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본부 질병 Bulletin - 산란계 농가 닭진드기 종합방제관리(IPM) 적용 및 모범사례 소개

  • 김진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 Published : 2018.08.01

Abstract

Keywords

1. 닭 진드기의 계사 내 생태

닭 진드기(Poultry red mite; Dermanyssus gallinae)는 닭의 체표면에 붙어 기생하고 흡혈을 하는 외부기생충이다. 대부분 1㎜ 이하로 매우 작으며, 색깔은 흡혈 시 적색, 비흡혈 시 흰색 또는 회색이다. 일반 진드기에 비교하여 작고, 견고함이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규조토 및 실리카 등 물리적 방제를 사용 시 효과가 있다. 또한, 야행성으로 낮에는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며 보통 1~2시간 단기간 흡혈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농장주와 관리인이 낮에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다(그림 1 및 2). 일반적으로 흡혈 없이 8~10개월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긴 휴지기를 통한 박멸 또한 어렵다. 그리고 생활사가 7~10일로 매우 짧으며, 어미 1마리가 한 생활사에서 4~8개의 알을 낳아 증식속도가 매우 빠르다.

<사진1> 계사 내 케이지 및 시설 내 닭 진드기 서식 사례

<사진2> 계사 내 닭 진드기 서식지 관찰 사례

2. 닭 진드기 종합방제관리(IPM) 적용법

닭 진드기 방제의 핵심은 닭 진드기의 박멸이 아닌 닭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닭 진드기의 밀도를 관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닭 진드기 방제를 위하여 종합방 제 관 리 (IPM; Integrated Pest Management)를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닭 진드기 유입 요인 차단, 모니터링, 방제법 적용, 효과 검증의 순으로 실시된다.

1) 닭 진드기 유입 요인 차단

닭 진드기 유입 요인 사전 차단은 농장 간, 농장 내 질병 유입과 확산을 차단하는 차단방역(biosecurity)과 근본적으로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외부로부터의 닭 진드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하여 인적·물적 자원의 출입 통제 및 불가피한 출입의 경우 철저한 세척·소독을 실시하여야 한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닭 진드기 주유입요인인 중추구입 시 닭 진드기의 오염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농장 내에서는 동별 별도 관리를 통하여 동간 닭 진드기의 전파를 차단하여야 한다.

2) 닭 진드기 모니터링

닭 진드기 모니터링의 목적은 닭 진드기 오염도의 주기적인 측정을 통한 적절한 방제 시기 설정과 구제제 및 방제법의 효과 검증에 있다. 일반적으로 모니터링은 계사 앞, 중간, 끝에 각각 4개소 이상을 대상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니터링 방법에는 테이프법, 골판지법, 나무막대기법, 먼지관찰법 등이 있다(사진 3 및 4). 그중 산란계 농가에서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수치화하기 쉬운 방법은 테이프법이다. 테이프법은 청테이프를 케이지에 부착한 다음 테이프에 붙은 닭 진드기의 개수를 1주일 후 확인하는 방법이다. 판정 기준은 점수 1(진드기가 없음), 점수 2(1~9마리의 진드기가 보임), 점수 3(10마리 이상의 진드기 보임), 점수 4(테이프 안팎에 진드기가 떼 지어 모여 있음)로 구분할 수 있다. 평균 점수가 1.5보다 높은 경우와 한 위치에서 점수가 3인 경우 방제를 실시하여야 한다. 하지만 테이프법은 손쉬운 방법인 대신 살아있는 닭 진드기의 포집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닭 진드기 구제제의 내성 검사와 같이 살아있는 닭 진드기의 포집이 필요한 경우 나무막대기법, 먼지관찰법, 골판지법 등의 모니터링 방법을 활용하여야 한다.

<사진3> 직립형 케이지 닭진드기 모니터링(테이프법) 사례

<사진4> A자형 케이지 닭진드기 모니터링(골판지법) 사례

3) 닭 진드기 방제법 적용

닭 진드기의 방제 방법에는 화학적, 물리적, 생물학적 방제법이 있다. 화학적 방제법은 구제제를 닭 진드기 서식지에 살포하는 방법과 닭에 직접 음수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살포제 14제품(농약 성분 13제품, 천연물질 1제품), 음수 투여 1제품이 국내에 허가되어 있다. 그중 현재 산란 중인 계사 내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계사 환경 내 살포하는 일렉터 PSP와 와구방 액제가 있으며, 음수 투약 제품인 엑졸트 액이 있다. 그중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일렉터 PSP와 엑졸트 액은 친환경 인증 농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실제 친환경 인증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천연물질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이 허가 진행 및 연구가 수행되고 있어 향후 다양한 제품을 친환경 인증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구제제의 사용 시에는 내성 발생을 억제하기 위하여 닭 진드기의 구제제 내성 검사를 실시한 다음 농가 별 효과적인 구제제를 로테이션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물리적 방제법에는 청소·세척, 열소독, 실리카 및 규조토 도포 등이 있다. 휴지기에 실리카 및 규조토를 도포한 농가의 경우 닭 진드기 초기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청소·세척·소독은 산란 중인 계사 내에서 활용 가능한 방법으로 닭 진드기 밀도 관리뿐만 아니라 질병 원인체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한편, 친환경 인증 농가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제제 중 천연물질 성분 구제제만이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천연물질 성분 구제제는 살충제 성분 구제제와 같이 1회 사용으로 닭 진드기의 높은사멸 효과를 보이지 않아 천연물질 구제제 단독 사용만으로는 닭 진드기 방제 효과는미비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물리적 방제법인 청소·세척, 규조토 및 실리카 도포 등의물리적 방제법과 혼합하여 사용하여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여야 한다.

4) 방제법 효과 검증

닭 진드기 방제를 한 후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농장주의 직감만으로 방제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하지만 방제 전 1주일부터 방제 후 1개월까지 1주 간격으로 앞에서 설명한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방제 효과 검증 시 농가에서 사용한 방제법의 효과를 수치화하여 검증할 수 있어 향후 방제 방법 선택 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3. 국내 닭 진드기 모범 관리 사례

해당 농장은 직립형 8단 무창계사 농가로서 3동 중 2동만이 닭 진드기에 감염되었다. 닭 진드기가 오염되지 않은 1개 동으로의 닭 진드기 전파를 차단하기 위하여 각 동별 관리자를 별도로 두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는 닭 진드기 밀도 관리를 위하여 2회/주 이상의 세척·소독과 매일 계사 내 먼지 제거 등의 청소를 실시하고 있었으며, 필요 시 허가된 천연물질 구제제를 살포하여 밀도관리를 하고 있었다. 닭 진드기가 오염된 동에 대하여 테이프법 및 골판지법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적정 수준으로 닭 진드기 밀도 관리가 되고 있었다. 친환경 농가의 경우 위의 모범 사례 농가와 같이 주기적인 청소·세척·소독 등의 계사 내 청결 유지와 천연물질 구제제 투여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닭 진드기의 특성상 산란계 농가에서 완전한 박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와 같이 농약 성분이 들어있는 구제제의 1회 사용으로 닭 진드기의 밀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닭 진드기의 유입 요인 차단, 지속적인 모니터링, 청소·세척 등의 물리적 방제와 천연물 성분의 구제제를 활용한 방제법 적용, 효과 검증 등의 농장 맞춤형 종합방제관리 적용으로닭 진드기에 의한 산란계 농가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