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로서는 과거 국내에서 많이 겪었던 ND의 전형적인 증상을 현장에서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것이었다. 농장에 동행한 현지의 수의사들과 질병을 살펴 보면서 필요한 실험실 검사 샘플을 채취하였다. 농장주에게 몇 가지 핵심 사항을 설명해 주었다. 백신 접종 방법, 당장의 백신 프로그램 적용, 차단 방역, 농장의 기본적인 사양관리의 중요성, 현재 당장 해야 할 일들. 그러나 당장에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에, 한편으로는 무겁고 고통스런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같이 동행한 현지 수의사들에게 당부하였다. “과거에 나도 한국의 젊은 수의사였을 때 이러한 일들을 너무 많이 겪었다. 수의사로서 좌절감과 무력감을 너무나 깊이 느끼고 나 자신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다.
그 당시 일본의 수의사들이 한국에 와서 종종 세미나를 하곤 했는데, 일본에 ND가 공식적으로 발병 보고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그때 일본 양계 산업과 일본 수의사들을 속으로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한국의 양계 수의사들과 농장주들이 이로 인해 많은 고생을 했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예산투자를 했다. 대학과 관련 연구 기관들이 한국의 ND를 퇴치하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이제 나는 여러분들의 심정이 괴롭고 착잡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들도 이제 이 나라의 ND를 퇴치하고 통제하는 일에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제가 미력하지만 함께 하겠다. 경험을 같이 나누고 싶다. 함께 노력 해보자. 방법이 있다. 할 수 있다.”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농장을 나섰다.
호텔로 돌아와서 세탁물을 맡기고 모든 물품에 대해 한국에서 가져간 소독약으로 소독수를 만들어 세척을 하고 소독을 하고 드라이기로 말리고 하였다. 다음날 당사 실험실에 채혈한 혈액을 검사 의뢰 하였다. 다음날 검사 결과가 나왔다. 예상했던 대로 나왔다(표3 참조).
표 3. 닭 혈액 검사결과
바이러스 분리를 하지 않았어도 ND로 확진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젊은 수의사 시절 혈청 검사를 통해 ND를 확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선배 수의사들과 교수님께 감사하다. 다음날 그 나라 전역에서 모여든 젊은 수의사들과 종일 강의하고 토론을 하였다. 참으로 어렵겠지만 이 나라에서도 언젠가 ND가 제어 될 꿈을 꾸었다. 그 농장의 폐사에 대해 대략의 경제적 분석을 해보았다.
① 아리 값 : 1불×5,000수=5,000불
② 사료 값 : 0.7불/1kg(8주령까지 사료섭취량 1.7kg)×5,000수 = 3,500불
③ 약품비 : 0.2불×5000수 = 1,000불
폐사로 인한 직접적 손실 : 약 9,500불
이러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ND가 국내에서는 현재 발생이 되고 있지 않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스런 일인가? 이제 ND는 젊은 수의사들에게 경험하기 어려운 질병이 되었으니 한국의 양계 산업과 역사가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러한 상황을 국내 양계 산업에서는 계속 유지하여 후세들이 경제적 고통과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이에 ND의 면역 기전 백신 접종 등에 대해 다시복습해 보고자 한다.
2. ND의 면역 기전
ND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면역기전을 기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세포성 면역(cellular)이고 나머지 하나는 체액성면역(humoral)이다. 농장에서는 대개 소위 혈청 검사(HI test)를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인 혈청 내 항체 역가(HI antibodies, 보통 Ig-G)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닭의 생체 내에서 이뤄지는 면역 기전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항체는 혈청뿐만 아니라 체내의 여러 기관(호흡기 점막, 장기, 혈액 등) 에 골고루 여러 형태(Ig-A, Ig-M, Ig-G 등)로 분포한다. 이러한 항체의 역할은 첫째, 감염된 세포에 부착하여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생산이 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둘째, 바이러스에 직접 부착해서 바이러스가 외부로 배출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생백신 접종 후 2~3일 후에 형성되는 세포면역은 ND바이러스 침투시 초기 방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ND 감염 초기에 백신 접종이 된 계군에서 Ig-A항체가 방어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항이다. IgG와 IgM은 혈청에서 검출 되는데, 최초 감염(혹은 백신 접종)후 IgM은 4일, IgG는 7일 후면 나타나게 된다. 혈청 내의 이들 항체는 침투된 ND 바이러스가 호흡기 점막에 감염되는 것을 방해하고, 점막에 있는 항체는 점막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의 복제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독 백신 접종 후 점막에서는 모든 종류의 IgG, IgA, IgM 등이 검출되지만, IgM과 IgG의 경우 사독 백신을 통해서 혈청 내에 나타나게 된다. 어린 병아리의 모체 이행 항체는 매우 중요하다. 입추 초기 1~2주 동안 ND 방어를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ND백신 접종 프로그램은 이와 같은 여러 면역 기전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수립하여야 한다.
3. 백신 접종
백신 접종이 ND를 방어 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야외 바이러스 공격의 수준, 모체 이행항체, 계종(육계, 토종닭, 산란계, 종계), 백신 주(Strain), 백신의 유효 기간, 다른 백신과의 혼합 사용, 백신 접종 기구, 백신 접종방법, 백신 접종 시술자, 초생추의 품질과 건강 상태, 계군의 숫자, 날씨 환경, 계사 환경, 이전의 백신 접종 내력 등이다. 백신 접종의 목적은 야외 바이러스의 체내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백신 접종을 할 때는 생독과 사독백신을 시기 적절하게 혼용하여야 한다. 다음은 백신의 종류와 그 기전이다.
1) 생독 백신
생독 백신은 ICPI(뇌내병변지수)에 따라 중간독(mesogenic), 약독(Lentogenic), 비병원성(Apathogenic enteric) 3가지 그룹으로 나뉜다(표 4).
표 4. 뉴캣슬 백신 종류
일반적으로 백신은 병원성이 큰 만큼 면역원성도 크다. 병원성이 크다는 말은 백신접종 후 호흡기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호흡기 반응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백신 회사들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백신을 내 놓고 있다. 농장에 가장 적합한 백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문 수의사와 상담하도록 한다. 국내에서 현재 무상으로 백신이 농장과 부화장에 공급 되고 있다. 부화장에서의 백신은 농장에서의 추가 접종을 하기 전까지의 방어력을 나타내게 한다. 또한 2차 접종 시 항체 면역을 유발하는데 부스터 효과를 나타내게 한다(도표2 부스터 효과). 초생추 생백신은 모체 이행 항체의 간섭을 받아 혈중 항체를 형성하는데 미미하지만 호흡기도나 장관 내에서 국소 면역을 형성시킨다. 산란계나 종계에서는 입추 후 여러 번의 생독 백신을 하게 되는데 반복적인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 반응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산란 중 생독 백신을 주기적으로 하는 이유는 저조하게 떨어진 혈중 항체 및 국소면역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함이다. 이때 전에 사용 되었던 생독 백신 보다 병원성이 강한 백신을 사용하면 호흡기 반응이 세게 나올 수가 있으므로 조심스러운 백신 선택이 요구된다.
<도표2> 부스터 효과 - 백신을 반복하면 면역 반응이 더욱 빠르게 나타나 오랫동안 지속 되는 현상
2 ) 사독 백신
(1) 어린 병아리
어린 병아리에 사독 오일 백신 접종이 종종 사용되는데, 이는 초생추 모체 이행 항체와 함께 ND에 대해 강력한 방어력을 나타낸다. 생백신과는 달리 호흡기 접종 반응이 나오지도 않고, 높은 수준의 항체를 오랜 기간동안 보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시기의 사독 백신은 오일 보좌제(Adjuvant)에 의해 항원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노출되는데, 모체 이행 항체에 의해 간섭을 받지도 않는다. 모체이행 항체가 소실되어 갈 무렵 사독오일 백신의 항원 자극이 시작되고, 체내의 면역 체계가 보다 확고해진다. 어린 병아리에 생독과 사독 오일의 혼합은 HI 역가를 높이게 된다. 야외 공격에 대해서도 가장 완벽한 방어력 및 면역 수준을 보인다. 다일령 계군 농장 혹은 ND에 오염된 지역에 입식 되는 병아리의 경우 이러한 백신 프로그램을 권장한다. 생독이나 사독을 단독으로 사용하였을 때 보다 효과가 훨씬 좋다.
(2) 중추
어떤 농장은 7-8주령에 사독 오일 백신을 한번 더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육성 기간 중항체 면역을 극대화 할 수 있으므로 적극 권장하였지만 최근에는 닭들에게 핸들링 스트레스가 주어지게 되므로 혈청 검사를 통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한다.
(3) 성계
시산 전 사독 오일 백신 다른 질병(IB, EDS) 혼합 백신으로 보통 사용된다. 혈청 내 항체 수준을 현저하게 끌어 올리게 되고, 균일하게 형성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종계의 경우 후대 병아리에 모체 이행 항체를 충분히 넘겨 주기 위함이다. 꼼꼼히 접종하지 않으면 일부 면역 수준이 결여된 계군이 나타날 수 있다.
(4) 산란 기간
산란 중 40-45주령 즈음에 사독 오일 백신을 주사하기도 하는데, 면역을 확실히 하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계군에게도 스트레스가 되며, 인력과 비용이 낭비되는 단점이 있다. 지역의 전문 수의사와 계군의 면역 수준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실시하도록 한다.
(5) 사독 백신 접종 시 주의 사항
백신 접종 시술자, 백신 접종 기구 등이 면역 형성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 혈청 검사를 해보면 백신 접종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심을 갖게 할 정도로 형편 없는 항체 수준을 보이는 계군도 많이 있었다. 특히 백신접종 시술자에 대한 관리 감독은 꼼꼼히 해볼 필요가 있다. 제 용량을 주사 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접종 기구나 주사침을 쓰고 있는지, 초보자가 아닌지 등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하는 팀들의 위생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농장 저 농장 옮겨다니는 정도가 아니라 주사침으로 닭의 생체 내에 주사하는 일을 하지 않는가? 주사침 하나에 병원체가 묻혀져 오염되어 있다면 전 농장이 순식간에 질병으로 오염되는 것이다. 할 수 없어 용역 접종팀들을 쓴다 할지라도 주사기와 주사침을 용역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직도 남의 농장에서 쓰던 주사기와 주사침을 허용하는 농장이 있는가? 자기 농장만의 주사기와 주사침은 반드시 구비해 두고 접종 전에는 고압 멸균 소독(가정용 압력 밥솥 활용)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다.
4. 뉴캣슬병(ND) 전염성 기관기염(IB) 생독 백신의 혼합 사용
IB 백신 바이러스가 ND 백신 바이러스와 간섭하여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간섭 현상을 극소화하기 위해 백신 회사들은 ND 바이러스의 함량을 IB 바이러스의 함량보다 2-3 logs 높게 혼합된 백신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비병원성이면서도 장에서 주로 증식하는 ND백신(Apathogenic enteric vaccines)의 경우는 IB백신과 혼합하여 사용하여도 서로 증식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간섭 현상에 덜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많은 야외 실험 결과에 따르면 ND/IB 혼합백신을 사용해도 바이러스 증식에만 서로 간섭할 뿐이지 면역 수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마음이 불안하다면 ND와 IB의 백신을 각각 다른 날짜에 접종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