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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Sport Event and Social Capital: A Host Community Perspective Comparison in Korea and the US through Social Conflict Theory

메가스포츠이벤트와 사회적 자본의 역할: 갈등이론을 중심으로 한 한국과 미국의 이벤트 유치지역사회의 관점 비교에 대한 연구

  • Park, Seong-Hee (Division of International Sport & Leisure,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
  • Cottingham, Michael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Performance, University of Houston) ;
  • Seo, Won-Jae (Department of Sport & Outdoor, Eulji University)
  • Received : 2018.08.14
  • Accepted : 2018.09.15
  • Published : 2018.09.30

Abstract

Purpose - The current study is to compare the cognition of stakeholders on hosting a mega sports event betwee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In particular, to understand their cognition and perceptual conflict towards hosting a mega sports event, the study employed conflict theory. Furthermore, the study reviewed the role of social capital in the process of managing the mega sports events. Research Design, Data, and Methodology - Of homogeneous sampling, purposeful sampling method and criterion-based selection approach were used to collect interview data from key stakeholders who have been involved in hosting a mega sports events i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In-depth interview transcripts were reviewed multiple tiems after transcription to extract concepts and meanings that were pertinenet to the experience involving hosting a mega sports event. Further member checks was conducted to increase the credibility of the results. Results - Results can be summarized as followed: First, stakeholders of Korea have a strong desire for positive economic effects of a mega sports event, compared to those in the United States who are more concerned in enhancing the public interests and concerns. Second, in Korea, various socio-political issues emerged at the same time and conflicts among multiple stakeholders have aggravated the situations to coordinate the issues. This was because legal system supporting socio-trust has not been established. On the other hand, major stakeholders of the United States consisted of community members who have socio-trust and networks. Thereby these social resources have been found playing a key role in building social capital that assists the stakeholders to coordinate the current issues and to solve them. Conclusions - The current study analyzed the cognition and perceptual conflict of stakehoders in a mega sports event. Social capital has beend found as a key catalyst to increase a network and cooperation among stakeholders. In order to enhance social capital in managing a mega sports event hosted in Korea, legal systems that establish networks and relationships among the related stakeholders need to be developed. Furthermore, the systematic guideline needs to be developed, organizing the sub-committees according to the types of stakeholders and the categorized common needs.

Keywords

1. 서론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사후시설관리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이러한 논쟁의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국가적 차원보다는 지역적, 정치적 논리에 따른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과정과 정부, 지자체, 주민, 산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와 이로 인한 갈등이 한몫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립과 갈등을 안고 시작된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남긴 유산은 대회 이후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요구된다. 따라서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는 유치전부터 국가, 지자체, 지역사회, 경제주체 등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요인을 확인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이벤트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와 준비과정은 여러 주체간의 의견대립과 함께 기능론과 갈등론적 철학적 논쟁을 유발시켰다. 그중 큰 쟁점은 일본과의 분산개최의 문제와 경기장 신축을 통한 가리왕산 등의 자연환경 훼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한일 분산개최의 문제는 2014년 IOC에서 권고한 일본과의 분산개최가 시발점이 되었다. IOC는 40개의 IOC의 개혁안과 발전 안을 담은 ‘올림픽 아젠더 2020’을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분산개최를 권고하였는데, 이 권고안의 핵심은 분산개최를 통해 개최국의 비용절감과 경제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데 있었다(Lee, 2014). 따라서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개최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개최국인 일본이 분산개최의 후보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 개최된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사후 시설을 활용하면 평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분산 개최 안까지 제시되었다.

하지만 IOC의 분산개최론은 국내에서 큰 파장과 함께, 평창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Park, 2014). 물론 정부가 단독개최를 천명함에 따라 혼란이 정리되는 듯 보였지만, 이와 같은 IOC의 권고를 근거로 국내의 분산개최론 자들이 뒤늦게 경제적 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분산개최를 주장하며 새로운 갈등을 파생시켰다. 분산 개최론 지지자들의 주장은 지출의 최소화를 통한 경제효과의 극대화로 요약된다. 즉 중앙정부의 세금이 평창을 위해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막대한 공적 자금이 요구되는 시설의 사후관리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주장이 주된 내용이었다(Park, 2014). 실제로 유치신청서 제출당시의 약 8조 8,000억 원의 예산은 국회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13조 원 규모로 증액되었고, 이 예산이 일회성 개폐회식장의 신규조성과 올림픽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한 증액임이 알려지면서, 경제성과 예산낭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잠시나마 분산개최론이 힘을 얻게 되었다(Sung, 2015). 정부의 단독개최 방침에도 불구하고 분산개최론자들은 이상의 문제해결을 위해 국내의 분산개최는 물론, 일본과의 콘소시엄 개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철학적 갈등과 이해관계자 간의 대표적인 또 다른 논쟁은 올림픽 시설물의 신규건축으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의 문제였다(POCOG, 2017a; Valeri, 2018). 당시 정선의 가리왕산의 자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중봉 알파인스키장을 조성해야 한다는 기능주의적 입장과 실제 15일 남짓 진행되는 올림픽의 한 종목을 위해 500년간 보존되어온 가리왕산의 원시림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당시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 스키장 조성시,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별법’에 따라 엄격한 사전환경성 검토 등이 생략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은 물론, 이후 복원계획 역시 충실히 준비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Sung, 2015). 올림픽 이후 현재까지도 이곳은 올림픽 위원회, 강원도, 산림청, 그리고 지역사회의 이해관계가 얽힌 중요한 현안으로 심각한갈등을 양산하고 있으며, 지금은 전면 생태복원이냐 올림픽 유산의 존속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는 실정이다(Park, 2018).

올림픽 유치신청 당시 제안서에는 명확하게 친환경 ‘O 2 Plus’ 대회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POCOG, 2017b; Valeri, 2018), 실제로는 가리왕산의 훼손 등 ‘CO 2 Plus’ 대회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와 같이 자연환경 훼손의 문제를 비롯해 단독개최로 인한 올림픽 유산의 사후관리와 적자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강원도가 국가사업과 지역개발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어 온 점, 올림픽 유치를 위한 세 번의 도전과 정에서 평창주민과 지역단체가 가장 많은 희생을 한 점, 메가스포츠이벤트 준비의 일환으로 교통 및 정보망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월드컵과 F1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세금과 공적자금의 투입이 이루어져왔다는 점, 분산개최는 형평성과 역차별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평창주민들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거나 분산개최를 추진하면 안 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었다(Park, 2015). 이러한 형평성을 이유로 평창 지역주민들과 지역의회 및 단체 역시 정부에서 일본과의 분산개최를 추진하거나 개폐회식장을 평창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변경, 혹은 시설물 신축을 위한 예산지 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올림픽 반납불사’까지 주장하였다(Park, 2015).

올림픽의 유치와 준비기간 내내 강원도의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한 기능론적 주장과 시민환경단체 등의 비판이 강하게 충돌하였고 이로 인해 사회 각층에서 양산된 갈등과 분열은 국내는 물론 IOC 및 해외 참가국의 우려와 함께 더욱 증폭되었다. 당시 올림픽의 성공적 준비와 개최에 만전을 다해야 할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관리의 실패와 여론분열로 인해, 올림픽이후 유산의 보전과 발전을 위한 체계 적인 실행계획 수립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는 지적이 많다(Sung, 2015).

갈등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메가 스포츠이벤트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은 스포츠 사회변동과 새로운 질서의 기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일면 기능적이다(Sorm & Gunbayi, 2106). 즉 대회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유치효과에 대한 논쟁, 가리왕산의 생태복원과 올림픽 유산의 존속을 둘러싼 대립, 시설의 사후활용에 대한 가치 논쟁 등 올림픽이라는메가스포츠이벤트가 우리에게 던진 현안들에 대한 논쟁은 스포츠 사회의 발전적 변동의 동인이 될 것이다. 스포츠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은 헤겔의 변증법적 정반합의 논리에 따라 테제, 안티테제, 궁극적으로 진테제로 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Mueller, 1958; Yang, 1999). 갈등과 대립을 통한 반복적인 교정이 없는 스포츠 사회에서 스포츠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갈등은 당위이다. 그러나 갈등요인을 확인하고 체계 적으로 관리하여 빠르게 사회적 합의와 동의에 도달할 수 방법이 있다면, 이 또한 논의되어야 마땅하다.

아쉽게도 그동안 스포츠 사회에서 사회적 자본 관련연구는 스포츠가 지닌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강화효과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의 준비과정에서 경험하였듯이 상호 신뢰와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회적 자본이 스포츠이벤트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예측변인으로서 사회적 자본의 기능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사회적 자본의 역할에 주목하였다. 왜냐하면 사회자본이 잘 구축되어 작동할수록 이슈에 대한 갈등은 대립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관용과 파트너십의 동력이 되어 다수의 이익을 위한 문제해결방안 도출을 촉진시키기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우선 각 주체 간의 갈등과 긴장을 사회변동과 발전의 기제로 인식하는 갈등이론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인식을 조명하였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스포츠 대회의 유치와 준비과정에서 수반되는 갈등요인을 확인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데 필요한 사회자본의 역할을 논의하였다. 본 연구 에서 미국의 올림픽 사례를 선정한 이유는 1932년 제 3회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4번의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여 개최한 곳으로서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요인과 이를 조정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자본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유치와 관리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은 어떠한 인식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가?

연구문제 2.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유치와 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요인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무엇인가?

연구문제 3.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유치와 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사회적 자본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가?

2. 이론적 프레임워크

2.1. 갈등이론

사회현상을 갈등과 분열 등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갈등이론은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이론에 개념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가 공유된 가치나 규범과 같은 원칙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잘 통합되어 있다는 구조기능주의와는 상반된 개념이다. 갈등이론은 20세기 중반 막스 베버 등에 의해 다양하게 발전하게 되어왔는데(Lee, 2010), 일반적으로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의 갈등은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간주된다(Jo, 2013; Smith, Mackie, & Claypool, 2015). 따라서 갈등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조직(개인)들 간의 상호작용가운데 발생하는, 소위 ‘불일치’가 그 시발점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와 욕구는 같을 수 있으나 사용 하는 수단이 다를 때, 상대분야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와 의도적인 영역확장으로 서로간의 몫(stake)을 침범할 때 발생한다. 즉, 갈등의 주체들 간에는 상호의존성이 있거나 상호작용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 이해관계자가 다른 주체와 양립할 수 없거나 반대하는 정도를 갈등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Putnam & Poole, 1987; Smith et al., 2015). Fisher, Ury, and Patton(2011) 역시 서로가 이해하고 동의 가능한 ‘원칙’이 아닌, 개개인의 이익을 반영하는 ‘입장’ 중심의 접근이 갈등의 시초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개인의 입장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과정 안에서 사회 안의 또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 의해 필연적으로 중첩되고 침범되기 때문이다.

갈등에 대한 선행연구는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갈등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때때로 상충되는 결과가 동시에 발견되는 현상으로 인해 ‘패러독스(paradox)’라고 표현되기도 한다(Cho & Hwang, 2006). 왜냐하면 모든 갈등은 배경, 주체, 원인, 진행 및 결과 등의 각각의 다양한 특징이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독특한 상황에 의해 전혀 다른 갈등이 파생되기도 하며, 또한 파생된 갈등으로 인해 같은 갈등을 소유하고 있는 그룹 간의 동질성이나 응집력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Bacharach & Lawler, 1981). 하지만 갈등에 대한 이론중 주요한 공통적 특징은 일반적으로 갈등은 소위 나선형식 (Conflict Spiral) 형태를 띠고 증폭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의 정도는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Lawler, Ford, & Blegen, 1998; Miall, Ramsbotham, & Woodhouse, 2011). 그리고 이와같은 갈등의 특징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 및 개최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들에서도 잘 나타났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기간 동안에는 지역주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조직위원회 및 심지어 IOC와 시민단체 간의갈등이 중첩되어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갈등은 주민과 주민, 주민과 시민단체, 지역 단체와 지자체, 지역 단체와 중앙 정부, 중앙정부와 IOC 등의 다양한 갈등으로 확대되어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갈등의 확산에는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지는 양상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최초부터 평창 주민들이 중심이 되고 주인이 되어야 할 대회 준비과정에서 지역주민을 배제한 의사결정으로 가리왕산을 훼손하는 일방적 결정은 시민단체는 물론 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평창대회를 지렛대 삼아 강원도의 오랜 숙원 사업인 다양한 사회간접 자본을 확충하려 했던 강원도 역시,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에 필요한 예산 문제에 봉착하면서 중앙 정부-강원도-시의회-시민단체 간의 갈등은 확산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갈등은 대회 준비의 원만한 진행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IOC와 정부 및 IOC와 조직위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또 다시 분산 개최론으로 전이되어 결과론적으로는 평창올림픽을 둘러싸고 국론이 극명하게 분열되는 갈등으로 커지게 되었다. 즉,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의도적인 이해 영역의 확장이 서로 간에 대한 방어적-입장 중심적 행동을 야기 하였고, 이는 상대방에게 위협으로 간주되어 또 다른 방어적-입장 중심적 연쇄적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올림픽과 관련된 이해관계자 모두가 스스로의 입장 중심적 방어 행동을 정당화시켜 그 결과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간 갈등이 ‘갈등의 나선형식(Conflict Spiral)’으로 확대되어 결국 국론이 분열되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다(Bacharach & Lawler, 1981). 이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의 확산은 위의 <표 1>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Table 1] Stakeholder conflicts about the PyeongChang Winter Olym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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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사회적 자본

사회적 자본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많은 학자에 의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어 왔고, 그 개념은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이란 “공통의 규범, 신뢰 및 수직/ 수평적인 사회 네트워크로서 호혜(互惠)적인 집단행동을 위한 협력과 조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가 자원을 관리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개념으로 정의될 수 있다(Guan, Zhang, & Yan, 2015; Sangina, Kamugisha, & Martin, 2007, p. 6). 사회적 자본은 “공통의 규범, 신뢰 및 수직/수평적인 사회 네트워크로서 호혜(互惠)적인 집단행동을 위한 협력과 조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가 자원을 관리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기능을 수행 한다(Sangina et al., 2007, p. 6; Schulenkorf, Sherry, & Rowe, 2016). 즉, 네트워크, 규범 및 신뢰 등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Putnam, 1995), Hong(2007)은 사회적 자본 극대화의 3대 핵심 개념을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사회적 신뢰와 관용성’, ‘시민의식과 사회참여’라고 주장하였다.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빈부격차의 심화, 소외계층의 증가 및 인간적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의 약화되면서 이의 해결을 위한 대안적 개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Harper & Kelly, 2003). 즉,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도구나 기계와 같은 물리적 자본이나, 개인의 기술 및 지식과 같은 개인의 속성과 능력과는 다른, 인간의 ‘관계’ 속에 내재한 개념이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이란 말은 ‘관계성’을 기본적으로 내포하고 있다(Coleman, 1988; Guan et al., 2015). 그러므로 사회적 자본은 사적인 관계에 기반을 둔 사적 사회적 자본과, 공적인 관계에 기반을 둔 공적 사회적 자본으로 나눌 수 있다. 사적 사회적 자본은 가족, 친구 등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는 개개인에 대한 신뢰관계를 의미하며, 사적 사회적 자본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뜻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있으며 개인의 자원봉사나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적인 사회적 자본은 사법부, 행정부 및 국가의 공적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적 사회적 자본이 잘 갖추어졌다는 뜻은 국가가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공공의 재산인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은 물론, 투표의 적극적 독려와 같이 국민의 정치적 권리 활동의 행사 보장 등, 공적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의미한다(Hyundai Economic Institution, 2014; Saha & Banerjee, 2015; Skinner, Zakus, & Cowell, 2008).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연대 등의 개인 네트워크 및 자발적인 조직, 일반화된 신뢰, 호혜성과 시민 규범 및 공적 신뢰 등 사회 구조적-문화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사회적 자본 추구의 결과는 개인적인 행복, 지역적/집단적 프로젝트의 성과, 국가적 차원의 공공 경제 발전 등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Anagnostopoulos, Winand, & Papadimitriou, 2016; Rothstein & Stolle, 2003).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인 Ostrom(1990)은 사회적 자본이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사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공적인 분야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가운데서도 협동과 협력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사회적 자본의 이와 같은 호혜성과 신뢰는 일반적 경제 거래에서는 거래비용 감소와 협력을 가져다주고, 안정적인 법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적 제도를 신뢰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질서의 확립과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Fukuyama, 1995). 그러므로 사회적 자본의 개념 적용은 “지나친 시장원리와 경쟁의 오남용으로 생겨난 사회 내 여러 집단 간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갈등관리에 있어 중요한 맥락적 요인”으로 판단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와 갈등을 조정하고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Jang, Jung, & Cho, 2009, p. 45; Putnam, 1993).

한편 삼성경제연구소(2009)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수준은 72개 조사대상 가운데 25위로 중간 이상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가치관 조사의 2005-2007년도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신뢰’의 부분에서 한국은 19개 OECD 국가 중 30.2%의 결과로 13위를 차지하여 저신뢰 사회로 분류되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신뢰구조의 특징인 ‘사적 신뢰의 과잉과 공적 신뢰의 결여’에 따른 격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Lee, 2006). 또한 비교적 최근 자료인 2012년 OECD 32개 국가의 사회적 자본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29위에 올랐다. OECD 국가 중 이스라엘과 터키가 데이터 부재로 조사에서 제외됐음을 고려할 때, 전체 29위의 한국 지수는 5.07점으로 평균 5.8점보다 훨씬 낮은 최하위권으로 분류되었다(Hyundai Economic Institution, 2014).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비추어볼 때 일견 자명한 일이라 판단된다. 왜냐하면 한국은 산업화와 함께 급속한 사회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에서 불공정과 부패가 만연하였고 이익집단간의 대립 및 집단 이기주의 등의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되었기 때문이다(Jang et al., 2009; Putnam, 1993). 때문에, 윤리와 청렴성 및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의 개념이 향후 우리 사회의 투명한 발전적 동력으로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Lee, 2006). 즉, 민주주의의 중요 기반으로서 사회적 자본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민주적 갈등 관리의 매개체로서의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며(Putnam, 1993, 1995),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은 향후 한국사회에서 보다 더 증대될 것이다.

2.3. 사회적 자본과 스포츠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스포츠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민간영역과 공공영역의 협력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메가스포츠이벤트에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은 상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예를 들면 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스포츠이벤트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개인과 집단 모두에게 공감을 주는 사회적 아젠다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Frederick, Burch, & Blaszka, 2015; O’Brien & Chalip, 2007). 따라서 스포츠이벤트는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의 자신감을 배양시켜,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사회적-경제적 정의형성에 도움을 준다(Anagnostopoulos et al., 2016; Nicholson & Hoye, 2008; Skinner et al., 2008).

스포츠와 사회적 자본 관련 연구들은 스포츠에서의 경쟁과 사회적 자본의 관계(Tonts, 2005), 사회적 약자인 홈리스들을 위한 홈리스 월드컵(Sherry, 2010), 사회적 자본과 스포츠자원봉사참가와의 관계 등 다양하게 주제로 수행되어왔다(Peachey, Cohen, Borland, & Lyras, 2013). 즉, 스포츠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지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약자나 장애인 그룹에게 사회적 친밀감을 형성케 하고 사회적 이동을 가능케 한다(Skinner et al., 2008). 또한 이벤트의 형태에 따라 활발한 직접 참여의 기회까지도 제공해줄 수도 있다 (Sherry, 2010). 그러므로 사회적 자본 개념의 스포츠로의 적용은 Putnam(1995)이 주장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동과 협력을 활성화시키는 네트워크, 규범 및 사회적 신뢰”(p.66)라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정의에 기반하고 부합된다.

특히 IOC 등 국제스포츠기관과 국제사회, 그리고 국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하여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국제사회의 이익을 추구하는 평창동계올림픽 등과 같은 메가스포츠이벤트에서는 각 주체간의 사회적 신뢰와 관용성에 기반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즉 각각의 이슈에 대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는데 있어서 사회적 신뢰와 파트너십 그리고 관용에 입각한 협력과 조정이 요구되기 마련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공적, 사적 사회적 자본이 원활하게 작동해야 할 것이다. 향후 메가 스포츠이벤트의 유치와 준비, 진행 나아가 시설의 사후관리의 계획수립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과 조정을 유도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법제도 등 공적 시스템의 투명한 수립과 집행 등 공적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함께, 국민 개개인간의 신뢰관계 증진을 위한 사회적 신뢰가 요구된다.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평창동계올림픽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분열된 신뢰수준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지속되어 왔다. 사회적 규범 및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중심체를 의미하는 사회공동체적 네트워크의 균열로, 올림픽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는 IOC의 ‘아젠다 2020’에 기반한 분산 개최론으로 인해,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국론이 극명하게 분열되어 그 갈등이 ‘갈등의 나선형식(Conflict Spiral)’으로 확대되어온 것을 목격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취약한 사회적 자본이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유치와 준비 및 사후관리에 있어서 더 큰 사회적, 경제적 비용과 분열을 양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시 이러한 갈등과 대립은 스포츠사회의 발전적 변동을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적 자본의 구축과 활용을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은 실로 중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Hong(2007)이 제안한 사회적 자본의 미시적 수준, 중간 수준 및 거시적 수준으로 구분하여 적용할 수 있다([Table 2]).

[Table 2] Social capital levels of stakeholder in the PyeongChang Olym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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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과 긴장을 사회변동과 발전의 기제로 인식하는 갈등이론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고, 이러한 갈등요인의 체계적인 관리와 해소를 위해 필요한 사회자본의 역할을 규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한국과 미국의 올림픽 등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와 진행에 관여했던 이해관계자를 동질성있는 사례(homogeneous sampling)로 선정하여, Patton(1990) 의 유목적적 추출법(purposeful sampling)방법과 LeCompte와 Preissle(1993)이 제시한 기준근거 선정 방법(criterion-based selection)을 통해 본 연구의 주제에 대해 풍부한 정보와 경험을 지니고 있는 참여자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국내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했던 정부 및 협회관계자, 조직위 담당자, 분산개최를 주장하며 평창올림픽 유치에 반대했던 시민단체들의 담당자, 평창지역주민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미국의 경우, 올림픽 관련 재단 대표, 협회 대표, 학계 연구자 및 슈퍼볼, NCAA Final Four 토너먼트 등이 개최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Table 3]). 총 1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으며, 면담 이후 새로운 정보와 추가질문사항이 있을 경우 참가자 당 2-3회의 인터뷰를 추가로 실시하였다.

[Table 3] Research participants and in-depth inter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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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자료수집 및 분석

심층면담은 연구의 목적에 따라 비 구조화된 면담과 반 구조화된 면담을 적절하게 혼용하여 이루어졌으며(Jo, 2012), 연구자와 참여자들의 일정에 따라 1대 1 면담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국내 이해관계자의 심층면담은 2015년 9월부터 2018년 2 월까지 약 30개월 동안 이루어졌으며, 미국의 이해관계자 면담은 2016년 2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면담시간은 참여자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최소 50분에서 최대 130분 소요되었다. 최종적으로 총 20회의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모든 면담내용은 녹음과 연구자의 메모를 통해 정리하였으며, 면담자료는 전사작업을 통해 문서화하였다. 문서화된 면담내용은 연구진의 집단 토론을 통해 그 내용을 분석하고 구조화하고 요약하였다. 심층면담의 주요 내용은 메가스포츠이벤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정책, 예산, 프로그램, 세부 사업, 추진 방법 등에 대한 세부적 내용에 대한 경험과 인식, 그리고 호혜적인 집단네트워크 등의 사회적 자본의 기능에 대한 의견으로 구성하였다([Table 3]).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자 삼각측정법(investigator triangulation)을 활용하였다. 조사자 삼각기법은 질적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동일 주제에 대해 다수의 조사자를 연구과정에 개입시키고, 연구대상으로부터 연구의 결과를 검수받음으로서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향상시키는 연구(Guion, Diehl, & McDonald, 2011). 우선 연구설계와 면담질문의 구성, 목적적 샘플링, 내용분석 및 해석 등 연구의 전 과정에 공동연구자가 모두 참여하고 개입하여 결과해석에 대한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하였다. 또한 피면담자(n=10)들에게 연구의 최종결과를 검토하도록 요청하여, 이들이 제공한 내용의 핵심사항들이 구조화되어 연구결과로 제시 되도록 수정 보완함으로써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이렇게 재확인된 연구 결과는 Miles and Huberman(1994)이제시한 귀납적 범주 분석(inductive categorical analysis: ICA) 을 통해 최종 분석되었으며, 미국 연구참가자의 연구 결과는 한글로 번역하여 제시하였다.

4. 연구결과

4.1.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인식

메가스포츠이벤트에 유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은 양국 간에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예를 들면 국내의 경우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에 대한 기대는 대부분이 경제효과였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세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만큼, 평창과 강원도 지역에 가져다 줄, 소위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컸다. 뿐만 아니라 경제효과 관련하여 그동안 강원도가 발전에서 배제되어왔던 만큼, 올림픽을 통해 확보하게 될 다양한 사회간접자본 (SOC) 등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아래는 본 연구에 참가한 평창지역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올림픽 덕분에 지역사회가 활기가 띄지. 횡계 여기만 해도 스키 탈 때나 되어야 사람 좀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은 올림픽 준비로 사람이 북적북적해. 빈방도 거의 없고. 이제야 좀 사람 사는 것 같아. 관광도 전국 적으로 많이 오고 말야.(연구 참가자 A1)

KTX도 개통되고 고속도로도 뚫리고 재정비되면서 그야말로 천지개벽이 아닌가 싶어. 예전에는 여기에 갇혀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보다 했지. 자식들이나 지인들한테 오라 하기도 민망하고 말야. 올림픽 때문에 강원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좋은 시설도 들어오고. 덕분에 우리도 이제 서울 편하게 오갈수 있고 너무 좋네. 그리고 막말로 이제 우리도(강원도민)도 좀 살아야 할 거 아니야(연구 참가자 A2).

강원도는 그동안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했지만, 이와 같은 자연 환경의 보존은 단순한 ‘자연 보존’의 의미보단 ‘미개발’의 개념이 더 컸다. 즉, 개발에서 소외되고 뒤처지면서 사회 간접 자본의 확충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따라서 강원도민들의 삶의 질은 갈수록 나빠져 갔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직간접적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었다. 실제로 Statistics Korea(2015) 에 따르면, 강원도는 자살률(38.5%), 당뇨병(8.2%), 고위험 음주율(21.5%), 고혈압(21.5%) 등 부문에서 전국 1위이며, 흡연율(25.6%), 비만율(27.2%) 등은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기대수명 81.4년, 주관적 건강 수준 인지율 43.3%로 전국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건강관리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병원 수, 클리닉 수, 의사 수 역시 전국 평균치에도 한참 미달되는, 최하위 수준이다(Kangwon Research Institution, 2018). 따라서 강원도는 삶의 질과 관련된 거의 모든 수치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강원도민들은 올림픽을 통해 다양한 인프라의 확보와 이를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삶의 질의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은 정부관계자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평창올림픽 예산이 약 14조인데요, 그중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경기장 관련 건설비는 2조가 채 안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철도나 도로, 강원도의 숙원사업인 시설확충 등이 근 10조에 달합니다. 사실올림픽을 통해 지역사회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이번 올림픽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연구 참가자 B1).

즉, 강원도민들과 정부관계자가 바라보는 올림픽 유치의 핵심 가치는 바로 경제효과 및 인프라 확충 등으로 인한 사회발전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은 30년 전에 유치한 서울올림픽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Thoma and Chalip(1996)은 “서울은 한국전쟁에서 벗어나 개발도상국으로 발전을 하고 있던 한국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리빌딩 프로그램의 핵심 도시”(p. 5)라 주장하며, 그와 같은 도시 재생과 국가 리빌딩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서울올림픽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 유치에 대한 인식은 주로 지역사회 발전과 시설 및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등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이는 30년 전의 서울올림픽과 비교 시 큰 차이는 없으며, 인식의 범위가 국가에서 지역사회로 좁혀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올림픽 조직위의 관계자 역시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해 이와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삼수를 하면서 여기에 엄청난 물적 인적 자원들이 투입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유치에 성공한 덕분에 사실 스포츠 분야 쪽에 일자리 창출도 많이 되었지요. 딱히 거창한 경제효과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조직위에는 젊은 층이 굉장히 많은데 스포츠 분야에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부정할 수가 없구요.. 메가스포츠 진행 경험이라는 엄청난 무형의 유산도 대단한 것이지요. 물론 한정 계약직이라 직업의 안정성은 떨어지겠지만요(연구 참가자 D1).

즉,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국내 관계자들의 인식은 대부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국내와는 다소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는데, 전반적으로 메가스포츠이벤트유치에 대한 동기나 열망이 한국과 비교 시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아래는 본 연구에 참가한 미국 지역주민의 이야기이다.

올림픽을 유치하면 지역 경제나 도시 홍보 등에서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만, 굳이 많은 예산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올림픽보다 미국 내에도 훌륭한이벤트 등이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제이벤트를 유치하면 테러 등의 문제도 있고... 세금도 보다 더 걷지 않겠어요? 저는 굳이 국제올림픽 보다는 내실 있는 국내의 이벤트를 유치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슈퍼볼은 정말 짜릿하죠. 심지어 대학농구 4강전만 해도 전미에서 방문하거든요(연구 참가자 AA1).

위 연구 참가자는 미국에는 올림픽 외에도 다수의 훌륭한 국내스포츠이벤트가 열리기 때문에 국제이벤트 유치에 대한필요가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미국 에서 개최된 국제스포츠이벤트 수는 30개가 채 안 되는 정도 이다. 이벤트의 개수도 많지 않은데다 그 중에서도 대중들이 알고 있는 인지도 있는 국제스포츠이벤트는 손꼽을 정도이며, 오히려 미국 내에서 개최되는 프로스포츠 행사와 같은 국내스포츠이벤트는 국제스포츠이벤트보다 몇 배 더 많이 개최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시 더욱 분명해진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40개가 넘는 국제스포츠이벤트가 개최되었는데, 이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대회보다 더 많은 수로, 두 나라 간의 영토크기, 인구, 스포츠에 대한 보편적 인식 차이와 인기 차이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얼마나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보수적인지 알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1976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스스로 반납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 반납의 표면적 이유는 약 5백 만 불의 주 예산의 증액이 불가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주민 투표를 실시했는데 약 60%의 반대의사로 올림픽 반납을 결정하게 되었다. 해당 올림픽은 캐나다, 핀란드, 스위스 등과의 치열한 경합으로 3차 투표 끝에 획득한 개최권이었기에 국제스포츠계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컸다(Joongang Daily Newspaper, 1972). 실제로 현재 미국 동계스포츠협회의 수장 중 한명인 본 연구 참가자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며, 국제스포츠 유치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

당시 동계올림픽 개최권 반납의 가장 큰 이유는 로키산맥이 자연 훼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주지사가 바뀌면서 정치적 문제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무리하게 국제스포츠를 유치하면서 국내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는 뭐랄까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굳이 그러면서까지 이벤트를 유치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고요, 유치를 강행한다 하더라도 지역 주민이나 환경 단체들로부터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입니다(연구 참가자 BB1).

따라서 이상을 종합해볼 때,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연구 참가자들의 인식은 국내와 미국의 경우 차이가 존재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의 경우 인식 자체는 호의적이라 할 수 있으며, 기대되는 효과는 경제효과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며, 그 이유로는 크지 않은 경제효과 및 자연파괴와 같은 부정적 결과가 주 이유였다.

4.2. 메가스포츠이벤트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유치 및 관리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간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였으며, 이는 국내와 미국 간에도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예를 들면 국내의 경우 갈등의 양상은 조직위와 평창지역 주민, 조직위/정부, 민간단체들 사이에서 쌍방향으로 발생하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자체 및 지역주민들 간의 갈등이 주요 갈등이었다. 아래는 본 연구에 참가한 평창지역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아니 우리가 왜 3번씩이나 올림픽에 도전을 했겠어요. 아무 생각 없이 외국서 손님 올 때마다 태극기 흔들었나? 올림픽 꽃이 개폐회식인데 그걸 올림픽이 얼마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개폐회식을 강릉이니 원주니 이런데서 치루겠다고 하니, 누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 그럴 바엔 차라리 올림픽 안하고 반납하고 말지. 그동안 우리 고생은 어떻게 하라고... 일본과의 분산개최 이야기 하는 사람도 똑같은 사람들도 우리 생각 안 해주는 사람들이지(연구 참가자 A3).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의 경제성 등을 이유로 개폐회식을 평창에서 강릉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직위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당초 주민들의 동의와 의견수렴에 대한 과정 없이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정부 및 조직위 등과의 갈등은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되었다. 따라서 개폐회식장 이전 등 올림픽의 경제효과와 관련된 이슈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내내 지속적인 갈등유발요인이 되었다. 또한 이는 분산개최론과 맞물리면서 보다 증폭되었는데, 평창동계올림픽을 일본과 분산 개최할 수 있다는 IOC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정부/조직위와 분산개최론자들 과의 갈등 역시 크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갈등 역시 거시적 측면에서는 올림픽의 긍정/부정적 경제효과와 관련된 이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의 저주가 될 겁니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활용부터.. 일본 나가노 등과의 분산개최하면 운영비나 예산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텐데요. 단순히 반일 감정 등으로 대처할게 아니라 꼭 분산개최 해야 합니다. 그게 평창을 위한 길입니다(연구 참가자 C2).

하지만 올림픽 분산개최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간에 전혀 상반되는 의견들이 존재하며 팽팽한 갈등을 지속적으로 양산 하였다. 이는 아래의 연구 참가자의 의견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거 아세요? 일본 분산개최 주장하는 교수들이나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 원래는 평창에 아무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었어요. 가리왕산 자연파괴 이야기 나올 때 만 해도 아무 관심도 없고 침묵하던 사람들이, 분산개최가 사회의 주요 관심사가 되니까 갑자기 목소리 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마치 이때가 기회다 싶은... 같은 학자로서 정말 창피하고... 제가 그분들이 원래 어떤지 잘 아는데, 뭐랄까요 굉장히 기회주의적인 거죠(연구 참가자 C2).

따라서 이와 같은 갈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확산되고 증폭되어,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갈등은 나선형식(Conflict Spiral) 형태를 띠고 증폭되어 더욱 강해진다는 Lawler 등(1998)의 연구를 재확인하고 있다. 올림픽의 부정적 경제효과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갈등도 매우 컸는데, 알파인스키장 건설로 가리왕산이 크게 훼손되면서 환경 단체들과 정부의 갈등도 매우 크게 나타났다.

정부와 조직위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조선시대부터 5백 년이 넘게 보존되어 온 거대 산림을 다 훼손 하냐고요. 알파인 스키 경기 일주일도 안할텐데, 그걸 위해 5백 년을 버려요? 다시 옮겨 심고 재생사업 한다지만,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한번 지으면 그냥 끝이라고요(연구 참가자 C1).

특히 가리왕산의 자연 파괴에 대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환경 단체들도 큰 관심을 표명하며 항의 방문했으며, 해외의 유수 언론들도 대서특필할 만큼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따라서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국내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의 특징은 다방향성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며, 하나의 갈등이 다른 또 하나의 갈등을 유발하며 확대되는 나선형식의 갈등의 증폭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갈등이 몇몇 대표 어젠다로 수렴되는 해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래는 미국의 경우이다.

LA의 경우 다른 올림픽에 비해 예산도 그리 크지 않고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수익 창출효과도 크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LA에는 어디를 가더라도 홈리스가 있고요, 이민자 문제도 아주 큰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지금’의 문제에요. 올림픽 예산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죠. 미래에 돈을 벌고 올림픽을 잘하겠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주 잘못됐습니다. 결국 증세하면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만 커지겠죠(연구 참가자 CC1).

하지만 올림픽 준비를 위해 증세 등으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 역시 존재하였다. 즉, 경제적 부담의 증가 자체보다 부담된 경제활동으로 어떤 유무형의 혜택을 얻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아래는 캐나다 리치몬드 시의 고위 공무원이자 올림픽 유산 관리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연구 참가자의 의견이다.

사실 빙속장을 벤쿠버에서 리치몬드 시로 가져오기로 한 결정은 당시로는 매우 도전적인 시도였고 반대 여론도 컸습니다. 예산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리치몬드에 대한 인지도는 너무 낮았고, 올림픽 유산을 통해 지역사회 개발을 견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동계올림픽 시설들의 문제점들을 사전에 낱낱이 분석했고, 그 반대로만 운영하자고 생각했죠. 그 결과 지금 우리의 시설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올림픽 유산이고, 빙속장 덕분에 관광객 유입도 매우 증가했습니다(연구 참가자 DD1).

이와 같은 의견은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 시설의 사후 활용안이 도출되고, 해당 시설의 이용 주체가 지역주민이 되었을 때, 발생 가능한 갈등 등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아래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해당 시설의 사후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관리 재단의 CEO의 응답이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했을 때도 자연 파괴 우려 등 부정적 의견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규 개발을 최소화했고, 올림픽이 끝난 후 시설들은 지역사회 구성원 들이 마음껏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올림픽 시설은 지역주민들에게 매우 훌륭한 운동 시설이 되었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연구 참가자 BB1).

따라서 이를 종합하자면,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할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은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지역 주민과 정부, 민간단체 및 협회 사이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갈등관계로 나타난다. 하지만 연구 결과 그와 같은 갈등은 갈등의 발생 자체보다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핵심이며, 이는 결국 갈등에 대한 사전 예상 및 대응 방안 계획의 유무와, 지역 주민들이 해당 계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핵심으로 나타났다.

4.3. 사회적 자본을 통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관리

앞서 논의되었듯이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은 경제성과 공익성 등 다양한 가치들이 혼재한 상태에서 다수의 이슈들이 다발적으로 쟁점이 되었으며, 갈등과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신뢰와 협력 및 조정과정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시된 분산개최를 주장했던 교수 등 일부 전문가 집단 및 가리왕산 개발을 반대했던 시민단체의 비판론적 입장은 단독개최와 공적자금의 투입, 중봉 알파인스키장 신축, 심지어 국가의 사후관리까지 주장했던 강원도를 위시한 지역사회의 주장은 평행선을 그으며 해결조짐을 보이지 못했고, 가리왕산의 복구와 시설의 사후관리 문제는 현재까지도 조정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유치로 인한 갈등의 관리측면에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개인적, 사회적 불신과 국지적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개인적, 공적 사회적 자본의 작동에 제한점이 되고 있었다.

스포츠 사회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법규범의 제도화를 통한스포츠 사회 구성원의 신뢰관계 구축과 합리적 합의 및 조정 과정을 통해 사회자산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대회이후 또 다른 갈등요인이 되며, 이는 보다 큰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에 대해서 정부, 공단, 체육회, 강원도가 상당히 오랜 기간 논의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회의는 많이 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는 전혀 변하지가 않았고요, 그러다가 국정 농단 문제도 발생 하고 사후 활용에 필요한 재정문제도 있으니, 사후 활용 주체에 대해서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연구 참가자 B3).

올림픽 이전은 물론, 올림픽이 종료된 현재까지 특정 시설의 사후 활용안과 사후 활용 주체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의 특성상, 시설의 사후 활용은 사회적 자본을 증대시키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매개체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갈등해결,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구축과, 시민 참여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지역사회 중심의 시설 재활용 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구축된 사회적 자본이 지역 사회 구성원의 만족도를 증대시키고, 집단 내 의사소통을 활성화 시켜 각종 조정 기능과 갈등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있기 때문이다(Putnam, 1993).

일면, 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시설과 인프라 등이 분열된 지역사회의 여론과 갈등 해결의 단초가 되었다. 추후 열릴 수 있는 메가스포츠이벤트 준비과정에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인식케 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게, 올림픽 때문에 강원도로 다가 KTX가 뚫리고 고속도로도 새로 나고 하니 그래도 격세지감인 것 같아요. 강원도에 이런 날이 오다니... 올림픽이 끝나도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로 놀러오지 않겠어요? 덕분에 개폐회식장 이전이나 분산개최 등의 서운함이 많이 사라졌어요(연구 참가자 A4).

금번 올림픽을 통해서 강원도민들의 삶의 질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되어왔는데, 금번 올림픽과 향후 통일 시대를 생각한다면 강원도민들의 삶의 만족도와 통일 관문으로서의 자부심은 더 커지지 않을까요?(연구 참가자 B2).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사회적 신뢰와 관용성’, ‘시민의식과 사회참여’라는 3가지 큰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물리적 자본, 개인 기술, 지식, 속성 및 능력과는 달리, ‘사회적’이란 용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사회적 자본은 기본적으로 ‘관계성’을 내포하고 있다(Coleman, 1988). 하지만 위의 연구 결과는 이와 같은 사회적 자본의 일반적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본 절의 연구 결과는 사회적 자본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 내 자원과의 강한 네트워크는 집단 내외의 다양한 갈등이나 어려움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Park & Lee, 2012; Tanasescu & Smart, 2010).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구조적 자본(structural capital)(Nahapiet & Ghoshal, 1998)은 커뮤니티 구성요소 간의 연결 방식, 네트워크 구조 및 네트워크 크기와 범위 등을 의미하며, ‘시민의식과 사회참여’에 해당하는 관계적 자본(Relational Capital)은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과 이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인간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올림픽 이후 시설물의 사후 관리와 관련하여, 대회이후 지역사회에 남게 되는 올림픽 유산과 관련 인프라를 커뮤니티의 경제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러한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자본과 관계적 자본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Choi, Jung, & Bang, 2013). 올림픽 이후 우리가 지각한 경제적, 사회적 효익은 추후 열릴 메가스포츠이벤트 준비에 있어서, 상호 신뢰와 관용, 그리고 네트워크와 협력을 수반한 갈등관리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하지만 법제도 등 상부구조의 규율들을 체계화하여 사회조직 및 개개인 등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와 호혜적 네트워크 조성을 유도하는 정부와 국회차원의 노력도 분명히 수반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갈등들이 양산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올림픽을 맞이한 국내의 경우와 달리, 미국의 경우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상반된 의견을 조정하였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갈등과정을 조정하고 있었다. 대회유치, 준비, 진행, 그리고 유산의 사후활용의 일련의 과정에서 합의와 조정과정을 거친 경우, 조정과 합의 내용대로 대회가 남긴 유산을 지역사회의 경제와 공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벤트 유치와 준비단 계부터 사회적 자본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고 합의에 도달한 경우, 대회 이후 발생하는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래의 인터뷰 내용은 캐나다의 고위 공무원과 미국 올림픽 유산 관리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연구 참가자들의 의견이다.

우리 시설 사용의 주체는 지역주민입니다. 전체 사용인원의 80% 이상이 지역사회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은 올림픽을 치룬 최고 시설에서 다양한 스포츠프로그램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고, 우리는 주민들의 회원료와 이용요금 만으로도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날마다 센터에 모여 운동하고 있으며, 단순 스포츠 활동 뿐만 아니라 바자회나 다양한 지역사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죠. 즉 이 시설을 통해 지역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으며, 이 시설의 주인은 지역사회 주민입니다. 우리가 빙속 경기장을 우리 시로 유치한 이유가 바로 이와 같은 효과 때문입니다(연구 참가자 DD1).

우리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양질의 눈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동계스포츠시설이 이미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에 대해서 보다 유연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시설은 지역사회 커뮤니티 센터로 사용되고 있고 지역사회 노약자 분들이 방문해서 재활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올림픽 시설을 관광 상품으로 재개발하여 매년전미에서 매우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지역사회에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서 올림픽 때문에 지역사회를 발전시킨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되었습니다(연구 참가자 DD2).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과 긴장을 사회변동과 발전의 기제로 인식하는 갈등이론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고, 이러한 갈등요인의 체계적인 관리와 해소를 위한 사회 자본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이에 따라 정부 및 협회관계자, 조직위 담당자, 시민단체관계자, 지역주민 등 한국과 미국의 올림픽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 유치과 진행에 관여했던 이해관계자를 동질성 있는 사례로 선정하여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해 양국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에 차이가 있었다. 국내 이해관계자의 경우,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의 주된 이유로 준비단계에서 조성될 사회간접자본(SOC)과 올림픽 기간 및 대회 이후 지역에 유발될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강원도민들과 정부관계자가 바라보는 올림픽 유치의 핵심 가치는 바로 경제효과 및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등 지역사회의 발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들의 인식은 도시 재생과 국가 리빌딩을 골자로 했던 서울올림픽 당시의 그것과 큰 차이는 없었으며, 경제적 수혜의 대상이 국가에서 지역사회로 좁혀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메가스포츠이벤트 이해관계자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동기나 열망이 한국보다 상대 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은 올림픽 외에도 메이저리그 야구 등 4대 메이저 프로스포츠의 본산지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양한 종목의 국내 스포츠 경기가 생산 및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2017년 기준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스포츠이벤트의 수는 30개가 채 안 되는 정도이다.

아울러 관계자의 면담에서도 나타났듯이, 로키산맥의 자연 훼손 때문에 1976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했던 이유의 근저에는 국가의 산림자원 훼손으로 인한 국가적 손해와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미래의 사회적 비용에 비해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로 얻게 될 경제효과는 상대적으로 불확실하고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국내의 경우는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로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유치에 호의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던 반면, 미국은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 이유로는 크지 않은 경제효과와 자연 훼손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메가스포츠이벤트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과 관련하여, 그 내용과 성격이 국내와 미국 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국내의 경우 갈등의 양상은 조직위와 평창지역 주민, 조직위/정부, 민간단체들 사이에서 여러 이슈를 중심으로 다방향으로 발생한 반면, 미국의 경우 중앙정부를 제외한 지자체 및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내의 의견대립이 주요 갈등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의 경우 조직위와 전문가집단에서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에 이르기까지 올림픽 분산개최, 가리왕산의 훼손 등 다양한 이슈들이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갈등이 확산되는 소위 나선형 형태로 증폭되었는데, 이는 갈등과 대립이 몇 개의 대표적인 아젠다로 수렴되었던 미국의 사례와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평창올림픽 기간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은 경제성과 공익성 등 다양한 가치들이 혼재한 상태 에서 다수의 이슈들이 다발적으로 쟁점이 되었으며, 사회적 신뢰와 협력 및 조정과정의 윤활유가 되는 사회적 자본이 부족했던 점이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과 합의의 장애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유치로 인한 갈등의 관리와 조정측면에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개인적, 사회적 신뢰 부족과 국지적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포츠 사회의 협력을 보장케 하는 법규범의 제도화를 통한 스포츠 사회 구성원의 신뢰관계 구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다양한 갈등들이 양산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네트워크와 신뢰 등 사회적 자산의 활용에 따른 원활한 합의 도달에 미흡했던 국내의 경우와 달리, 미국의 경우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신뢰와 사회적 자본이 상반된 의견을 조정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회유치, 준비, 진행, 그리고 유산의 사후활용의 일련의 과정에서 합의와 조정과정을 거친 경우, 지역사회의 공익과 경제적 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출이 용이하다. 결국 이는 지역사회의 높은 만족도로 나타난다.

본 연구는 각 주체간의 갈등과 긴장을 사회변동과 발전의 기제로 인식하는 갈등이론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대한 인식을 조명하였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메가 스포츠이벤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스포츠 대회의 유치와 준비과정에서 수반되는 갈등요인을 확인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데 필요한 사회자본의 역할을 논의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메가스포츠 이벤트유치 후 발생하는 갈등의 요소들과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사회적 자본의 원활한 작동에 양국 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 결과는 스포츠 이벤트가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함께 사회 심리적,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지지함과 동시에, 스포츠 이벤트의 유치, 준비, 실행, 사후관리라는 각 단계별 구조적 네트워크의 원활한 작동과 이에 따른 제반 효과의 예측변인으로서 사회적 자본의 기능을 가늠케 하였다. 이는 개인적, 제도적 사회적 자본이 스포츠 관람 및 참여 시장의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 헤게모니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가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관여할 수밖에 없는 메가스포츠이벤트에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규명하려는 본 연구의 시도는 학문적인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본 주제와 관련된 선행연구가 거의 없는 초기연구이기에, 연구의 결과는 스포츠 이벤트와 사회자본의 관계와 메카니즘을 심도있게 해석하고 논의하는데 있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메가스포츠 이벤트에서 사회적 자본의 작동원리가 보다 과학적으로 규명될 필요가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 논의되었듯이 메가스포츠 이벤트에서 사회적 자본의 기능을 극대화하기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간의 신뢰와 호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법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스포츠 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강화를 위한 스포츠 자치규범, 스포츠행정법 및 행정작용법, 나아가 사회법 및 국제법 등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와 사회적 자본의 강화를 위한 스포츠 법제도화 연구가 요구된다.

둘째, 메가스포츠이벤트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분류하여 이들의 경제적, 공익적 요구의 내용을 매트리스화하는 실무차원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사회적 자본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위원회 등 소단위 조정모임들을 체계화하고 조정위원회의 구성원과 역할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개발하는 연구도 수행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질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자본의 역할을 조명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수행된 스포츠와 사회적 자본에 관한 양적 연구는 스포츠가 지닌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강화효과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볼 때 상호 신뢰와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은 스포츠 이벤트 준비, 스포츠 자원봉사, 스포츠 참여 등 스포츠 이벤트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이라고 사료된다. 이에 관한 실증적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사회적 자본과 스포츠 이벤트의 관계 규명에 있어서 미국 이외에도 다양한 올림픽 개최국의 이해관계자 분석을 통해 갈등의 완화와 상호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한 실증연구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