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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and Archives : Colleagues or Strangers?

역사학과 기록학 학문의 인연, 학제의 괴리

  • 오항녕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 Received : 2017.10.10
  • Accepted : 2017.10.19
  • Published : 2017.10.30

Abstract

By redefining the concept of history, my colleagues and I have reformed our department in terms of curriculum and faculty members. This paper is a report of some of the conclusions that we have obtained from this procedure. Despite a long relationship, two disciplines do not seem to match or complement each other in the Korean education system. We believe that this is due to the fact that the Department of Korean History has focused on "national history (NH)." By conferring a privilege on NH, persons, families, societies, regions, and others were removed from NH. To make matters worse, a biased view that history is just an interpretation has prevailed, and the empiricism of history was weakened, which brought about an indifference in keeping records and archives. In East Asia, "history" means both modern history and archives. The concern about the authenticity of records did not come from H. Jenkinson or L. Duranti, and not even from the electronic environment or the Public Records Act of 1998. Key concepts such as records, documents-archives, manuscripts, authenticity, compilation-appraisal, arrangement, and description are different from their signifiant but are same or similar to their $signifi{\acute{e}}$. In case of "provenance" and "original order," they are used in education and practice in the traditional archives. History includes the recording, archiving, and the story or historiography of an event. In this context, the Department of Korean History should contain a more archives-oriented curriculum and select an archival-trained faculty. On the other hand, the department has accumulated long-term experience with appraisal and description of records; thus, archival science should absorb the criticism of the material. History will be shaken without the help of archives, while archives will lose their root without history. We are at the point in which we need to be reminded why we want to be a historian or an archivist, and for this, the more colleagues, the better.

필자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지난 10년 동안 역사학의 재정의(再定義)를 통해 재직하고 있는 역사학과의 개혁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역사-기록, 역사학-기록학, 역사학과-기록학과의 오랜 인연을 확인하였다. 동시에 현존 역사학이 기록학으로부터, 기록학이 역사학으로부터 서로 지원과 동력을 받지 못하는 양상을 발견하였다. 1장에서는 두 학문이 멀어지게 된 이유 가운데 현존 (한)국사학계의 문제점을 먼저 다루었다. '국민국가사' 중심의 역사학과 커리큘럼은 국민의 기억을 특권화함으로써, 개인, 가족, 사회, 단체, 시민, 지역으로서의 기억을 배제한다. 이는 다양한 역사 차원을 가진 인간의 현존재에 부응하지 않는다. 이에 더하여 역사학계에 팽배한 '역사는 해석'이라는 편견은 역사학을 사실이 아닌 관념적 구성물로 이해하게 함으로써, 경험주의로부터 역사학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국민국가사 중심으로 연구될 경우 다양한 차원의 아카이브는 고려되지 않고, 해석을 강조하며 사실에서 멀어지는 한 기록은 부수적이 된다. 동아시아 역사학의 전통과 역사의 개념에서는 두 학문이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사(史)는 역사와 기록, 둘 다 의미하였다. 진본에 대한 고민은 젠킨슨이나 듀란티에서 시작된 것도 아니고, 전자기록과 함께, 또는 2006년 공공기록법과 함께 시작된 개념은 더구나 아니다. 역사학과 기록학에서 사용하는 주요 개념, 즉 문서-기록-사료, 직서/곡필-진본성, 편찬-평가-감식, 편찬-정리, 해제-기술 등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기표(記表, signifiant)가 다르더라도 그 개념 및 의미 내용인 기의(記意, $signifi{\acute{e}}$)는 같았다. 출처주의와 원질서 존중의 원칙은, 'provenance', 'original oder'라는 기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전래의 기록관리 교육과 실무에서도 유지되었다. 3장에서는 현존하는 역사학과 기록학 사이의 학문적 전문성과 보편성의 방향을 모색하였는데, 역사학계의 측면에서는 기록의 생산-전달-활용을 다루는 학문으로서의 역사학과의 기록학과화(化)를, 기록학계의 측면에서는 전문성의 핵심인 평가와 기술 부문에서 기존 역사학의 성과를 충분히 수렴할 것을 제안하였다. 역사학은 탈-기록학을 반성하고 있는 듯하다. 다행이다. 반면 기록학은 탈-역사학을 시도하는 듯하다. 어리석다. 역사학이 기록학의 손을 놓으면 토대가 흔들리고, 기록학이 역사학의 손을 뿌리치면 뿌리를 잃는다. 더구나 동지는 많을수록 좋다. 우리 앞에는 불길한 조짐과 새로운 가능성, 둘 다 놓여있다.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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