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순재 박사(건국대학교 대우교수)

  • Published : 2017.03.01

Abstract

이 코너는 그 동안 양계산업을 위해 헌신해 온 양계인(관련인)들을 만나 최근의 근황을 들어보고 과거의 추억(업적)을 되새겨 보는 자리를 만들고자 마련하였다. 이번호는 전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를 지낸 김순재(85세) 박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Keywords

농림축산식품부내 수의국 신설 시급하다

항상 업계에 대한 걱정

한 겨울 동안 AI가 양계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축산업계가 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김순재 박사는 최근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교에서 교직생활을 마친지도 20년이 지났지만 AI와 구제역 발병 소식이 들리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현재에도 수의(獸醫) 관련 세미나가 있는 날이면 꼼꼼히 챙겨서 참석을 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 행사가 있을 때에도 김천까지 내려가 후배들을 격려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평일에는 각종 모임에 참석하는가 하면 집(경기도 안양시 평촌) 인근을 매일 걸으면서 운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수요일은 지인들과 산행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등 하루도 쉴 날이 없다.

김순재 박사는 1958년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호주의 퀸슬랜드 대학과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업을 마치고 일본 아자부대학 대학원에서 수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0년 농촌진흥청 가축위생연구소에 입사하여 20여 년 동안 공직생활을 마치고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로 15년간 후학 양성에 힘은 바 있으며, 정년퇴임 후에도 업계에 관심을 갖고 각종 학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컨트롤 타워 부재가 질병 확산 키워

김순재 박사는 AI의 경우 아무리 철새가 질병을 가져온다고 하지만 농장 간의 전파의 주 요인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차량을 움직이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관리만 잘하면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전염병인 것이다. 유럽은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이고, 일본은 농장에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외부로 확산되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우리나라는 들어오기도 쉽고 밖으로 확산되는 것도 너무 쉽게 되어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순재 박사는 현재의 방역체계에 대해서 당연히 질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 설명했다. 컨트롤 타워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전염병은 전쟁과 다름이 없어서 방역은 제2의 국방이라고 강조했다. 총사령관이 명령을 시달하면 즉각 동네 면장까지 일사천리로 시달이 되어 행동에 옮겨져야 하는데 현실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현실은 농림축산 식품부 과장 1명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는 자체 적으로 일처리를 하다 보니 지휘체계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였다. 따라서 수의국을 만들어 국장 체제하에 경험 있는 전문 직업을 가진 인물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국내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수의 연구분야가 약화되었다고 언급한다. 수의 전문직들이 사명을 가지고 근무를 하도록 해야 함에도 일반 행정직들이 책임자로 있다 보니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질 리가 없다는 것이다. 즉 정작 연구를 해야 할 수의 전문가들이 셋방살이하는 겪이라 표현하였다. 따라서 명칭도 “수의”라는 말이 들어가야 하고 전문직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양계질병 예방약 및 기술 개발

김순재 박사는 양계 분야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일본으로부터 해방 직후 ND가 만연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제제인 수산화알미늄겔 백신의 효과가 떨어짐에 따라 이를 보완하여 획기적으로 치료 가능한 ND백신을 개발하였으며, 당시 농가에 피해를 가져오던 뇌척수염 예방 백신 개발에 참여하여 성공을 이루었고, 또한 추백리 진단액을 개량해서 응집반응을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어질 정도로 실용화 작업을 이루었다. 또한 닭의 천연두로 알려진 계두 예방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대퇴부브러쉬 방법을 현재의 천자법(쌍침)을 개발함으로써 신속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하면서 접종할 수 있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마렉병과 백혈병이 잘 구분되지 않을 때 이를 구분해서 경북 가축위생시험소에서 연구 개발한 업적도 남겼다.

양계 분야에 다양한 연구와 실용화를 이루면서 본회와의 인연도 30년 넘게 이어졌다. 월간양계가 창간되면서 본지 편집위원으로 활약하였고 1982년부터 1986년까지 본지 편집위원장을 보면서 월간양계 편집 내용과 수준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구제역 전문가로 큰 활약

김순재 박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구제역에 대해 외국으로부터 공부를 하고 돌아왔던 인연 (?)으로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한 이후에 구제역 역학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할 정도로 구제역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1977년 국립 수의과학 검역원 근무 당시 영국 페브라이트연구소에서 연수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한국에는 구제역이 없는데 왜 공부하려 하냐”고 질문이 왔는데 “바이러스는 국경이 없으며 우리나라도 언제 구제역이 들어올지 모른다”고 하면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배움을 실천했다. 백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하며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10km 외부로부터 접종해오는 링 백신이 효과적임을 강조했다. 백신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여 보유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김순재 박사의 주장이다.

▲ 수의분야에 평생을 바친 김순재 박사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중국에서 한반도로 전파되었던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돈콜레라, ND, 구제역, 전염성 후두기관염(ILT)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이 개방되고 축산물들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으며, 사람들이 잦은 여행으로 이제는 국경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감염될 수 있는 요인이 다양화되었다는게 특징이다.

김순재 박사는 전문가들이 사명을 갖고 방역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하면서 수의방역조직을 농림축산 식품부로부터 면단위까지 구조조직체계가 확립되어 전염병 확산을 효율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