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는 대중들의 관심의 증가로 피부미용 분야는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미용에 영향을 주는 색소 이상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 특히 피부는 신체의 가장 외부에서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동시에, 신체 내부의 상태 및 감정을 반영하는 동적인 기관2)으로 외모의 큰 부분을 차지하여, 이를 가꾸려는 연구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시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대표적인 색소 이상 질환인 백반증의 진료인원은 2008년에 4만 4905명에서 2013년에는 5만 2785명으로 연평균 3.29%가량 증가하는 추세이다.
피부색을 결정하는 색소에는 멜라닌, 헤모글로빈(red), 혈청소(brown), 케로틴(yellow), 빌린(yellow)이 있으며, 이들 중에서 멜라닌은 사람의 피부, 머리카락의 색소침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3). 멜라닌은 멜라닌 세포 안의 멜라닌 소체에서 합성되며, 멜라닌 생성은 멜라닌 소체의 구조단백질, 멜라닌 합성에 필요한 효소, 멜라닌 수송과 분배에 필수적인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4). 한의학에서 멜라닌과 상응하는 용어는 없으나, 피부의 색택 변화는 외부에서 邪氣가 絡脈으로 들어옴으로써 발생하며, 피부의 상태는 臟腑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인식하였다5).
서양의학에서 색소 이상증은 크게 색소침착저하증(저색소침착증), 과다색소침착증, 기타 색소이상증으로 분류된다. 색소침착저하증은 멜라닌 합성이상, 멜라닌소체 형성이상, 멜라닌 모세포 이동과 생존이상에 의해서 발생하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백반증이 있다. 과다색소침착증에는 기미, PUVA 흑색점, Peutz-Jegher 증후군 등이 있으며, 기타 색소이상증에는 혈색소침착증, 카로틴축적증, 금속에 의한 변색 등이 있다2). 색소 이상 질환은 난치 질환이기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멜라닌의 발생, 이동, 노화 등의 기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지만, 그 기전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색소 이상 질환은 한의학 문헌에서 白癜風, 雀斑, 黧黑斑 등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원인을 內·外因으로 구분하며 변증시치를 통한 한약치료와 체침요법6), 약침요법7,8), 광학요법9) 등 外治法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멜라닌에 대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이해를 정리하고, 서양의학적 기전을 한의학의 臟象論에 근거하여 주로 肝, 脾, 腎에 관하여 분석하였고, 이에 따라 대표적인 색소 이상 질환인 기미와 백반증에 대해 고찰한 결과 약간의 지견을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연구재료 및 방법
1. 연구재료
한의학 서적으로는 《黃帝內經》10)을 위주로 고찰 하였으며, 《東醫寶鑑》11), 《醫宗金監》12), 《外科正宗》13) 등을 참조하였다. 또한 전통의학정보포털시스템(OASIS)과 중국학술정보원(CNKI,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에서 ‘멜라닌’, ‘멜라닌세포’, ‘기미’, ‘백반증’, ‘黑色素’, ‘melasma’, ‘vitiligo’ 등으로 검색하여 얻은 다수의 논문 중, 멜라닌 발생, 이동, 노화 등의 기전과 멜라닌 관련 이상 현상의 임상 증례, 증상별 원인 및 각 臟腑와의 연관성을 기술한 논문을 선별하여 재료로 삼았다. 서양의학 서적으로는 《피부과학》2), 《피부미용을 위한 피부과학》14) 등을 중심으로 멜라닌 및 색소 이상을 기술한 서적의 전체 도는 일부를 발췌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학술 데이터베이스 검색사이트(KSI KISS)와 Pubmed를 통해 ‘melanin’, ‘melanocyte’, ‘melanosome’, ‘melanogenesis’, ‘pigmentation’, ‘skin pigment’ 등으로 검색하여 얻은 다수의 논문 중 멜라닌의 정의, 발생, 수송, 분배에 대한 기전 및 색소 관련 질환 등을 다룬 논문을 선별하여 재료로 하였다.
2. 연구방법
Ⅲ. 본론 및 고찰
1. 멜라닌에 대한 이해
1) 五臟과 멜라닌의 관계
① 肝과 멜라닌의 관계
멜라닌세포는 멜라닌을 포함하는 멜라닌소체(melanosome)라 불리는 소기관을 합성·분비하는 세포이다. 멜라닌세포의 가지 돌기는 표피세포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에 뻗어있어 멜라닌세포 1개당 평균 36개의 각질형성세포와 접촉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15).
肝은 뻗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木의 특성을 바탕으로, 條達을 좋아하고 疏泄을 주관한다. 肝이 疏泄을 주관한다는 것은 肝이 全身의 氣, 血液, 津液 등을 疏通, 發泄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暢達宣泄하는 작용이 있음을 의미 한다16). 따라서 肝의 疏泄 기능이 정상적이면 인체의 氣機 소통이 원활하여 乘降出入에 균형이 이루어지지만, 疏泄 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氣機의 조절에 이상이 생겨 肝氣가 울결되어 정상적인 인체의 생리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멜라닌은 멜라닌 세포에서 생성되어 각질형성세포로 이동하는데, 이동하는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세포 식작용에 의한 이동17), 세포막 융합에 의한 이동18), 막소포를 통한 이동19), 외포작용에 의한 이동20)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색소 이상 질환의 병리 요점을 멜라닌 수와 활성도에 편차가 생겨 색소가 한쪽으로만 몰려 색소침착이 나타나거나, 색소가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않아 저색소 침착이 되는 것이라고 간주하였을 때, 이는 肝의 喜條達, 主疏泄 작용과 연관시켜볼 수 있다. 인체에서 肝의 疏泄작용에 이상이 생기면 멜라닌세포와 각질형성세포 사이의 氣機 疏通에 문제가 생겨 멜라닌이 각질세포로 원활히 이동하지 못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색소 이상 질환에 대한 기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張氏醫通》21)에서 “기미는 肝木이 영화로움을 잃어서이다.”라고 하였으며, 《醫宗金鑑·外科心法要訣》12)에서는 “기미는 優思抑鬱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데, 혈이 약해서 영화롭지 못하고 火가 燥하게 結滯하여 얼굴에서 발생한다”라고 하여 색소 침착의 원인을 肝에 있다고 보았다.
肝은 멜라닌의 이동 뿐 만 아니라 멜라닌 생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닌 세포 분화의 조절에는 MITF (Microphthalmia associated transcription factor)라는 유전자가 필수적이다22). MITF는 색소침착과 관련된 3가지 효소(Tyrosinase, Tryp1, Dct)의 전사 조절과 계통 특이적 조절을 하여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α-MSH)의 분화 효과를 매개한다23). MITF에 따라 멜라닌 세포 가지돌기의 수나 길이가 증가, 감소할 수 있어 현재 MITF는 여러 연구24,25)에서 멜라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MITF의 아형 중 MITF-A는 멜라닌 세포 뿐 아니라 골격근에서도 높게 발현되며 근육 발생 단계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素問·陰陽應象大論篇》10)에서 “肝은 筋을 生한다…땅에 있어서는 木이 되고 신체에 있어서는 筋이 되고 五臟에 있어서는 肝이 된다.”고 하여 筋을 肝 기능을 외부로 발현하는 생리기능 계통으로 설명하였다15). 이를 통하여 멜라닌 생성에 필수적인 MITF는 그 근원이 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MITF가 스트레스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라닌 생성 기전을 살펴보면, 형성에 관련된 여러 신호 경로 중 MAPK(mitogen activated protein kinase) 신호 전달 경로 안에서 ERK(Extracellular signal regulated kinase)는 멜라닌 세포 증식 및 분화에 관여하여, ERK가 활성화되면 MITF가 인산화 되고 분해되어 tyrosinase 발현을 억제 시킨다26). 즉 MAPK가 활성화되면 MITF가 감소하게 되고, MAPK 신호 전달이 약해지면 MITF가 증가되어 멜라닌이 과생산된다. 이처럼 MITF는 멜라닌 세포의 성장과 분열에 관계있는 신호전달자인 MAPK에 의해 조절되는데,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MAPK 인산화가 감소되고, MITF가 증가하여 색소가 침착되는 것이 관찰되었다27). MITF 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과 스트레스로 인해 체내에 활성산소가 생성되어 상피세포에 산화 손상을 일으킴으로 인해 색소 이상 질환의 증가된다는 보고도 있다28). 한의학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는 肝과 관계된다. 《素問·靈蘭秘典論篇》10)에서 “肝은 將軍의 官으로 條達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하였고, 《靈樞·邪氣藏府病形》10)에서 “크게 怒하면 氣가 올라가고 내려가지 않아서 肝을 상한다”고 하여, 肝은 條達과 疏泄의 특성을 바탕으로 氣와 血의 운행을 추동하여 정신 활동의 기초가 되고, 肝氣의 條達이 七情에 울체됨이 없도록 하여 정서 변화를 조절하는 주체가 된다29).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肝氣가 鬱結됨으로 인해 血이 鬱滯되고 血絡이 손상되어서 색소 이상 질환의 병리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멜라닌 생성에 관련된 신호전달 경로는 MAPK 경로뿐만 아니라 cyclic AMP/protein kinase A (cAMP/PKA) 경로, diacylglycero/protein kinase C(DAG/PKC) 경로 등이 있다. cAMP/PKA 경로는 cAMP가 단백질 효소인 PKA를 경유하여 세포핵으로 들어가 CREB(cAMP response element-binding protein)를 활성화시키고 MITF의 발현을 촉진시켜 tyrosinase 전사를 유발하게 된다30). Eric 등31)은 CREB는 포도당에 의해 조절되며, CREB 작용은 간에서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발현되는 cryptochrome (Cry1, Cry2)에 의해 조절된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멜라닌 생성, 분화에 관련된 인자 중 MITF, CREB 등이 생리학적으로도 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라닌 생성이 肝과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대부분의 색소 이상 질환의 역학을 살펴보면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기미는 대부분 사춘기 이후의 가임기 여성(30-40세)에서 주로 발생하며, 경구 피임약, 임신이 증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32). 백반증 역시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높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에 조사한 백반증 진료 인원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악성 흑색종도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았으며, 2013년에 악성 흑색종으로 병원을 내원한 여성 환자의 비율이 전체 환자의 55-60%를 차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은 肝이 선천이 된다.”33)고 하여, 여성 생리와 肝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腎은 先天의 근본이나, 여자는 經·帶·胎·産의 생리 특징이 있으므로 肝이 先天이 된다34)고 하였다.
이상에서 멜라닌을 합성하는 세포인 멜라닌 세포는 木의 형상을 띠고 있으며, 멜라닌이 각질세포로 이동하는 과정은 肝의 疎泄작용이 관여를 하고 있으며, 멜라닌 생성에 관련된 여러 인자들과 색소 이상 질환의 유발요인이 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 피부의 色澤이 氣血조화에 의해 유지 된다고 보는 관점에서 肝氣의 疏泄 작용과 肝藏血의 기능이 원활하면 氣血 소통이 잘 되지만, 肝을 傷하게 되면 혈액이 피부를 영양하지 못하여 색소 이상 질환이 생기게 된다고 볼 수 있다.
② 脾와 멜라닌의 관계
脾는 運化 작용을 주관하여, 소화 흡수된 음식물 즉 水穀精微를 전신으로 운송하고, 또 水穀의 精微부터 氣血을 化生하여 전신을 영양한다35). 《黃帝內經·素問·經脈別論》10)에서 “곡식의 기운이 胃로 들어가면 탁한 기운은 心에 모이고 精이 脈으로 흐르고, 脈氣는 經에 머무르고, 經氣가 폐에 모이는데, 肺에 모든 經脈이 모였다가 精을 皮毛로 보낸다.”고 하여 脾胃가 皮膚를 자양하는 첫 단계임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김 등36)의 연구에서는 脾의 運化작용은 水穀之氣의 생산과 분배 기능으로 설명하였다. 여기에서의 생산과 분배는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고 필요한 곳에 공급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멜라닌세포 안에서 생산과 분배의 기능 역시 脾가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멜라닌 소체에서 멜라닌이 생성되어 멜라닌 세포의 수상돌기를 통해 인접한 각질형성세포로 멜라닌이 이동하게 되면, 각질세포의 포식 리소좀의 식작용을 통해 멜라닌이 흡수되어 각질세포 핵상영역으로 이동하여 세포질 내로 골고루 흩어지게 된다17).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멜라닌이 각질 세포로 이동하게 되는 힘의 근원이 肝의 疏泄작용에 있다면, 이동 후 각질세포에서 멜라닌을 받아들여 각질층에 散布시키는 역할은 脾胃가 담당한다고 사료된다.
또한 한의학적으로 脾胃는 氣機의 升降을 주관하며, 脾氣는 上升을 주관하고, 胃氣가 下降을 주관함으로써35) 氣의 흐름을 조절하고 균형을 맞춰준다. 피부에 자외선 조사 등으로 인한 자극이 일어나게 되면, 필요한 수의 멜라닌이 멜라닌세포보다 위쪽에 위치한 표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때 脾의 氣機 上升기능이 원활해야 정상적인 상승이동이 일어나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멜라닌과 脾主運化와의 관계는 여러 의가들이 색소 침착의 內因을 脾胃기능 실조로 인한 痰飮의 발생으로 보는 관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諸病源候論』37)에서 “面黑皯은 장부에 痰飮이 있거나 피부가 風邪를 받아 氣血이 조화롭지 못하면 생기게 된다.”고 하였고, 『醫學綱目』38)에서는 “思慮過多로 인하여 음식에서 절제를 잃고, 그 결과 脾胃를 상하게 하여 안면의 氣血이 충족되지 못하여 색소침착이 생긴다.”라고 하였다. 이는 脾가 運化를 주관하기 때문에 脾의 기능이 떨어지면 水濕 運化 기능이 약해져 체내 수액대사 기능이 저하됨으로 인해 체내에 水濕이 쌓이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濕이 뭉치면 痰을 형성하고, 痰은 氣를 가로막아 피부의 기혈 운동에 장애를 주어 색소침착이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프로톤펌프저해제(PPIs)의 복용으로 백반증의 증상이 심화되었다는 보고가 있다39). 증상이 심화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물을 사용하여 脾胃의 정상적인 생리 기능인 위산 분비를 억제 하였을 경우, 멜라닌 생성 관련 유전자가 하향 조절되어 멜라닌 생합성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脾胃의 기능은 멜라닌 합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멜라닌 소체와 조혈기관 세포는 분비성 리소좀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멜라닌 이동과 관련된 유전질환(그리셀리 증후군, 헤르만스키-푸들라크 증후군, 체디악 히가시 증후군)에서 저색소 침착과 함께 출혈, 혈소판 기능장애와 같은 조혈기관 문제가 생기는데40), 이는 脾臟의 기능 실조로 統血 작용이 실조되어 출혈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脾의 統血 기능이란, 『難經․四十二難』41)에서 “脾는 裹血을 주관한다.”하여 脾가 혈액을 싸서 脈 중으로 순환·운행하며 脈 바깥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脾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攝血하지 못하여 肌衄, 發斑, 尿血, 便血 등의 출혈 증상이 발생하기32) 때문에, 출혈 이상은 脾의 기능과 연관 지어 설명하였다.
소화기 질환은 다른 질환에 비해 피부 병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42) 동서의학 모두에서 脾胃와 피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멜라닌에 있어서 脾의 運化 작용은 氣機를 원활하게 순환시켜 멜라닌을 각질세포로 흡수시키고, 脾의 升降작용으로 멜라닌을 상부에 위치한 각질세포로 이동을 추진시킨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脾臟의 기능이 온전하지 못하면, 멜라닌이 흡수되지 않고 쌓이게 되어 과색소침착을 야기할 수 있고, 충분한 멜라닌이 상부로 이동하지 않으면 반대로 저색소침착을 유발할 것이라 생각된다.
③ 腎과 멜라닌의 관계
《素問·上古天眞論》43)에서는 인간의 生長壯老를 腎精으로 인한다고 보았으며 그 기준을 여자는 7세, 남자는 8세 단위로 구분하여 “여자 35세에 얼굴이 검어지기 시작하며, 42세에 얼굴이 모두 검어지고 모발이 희게 된다. 남자는 48세에 얼굴이 검게 되고 흰 머리카락이 나타난다.”고 하여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안면부의 과색소침착과 모발의 색소탈락을 腎과 관련지어 언급하였다. 五臟六腑의 精氣는 음식물의 精華로 운 부분에서 유래하며, 腎에 저장되어 인체 각 부분의 조직과 기관을 영양한다고29) 인식한 점에 미루어 볼 때, 피부에 제공되는 영양물질 역시 腎精에서 시작됨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각종 원인에 의해 腎精이 虧虛하게 되면, 肝과 腎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肝은 疎泄 작용을 잃게 되고, 身體의 氣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여 精血이 피부를 영양하지 못하게 되므로 피부는 정상 색택을 잃게 된다. 이는《外科正宗》13)에서 “水元이 火를 제어하지 못하여 血이 弱해지고 虛熱이 안에서 생기고 울결 되어 腎水가 피부까지 도달하지 못하여 피부색이 黑色이 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멜라닌의 생성, 분화, 이동 및 노화 과정에는 여러가지 유전자와 그에 해당하는 효소들이 관여를 하고 있으며, 350개 이상의 유전자가 색소 이상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때3), 이는 부모 생식의 精이 결합하여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腎의 先天之精과 멜라닌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先天에서 稟受한 精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腎에 간직되어 인체의 생장 발육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는데29), 이 점은 부모에서부터 자식으로 물려지는 특징을 가진 유전정보의 단위인 유전자의 개념과 상통한다고 사료된다.
멜라닌 생성에 있어서 여러 가지 호르몬들이 작용하는데, 그 중에서도 부신피질호르몬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체가 자외선 조사나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 면역 저하, 감정 변화 등으로 인해 환경적, 사회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체내에서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반응을 하여 부신피질자극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이 분비된다. 이 때 ACTH 합성을 촉진시키는 유전자가 ACTH 전 구물질과 함께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의 전구물질인 POMC(proopiomelanocortin)의 합성을 유발하여 α-MSH가 분비되고, 피부의 멜라닌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44). 이러한 기전으로 인해 1차성 부신 피질 기능 저하증에서 가장 특징적인 징후로 피부의 색소 과다 침착이 나타나게 된다45).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체내의 ACTH 합성이 증가하면 부신피질호르몬(Corticosteroid)이 분비되어 당과 지방산을 활성화시켜 인슐린을 분비시킨다. 인슐린은 간접적으로 뇌의 세로토닌 합성을 증가시키는 tryptophan을 뇌 속에 축적시키게 되고, 이에 따라 세로토닌 대사물인 melatonin이 증가하여 색소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백반증이 생기기도 한다46). 이처럼 부신피질호르몬과 뇌하수체-시상하부-부신 축은 멜라닌 생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경로에 따라 과다색소침착과 저색소침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부신을 腎에 속하는 장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은 腎의 면역 평형과 면역 안정을 조절하는 작용과 상응하다47)고 보고있다. 부신은 양쪽 신장 위쪽 끝에 존재하는 내분비기관으로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cortisol은 항염증 및 면역을 억제함으로써48) 신진대사에 관여하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腎精, 腎陰이 인체의 각 장부에 濡潤, 滋養하는 작용을 근거로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초물질이라고 인식하는 관점과 상응한다. 실제로 부신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부신피로증후군(부신스트레스 증후군, Adrenal Fatigue)은 아침에 피로를 호소하고 저녁이 되어야 활력이 생기는 특징적 증상과 면역력 저하, 성욕 감소, 기억력 저하, 소변 빈삭, 설사, 불면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데49),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腎虛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이처럼 멜라닌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선천적인 腎精을 원천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한의학적 관점에서 腎陰의 쇠약으로 인해 색소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腎氣, 腎精을 補하는 치료를 통해 피부의 자양물질인 精血을 충분하게 함으로써 멜라닌 세포의 정상 생리기능을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부신피질호르몬과 같이 멜라닌 생성과 관련된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2) 대표적인 색소 이상 질환의 이해
① 기미
기미(melasma)는 검다는 뜻의 그리스어 melas에서 유래하였으며, 얼굴에 생기는 후천적인 갈색의 과색소반을 말한다50).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나 여성에게서 더 잘 생기며, 주로 뺨, 이마, 턱, 코에 주로 호발한다51). 기미의 유발 인자로는 유전적 소인, 임신, 경구피임제 복용, 호르몬 이상,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52) 등이 있으며, 깊이에 따라 표피형, 진피형, 혼합형으로 분류되며, Wood’s lamp를 통하여 표피형을 진단할 수 있다50). 멜라닌의 합성은 자외선, 염증반응 등 외부 자극 요소와 함께, 여러 가지 유전자 및 세포신호 전달 물질의 상호작용과 산화반응에 의해 유발되는데53), 그 중 tyrosinase라는 효소는 tyrosin을 3,4-dihydroxylphenylalanine(DOPA)로, DOPA를 DOPAquinon으로 산화시키고, 그 이후 이어지는 일련의 산화 작용을 통해 멜라닌이라는 고분자가 만들어진다54). 기미의 치료는 크게 자외선차단, 피부 외용제, 화학적 필링, 레이저 치료로 나누어진다55). 대부분의 미백 기능성 제품은 tyrosinase의 활성을 저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56). 화학 박피술57)에 사용되는 약품으로는 Glycolic acid, Lactic acid, Salicylic acid, Trichloracetic acid, Tretinoin 등이 있으며 표피형 기미에 주로 사용하고, 레이저 및 광선치료55)에는 IPL(Intense pulsed light), QS(Q-switched lasers), Erbium:YAG, fractional laser 등으로 진피형 기미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미에 대하여 《素問·至眞要大論》10)에서 처음으로 “面塵”이 언급되었으며, 䵟䵳, 䵟點, 面黑, 雀斑, 黧黑斑, 黑斑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왔다. 기미의 원인에 대해서는 陽明之氣의 不足, 風邪와 痰飮으로 인한 氣血不和, 思慮過多로 인한 脾胃損傷, 腎水不足으로 인한 虛火 등을 제시하였다58). 치료에 있어서는 변증을 통한 한약 치료와 더불어 體鍼59-61), 환부에 침 치료62,63), 七星鍼 치료64), 耳鍼 치료65), 紫河車 약침 시술66) 등의 방법이 있다.
최근 서양의학에서는 피부 손상을 유도하여 이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콜라겐과 탄성섬유의 증가와 멜라닌이 표피로의 이동을 촉진시켜 미백효과를 얻을 수 있는 Microneedling 치료가 주목받고 있는데67-69), 이는 한의학의 七星鍼과 유사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미백치료제인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HQ)은 Tyrosinase 효소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tyrosine이 dopa로 산화되는 것을 저해하여 멜라닌의 합성을 억제하며57), melanosome의 분해와 멜라닌 세포의 막 구조에 영향을 주어 세포 사멸을 일으킨다. Arbutin 역시 tyrosinase의 활성을 저해시키며, Kojic acid는 tyrosinase 활성부위의 구리를 킬레이트화하여 멜라닌 합성을 억제한다70). 그 외에 Linoleic acid는 Tyrosinase 활성과 발현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tyrosinase의 수명에 영향을 주어 미백효과를 낸다71). 비타민 C의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은 도파퀴논을 환원하여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거나, 짙은 산화형 멜라닌을 옅은 환원형 멜라닌으로 전환시킨다14). Tretinoin, AHA, BHA, latic acid, salicylic acid 등은 각질형성세포의 세포분열주기를 촉진시켜, 멜라닌 색소 이동에 간섭하여 표피로의 이동을 가속화시키면서 색소탈락을 유도하여 미백효과를 가져온다72). Azelaic acid는 항염증성 효과로 멜라닌 형에서 발생하는 산화적 조직 손상을 감소시켜 산화적 스트레스의 억제 효과가 있다73). 이러한 피부 외용제는 복합제제로 사용하였을 때 단일제보다 더 뛰어난 효과가 있지만, 자극감, 가려움, 작열감, 따가움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히려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74), 보다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 의학에서 미백 치료제를 이용한 치료법은 Tyrosinase의 활성 저해와 멜라닌세포를 각질층으로 이동을 가속화하는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는 한의학적으로는 肝의 疏泄기능과 脾의 氣機 上升작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중국에서 연구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기미의 임상 유형은 肝鬱脾虛형으로75), 임상적으로도 肝과 脾가 기미의 발생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침 치료를 통해 기미를 치료한 8개의 RCT 연구를 분석한 결과62),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혈자리는 三陰交(SP6), 足三里(ST36), 血海(SP10)로 脾胃經에 속한 경혈이며, 모든 연구에 사용되었던 혈자리 중 73%가 脾, 肝, 胃, 膀胱, 任脈에 속하는 혈자리로 나타났다. 한 연구76)에서는 기미 환자를 침 치료군과 비타민 C, 비타민 E 복용군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한 결과, 침 치료군에서 1.5배 가량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취혈 원칙은 血海(SP10), 三陰交(SP6), 足三里(ST36), 曲池(LI11), 肺兪(BL13)을 기본 혈자리로 설정하고, 肝氣鬱結, 脾虛濕盛, 肝腎不足으로 분류하여 다른 경혈을 추가하여 취혈하였다. 또한, 肝-脾經에 침 치료를 시행한 연구60)에서는 멜라닌자극호르몬(MSH)과 피부에 유해한 물질인 과산화지질(LPO, Lipid Peroxide)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항산화물질인 SOD(Superoxide Dismutase)는 증가한 것으로 볼 때, 멜라닌의 침착은 肝, 脾의 기능 저하로 인한 氣血鬱結에서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기미의 발생은 멜라닌 색소가 국소적인 부위로만 이동을 하거나 각질세포에서 정상적으로 흡수하지 못하여 발생한다는 조직학적 원인을 바탕으로, 기미의 발생은 肝의 疎泄작용과 脾의 運化작용의 기능 저하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肝의 뻗어나가 는 성질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면 멜라닌 색소가 피부 전반으로 골고루 퍼지지 못하게 되고, 脾의 轉運하는 기능을 상실하였을 때 멜라닌이 각질세포에서 흡수되지 않고, 표피로 이동하지 못하여 기미가 생긴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기미의 치료에 있어서 肝의 氣鬱을 풀어주어 멜라닌 색소가 각질세포에 골고루 조달 될 수 있게 하고, 脾의 運化·升淸 작용을 원활하게 하여 멜라닌의 정상적인 흡수, 운송을 도모하여 색소가 침착되지 않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② 백반증
백반증은 멜라닌세포의 소실에 의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들이 나타나는 후천 탈색소 질환이다77).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발병하나 여성에게서 빈번하며, 30대 이전에 호발하고, 모든 인구의 1-2% 정도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피부질환이다78). 발병 기전으로는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설, 신경체액설, 멜라닌세포 자가파괴설 등이 있으며2), 최근에는 ROS에 의한 발생26), 각질형성세포 이상으로 인한 멜라닌세포 파괴79) 등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백반증은 6.25-38%의 가족력이 있으며, 유전학적 병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서 백반증과 관련이 의심되는 여러 유전자(HLA-DRB1*07, HLA-A2, 11, 28, 31, 33, HLA-B17, 35, 40, 44, CCR6, FGF 등)들이 발견되고 있다80). 백반증은 병변의 분포에 따라 국소형, 분절형, 전신형, 범발형으로 분류된다. 피부 병터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이나 불규칙한 모양의 탈색반으로 시작되며 경계가 명확하며 소양감이나 홍반성 경계는 거의 없으며 피부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모발에 발생하여 백모증이 생기기도 한다81).
한의학에서 백반증은 白癜風, 白駁風, 斑駁, 汗斑, 白癜 등의 명칭으로 문헌에 기재되어 있다. 《諸病源候論》37)에서 “白癜者面及頸項身體皮肉色變白與肉色 不同亦不痒痛謂之曰 此亦是風邪搏於皮膚血氣不和所生也.”라고 하여 처음으로 백반증에 대해 언급하였다. 백반증의 內因으로는 七情內傷, 過勞勞倦 등이 있어 肝氣鬱結, 肝腎陰虛, 心腎不交의 증상이 생겨 신체 氣血이 조화롭지 못하게 됨으로 인해 血이 피부를 영양하지 못하면서 피부의 정상 형태와 색택을 잃게 되고, 外因으로는 風邪가 침입하여 氣滯血瘀상태가 유발되고, 不內外因으로 압력, 마찰 및 꽉 끼는 의복 등의 외부적 자극으로 인한 어혈을 유발하여 저색소 침착이 형성된다고 보았다82). 중의학에서는 멜라닌색소를 精血의 일부로 보아 백반증은 精血 生化의 근원인 肝腎과 관련되었다고 인식하였다83).
백반증은 자가면역 갑상선장애, 원형탈모증, Addison’s disease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84), 백반증 환자에서 adrenal, cytoplasm, thyroid, thyroglobulin, gastric parietal cell 등 기관 특이성 자가 항체의 빈도가 높은 경향을 보여85) 자가면역으로 인한 질환이라는 보고가 있다. 또한 백반증이 세포면역과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백반증 피부에서 CD4+와 CD8+ lymphocyte가 발견되어 세포면역이 활성화된 것을 알 수 있으며86), 세포독성 T 세포는 백반증 환자의 Melan-A/MART-1와 tyrosinase에 반응하여 멜라닌세포 파괴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다87). 한의학에서는 면역을 腎이 주관하는 기능으로 인식한다. 면역세포와 골세포는 골수 내에 존재하는데, 박 등88)은 《素問·陰陽應象大論》에서 “腎은 骨을 主한다.”, “腎은 骨髓를 生한다”라고 한 것을 근거하여 면역과 腎의 관련성을 설명하였다. 또한, 한의학에서 外邪에 침입을 방어하는 正氣를 衛氣라고 하여, 衛氣가 면역계통의 방어기능을 갖는다고 보았는데, 《靈樞·營衛生會》89)에서 衛氣가 腎의 元氣에서 기원한다고 하였다. 중국 연구를 살펴보면 1980년 이후 虛症 약물의 사용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81), 肝腎陰虛, 陰虛發熱, 氣血虛 등으로 변증된 환자들의 면역학적 조사에서 면역 기능을 나타내는 NK세포, T 림프 세포들이 낮게 나타났으며, 補益肝腎하는 치료법으로 면역기능을 높이고,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평형을 조절하여 멜라닌 생성을 정상적으로 조절한 보고가 있었다90).
또 다른 백반증의 병인에 대한 가설 중에는 신경체 액설이 있는데, 이는 멜라닌세포의 기원이 신경능세포이며, 신경절을 따라 분포하는 백반증의 증상과 스트레스나 신경손상으로 발병하는 백반증을 근거로 한다. 여러 연구에서 스트레스는 신경말단에서 유리되어 멜라닌세포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펩티드 Y(Neuropeptide Y, NPY)를 증가시키고91), cathecholamine 분비를 유발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의 저산소증, 활성산소 과분비를 유도하여 멜라닌세포를 파괴시켜 백반증을 발생시킨다92)고 보고되고 있다. 楊 등93)은 백반증 환자의 2/3에서 精神損傷, 思慮過多, 怔忡, 不眠 등의 정신적 긴장이 선행되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七情所傷으로 발생한 氣鬱로 인하여 멜라닌 세포를 적절히 영양하지 못하여 멜라닌 형성이 미진함으로 인해 저색소침착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상에서 백반증에 대한 서양의학적 이해와 한의학적 관점을 비교 분석해보았다. 서양의학에서 바라보는 백반증은 여러 요인에 의한 면역기능, 내분비 대사장애, 정신신경계 이상으로 멜라닌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臟象論에 근거하여 봤을 때 肝, 腎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 肝腎虧虛, 精血不足을 바탕으로 六淫之邪의 침입이 더해져서 선천·후천적으로 腎水不足, 氣滯한 상황이 되어 결과적으로는 신체 氣血이 不和되어 백반증이 발생한다고 보는 관점과 일치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肝·腎을 補하는 치료는 멜라닌의 생성인자의 활성을 높이는 기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Ⅳ. 결 론
멜라닌에 대한 동서의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멜라닌의 생리 및 병리와 五臟과의 관계에 대하여 고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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