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운외창천(雲外蒼天)-구름 뒤에 있는 푸른 하늘

  • Published : 2018.01.01

Abstract

Keywords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지나치게 크게 기대하면 결과치는 상대적으로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올 초 한국은행에서 전망한 우리 경제 성장률은 2.5%로 소비위축, 물가상승 등으로 매우 어렵게 전망하였으나 지난 11월 14일에 IMF에서 발표한 우리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3.2%로 전망되었다. 이는 예년에 비교해 낮은 성장률이지만 연초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교역 부진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이 약화하여 낮게 전망하였지만, 하반기 IMF에서는 국내 소비 진작, 반도체 호전 등 긍정적인 효과와 경제 불확실성 시기에도 재정적인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여 다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올 경기가 어려우리라 전망했지만 (물론 아직도 여러 어려운 일이 산재하여 있지만) 하반기에 다소 호전이 되어 한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대를 적게 해서 실망도 적다는 표현이 맞는 걸까?

세계은행에서 지난 7월에 발표한 우리나라 작년 국민총소득(GNI)은 1조 4112달러로 세계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민 1인당 소득은 2만 7천 달러(2017년은 2만9천 달러를 전망)으로 세계 45위에 랭크되어 있고 나라마다 다른 물가 사정을 반영해 실제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5790달러로, 48위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또한, OECD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의 1인당 순가처분소득 및 가구당 순자산 보유 정도는 각각 2만1723달러, 27만3867달러로 OECD 평균(3만620달러, 33만1132달러)을 크게 밑돌았으며 삶의 질도 OECD 38개국 중 29위로 갈수록 떨어져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소득과 고용률은 낮고 교육과 기술 분야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 지원 수준과 환경 질(특히 대기 질)은 OECD 국가 중 최악의 수준에 속하며 고령화 속도가 높고 주택가격은 제일 높은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에 따른 나라별 웰빙 수준은 OECD 38개국 중 노르웨이가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덴마크였으며 이어 호주, 스웨덴, 캐나다의 순이었으며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보다 삶의 질이 낮은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터키, 그리스, 브라질, 러시아 등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가계총부채도 1,400조에 달하고 금리도 인상되었으며 북핵 위험, 중국사드 보복 등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한 가운데 체감경기는 더 어려워져 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로 커졌지만 부익부빈익빈의 부의 불균형 등으로 인해 외형적인 성적표에 비교해 대부분 한국인의 삶은 여전히 여유 없이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운외창천, 구름 뒤에 있는 푸른 하늘,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극복하면 밝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주변 여건은 항상 그래 왔듯이 어려움이 늘 드리워져 있었으나 국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선교 선구자인 언더우드의 기도문을 보면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를 옮겨와 심으셨습니다. 그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한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사람뿐입니다. ~중략~ 조선사람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중략~ 지금은 예배드릴 장소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의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 주시옵소서”

라고 19세기 말 이 나라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나라, 6.25사변으로 더욱 황폐해진 나라, 아무 산업도 없었던 나라가 지금은 세계 유수한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현재 한국 산업구조는 이미 급변하는 외부적인 충격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고정자산에 투입된 과다한 관리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등 많은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벌써 조선산업 등에서 고통을 충분히 경험하고 있고 조만간에 석유화학, 제철·제강, 해외건설 등 주요 산업영역에도 어려움이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기존 산업구조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정책 또한 4차 혁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장변화에 맞추어 나름대로 많은 기대를 하고 경쟁하듯 빚을 내고 큰 비용을 들여 축사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경쟁력이 약한 농가는 투자를 미루고 접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AI와 살충제 파동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이로 인해 농가마다 커다란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이에 따른 여파로 복지, 위생문제가 대두되어 우리 산란계 산업은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물론 내실 있게 잘하는 농가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지만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농가는 도태가 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방역위생, 안전, 생산성에 있어 우위를 보여야 한다. 원칙을 준수하고 철저한 생산성 분석 및 경영분석을 통해 차별화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지금은 계란 소비 부진으로 구름 속에 가려져 있지만 구름이 걷힌 뒤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