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side - 류영수 교수(건국대학교 수의학과)

  • Published : 2017.02.01

Abstract

지난해 11월 16일 AI가 발생하면서 한 달 뒤인 12월 16일 정부는 국가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AI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양계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만큼 지난해 말부터는 AI 백신 도입에 대해서도 거론되면서 업계의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한국가금수의사회에서 개최된 "AI 조기종식을 위한 토론회" 자리에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AI 백신 사용에 앞서 정부차원의 도입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류영수 교수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Keywords

류영수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류영수 교수입니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면역학 박사 학위 후 국립 수의과학 검역원(現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 입사해 AI, 구제역, 돼지열병 등 해외 악성전염병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습니다. 악성 전염성 질병에 대해 연구하면서 미국에서는 양돈백신과 양계백신에 대해 주로 다뤘습니다. 현재는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AI가 발생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빠른 확산의 주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난해 10월 말 서해안 쪽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11월 중순부터 발생된 AI는 현재까지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발표했고 여러 학자들도 논의하는 내용은 가을철 철새 유입으로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바닷가나 호수·천변에 퍼진 바이러스로 인한 전파가 주된 원인입니다. 올해에는 산란계 농장에서 AI 발생이 많았는데, 매일 생산되는 계란의 출하 과정에서 물리적인 교차 감염으로 AI가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양계농장은 살처분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서 AI 바이러스의 폭발적 증식으로 공기전염과 야생동물 등으로 인해 전염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H5N6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가 최근에 H5N8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유례없는 상황이 나타났고, 예년에 비해 확산 속도도 빠르면서 양계산업의 피해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AI 백신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나뉘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재까지 AI 발생에 따른 정부의 대처방법은 살처분 매몰처리입니다. 하지만 2003년 첫 발생 때와 달리 최근 들어 확산 속도는 커지고 있고, 금년의 경우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농가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살처분 대책처럼 수동적인 방법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가금 수의사회에서 고병원성 AI 종식 방안을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AI 백신 도입에 대해 찬반 의견이 제기되었는데 일부 학자들 입장에서도 AI 바이러스 백신 도입에 대해 찬반이 나뉘었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지금처럼 심각 단계로 국내 산란계 사육수수가 2,300 만수(약 33%) 살처분되고 산업 자체가 존폐위기에 놓였을 때에는 AI 백신을 사용하기에 앞서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4,800 만수의 기록적인 살처분 이후 백신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현재 AI 항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시 AI 백신 접종이 아닌, 폭발적으로 발생하면 접종하겠다는 의미에서 보유하면서도 현재까지 접종한 이력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까지 진행하던 수동적인 방어책이 아닌 선제적 방어로, AI 접종에 앞서 백신 개발과 도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I 백신을 도입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잘 자라야 연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접종 후 치사율이 빠른 질병이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많은 항원을 얻기 어렵습니다. 금년과 같이 H5N6 바이러스 발생 시 제대로 된 항원을 얻기 위해서는 보통 3~6개월이 소요됩니다. 백신 연구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전파가 되어 실제 효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항원성과 혈청형이 다양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백신을 사용하면 AI 바이러스 변이 확률도 커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후 배출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감염원의 우려가 많고 다른 형태로 변이 될 가능성이 또다시 발생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보장된 생체 내에서 AI의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면 방어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 발생을 막기 위한 방법은?

AI 대처방법으로 살처분만이 아닌, 이제는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할 때입니다. 가금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급상황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백신이 될 수 있고, 굳이 상시 백신이 아닌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국소적인 접종(링 백신)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백신 도입의 빠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상시 접종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 사례처럼 대응을 위한 방어 준비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 및 항원 생산, 백신 적용시험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국가, 지자체, 농가 단위의 방역체계가 중요합니다. 차단방역으로 통해서 농가 간, 계사 간 물리적 전파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30%는 됩니다. 그리고 생산농가의 전문적인 사양기술을 통해서도 30%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예방 백신으로 30% 예방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10%는 불가항력적인 원인으로 대응할 수 없는 부분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최대한의 차단방역과 소독, 사양관리, 예방 백신 등으로 90%는 악성질병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