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생활 법률 - 공사장 소음·진동으로 인한 양계장피해의 바람직한 대처방법

  • Published : 2016.02.01

Abstract

Keywords

지난 2015년은 메르스 사태로 인하여 축종을 불문하고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양계업계는 대외적으로 FTA, 대내적으로 AI의 발생, 공급과잉, 가격불안정 등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업계 상황과 함께 양계업계의 법적 분쟁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양계농가와 사료업체, 약품업체, 기자재업체 등의 계약에서 잡음이 발생한다. AI로 인한 살처분보상금의 차등지급 문제도 있다. 무허가 축사, 위탁사육, 계약사육서의 불공정 문제, 계열업체의 병아리 및 사료의 품질 저하, 계열업체의 부도로 인한 사육대금 미지급 등 실로 다양한 분쟁이 양계업계에서 발생한다. 위와 같이 다양한 법적분쟁 중 이번 칼럼에서는 양계장 주변의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으로 인한 양계농가의 피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닭은 그 특성상 성질이 매우 급하고 쉽게 놀라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급작스러운 소음·진동이 발생하면 계사 한쪽으로 몰리면서 질식사·급사가 나타나고, 식하량·성적행동이 눈에 띄게 하락한다. 도태·폐사, 무발정, 산란율·산자수 감소, 배란지연, 혈란 및 연란 등 소음·진동으로 인한 피해의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 양계농가는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면 보통 환경분쟁조정중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공사업자(피신청인)를 상대로 조정 또는 재정을 신청한다. 하지만 위원회는 공사장의 소음·진동과 양계농가의 피해 간에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개연성을 인정하더라도, 양계농가가 원하는 금액이 손해배상액으로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양계농가는 공사업체의 소음·진동으로 인한 피해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먼저, 『환경분쟁조정법(이하 법’)』에 의한 분쟁조정에 대하여 검토해 보자. 양계농가는 법에 의하여 위원회에 알선(斡旋)·조정(調停)·재정(裁定)을 신청할 수 있다(‘중재(仲裁)’는 2016. 12. 23.시행 예정). ‘알선’은 분쟁당사자간의 화해를 유도하여 합의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조정’은 알선으로 해결이 곤란한 분쟁사건에 대하여 위원회가 사실조사 후 조정안을 작성하여 양측에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권고함으로써 분쟁의 해결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재정’은 알선 및 조정으로 해결이 곤란한 손해배상 사건 등에 대하여 위원회가 인과관계의 유무 및 피해액을 판단하여 결정하는 준사법적 절차를 말한다. 이 중 ‘알선’은 그 과정에서 조정 또는 재정신청을 통해 불복할 수 있으며, ‘조정’에 대하여는 당사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재정’은 60일 이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불복할 수 있다. 위원회의 재정결정에 대하여 양계농가들은 과연 만족하고 있을까? 이는 환경분쟁 조정신청인과 피신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명확해진다. 

신청인의 배상금액의 만족도는 54% 수준에 머무른 반면, 피신청인의 만족도는 90%에 이르렀다. 즉, 양계농가가 공사장의 소음·진동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위원회에 신청하더라도, 실제로 양계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손해배상금액이 결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이다. 그렇다면 양계농가는 어떠한 방법을 통해손해배상금액의 현실화를 이룰 수 있을까? 

위원회에 알선·조정·중재를 신청할 당시부터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계농가는 위원회의 현지조사결과부터 적극적으로 양계장의 현황, 피해실태, 해당 농장의 특이점, 양계의 특성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그리고 수의학·축산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닭의 질병,사료 및 사양관리 등에 잘못이 없다’는 입증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만족할만한 배상금액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결국, 양계농가는 피신청인을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배상금액의 증액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밖에 없다. 

소송과정에서는 위원회의 사실조사에 대한 부당성 및 전문가 의견, 소음·진동값 측정의 불합리성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 수의학 및 축산학 전문가를 통한 축사현장조사, 수의사를 통한 질병피해와의 감별진단 등이 필요하다.그리고 양계장에서의 입식가능규모(시설규모), 현재 입식규모, 최근 2년간 입식규모, 사양기록, 출하율, 출하성적, 산란지수, 최근 2년간 양계수입, 전염병이환여부, 예방접종 여부 등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양기록부가 있다면 입증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실제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에 대한 재감정도 진행해야 한다. 소음·진동원의 조사, 소음·진동원과 대상물의 이격거리, 소음·진동 전달매질의 특성, 소음·진동문제 예측을 위한 지형 또는 장애물 조사, 암소음·암진동 수준의 파악, 공사장의 발파 설계 패턴 및 발파일지, 투입건설장비 제원조사, 합성 소음도, 감쇠공식, 투과손실(TL) 산정을 통한 소음예측 등이 필요하다. 재감정을 통해 위원회보다 사육농가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면 이를 적극 원용하여 피해금액의 산정에 반영하여야 한다. 

소송과정에서 위와 같은 수많은 요소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양계농가에 유리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입증해 나가기 위해 수의학·축산학에 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양계농가는 실질적 손해배상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