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디지털 경제는 IT 기술을 생산하는 산업, IT를 소비하는 산업, 전자상거래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중 인터넷에 기반한 전자상거래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전자상거래가 e-비즈니스로 개념이 확대되면서 기존의 거래 중심에서 기업의 변화 또는 혁신의 관점으로 전환되기 시작되었고, e-비즈니스를 “인터넷과 IT를 이용하여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재조정하여 경영활동의 생산성을 높이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혁신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Kim, 2006). e-비즈니스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LMS (Learning Management Solution),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SCM(Supply Chain Management),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다양한 형태로 기업 경영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IT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의 생산성이 하락하는 Solow의 생산성 역설(productivity paradox)이 논란이 된 바 있다 (Brynjolfsson, 1993; Brynjolfsson & Hitt, 2000; David, 2000). 마찬가지로 e-비즈니스가 기업들에 널리 도입됨에 따라 e-비즈니스가 기업 성과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된 바 있다. e-비즈니스 중에서도 특히 ERP, SCM, CRM의 경영성과 기여도를 분석한 연구가 다수였으며, 분석자료와 관점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으나 e-비즈니스가 경영성과에 긍정 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그 간의 정형화된 사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통산업은 일반 제조업 또는 서비스업과는 차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유통산업의 부가가치는 타 산업의 비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통산업이 발전할수록 유통단계가 짧아지고 유통마진이 줄어들어 급격한 거래량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고는 유통산업이 점차 위축되게 되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또한 유통산업은 상품의 공급과 수요 간의 매개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공급에 의한 수요창출 기능이 타 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예컨대 타 산업에서는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가 수요를 자극하여 시장을 팽창시키는 반면 매개적 성격의 유통산업은 공급 측의 혁신이 수요를 창출하는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일한 e-비즈니스도 타 산업과는 달리 유통기업에서는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고,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e-비즈니스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한편 기존의 연구가 사례조사나 소수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에 기반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e-비즈니스의 효과를 일반화 하는데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면, 본 연구에서는 50인 이상의 상시종업원이 있으며 자본금을 3억 원 이상 보유한 기업 전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이를 보완하였다. 국가승인 통계로서 통계청 조사원의 대면조사를 통해 실시되어 자료의 신뢰도가 높으며, 2006년 이후 매년 800- 1,000여 개의 유통기업에 대한 상세정보를 담고 있어서 자료의 범위와 질 면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해서 e-비즈니스의 성과를 분석한 연구는 Sung et al. (2011)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2009년 횡단면 자료를 활용해서 전 산업에 대해서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최소자승법을 분석모형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경영성과를 종속변수로 사용하는 경우, 전년도 경영성과가 설명변수로 사용되는 동적 패널 모형이 일반적이나 횡단면 자료를 사용한 관계로 이를 적용하지 못하였고, 내생성(endogeneity) 문제로 인해 추정량이 일치추정량이 되지 못한다는 통계상의 한계를 가지게 된다(Arellano & Bond, 1991; Blundell & Bond, 199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06-2012년간 패널자료를 활용함으로써 횡단면 자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적 패널 모형에서 발생하는 내생성 문제를 통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system GMM(Generalized Method of Moments)을 적용하여 분석의 정교함을 제고시키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 e-비즈니스를 채택하는 것이 성장성 및 수익성 기여에 제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e-비즈니스를 세분화하여 분석하였을 때 각 e-비즈니스별로 상이한 경영성과를 초래하였다. ERP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제고하는 반면, SCM은 성장성을 제고하나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KMS는 성장성만, LMS는 수익성만을 제고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각 e-비즈니스별로 차별화 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선행연구 고찰
Sung et al. (2011)은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중 2009년 횡단면 자료를 활용해서 다양한 e-비즈니스가 기업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ERP, KMS, CRM, SCM 등 e-비즈니스의 채택여부가 종업원당 영업이익, 종업원당 순부가가치, ROA(Return on asset), ROS(Return on sales) 등 경영성과에 기여하는 부분을 최소자승법(OLS)으로 추정하였다. e-비즈니스 도입한 기업은 ROA를 제외한 경영성과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e-비즈니스별로는 ERP 도입은 ROA를 제외한 경영성과 제고에 기여하며, CRM은 ROS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MS, 전자입찰시스템, SCM, 전자상거래 통합관리시스템은 경영성과에 통계적 으로 유의하게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e-비즈니스가 도입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고 기업이 학습효과와 경험을 통해 이를 내재화하지 못하여 그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Sung et al. (2011)이 e-비즈니스에 대한 가장 광범위하고 다양한 종류의 e-비즈니스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증적 의의를 가진다. 하지만 경영성과를 종속변수로 사용하는 경우, 전년도 종속변수를 독립변수로 추가하는 동적 패널모형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2009년 횡단면 자료로는 추정이 불가능하며, 독립변수의 내생성(endogeneity) 문제로 인해 일치추정량을 가지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 외에는 각 e-비즈니스별 경영성과 기여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다수를 이루었으며, 대부분 ERP와 공SCM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우선 ERP의 경우, 대체적으로 경영성과를 제고 는데 긍정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ee (2008)에서는 ERP가 기업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BSC(Balanced Scorecard) 모형을 통해 실증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ERP 교육 및 훈련정도는 재무적 관점, 고객관점, 학습 및 성장관점에 유의하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축 단계별로 ERP의 성공요인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상이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Shin et al. (2012)은 ERP를 도입하는 기업이 계획 수립 및 조직화의 업무를 독립시킬수록, 운영 및 지원의 문제관리 수준이 높을수록, 모니터링 및 평가의 주기적 운영 수준이 높을수록 경영성과가 높아질 수 있음을 분석하였다.
SCM의 경우도 기업의 시장점유율, 투자수익률, 경쟁우위를 증가시킴으로써 대체적으로 재무적 성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존 연구에서 분석되었다(Li et al., 2006; Mzoughi et al., 2008). 또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Huang et al. (2012)은 SCM이 재무성과, 운영성과, 고객서비스 성과 모두에 유의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 하였다. 특히 기업 간 SCM 협업 수준이 높을수록 고객지향성 및 업무효율성이 제고되어 궁극적으로 재무성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CRM은 기존 연구에서 경영성과에 긍정적, 부정적인 효과를 모두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m and Youn (2012)에서는 CRM이 경영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내부구성원 만족, 고객성과와의 매개변수를 통해 경영 성과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CRM을 구축하는 조직의 형태와 규모 및 산업형태에 따라 CRM 추진 성과가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Ko and Yoon (2006)은 금융권과 비 금융권에 있어서 부서 간 업무를 협조하는 방식, 인센티브 체계의 차이, 전문성을 가진 인력의 보유 정도, 고객지향성, 경영자의 관심 정도 등의 조직특성이 CRM 추진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름을 제시하였다. 또한 서비스/비서비스, 금융권/제조업, 대기업/중소기업 등에 따라 CRM 역량과 그 성과에 상당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의 논의는 e-비즈니스별로 기업 경영성과에 각기 다른 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 성과가 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국내에 대한 실증연구로는 Sung et al. (2011)의 연구가 가장 광범위한 자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e-비즈니스의 효과를 동시에 분석하였다. 따라서 다만 Sung et al. (2011)이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의 2009년 횡단면 자료만을 분석하여 통계분석 상의 한계가 존재 하는 만큼 이를 패널자료로 대체하고 동적 패널 모형으로 추정하며, 분석 대상을 유통산업으로 한정한다면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연구방법
3.1. 분석 모형
기업의 e-비즈니스 도입이 기업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식(1)의 패널 선형회귀모형을 기본 모형으로 고려할 수 있다.
\(y_{i t}=\alpha+\beta y_{i t-1}+\delta e b i z_{i t}+\gamma x_{i t}+u_{i}+v_{t}+e_{i t}\) (1)
여기서 i는 기업, t는 연도를 나타내는 첨자이다. yit는 성장성, 수익성 등 기업의 경영성과 변수를 의미하며, ebizit는 e-비즈니스 도입 여부를 나타내는 더미변수, xit는 기업 특성 변수, eit은 오차항, vt는 연도더미를 의미한다. uit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개별 기업의 특성을 나타내는 변수이다.
패널자료 분석모형은 uit에 대한 가정에 따라 크게 구분된다. uit를 확률변수(random variable)로 간주하면 임의효과(random effect) 모형을, 추정해야 할 모수(parameter)로 간주하면 고정효과(fixed effect) 모형으로 추정한다. 분석자료가 모집단에서 임의추출 되었다면 오차항 ui는 확률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의 관측치는 모집단에서 임의 추출되었다기보다는 특정 규모 이상의 유통기업 전체를 대 상으로 하기 때문에 ui는 확률분포를 따른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고정효과 모형이 보다 적합하다.
임의효과와 고정효과에 대한 선택 외에도 식(1)을 추정하는 데 있어서 통계상의 중요한 문제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식(1)과 같이 종속변수의 과거값(lagged value)이 설명변수로 사용한 모형을 동적(dynamic) 패널모형이라 하며, 이를 고정효과 모형으로 추정할 때 각 변수를 평균값에서의 편차로 변환하게 된다. (yit-1 - \(\overline{y_{i}}\))가 설명변수가 되고 오차항은 (eit -\(\bar{e}_{i}\))이 되는데, \(\bar{e}_{i}\)는 eit-1을 포함하기 때문에 설명변수가 오차항과 상관관계를 가지게 되는 내생성(endogeneity)이 발생하여 일치추정량을 얻지 못하게 된다(Arellano & Bond, 1991; Blundell & Bond, 1998). 이는 고정효과 모형이 아닌 확률효과 모형을 사용하여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동적 패널 모형에서의 내생성 문제 해결을 위해 Arellano and Bond (1991)는 동적 일반화적률법(dynamic GMM, Dynamic Generalized Method of Moments)을 제안하였다. system GMM은 yit-2, yit-3과 같은 종속변수의 과거값(lagged value) 을 도구변수로 사용하여 내생성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yit가 확률보행과정을 따르는 경우, 종속변수의 과거 값이 도구변수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종속변수 수준(level) 변수의 과거 값 뿐만 아니라 차분(difference) 변수의 과거값도 추가적으로 도구변수로 활용하는 sytem GMM이 가장 적합하며(Blundell & Bond, 1998; Rodman, 2009), 이는 식(2)와 같이 수준변수와 차분변수 식을 동시에 추정함으로써 추정계수를 얻게 된다.
\(\left[\frac{y}{\Delta y}\right]=\alpha+\beta\left[\frac{y_{i t-1}}{\Delta y_{i t-1}}\right]+\delta\left[\frac{e b i z_{i t}}{\Delta e b i z_{i, t}}\right]+\gamma\left[\frac{x_{i t}}{\Delta x_{i t}}\right]+e_{i t}\) (2)
3.2. 분석 자료 및 변수
본 연구는 통계청에서 매년 실시하는 ‘기업활동조사’의 2006-2012년까지의 원자료를 활용하였다. 통계법에 의거한 국가지정 통계로서 50인 이상의 상시종업원이 있으며 자본금을 3억 원 이상 보유한 기업 전수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다만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도소매업은 상시근로자가 50인 미만이어도 자본금 10억 원 이상이면 조사대상에 포함되며, 2012년 기준 조사 대상 기업은 11,689개이다. 기업 일반사항, 종사자 수, 관계회사, 거래관계, 재무구조, 재무구조 등을 조사항목으로 하며, 각 기업에 대한 고유 아이디를 제공하여 패널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코드에서 유통업은 ‘46. 도매 및 상품 중개업’, ‘47.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업’에 해당한다. 따라서 표준산업분류코드 46, 47번을 추출하면 2006년 804개에서 2012년 1,078개까지 총 6,470개의 유통기업 관측치를 확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e-비즈니스 중 6개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각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 1] Definition of e-business
Source: Guideline of corporate activity survey from Statistics Korea homepage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 지표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혁신성 등을 고려하나 본 연구에서는 식(2)의 종속변수로 성장성과 수익성만을 고려하였다. 이는 안정성과 혁신성도 중요한 경영성과이나 e-비즈니스 도입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관측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Table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성장성(growth)은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로 정의하였고, 수익성(profit)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로 정 의하였다.
[Table 2] Definition and descriptive statistics of the variables
독립변수로는 e-비즈니스 도입 여부에 대한 더미변수인 D_ebiz 외에도 각 세부 e-비즈니스별로 ERP, LMS, KMS, HRMS, CRM, SCM 도입 여부에 대한 더미변수를 사용하였다. 전체 6,470개의 관측치 중에 68.5%가 e-비즈니스를 도입하였으며, 세부별로는 ERP가 55.5%로 도입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CRM(15.5%), HRMS(8.4%), SCM(6.9%)이 차지하고 있다. 유통산업 내 기업들이 ERP를 제외하고는 e-비즈니스의 활용률이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통제변수로는 기업의 규모변수인 ln(employee), R&D 투자 규모 변수인 ln(R&D), 모회사 존재 여부에 대한 더미변수인 D_affiliate, 기업 간 장기적 파트너십 등 전략적 제휴 여부를 나타내는 D_alliance를 사용하였다. 각 변수별 정의와 기초통계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4. 연구결과
[Table 3]에서는 전체 e-비즈니스 및 각 세부 시스템의 연도별 활용률을 제시하였다. 2006년 이후 e-비즈니스의 도입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 이후에는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고 있다.
[Table 3] e-Business adoption rate
Source: Author’s calculation
세부 시스템별로는 ERP가 압도적으로 높은 활용률을 보이며,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여 2012년에는 60.7%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는 CRM이 높은 활용률을 보이는데 2009년 17.8%를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HRMS와 SCM의 경우도 2006년 이후 활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나 2011년 이후에는 정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 외에 LMS와 KMS는 활용률이 저조하며 별다른 증가추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상의 결과는 유통산업의 e-비즈니스가 ERP로의 쏠림현상이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시스템은 2011년 이후 정체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임을 시사한다. 유통기업이 ERP 이외의 e-비즈니스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이 유통산업만의 고유한 특성에 기인할 수도 있으나 e-비즈니스에 대한 이러한 소극적 투자는 유통산업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여지도 크다고 할 수 있다.
system GMM을 적용하여 성장성을 종속변수로 하는 식(2)를 추정한 결과를 [Table 4]에 제시하였다. growth 변수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첫 해의 관측치는 분석에서 제외되어 총 3,231개의 관측치가 분석에 활용되었다. e-비즈니스의 도입한 유통기업은 도입하지 않은 유통기업에 비해 성장률이 0.299%p 높아 e-비즈니스가 성장성에 기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세부 시스템별로는 ERP, KMS, SCM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계수를 가져 성장성에 기여하고 있었다.
[Table 4] Estimation result for growth rate by system GMM
***, **, * represent significance at the 1%, 5% and 10% level, respectively. Numbers in parentheses are t-statistics.
수익성을 종속변수로 하여 식(2)를 추정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성장성과 마찬가지로 e-비즈니스를 도입한 유통기업이 도입하지 않은 유통기업에 비해 수익률이 0.04%p 높아 수익성에 기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세부 시스템별로는 ERP와 LMS는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SCM은 수익성을 오히려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KMS, HRMS, CRM의 도입 여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하지 않는다.
[Table 5] Estimation result for profitability rate by system GMM
***, **, * represent significance at the 1%, 5% and 10% level, respectively. Numbers in parentheses are t-statistics.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회귀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ERP가 유통산업에서 생산성과 수익성을 모두 제고하며 이는 타 산업에 대한 기존의 선행연구와도 부합한다. ERP는 시스템 전문 인력의 숙련도, 지속적인 교육 실시 등을 통해 장․단기적으로 비용감소 효과, 매출 성장 등의 재무적 성과에 유의하게 기여하며, 기업의 고객관리 및 납기, 배송시스템과 연계하여 기업의 고객관점의 경영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Lee, 2008; Shin et al., 2012). 특히 ERP가 유통기업들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e-비즈니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ERP가 유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SCM의 경우 유통기업의 성장성 제고에는 기여한 반면 수익성은 오히려 저해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SCM이 유통 기업의 매출액 증가에는 기여했지만 비용도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발생하여 비용-수익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유통기업에 있어서는 SCM은 물류비용 및 구매비용 절감시키고, 주문/조달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을 최소화함으로써 생산계획을 합리화하고 납기 단축 및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Ishaq et al., 2012). 하지만 Jang et al. (2015)에서 SCM이 성공하기 위한 요인으로 정보관리 특성, 조직지원 특성, 파트너십 특성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정보관리 특성은 IT 기술을 활용하여 조직간 정보의 흐름을 최적화 하는 정도를, 조직지원 특성은 최고 경영자의 단순한 승인 정도에서 전체 조직 수준의 적극적 지원의 정 를, 파트너십 특성은 단순히 정보, 이익, 위험을 공유하는 수준에서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관계까지의 정도 를 의미한다. 결국 정보관리, 조직지원, 파트너십 특성에 따라 SCM이 경영성과에 차별화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유통 기업의 경우 SCM을 내재화하는데 있어서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CRM, HRMS는 성장성과 수익성에 모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e-비즈니스가 경영성과로 발현되는데 있어서 필요한 요소인 부서 간 업무를 협조하는 방식, 인센티브 체계의 차이, 전문성을 가진 인력의 보유 정도, 고객지향성, 경영자의 관심 정도 등을 유통기업들이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Aigul & Samal, 2015; Ko & Yoon, 2006; Zin et al., 2016). 또한 산업별 특성이 e-비즈니스의 성과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타 산업과 달리 유통산업은 매개적 특성으로 인해 유통산업의 혁신이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고, 공급측의 혁신이 수요를 견인하는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5. 결론
5.1. 연구의 요약
본 연구에서는 각 e-비즈니스 유통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2006-2012년 기간의 기업활동 조사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유통산업은 일반 제조업 및 서비스업과는 달리 e-비즈니스를 통한 유통산업의 발전이 반드시 기업 성과를 담보하지 않기 때문에 분석의 대상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또한 동적 패널 모형에서 주로 발생하는 내생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system GMM을 활용하였다.
추정결과, e-비즈니스의 도입한 유통기업은 도입하지 않은 유통기업에 비해 성장률이 0.299%p 높아 e-비즈니스가 성장성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세부 시스템별로는 ERP, KMS, SCM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성장성에 양의 기여를 하였다. 수익성의 경우, e-비즈니스를 도입한 유통기업이 도입하지 않은 유통기업에 비해 수익률이 0.04%p 높아 수익성에 기여하였다. 세부 시스템별로는 ERP와 LMS는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SCM은 수익성을 오히려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 KMS, HRMS, CRM의 도입 여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e-비즈니스가 유통기업의 성장과 수익성에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각 세부 e-비즈니스별로 다음과 같이 상이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성장성과 수익성에 모두 기여하는 시스템(ERP), 성장성은 기여하나 수익성을 악화시키거나 기여하지 못하는 시 스템(SCM, KMS), 수익성은 높이나 성장성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시스템(LMS), 성장성과 수익성에 모두 기여하지 못하는 시스템(HRM, CRM)으로 e-비즈니스의 효과를 구분할 수 있다.
5.2. 시사점
타 산업에서 e-비즈니스를 도입의 성과를 분석했던 기존 연구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효과를 제시하는 반면, 유통산업에서 는 세부 e-비즈니스별로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는 e-비즈니스를 도입하는 각 유통기업이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흡수역량, 조직의 변화, 혁신의 노력 등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유통산업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에 의한 부분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유통 산업이 발전할수록 유통단계는 짧아지고 유통마진은 줄어들게 되어 급격한 거래량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고는 유통산업이 점차 위축되게 되며, 공급에 의한 수요창출 기능이 타 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e-비즈니스의 도입이 유통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를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e-비즈니스 도입보다는 유통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신중한 도입이 요구된다. 특히 유통기업의 특성 및 니즈에 부합하는 e-비즈니스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이후에는 시스템을 내재화하는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후속연구를 통해 발전될 필요가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기업활동 조사가 제공하는 자료의 한계 상 e-비즈니스의 도입을 더미변수로만 처리를 하였다. 하지만 e-비즈니스의 도입방식, 투자 정도 등 e-비즈니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수함으로써 그 효과를 보다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개별 기업의 특성이 e-비즈니스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매개효과(mediating effect)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통제변수로 기업규모, R&D 투자, 모회사 존재 여부, 전략적 제휴 등을 고려하였지만, 이 외에도 e-비즈니스가 경영성과로 발현되는데 관여하는 매개요인들이 존재하고 이를 후속 연구에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통산업과 타 서비스업과의 비교분석을 통해서 e-비즈니스의 차별화된 효과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ited by
- Gender Diversity, Institutional Ownership and Earning Management: Case on Distribution Industry in Indonesia vol.19, pp.11, 2021, https://doi.org/10.15722/jds.19.11.202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