를 정의하는 입장에서 설계 인공물의 이용자나 이해 당사자가 기껏해야 교수와 수업 동료들이다. 이 상황이 문제정의문서가 허술하거나 빈약해지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교수는 설계과제 제시문, 설계 인공물 성능 측정 기준, 및 성적에 반영되는 수업과제들과 그 평가 기준들을 명확히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특히 인공물의 성능을 평가하는 척도, 수업과제물의 평가 사항과 배점, 및 성적 평가 기준 등은 가능하면 정량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문제해결이해 당사자가 소수이고 그들이 바라는 바가 수업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들이 조직적으로 제시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팀은 그것들을 문제정의에 반영하는데 신중할 수 있다.

다음은 모형수륙양용차량 개발을 위한 설계과제 제시문의 예이다.

과학상자(외형 지름이 30 mm 정도 되는 세 종류의 직류 전기모터를 구동기로 작동할 수 있는, 모형 차량, 산업용 기계, 항공기 등과 같은, 간단한 기계들을 조립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부품들을 담은 키트 상자)와 일정 금액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재료나 부품들을 이용해서 유선(길이 1 m)으로 제어되는 모형수륙양용차량을 개발하시오.

운전자는 한 손에 제어기(모터를 구동하는 건전지가 내장되어 있고, 제어 스틱으로 모터의 회전 속도와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하나를 혹은 양 손에 제어기 하나씩을 쥐고 차량을 운전한다.

설계 인공물은 다음 기준에 의해 평가된다.

차량의 성능에 대해서는 다음 4 가지 임무를 완수하는 시간을 측정하여 팀 별로 상대 평가해서 배점한다.

① 평지에서 8 m의 거리 직선 주행

② 그 거리에 1 m 간격으로 놓인 장애물 6 개를 하나씩 회피하며 곡선 주행

③ 8 m 거리의 오르막 경사로(경사각 6도) 주행

④ 차량이 Fig 4와 같이 설치된 내리막 경사로를 따라, 수조(가로 110, 세로 180, 깊이 14 cm)에 들어가서, 일정 지점까지 운행한 뒤, 출발 지점에 되돌아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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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a test pool for the mockups of amphibious vehicles

이렇게 제시된 설계과제에 대해 팀은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 요구조건들을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제 제시문을 바탕으로 어떤 것들이 해결되어야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를 팀원들이 밝혀내어야 한다. 팀원들이 마주 앉아 요구조건을 파악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어떤 팀원이 ‘이런 것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하면 다른 팀원이 즉각 ‘그것은 이렇게 하면 된다.’식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정의하는 일은 해결할 문제의 특성을 밝혀내는 일이지 문제를 해결할 답을 찾는 일이 아님을 강조해야 한다.

설계사고에서 문제를 정의하기에 앞서 하는 일을 ‘감정이입’이라 부르는 사실을 상기하여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청하는 과목 담당 교수의 입장이 되어 그가 무엇을 위해 자신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을 하는 중에 어떤 사항들이 강조되었는지 왜 그런 내용들이 중요한 지에 대해서 고려하면 문제를 정의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 전체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라면 학생들 모두가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하게 해서 다양한 요구조건들을 발굴하는 실습을 한다.

3. 수업과제

기초설계를 배우는 학생들이 과목 주제에 대해서 복습하고 연습할 수 있게 하는 수업용 과제는 어떤 것들이 적절한가? 학기 중간발표와 보고서 및 기말발표와 보고서는 통상적인 과제들이다. 또 인공물 성능에 대한 평가도 성적에 빠짐없이 반영된다.

무엇보다도, 문제정의문서는 필수 과제여야 한다. 팀 활동 환경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발산적 질문과 사고에 의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굴 경험이 기초설계의 중요 과목목표인 것을 감안하면 팀들은 문제정의문서를 작성하고 그를 위해 교수의 세밀한 코치가 필요하다. 설계과정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문제정의문서를 팀 회의에서 교수가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 일은 두 가지 관점에서 중요하다. 첫째로 학생들은 문제 정의가 그 어떤 활동 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로 팀이 정의한 문제의 내용이 창의적 문제 해결의 바탕이 된다.

개인 설계부는 팀원으로서 학생 개인이 설계 과정 내내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을 지속하고 정보 수집 및 창의적 문제 해결 아이디어 발굴을 촉구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수업 과제이다. 학기 내내 설계부를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이 팀원들의 무의식을 자극하여 의외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팀 회의에서 불쑥 제시될지도 모른다.

보고서와 발표 등은 의사소통 과제이다. 설계가 성공하자면 팀원 각자가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고 그를 바탕으로 팀원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중간발표와 진도보고서 및 기말발표와 설계보고서는 팀원들 사이와 팀과 교수 사이의 설계과정에 대한 의사소통을 위해 팀이 생산하는 언어 인공물들이다. 팀 의사소통과 팀워크의 중요성에 비추어 이 과제들이 필요하다. 이 과제들은 언어 인공물로서 갖추어야 하는 형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의사소통 목적 성취에 부합하는 지의 측면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의사소통과 의사 결정 내용을 기록하는 측면에서, 회의록도 제대로 작성되어야 한다.

설계 인공물은 팀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제이다. 설계 인공물은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하지만 다른 과제물과 비슷한 비중으로 성적에 반영되어야 한다. 혹시 인공물 성능이 다른 과제들에 비해 배점이 크거나 학기말에 인공물의 시합을 벌이거나 한다면 팀들이 만들기에 몰두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학생들에게 ‘설계는 만들기’라는 인상이 남기가 쉽다.

기초설계를 배우는 동안 팀이나 학생 개인이 해야 하는 수업과제는 9 가지로서, ① 문제정의문서 ② 진도보고서 ③ 중간발표 ④ 중간고사 ⑤ 설계보고서 ⑥ 설계부 ⑦ 인공물 ⑧ 기말발표 ⑨ 기말고사 등이다. 이것들 중, 설계부와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는 개인 과제이다. 팀 과제에 대한 팀원 개인 점수는 팀이 판단한 팀원 개인의 팀워크 형성과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다.

이 정도의 과제 양은 다른 전공필수 과목들을 배우는 동안 학생들이 해야 하는 숙제나 과제 양과 비교하면 적절하다.

4. 역설계

기존 제품을 해체하고 역설계를 하는 동안 학생들은 하드웨어를 만지기 시작한다. 학생들에게는 하드웨어를 이리 저리 끼워 맞추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개념설계 시작단계에서부터 하드웨어를 만지게 되면 학생들은 추상적인 설계사고보다는 구체적인 사물의 조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달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설계사고에 의한 창안이 위축될 수 있다. 따라서 역설계 이후 문제 해결 개념들이 생성되고 선정되기 전까지는 하드웨어를 학생들 가까이 두지 않는 것이 좋다.

5. 창안

창의적인 개념들을 생성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Fig 2가 묘사하는 바를 이해해야한다. 그 바탕 위에서 학생들은 문제정의문서에 나열된 요구조건들을 충족하고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할 몇 가지 개념들을 생산한다. 이 활동이 창안이다.

학생들은 개념설계에서 말하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학생들은 설계 과정에서 말하는 ‘개념’을,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풀려면 개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혹은 입시 문제집 표지 등에서 보는 ‘개념 수학’과 같은 말의 ‘개념’으로 오해할지 모른다. 설계 개념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다. 즉, 개념은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물로 구체화될 수 있는 답이다.

팀원들은 문제정의문서에 밝혀져 있는 요구조건들을 어떻게 하면 충족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팀원들끼리 질문을 하고 수집된 사실 정보에 바탕을 두어 답을 구한다. 최대한 많은 요구조건들에 대한 답이 이 단계에서 구해지는 것이 좋다. 일부 답은 성취 명세를 충족하기도 할 것이다.

답을 구하지 못한 요구조건들에 대해서는 팀이 답을 생산해야 한다. 이때 Fig 2가 묘사하는 바, 설계사고에 의해 창의적인 답이 생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답들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개념의 바탕이다. 답들 중 일부는 제약 사항이나 밝혀진 성취 명세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들일 수 있다. 또 일부 답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에서 상충할 수 도 있다.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는 가능한 답들로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이 생성된다. 그 답들을 어떤 팀원이 또는 팀이 어떤 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거나 합성하는 가에 따라 여러 다른 개념들이 생성된다.

교수는 개념 생성 단계가 끝나는 즈음에 팀들이 생산한 개념들을 점검한다. 팀들은 대개 개념 하나를 갖고 있다. 생성된 개념이 적어도, 예를 들어, 팀원 숫자만큼은 되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다른지, 또 그것들의 구현 가능성도 점검되어야 한다. 또 개념 스케치를 했는지, 했다면 그 개념에 대해 팀은 어떤 평가를 했는지,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지 등이 점검되어야 한다.

팀이 가능성 있다고 평가한 개념들에 대한 증명 모형을 만들어 볼 수 있으면 좋다. 다만 그 일로 학생들이 개념을 구체화하는 일을 대충하고 ‘만들기’에 빠져들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

개념 선정을 위한 팀의 토의 내용과, 예를 들어, Pugh 차트 작성 내용도 기록되어야 한다. 특히 특정 개념이 선정된 배경이 되는 장점과 다른 개념들에 비교되는 상대적인 장점 등이 기록되어야 한다. 이런 자료들은 설계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문제가 생겨 지나온 어느 단계들로 되돌아가야 하는 경우에 그 단계를 지체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게 하는데 요긴하다.

선정된 개념의 약점이나 단점으로 평가된 내용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가 논의되어야 한다. 그런 조치를 위해 필요하면 다시 창안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창안은 5 단계로 구성되는 설계사고의 순환이다. 이런 순환은 설계과정의 지체가 아니라 가능성 높은 문제 해결 개념을 낳아 설계 과정의 생산성을 높인다. 즉 이런 조치가 그 이후, 특히 개념이 구체화된 이후 모형 시험 평가에서 발생할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수고를 줄여준다.

6. 구체화

기존 제품과 유사한 체계를 따를 수도 있지만, 전혀 엉뚱한 체계를 시도하도록 권장한다. 새로운 체계로 인해 인공물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창의적 개념과 그를 구현하는 혁신적인 체계 발굴이 높이 평가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런 이유 때문으로도 인공물의 품질이 성적 평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아야 한다.

비록 주먹구구 방식으로 할지라도, 팀은 개념을 구현하는 데 쓸 물품과 구성품들의 모양과 형태를 정하고 그것들을 스케치해야 한다. 키트를 이용하는 경우에, 키트로 제공되지 않아 만들어야 하는 물품들에 대한 스케치도 반드시 해야 한다. 팀이 그 물품들과 다른 표준 부품들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여러 방법들을 궁리하도록 권한다. 그런 방법들이 형상 설계를 다시 해야 하거나 모듈을 분해해서 재조립해야 하는 경우에 어떤 장점과 단점으로 작용할 지를 팀이 따져보게 한다. 팀은 또 구성품들이 단순히 연결만 되는지, 그 연결로 인해 물질이나 에너지, 열 혹은 제어 신호 등의 통로가 형성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교수는 학생들이 물품들의 재료와 형상 및 재료와 치수의 상관관계를 고려하고 구성품들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관점에서 공차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매개변수 설계의 내용을 설명한다.

형상 설계와 매개변수 설계의 정보가 상세설계 국면에서 도면에 표시된다. 그런 내용을 포함해서, 도면에 대한 이해와 도면 그리기도 빠트리지 않고 배워야 하는 전공 학습 주제임을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더불어, 그런 일을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는 여러 기법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7. 모형 제작

학생들이 모형 제작을 시작하는 시점이 학습 성과 성취 관점에서 중요하다. 이때부터 개념설계나 구체화설계 국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구체화설계를 마치고 만든 모형이 작동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제품 체계를 즉흥적으로 달리하거나, 이 부품을 저 부품으로 바꾸거나, 부품 연결 방법을 달리하는 등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인공물이 작동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러다보면 학생들은 만들기에 몰두하게 된다. 인공물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을 ‘문제’로 보고, 문제 해결 과정을 점검해 보는 팀은 드물다. 이 때 교수는 팀 코치로서 문제를 진단하여 설계 과정의 어느 단계를 점검하도록 팀들에게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개념을 구체화하는 인공물을 만드는 때, 학생들이 여러 부품들을 조립하고 연결하고 작동하게 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공구들에 대해 익숙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역설계 단계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정보, 특히 물품들의 연결이나 결합 방식 및 표준 부품이나 공구 이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실습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모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모듈이나 구성품들 사이에 물질이나, 에너지, 열, 동력 혹은 신호가 전달되고 통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모듈들 사이에 물질이나 신호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지는 모형을 만들어 시험하기 전까지는 학생들이 알기 힘들다. 이런 문제는 학생들이 과제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런 주제들에 대해서는 여러 요소 설계 과목들에서 배우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IV. 기초설계 과목 개발을 위한 고려 사항

지금까지 기초설계 과목을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체화설계의 대략을 포함해서 가르쳐야 할 내용과 그것들을 전달하고 학습하게 하는 방식과 장치들에 대해 살폈다.

이제, 그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과목을 개발하거나 수업 방식을 보완하는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정리한다.

기초설계 반은 같은 전공의 학생들로 구성되지 않아도 괜찮다. 창의성 개발이 이 과목의 중요한 학습 목표 중 하나임을 상기하면,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학생들이 설계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론 수업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렇지만 기초설계 과목용 교재들을 보면 설계 과정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들이 단편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설계 과정과 그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또 설계 과정의 단계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어떤 단계에서 일의 진행이 막히면 그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여 지나온 단계로 되돌아가서 과정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설계 과정의 순환적 특성도 강조되어야 한다.

기초설계 과목에서 개념설계에 치중한다는 말은 팀 활동에 의한 문제정의20)와 개념생성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요 확인이 중요하고, 문제정의문서가 창의적 개념 생성의 바탕이다. 문제정의문서에 근거해서 설계사고가 중심이 되는 팀 활동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설계 개념을 생성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문제정의문서가 창의적인 문제 해결책 생산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3장 2절에서, 수업용 설계과제의 현장감이 낮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교수가 과제 제시문을 치밀하게 작성해서 학생들에게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하기보다, 교수는 설계팀의 임무만 간단히 제시하고, 교수가 해결하기를 바라는 내용들을 팀원들이 질문을 통해 밝혀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팀이 질문으로 문제 해결을 시작하고 질문으로 얻은 답들이 문제정의문서를 작성하는 자료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그러는 동안 팀원들의 의사소통 기회가 많아지며, 교수를 팀의 일부로 이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 등의 이점들을 기대할 수 있다.

구체화설계에 대한 내용도 소개되어야 한다. 비록 당장은 주먹구구식으로 하지만, 학생들은 개념을 어떤 단계들을 따라 구체화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인지를 배워야 한다. 구체화설계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具體)화하여 세상에 그 형체를 드러내도록 하는 일이다. 따라서 구체화설계의 의미를 이해하는 학생이라면 개념설계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초설계 과목용 여러 교재들을 보면, 구체화설계 내용이 빠져있거나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학생들이 구체화설계를 대충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그 내용을 소개조차 하지 않는 것은 기초설계 과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구체화설계를 소개하려면 설계 과정을 개념설계와 제품설계 두 국면 보다는, 2장 첫머리에서 기술한 바처럼, 개념설계, 구체화설계, 상세설계, 세 국면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또 구체화설계에 대해 설명하려면 전공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기술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내용들이 앞으로 배울 요소설계 과목들의 주제임을 설명한다면 오히려 그런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기초설계 과목을 배우는 또 다른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4학년이 되어 ‘캡스톤디자인’을 할 때는 요소설계 과목들에서 배운 지식들로 구체화설계를 거쳐, 상세설계를 하고, 도면도 작성하며, 시작품을 만드는 등으로 공학설계의 전 과정을 제대로 배울 것이라는 소개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팀워크를 개발하고 팀 창의성을 촉진하는 교수법이 중요하다. 팀이 구성되어 학생들이 속히 팀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실습 교수법이 요긴하다. 팀원들이 문제 정의를 위해 수요를 확인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때 또 요구조건을 충족할 많고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할 창의적인 개념을 생성하기 위해 설계 사고를 시도하는 때, 팀 활동을 도울 수 있는 교수법도 요긴하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 과정의 코치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고 팀이 코치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의사소통은 설계의 부분이다. 팀원들 사이 그리고 팀과 문제 해결 의뢰인 사이 혹은 팀과 팀 코치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설계 과정이 단계들을 따라 진행될 수 있다. 설계가 추상적인 문제 해결 개념을 생산하고 그것을 구체화해 나가는 문제 해결 과정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정보는 기록되고 관리되며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서 입말뿐만 아니라 글말로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유통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팀 창의성이 증진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소통 과제가 성적 평가에 무겁게 반영되어야 한다.

이 과목에서는 설계 인공물 하나를 목표로 수업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과목이 3학점 (이론+실습)짜리이면, 이론 50 분과 실습 50 분 수업을 1주에 2회씩 한다. 과제를 하나 한다면, 설계 이론 소개 3 주, 개념설계 4 주, 구체화 설계 2 주, 모형 제작과 시험 및 평가 3 주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인공물을 두 개 이상 설계하거나 그것들의 시합을 벌이거나 하는 등으로 그 성능이 높이 평가된다면 학생들은 설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기 어렵다. 또 전공 주제 관련 이런저런 이론들이나 SCAMPER 혹은 TRIZ 등과 같은 창의적 사고나 문제 해결 기법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것도 ‘설계도 이론으로 하는가’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학기말에 기말 발표를 듣고 설계보고서를 읽어 보면, 시기적으로 그 즈음에 학생들이 주로 만들기와 그 시험과 평가에 매달려 있을 수밖에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들이 인공물 만들기에 상당히 몰두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기초설계를 가르치는 동안, 교수는 학생들에게 설계는 문제를 해결할 추상적인 개념을 개발해서 그것을 인공물로 구체화하는 지식으로 생산하는 일이라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한다.

V. 결론

이 논문에서 필자는 기초설계 과목을 개념설계에 치중하되 구 체화설계의 대략도 포함하여 가르칠 내용들을 기술하고, 그것들을 교수하는 방식과 학습하도록 요청하는 장치들에 대해 살핀 후, 교수진이 기초설계 과목을 개발하는 때 고려할 사항들을 정리하였다. 결론적으로 기초설계는 학생들이 과목을 배우고 나서 ‘설계는 만들기가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생성하는 일이구나’라는 인식을 하도록 가르치는 과목이다.

효과적인 글말과 입말 의사소통 기량이 팀워크 성장과 문제의 창의적 해결에 요긴하기 때문에, 팀 활동으로 설계 과정을 진행하는 중에, 글쓰기와 발표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수 있다.

기초설계를 제대로 배워서 공학설계가 무엇인지 알고 그 다음 교과과정에서 어떤 주제들을 배울 것인지를 알게 되면 학생들이 요소설계 과목들을 더 잘 배울 수 있다. 그 효과가 캡스톤디자인에서 나타나면 학생들이 창의적 문제 해결 개념을 생성하고 요소 설계 기량들을 종합해서 멋진 시작품을 제작해 보고 졸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초설계 과목은 공학교육인증을 위한 공학설계 교과과정의 초석(cornersto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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