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이번 AI(H5N6)의 특성과 주요 전파원인 분석(최종)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7.06.01

Abstract

Keywords

6. 이번 AI 발생이 남긴 교훈

4) AI 방역 담당 정부 조직의 활성화 요구

한 나라의 가축방역조직은 AI 등 재난성 질병을 포함한 각종 가축질병에 대한 그 나라의 관심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축의 재난성 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방역조직에 대한 보완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재난성 질병 발생 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는 중앙 방역조직과 현장에서 작동하는 지방방역조직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가축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설사 예방에 실패하여 질병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조기에 종식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앙 및 지방정부의 방역조직상 근본적인 문제점은 방역인력의 전문성이 결여되고 그 숫자도 부족하다는 데 있다. 방역담당 공무원들의 잦은 보직이동으로 인하여 경험이 축적되지 않고 있고, 그로 인해 유사시에 적절한 초기대응이 제한되는 것이다. 따라서 방역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주특기를 부여하여 주로 방역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이러한 분야에서 성실하게 근무할 때 승진 등 인사 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중앙정부의 경우 현재는 ‘과’단위의 조직이 우리나라 전체의 방역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생산성의 논리에 밀려 방역업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 최소 ‘국’단위나 ‘청’단위로 방역조직을 확대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의 방역조직은 가축질병을 예방하다가 질병이 발생하면 초기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확산과 재발을 방지하는 등 현장의 문제들을 주로 해결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지방 방역조직의 전문성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지방 방역조직의 전문성이 매우 빈약한 것이 문제이다. 더구나 재난성 가축질병 발생 시 방역조직에 근무하는 인원의 근무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심지어는 가정을 지키기가 어려울 정도로 방역활동에 투입되기도 한다. 그러니 향후 “이러한 근무조건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는 방역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데 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정책 및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방역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방역전문수의사를 양성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6년 과정의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들이 과연 얼마나 앞으로 지방의 방역조직에서 근무를 희망할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방역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신설하여 방역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필요인력도 보충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5) 방역주체들에 대한 실질적인 방역교육 요구

우리나라는 2003년도부터 현재까지 총 7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여 경제적으로도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 정부에서는 효과적인 방역활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AI 방역 개선대책을 발표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가금사육 농가, 계열회사 직원 및 지자체 방역 담당 공무원 등 방역주체들에 대한 AI 방역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도 축산관련 종사자나 계열회사 직원, 지자체의 방역담당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AI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교육 기회 및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AI 예방에 대한 차단방역 실습 등 실질적인 교육 보다는 이론적인 교육에 치우쳐온 것이 문제이다. AI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금사육농가들의 철저한 차단방역 절차 이행, 계열회사의 방역 책임 이행 및 지자체 방역 담당 공무원들의 AI에 대한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방역활동 등이 요구되나,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한 AI에 특화된 전문교육이 부족하여 유사시 기능발휘가 제한되는 관계로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AI 발생경력이 있는 농장에 대해서는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재발방지교육이 집중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이 부재한 실정이라 3회 이상 AI가 재발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AI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역의 주체가 되는 사육농가, 계열회사 직원 및 지자체 AI 방역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AI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AI 예방을 위한 각종 개선대책과 더불어 방역주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방역실습, 발생원인 분석 및 효율적인 차단방역 적용 등을 포함하는 실질적인 교육정책의 보완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7. ‘이번 AI(H5N6, H5N8)의 특성과 주요 전파원인 분석’ 연재를 마치면서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AI가 7차례나 발생하였다. 뒤돌아보면 7차례나 AI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것은 AI 방역 대책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AI 바이러스의 특징, 산업 성장과의 연관성, 방역 시스템의 문제점 잔존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너무도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국가 재난성 질병인 AI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감염되어 피해를 줄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이유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지만, AI에 대한 현재의 대응이 얼마만큼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서도 뭔가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이유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철새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조건에 있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AI 로 인해 몸살을 앓았었고 또 앓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다양한 바이러스의 아형들이 출현하고, 같은 아형에서도 변이가 많아 앞으로 어떤 유형의 바이러스가 어떤 피해를 가져오게 될지도 추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가금 축종별 사육 및 유통 상황이 다르고, 농장들이 점점 규모화 되고 있는 데에 따른 방역상의 문제도 많이 드러났다.

AI 발생 시 초기대응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발생에서 부각되었었다. 살처분과 매몰 방식, 그리고 이를 위한 인력동원상의 문제점은 효과적인 초동대응을 어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었다. 게다가 매몰의 문제점을 해소시켜 줄 대안으로 사용한 소각 및 랜더링 기법의 문제점, 상차반과 백신접종팀 등 농장이 규모화 되면서 가족단위 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의 전문 인력들에 대한 관리 미흡, 계란 유통 구조상의 문제점 등은 AI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이번 AI 발생에서 나타난 방역 상의 각종 문제점들에 대해 정부에서는 개선대책들을 제시하였는데, 향후 방역주체들과 잘 조율하여 산업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시행함으로써 양계산업이 안정 속에 발전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