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緖論
소화불량(Dyspepsia)은 세계적으로 성인의 대략 21%에서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1. 3개월 이상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 중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지 않으며, 상복부 통증 또는 작열감·식후 포만감·조기만복감 가운데 1개 이상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Functional Dyspepsia)으로 진단되는데2, 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5-11%1, 국내에서도 7.7%에 달한다3.
현재 의학계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보편적으로 시도되는 치료법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제균, 제산제·위장운동촉진제·항우울제 등의 약물투여, 심리요법 등이 있으며4, 국내 의학계에서 시행하는 치료의 범주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5. 그러나 상술한 치료법들은 증상개선을 위한 대증적인 치료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를 위해서 소화기능 자체를 다루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며, 이에 사상의학(四象醫學)의 방법론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東醫壽世保元·辛丑本』에 따르면, 소양인(少陽人)은 脾大腎小를 天稟으로 지녀, 脾黨을 순환하는 수곡열기의 기운이 강하고 腎黨을 순환하는 수곡한기의 기운은 약한 체질이다6. 그러므로 소양인은 건강상태가 위중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 소화기능이 원활하다. 그러나 소양인에서도 건강상태가 위중하면 중증의 소화불량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사상인이든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소화불량을 호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증의 소화불량증 환자는 소음인으로 진단되는 경향이 있는데, 소화불량 환자를 소음인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되며 사상의학적으로 진단할 경우 사상인에 대한 진단과 병증에 대한 진단을 구분하여 접근해야 한다. 의료인들이 사상인별 소화불량의 특성을 충분히 습득하고 환자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파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소양인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 대한 치험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이에 저자는 본 연구를 통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이하 본원) 사상체질과에 내원한 환자 중 소양인 비수한표한병(脾受寒表寒病)으로 진단, 치료하여 주소 및 제반증상이 현저히 호전되었으며 또한 객관적 지표로 호전양상이 관찰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3례를 보고하고 이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Ⅱ. 硏究對象 및 方法
1. 연구 대상
2016년 3월 1일부터 2016년 8월 31일까지 본원 사상체질과(이하 본과)에 내원한 환자 가운데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주소로 하며 소양인 비수한표한병으로 진단이 확정된 60대 성인 여성 환자 3인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의 선정 및 제외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선정기준
(1) 6개월 이상의 극심한 소화불량을 주소로 하는 자
(2) 본원 또는 타 병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되었거나, 또는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기질적 병변이 없는 자
(3) 체형기상, 용모사기, 성질재간1)7, QSCCⅡ+(Questionnaire of Sasang Constitution ClassificationⅡ+)와 소증을 바탕으로 임상경력 10년 이상의 사상체질과 전문의에게 소양인 비수한표한병(세부진단: 결흉증(結胸證), 신한복통망음증(身寒腹痛亡陰證)) 진단을 받은 자
2) 제외기준
(1) 소화불량과 연관되는 기질적 병변을 가진 자, 또는 타 질환과 소화불량 간의 유의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자
2. 연구 방법
선정기준 및 제외기준을 통해 선별된 환자 3인에 대해 본과에서 각 환자별로 2주 이상 입원치료를 시행하였고, 입원기간을 포함하여 총 6주 이상 본과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하며 경과를 관찰하였다.
3. 평가도구 및 절차
치료경과 중 치료 제1일(입원치료 제1일; VISIT 1)과 3주차(퇴원일; VISIT 2), 8±1주차(외래 방문일; VISIT 3)에 각각 체성분 분석 검사와 설문지 조사를 시행하였다. 체성분 분석 검사는 (주)인바디 사의 INBODY 770을 검사기기로 활용하였으며 체중 및 체성분, 기초대사량, 위상각 등을 측정하였다. 또한, 측정된 기초대사량의 Mifflin-ST Jeor equations에 따른 표준 기초대사량에8 대한 비율을 ‘기초대사량 활성도(%)’라고 정의하였고, 지표에 포함시켰다. 본 검사는 매 회차당 점심 식후 2-3시간에 시행하여 시간적 요소로 인한 오차를 예방하였다. 설문지는 위장관증상평가척도(GSRS; Gastrointestinal Symptom Rating Scale)를9 한역하고 4점 척도(4-point Likert scale, grade 0-3)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입원기간 중 매일, 퇴원 후 외래 방문일에 주소에 대한 VAS (Visual Analogue Scale, 이하 VAS)를 확인하여 주관적인 불편감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grade 0-10, 0 : 불편한 증상이 없음, 10 : 가장 심하게 불편함).
한편 입원기간 중 안면의 정면 및 측면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용모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주)니콘이미징코리아 사의 Nikon D5100을 기기로 사용하였다. 촬영 후, 표준색상표를 기준으로 사진의 명도 및 채도를 보정하였다 (Figure 1).
Figure 1.Face images captured by Nikon D5100
4. 치료 방법
2주간 입원치료를 통해 사상의학적 변증에 따른 약물을 투여하였고, 주소 및 제반증상의 변화 추이에 따라 약물의 가감 및 용량 조절이 이루어졌다. 퇴원 후에는 동일한 약물을 4주 이상 복용하였다. 상황에 따라 본원에서 생산하는 제제약을 부수적으로 투여하였다. 입원치료 제1일을 기점으로 기존 복용약물 중 소화불량의 대증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약물은 복용을 중단하였다.
침 치료는 腎正格 위주로 입원기간 중 1일 2회 시행하였고, 퇴원 후에는 시행하지 않았다.
5. 연구 승인
본 연구는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에 의해 승인되었다(승인번호 : KHNMCOH 2016-07-003).
Ⅲ. 證 例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 3인은 초진일을 기준으로 증례 1, 2, 3의 명칭을 부여하였다. 증례 3인은 모두 6개월 이상 지속된 극심한 소화불량을 주소로 하며, 기질적인 원인이 없거나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받았고, 초진일에 시행한 혈액 및 소변검사에서 특기할 만한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증례 1, 3은 소양인 비수한표한병 신한복통망음증, 증례 2는 소양인 비수한표한병 결흉증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증례 3인은 모두 약물복용 전후 대비 주소의 객관적 지표를 통한 호전양상이 관찰되고, 주관적 증상 또한 50% 이상의 현저한 호전을 보였으며, 치료기간 중 본과에서 처방받은 약물로 인한 부작용 내지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증례별 초진기록과 체질진단소견, 치료기간에 대해서는 Table 1, 2에 기술하였다. 또한, 3인의 증례에서 사용된 처방의 구성 및 용량은 Table 3에 종합하여 기술하였다.
Table 1.abbeviations: GERD Gast roesophageal Reflux Disease, HNP Herniated Nucleus Pulposus, SPQ Sasang Personality Questionnaire, QSCC II Questionnaire of Sasang Constitution Classification II, SE Soeum
Table 2.abbeviations: TTP Total Treatment Period (The sum of the period of admission treatment and the period of outpatient treatment), ATP Admission Treatment Period
Table 3.* Dose: g
1. 증례 1 : 신○○ (F/64)
2016년 3월 22일 초진시 Body mass index (BMI) 18의 저체중 상태로, VAS 7의 식후비만, 복만, 복명, 트림 및 신물 오르는 증상을 호소하며 식사 1회당 죽 2숟가락을 섭취하였다. 당일 복진시 중완혈 부위에서 고도의 경결감이 관찰되었다. 입원하여 이틀간 荊防地黃湯 제제약을 하루 3포, 수차례 소량으로 나누어 복용하였다. 입원 3일차(3/24)부터 少陽補胃湯 加 石膏 1錢을 하루 2첩, 3회에 걸쳐 매 식후에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탕약 복용을 시작한지 하루가 지난 입원 4일차(3/25)에 식사량이 증가하여 식사 1회당 죽 1그릇을 섭취하였고 VAS 6으로 식후비만 및 트림이 감소하였다. 당일 石膏 1錢을 증량하여 少陽補胃湯 加 石膏 2錢을 동일한 방식으로 복용하기 시작하였고, 입원 8일차(3/29)부터는 1일 복약량을 1.5첩으로 줄여 복용하였다. 少陽補胃湯 加 石膏 2錢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로 환자의 식사량 및 주관적 불편감이 급속히 호전되었다. 입원 10일차(3/31)에는 점심식사로 밥 1/2 공기를 섭취해도 소화가 양호하였고, 환자가 ‘아침에 기상하면 배고픈 느낌이 들며 입맛이 살아났다’고 진술하였다. 당일 복진시 중완혈 부위의 경결감이 2/3 이상 감소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입원 15일차(4/5, 퇴원)에는 BMI 18.1로 저체중이 경미하게 호전되었으며, 주소인 소화불량은 VAS 4로 식후비만 및 신물 오르는 증상이 소실되고 트림이 경미하게 남았으며, 아침·점심식사로 1회당 밥 2/3공기까지 섭취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되었다. 초진시 부차적으로 호소한 전신 쇠약감 및 이명은 입원 4일차(3/25)부터 호전되어 입원 15일차(4/5, 퇴원)에 자각적 불편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실되었다. 더불어 초진시 難入眠, 淺眠 양상의 수면장애, 硬便 양상의 변비, 하루 3회의 야뇨 증상이 나타났는데, 수면장애 증상은 입원 8일차(3/29)부터 지속적으로 호전되어 입원 15일차부터는 1일 6-7시간의 수면이 유지되었고 수면시 각성 횟수도 1일 2회에서 1회로 감소하였다. 변비 증상은 입원 10일차(3/31) 다량의 방귀를 배출한 후 변이 차차 물러져 입원 14일차(4/4)부터는 정상 배변기능을 유지하였다. 야뇨 증상은 입원 14일차 변비가 해소됨과 동시에 야뇨 횟수가 1일 1회로 감소하였고, 이후 감소 상태를 유지하였다.
퇴원 후 少陽補胃湯 加 石膏 2錢 하루 1.5첩, 3회 매 식후에 복용하며 조리하다가, VAS 9의 기침·가래 증상을 호소하여 2016년 4월 11일 2차로 입원하였다. 재입원 당시 BMI는 동일하였고, 소화불량은 VAS 4로 식후비만 및 트림이 재발하였으며, 이로 인해 약간의 식사량 감소를 보였다. 입원하여 며칠간 荊防地黃湯 제제약과 荊防瀉白散 제제약을 섞어 간헐적으로 투약하여 입원 4일차(4/14) 기침·가래가 VAS 2로 현저한 호전을 보였다. 당일부터 제제약 복용을 중단하고 少陽補胃湯 加 石膏 2錢을 하루 1첩, 2회에 걸쳐 복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입원 8일차(4/18)에는 1일 복약량을 1.5첩, 3회로 늘려 복용하였다. 입원 9일차(4/19)부터는 前胡地黃湯(荊防地黃湯 加 前胡 1錢)을 하루 2첩, 3회 매 식후에 복용하여, 입원 16일차(4/26, 퇴원)에는 VAS 1의 경미한 가래만 호소하였으며 소화불량도 VAS 3으로 식사 1회당 죽 1공기 섭취시 불편감이 없으며 최대 밥 2/3공기까지 섭취 가능한 상태로 호전되었다. 퇴원 후 前胡地黃湯을 동일한 방식으로 복용하면서 조리하였고, 초진 후 9주차(5/19)에 BMI 18.1로 체중 유지되었으며, 주소인 소화불량도 VAS 3의 간헐적인 소화불량 상태를 유지하였다. 기침·가래 증상이 발병하면서 야뇨 횟수가 하루 2-3회로 다시 증가하였는데, 2차 입원기간 중에는 야뇨 횟수의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Figure 2-A).
Figure 2.Timeline of medication and progression of healing process
초진일과 치료 3주차(4/5), 치료 9주차(5/19)에 실시한 체성분 분석 검사에서, 체중 및 근육량, 체세포량, 기초대사량 및 기초대사량 활성도는 경미한 증가를 보였고, 지방량 및 위상각은 약간 감소하였다 (Figure 3). 동 기간에 실시한 설문지 조사에서, 치료 3주차에는 소화기 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으며, 치료 9주차에는 추가적인 호전이 확인되지 않았다 (Figure 4).
Figure 3.Change of physical index measured by body composition analyzer
Figure 4.Change of total scores of GSRS
2. 증례 2 : 한○○ (F/63)
2016년 4월 18일 초진시 BMI 17의 저체중 상태로, VAS 7(peak 10)의 식후비만 및 상복통(상완혈, 중완혈 부위), 복명을 호소하며 식사로 미음을 섭취하였다. 초진시 신한복통망음증으로 진단하여 입원 2일차(4/19)부터 降火地黃湯을 하루 1.3첩, 3회에 걸쳐 매 식후에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입원 4일차(4/21) VAS 4로 식후비만이 감소하였으며 배고픔을 느껴 식사 1회당 죽 1공기로 식사량이 증가하였으나, 상복통 및 복명은 호전이 없었다. 당일 石膏 2錢을 加하여 降火地黃湯 加 石膏 2錢을 동일한 방식으로 복용하기 시작하였고, 입원 9일차(4/26)에는 VAS 3으로 식후 비만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동 기간에 대변이 점차 굳어지는 양상을 보였고, 입원 11일차(4/28)에는 변비 및 복만감이 불편할 정도로 심해져, 환자를 결흉증으로 재진단하고 加味地黃湯 加 石膏 5錢을 하루 2첩, 3회 매 식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당일 점심에 탕약을 복용한 후 배가 부글거리고 방귀가 배출되다가 익일(4/29) 오전 硬便을 소량 배변하였고, 입원 13일차(4/30) 종일 배가 심하게 부글거리다가 익일(5/1) 오전 시원하게 배변, 이후 1일 1회 보통 내지 무른 상태의 배변 양상을 유지하였다. 입원 15일차(5/2, 퇴원)에는 BMI 17.7로 저체중이 현저히 호전되었고, 식사량이 유지되었으며, 주소인 소화불량은 VAS 3으로 동일하였고 상복통은 소실되었다. 초진시 부차적으로 호소한 이명은 입원기간 중 발생하지 않았다.
퇴원 후 加味地黃湯 加 石膏 5錢을 동일한 방식으로 복용하면서 조리하다가 소화불량의 추가적인 치료를 위해 2016년 5월 26일 2차로 입원하였다. 재입원 당시 BMI 18.2로 체중이 증가하였으며, 소화불량은 VAS 3을 유지하였고 식사량은 1회당 죽 1공기 내지 진밥 1/3공기로 호전된 양상을 보였다. 입원 2일차(5/27)부터 生地黃 1錢을 증량한 加味地黃湯 增生地黃 1錢 加 石膏 5錢을 하루 2첩, 3회 매 식후 복용하였고, 소화가 점차 회복되어 입원 8일차(6/2) 식사량이 1회당 진밥 2/3공기로 증가하였다. 다만, 동시에 대변이 굳어져 硬便이 형성되고 배변시 용력과 잔변감이 심화되었다. 당일부터 導赤降氣湯 增 生地黃 石膏 各2錢을 하루 2첩, 3회 복용하였는데, 대변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주소인 소화불량이 악화되어 입원 13일차(6/7)부터 加味地黃湯 增 生地黃1錢 加 石膏 5錢을 재복용하였다. 입원 17일차(6/11)에는 VAS 3의 간헐적인 소화불량 상태로 회복하였으며, 식사량은 유지되었다 (Figure 2-B).
초진일과 치료 3주차(5/2), 치료 8주차(6/8)에 실시한 체성분 분석 검사에서, 체중 및 근육량, 지방량, 체세포량, 위상각 및 기초대사량은 현저한 증가를 보였고, 기초대사량 활성도는 경미한 증가를 보였다(Figure 3). 동 기간에 실시한 설문지 조사에서, 지속적인 소화기 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다 (Figure 4).
3. 증례 3 : 정○○ (F/61)
2016년 6월 13일 초진시 BMI 16.9의 저체중 상태로, VAS 8의 식후비만 및 조기포만감, 복만, 복명, 그 외 심한 견배통을 호소하며 고체식이가 불가하여 액체식이(뉴케어)로 연명하였다. 입원 2일차(6/14)부터 荊防地黃湯을 하루 2첩, 3회에 걸쳐 매 식후에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식사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입원 8일차(6/20)에는 식사 1회에 죽 1/2공기를 섭취하여도 식후비만감이 나타나지 않았고 ‘식사시간이 되면 배고픔을 느낀다’고 진술하였다. 당일부터 아침·점심식사로 1회당 된 죽 1/3공기와 다진 반찬 2-3종류, 뉴케어 400kcal 1캔을 섭취하기 시작하였다. 견배통은 별무호전하였다. 입원 9일차(6/21)부터 少陽補胃湯을 하루 2첩, 3회에 걸쳐 복용하도록 하였다. 입원 16일차(6/28, 퇴원)에는 BMI 17.3으로 저체중이 현저히 호전되었고, 주소인 소화불량은 VAS 2로 식후비만 및 복만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체해도 금방 내려간다’고 진술하였으며, 식사량은 더욱 증가하여 1회당 된 죽 1/3-1/2공기를 섭취하여도 소화가 양호하였다. 퇴원 후 少陽補胃湯을 동일한 방식으로 복용하면서 조리하였다. 초진시 1일 1회, 보통 경도의 배변 양상을 보였는데, 퇴원일 전후로 배가 부글거리기 시작하여 퇴원 이후로는 약간 무른 상태의 배변 양상을 보였다. 견배통은 별무호전하였으나, 환자가 ‘침감이 느껴진다’고 진술하였다 (Figure 2-C).
초진일과 치료 3주차(6/28), 치료 7주차(7/25)에 실시한 체성분 분석 검사에서, 체중 및 근육량, 지방량, 체세포량, 위상각 및 기초대사량은 증가를 보였고, 기초대사량 활성도는 경미한 증가를 보였다 (Figure 3). 동 기간에 실시한 설문지 조사에서, 지속적인 소화기 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다 (Figure 4).
Ⅳ. 考 察
3개월 이상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①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지 않으며 ②상복부 통증 또는 작열감·식후 포만감·조기만복감 가운데 1개 이상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된다2. 본 연구의 증례 3의 경우 내시경 검사상 위염 소견이 있는데, 위염은 비궤양성 병변으로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 범주에 포함된다10.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병리학적으로 내장과민성11, 비정상적인 위장운동12, 또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사회적 요인13, 유전14, 십이지장부위 감염15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나 명확한 병리기전이 밝혀진 바는 없다. 최근 Rome Ⅳ criteria 관련 연구에서는16 유년기의 삶, 유전, 사회문화적 영향, 생활환경등이 심신 양면에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발병한다는 생물심리사회 모델(biopsychosocial model)이 가장 설득력을 가진다고 하였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법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제균, 제산제·위장운동촉진제·항우울제 등의 약물투여, 심리요법 등이 있으나4 대개 보존적 치료에 국한되며, 약물치료의 경우 부작용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포함한 기능성 위장질환에 빈용되는 Tricyclic antidepressant,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otrs 등의 정신신경용제는 정신신경학적 부작용의 위험이 높아 투약대상 및 복용량 결정시 주의가 요구된다17. 한편, 만성 소화불량 환자에게는 치료약물 자체가 소화불량의 촉발요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소화불량이 유발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위장기능을 지닌것이다. 정리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아직 의학계에서 확실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보존적 치료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약물 부작용의 우려가 있으며, 부작용 등의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결국 소화기능 자체를 회복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치료법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게는 보존적 치료단계를 넘어 신체의 생리대사 전반을 다룸으로써 소화기능을 강화하는 접근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사상의학은 이에 부합하는 사유체계 및 방법론을 가진 의학이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해 사상의학적 관점을 적용한 치료를 시도해 볼 만하다
소양인 비수한표한병은 소양인의 脾局陰氣(陰淸之氣)가 降陰不利하여 腎局에 連接하지 못하고 背膂 부위에 凝聚되어 병리적인 寒의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로, ‘降表陰’을 치료의 근간으로 삼는다18. 비수한표한병은 陰淸之氣의 손상 정도에 따라 소양상풍증, 결흉증, 망음증으로 대별되는데, 결흉증은 降陰不利가 오래 지속되어 2차적으로 腹裏 부위까지 ‘外冷包裏熱’이 형성되는 병증으로2) 비수한표한병의 중증에 해당하고, 망음증은 결흉증보다 건강상태가 더 낮은 험위증으로 ‘陽盛格陰3)’의 병리를 지닌다19. 망음증은 신열복통망음증과 신한복통망음증으로 나뉘는데, 신한복통망음증이 보다 중증이며 비수한표한병의 위증(危證)에 해당한다18. 東武는 『東醫壽世保元·辛丑本』 소양인 신한복통망음증 치험례에서 ‘悖氣, 食滯, 腹痛’를 소증(素證)으로 제시하였는데4) 이는 腎弱에 의한 증상으로, 소양인은 대개 소화기능이 원활하지만 保命之主인 陰淸之氣가 약해 降陰不利하면 ‘外冷包裏熱’의 병기가 심화되어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로 소양인 환자의 소화불량은 소화기능이 독립적으로 저하된 것이 아니라 전신 생리대사의 부전(不全)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소화불량의 경중보다는 제반 대사기능의 강약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해야 한다.
본 연구의 증례 3인은 공통적으로 발병 전에도 평소 소화기능이 허약했으며, 추위에 민감하고 손발이 시리며, 견배통 및 背表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등 寒證으로만 치우친 소증을 보여 비수한표한병으로 진단되었다. 초진시 증례 1, 2, 3 모두 식욕, 소화기능의 저하가 뚜렷하고 배변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며 수면상태가 불량하여 역증인 신한복통망음증으로 진단하였다. 다만, 증례 2는 치료경과 중 배변기능이 악화되어 결흉증으로 진단을 바꾸고 처방을 변경하였고, 이후 배변기능의 호전 양상을 보여 결흉증으로 최종 진단하였다. 3인 모두 본과에 내원하기 전 타한방 의료기관의 입원치료를 경험한 자들로, 소음인 약재가 포함된 처방(평위산, 내소산, 반하사심탕 등)을 3개월 이상 복용하였으나 별무호전하였다. 반면 본과에서 2주간의 입원치료를 시행한 후에는 3인 모두 주소 및 제반증상의 뚜렷한 호전을 보였다. 이는 증례 3인이 소양인 약물에 대해서 반응성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소양인 진단에 대한 확증이다.
본 연구의 증례 3인은 모두 保命之主가 극도로 허약한 상태에 해당한다. 증례 1, 3은 ‘평소 소화제나 진통제를 복용하고도 소화불량이 악화된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약물의 작용기운이 몸의 수용능력에 비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즉, 본 증례 3인은 藥氣가 조금만 과해도 臟氣를 이기고 오히려 소화불량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치료과정 중 약물의 첩수 및 복용 횟수, 약재 용량 등을 매우 신중히 고려하여 처방하였다.
증례 1, 3에 처방된 荊防地黃湯은 신한복통망음증 처방으로 降表陰하는 羌活·獨活·荊芥·防風과 淸裏熱하는 茯苓·澤瀉, 陰淸之氣를 직접 보강하는 熟地黃·山茱萸 그 외 車前子로 구성된다. 즉 降表陰淸裏熱하여 表寒을 풀고, 병기의 원인인 陰淸之氣의 허약함을 해소하는 방향성을 지닌다. 少陽補胃湯과 降火地黃湯은 荊防地黃湯의 변방이다. 少陽補胃湯은 荊防地黃湯에 熟地黃을 증량하고 知母를 加함으로서 陰淸之氣 보강과 表寒 해소 효과를 강화한 처방이며, 降火地黃湯은 山茱萸를 去하고 生地黃·石膏를 加하여 淸裏熱 효과를 강화한 처방이다. 증례 2에 처방된 導赤降氣湯은 결흉증 처방으로 降表陰하는 羌活·獨活·荊芥·防風과 淸裏熱하는 生地黃·茯苓·澤瀉 그 외 木通·玄蔘·瓜蔞仁·前胡로 구성되며, 陰淸之氣를 직접 보강하는 약물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加味地黃湯은 羌活·獨活·荊芥·防風과 生地黃·茯苓·澤瀉, 熟地黃·山茱萸 그 외 牧丹皮·玄蔘으로 구성되어, 중증인 결흉증 내에서도 험증(險證)인 망음증에 가까운 건강상태를 지닌 환자에게 처방된다.
증례 1은 少陽補胃湯 가미방을 복용하였고, 입원 초기부터 빠른 호전을 보여 퇴원시 소화불량에 대한 자각적 증상은 소실되었으며 수면, 대변, 소변 지표에서도 호전 양상이 관찰되었다. 퇴원 이후 기침·가래 증상이 발생하여 소화불량이 재발하였다가 2차 입원 치료를 통해 다시금 빠르게 회복하였다. 증례 1은 8주간의 치료과정 중 주관적인 증상의 호전-악화 추이가 빠르게 나타나는데, 객관적인 검사 수치상에서는 경미한 호전만 확인된다. 이는 3인의 환자 가운데 증례 1이 가장 陰淸之氣가 허약한 상태로, 신체기능이 회복되어 체중 증가 등의 객관적인 결과물을 형성되는 과정이 가장 더디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증례 2는 입원 후 1주간 降火地黃湯을 복용하여 소화불량은 호전을 보였으나, 石膏를 加했음에도 대변이 점차 굳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加味地黃湯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더니 변경 당일에 배가 부글거리고 방귀가 배출되었으며 익일부터 배변기능의 호전 양상을 보였다. 2차 입원시 加味地黃湯 가미방을 복용하면서 다시금 대변이 굳어져 導赤降氣湯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더니 대변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소화불량이 심해지며 건강상태가 악화되었다. 이는 환자의 臟氣가 導赤降氣湯의 藥氣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나타난 현상으로 사료된다. 즉, 증례 2의 건강상태는 결흉증 내에서도 저조한 편으로, 導赤降氣湯 적응증에 해당하는 건강상태보다 허약한 범주에 속한다. 증례 2는 7주간의 치료과정 중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현저한 호전 양상이 관찰되며, 증례 1, 3에 비해 검사 수치의 상승폭이 크다. 이는 증례 2가 결흉증 내에서는 저조한 건강상태를 가지나 소양인 비수한표한병 전체 범주에서는 망음증에 비해 陰淸之氣가 덜 손상된 상태이므로, 동 기간 치료시 신한복통망음 증인 증례 1, 3보다 신체기능의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사료된다.
증례 3은 입원 후 1주간 荊防地黃湯을 복용하여 소화불량이 빠르게 호전되었는데, 견배통 증상의 변화가 없어 少陽補胃湯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다. 이는 사상의학적 관점에 따른 것으로, 사상의학에서의 치료는 개별 증상의 해소가 아니라 전반적인 대사기능의 향상에 목표를 두므로 소증상태 내지 소증에 근접한 증상을 치료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 증례 3의 경우 견배통이 소화불량보다 먼저 발병하였으므로 소화불량에 비해 소증에 근접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증례 3이 少陽補胃湯을 복용하면서 소화기능의 호전 양상은 유지되었으며, 견배통과 배변기능의 호전반응이 관찰되었다. 증례 3은 6주간의 치료과정 중객관적인 검사를 통해서도 호전 양상이 관찰되었다.
본 연구의 증례 3인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이 쉽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양의학적 관점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위장기능이상에 의한 소화기계 질환’과 ‘심리 요인에 의한 신체형 장애’로 구분하여 치료해야 하는데, 소화불량 등의 기능성 위장질환과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밀접한 관계를 지니므로1 병기를 분리하기 어렵다. 한편, 사상의학의 관점에서는 性情이 臟局大小의 편차를 심화시킴으로서 병기가 형성된다. 즉, 心身이 별개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둘을 구분하여 치료할 필요가 없다. 대신, 치료과정 중에서 心身을 아울러 살펴야 한다. 본 연구의 증례 3인은 치료과정 중 소화기능보다 식욕이 더 빠르게 호전되면서 무언가 먹고 싶은 욕구 내지 과식 욕구를 자주 호소하였으며, 간혹 과식하고 체하였다. 식욕은 위장기능보다는 정신기능에 영향을 받는 지표이므로, 식욕이 소화기능에 비해 빠르게 호전된 것은 환자들이 치료에 대해 신체적 반응보다 정신적 반응이 앞서 나타난 결과로 사료된다. 고로 치료를 시작하기 전 환자에게 ‘식욕이 올라 무언가 먹고 싶어질 수 있는데, 소화기능은 비교적 천천히 회복되므로 식욕을 절제해야 한다.’고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
INBODY는 1kHz~1MHz의 다주파수를 사용하여 인체의 팔, 다리, 몸통 인피던스를 각각 측정함으로써 각 부위의 체성분 및 기초대사량 등을 분석하는 기기로, Schütz T 등에 따르면 체세포량과 위상각은 인체 대사기능의 활성정도와 양의 관계를 가진다20. 본 연구의 증례 3인은 치료기간 중 체세포량, 위상각, 기초대사율이 대체적으로 상승하였는데, 동 기간 중 활력징후가 정상범위를 유지하였으며 순환, 호흡기능에 변화가 없었고, 기타 대사기능 및 영양상태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별개의 사건이 없었으므로 상기 결과는 소화흡수기능의 항진을 시사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증례 3인의 체중 및 근육량, 지방량이 증가한 것은 향상된 소화기능의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본 연구는 소화불량이라는 주관적인 감각의 호전이 인체에 유형의 결과물로 반영될 것이라 가정하고 검사기기 활용을 통해 호전양상을 가시적인 지표로 확인한 연구로, 주관적 소화불량의 정도를 평가하는 객관적, 정량적 지표 개발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는 소양인 비수한표한병 3례만을 다루었으므로 치료경과를 일반화시키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증례 3인의 치료기간 및 입원/통원치료기간비가 일치하지 않아 증례간 치료효과에 대한 비교분석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예비연구로서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이후 보다 큰 규모의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結 論
첫째,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호소하는 소양인 비수한표한병 60대 여성 환자 3인을 6주 이상 치료하여 주관적 감각을 평가한 결과 주소인 소화불량 및 제반증상이 현저히 호전되었고, 검사를 통해 가시적인 소화기능의 향상이 관찰되었다.
둘째, 동일한 질환, 동일한 사상인 집단 내에서도 건강상태에 따라 적합한 처방이 다르며,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경우 부적절한 종류 및 용량의 약물은 소화불량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치료시 약물의 첩수 및 복용 횟수, 약재 용량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셋째, 치료경과는 소증을 지표로 하여 확인하여야 하며, 소화불량이 호전되더라도 제반 건강상태가 유지 내지 악화된다면 치료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치료과정 중 식욕과 소화기능의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여 환자가 과식함으로써 소화장애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치료 시작 전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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