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닭의 사육과 면역, 그리고 생산성(1)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6.05.01

Abstract

Keywords

닭의 전염병을 예방하려면 닭에게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농장 또는 계사 내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방역을 효과적으로 실시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차단방역을 잘한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닭의 면역력을 키워주어 비록 이들 병원체가 침입하였다 하더라도 닭에서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거나 발병한다 하더라도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닭은 부화과정에서 선천적으로 모체로부터 항병력을 부여받고 생리적으로 그리고 구조적으로도 어느정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병원체(항원)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러한 선천적, 생리적, 그리고 구조적인 항병력은 사육환경, 사육기술, 영양상태에 의해 개체별 혹은 계군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면역은 용어적으로는 전문가의 영역인 것처럼 보이나 닭을 사육하는 입장에서 면역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경우 육성 및 사육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근거들을 많이 확보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수의사 등의 전문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편견이라 생각된다. 이번호부터는 필자가 계군을 관리하면서 느껴온 닭의 면역에 관련한 기본 개념을 가급적 농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면역을 유지하거나 증강하는 방법, 그리고 백신프로그램 등 면역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해 수개월에 걸쳐 연재하기로 한다. 부분적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나 닭의 면역에 관한 지식을 사육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 양계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1. 면역의 개념과 모체이항항체의 중요성

면역이란, 동물체가 외부로부터 몸 안으로 들어오는 내 것이 아닌 외래물질, 특히,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대한 일련의 방어 작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면역에는 비특이적이면서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선천적인 면역과, 예방백신의 접종 등으로 생겨나 질병에 대해 1:1(한 가지 질병에 대해서)로 특이적인 저항성을 가지는 후천적인 면역 즉, 획득면역으로 대별할 수 있다. 

1) 선천적인 면역

이물질이 코로 들어오면 코가 간질간질 거리다가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이 나서 이물질을 제거하게 된다. 즉, 동물체는 선천적으로 코, 기관, 기관지의 점액분비물과 기관지 상피조직의 섬모운동 등으로 병원체의 침입을 차단하고 외부로 밀어낸다. 겨울철 건조하고 환기가 불량한 상태에서는 기관지 섬모의 운동성이 저하되어 방어능력이 떨어져서 호흡기질병에 더 잘 걸리게 된다. 암모니아가스는 섬모를 손상시키는 원인이 된다. 사료 속에 숨어있던 세균은 위액 속의 높은 산성성분에 의해 죽거나 장관 내에서 분비되는 소화액(가수분해효소) 등에 의해 혈관 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분해되어 사라진다. 장관 내의 정상 세균총은 적절한 밀도 및 안정적인 군집을 이루므로, 병원체의 침입을 방어한다. 적절하지 못한 항생제의 남용 및 비위생적인 환경은 정상미생물총의 균형을 흩트려 놓아 질병에 대한 방어력을 저하시킨다. 눈물, 콧물, 침이나 땀에 포함된 효소는 국소적으로 침입하는 병원체를 분해하는 화학적 방어작용을 한다. 외부물질들이 이와 같은 물리䤎화학적인 자연장벽을 통과하여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되면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이물질들을 탐식하여 제거하는 식세포작용과 선천적 살해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에 의해 감염된 세포를 제거한다. 선천전인 면역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며, 감염 여부나 병원체의 종류에 상관없이 일어나는 비특이적인 것으로, 외래물질에 대해 일어나는 최우선적인 방어작용인 것이다. 선천적 면역능력은 사육환경 및 사육조건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온도, 습도, 환기 등 최적의 사육환경은 선천면역을 극대화 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인들이다. 그러나 선천적인 면역만으로는 질병에 대해 완전하게 방어할 수 없어 후천전인 면역(획득면역)이 필요하게 된다.

2) 면역(획득면역) 

특정 병원체가 선천적인 면역이라는 1차 방어선을 뚫고 침입하면, 동물체는 이 병원체(항원)를 알아보고(인식하고) 이를 선별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후천적인 면역이란 이처럼 병원체의 종류(항원)에 따라 각각 다른 방어력(항체)를 만들어 1:1로 대응력을 갖는 능력을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수동면역과 능동면역이 있다. 

(1) 수동면역(모체이항항체에 의한 면역) 

수동역자의 역체계가 자극되지 않고 수동적으로 모체로부터 항체(모체이행항체)를 받아 생기는 면역으로, 포유류는 모체이행항체를 태반이나 초유를 통하여 얻고, 조류는 난황을 통하여 얻는다. 닭에서 모체이행항체는 어미 닭의 혈액 내 항체(모체이행항체)가 계란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계란으로 전달이 되고, 계란이 부화하는 과정에서 병아리의 혈액으로 전달된다. 어미 닭의 배 속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노른자들은 난소에서 발달 중인 난자들이다. 이러한 난자들을 감싸고 있는 모체 쪽 막인 난포에는 많은 혈관들이 뻗어 있어 난자의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난자로 공급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모체의 항체들이 난자에 축적되게 된다. 배란에 적합한 성숙한 난자가 되어가면서 난자를 감싸는 난황막은 발달되어(두껍게 되어) 영양분 및 항체의 축적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암탉은 발달단계가 다른 여러 개의 난자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난자로 이동되는 항체의 양이 모두 똑같지는 않다. 항체의 축적은 배란 3~4일전에 최고조로 된다. 성숙한 난자는 난관으로 배란이 되고, 난관에서 알부민(흰자부위)층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적은 양이지만 일부 모체 항체가 알부민성분과 함께 계란으로 이동하게 된다. 병아리가 부화하는 과정에서 난황의 모체이행항체는 병아리의 체내로 이동하게 된다. 난황에 축적된 항체라서 ‘난황면역글로블린’이라 불리는 항체가 병아리에게 전달되고, 이는 주요한 모체이행항체로 병아리가 부화 후 면역계가 성숙되어 능동면역을 담당하기 전 생후 1~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질병에 대한 방어를 담당한다. 모체이행항체의 이행률은 암탉(종계)의 항체가가 높을수록 병아리로 이행되는 양은 많지만, 바이러스(병원체)에 따라 그 양이 같지는 않다(표1). 또한, 질병에 대한 항체들이 체내에서 감소하는 시간(반감기)도 다르기 때문에 모체이행항체의 측정은 생후 적절한 능동면역 (백신)을 유도하는 시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표 1. 질병별 모체이항항체의 평균이행률과 반감기

출처 : Poultry science

평균이행률(%) = 병아리의 항체가 / 모체계군의 항체가 × 100 

농장에 입식한 병아리(계군)의 모체이행항체가의 균일도가 떨어지면, 백신시기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그림1에서 보듯, 항체가가 높은 그룹에 백신접종시기를 맞춘다면, 항체가가 낮은 그룹의 병아리는 백신을 접종하여 면역력을 갖출 때까지 질병에 대한 방어력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모체이행항체가 낮은 그룹의 반감기를 감안하여 1차 백신접종 시기를 결정해야 하며, 높은 그룹의 항체변화를 감안하여 2차 백신접종 시기를 결정하여야 한다. 새로 입식한 병아리의 모체이행항체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면 적절한 백신접종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도표1> 계군의 모체이행항체수준에 따른 백신접종 시기

모체이행항체가의 균일도가 떨어질수록 계군전체가 질병에 대한 고른 방어력을 갖게 하려면 백신접종 횟수를 늘려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항체가가 높으면서 균일도가 높은 단일 모체계군에서 유래한 병아리를 입식시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